“ 아버지의 투쟁담에 등장하는 '부인들'의 존재는 나 개인에게 혼란을 안겼다. 그러던 중 사북항쟁 당시 여성들의 다양한 입장을 알게 되었다. 실제로 내 어머니처럼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여성의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이 필요하다. 참여하 지 않음으로써 가정을 지킨다고 생각하는 여성의 위치에 대해서다. 이 점이 여성이 가진 딜레마다. 적지 않은 여성들이 '어머니마저' 밖에서 투쟁에 참여했을 때 자식들의 위치가 더욱 취약해질 위험이 있다고 생각한다. 여성은 그 가치를 지키는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야만 정상적인 어머니로 인정받는다. 다른 자원이 없는 여성에게 모범적인 어머니 되기는 중요한 가치다. 1980년 사북항쟁에서도 자식 때문에 참여하지 않은 여성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집단생활이나 다름없는 지역에서 투쟁에 참여하지 않는 아내/어머니의 복잡한 입장이 있다. ”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문장모음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