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5. <쇳돌>

D-29
제가 어제 우리가 함께 읽는 『쇳돌』을 소개하는 큐레이션 서평 초고를 하나 썼어요. 전문은 나중에 공유하기로 하고, 앞 부분을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네, 『브로크백 마운틴』 챙겨서 읽으시라는 이야기입니다. :) * 미국 작가 애니 프루를 좋아합니다. 작가 이름만 듣고서 고개를 갸우뚱한 독자라면 비운의 배우 히스 레저가 주연한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2005)의 원작 작가로 기억해도 좋겠습니다. 미국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 사이에서는 단편 「브로크백 마운틴」이 포함된 소설집(Close Range: Wyoming Stories)만큼이나 그의 두 번째 장편소설 『시핑 뉴스』도 유명하죠. 영화의 유명세에 기대 동명의 단편이 포함된 『브로크백 마운틴』이 2006년 번역되자마자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정작 제 눈길을 사로잡은 작품은 「브로크백 마운틴」이 아니라 세 번째로 배치된 「어느 가족의 이력서」였어요. (2017년에 새로 나온 한국어판은 「경력」으로 번역했습니다.) 1947년 와이오밍에서 태어난 ‘리랜드 리’의 고단한 삶을 다룬 단편입니다. 마지막에 리가 50대에 뜻밖에도 요리에 재주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스테이크 집을 여는 일로 끝나죠. 안타깝게도 그 스테이크 집도 실패로 끝났을 겁니다. 몇 년이 지난 2003년 12월에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니까요. 마지막 문장 “아무도 뉴스를 들을 시간이 없었다”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던 까닭이죠. 1995년, 한 광산이 닫혔다 애니 프루와 국내에 그리 알려지지 않은 단편을 소환한 까닭은 이라영의 문제작 『쇳돌』 때문입니다. 이 책을 읽은 많은 독자가 ‘올해의 책’으로 꼽을 『쇳돌』의 서문에 바로 프루의 단편 「경력」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5부를 시작하면서 이 작품의 줄거리도 자세하게 소개하죠. 제가 이 책에 끌렸던 첫 번째 이유였습니다. 제가 읽었던 「어느 가족의 이력서」의 한국판이 『쇳돌』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 책은 1995년 폐광한 강원도 양양 철광산을 중심에 놓고서 3대에 걸친 저자의 가족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철광산이 중심에 있습니다만, 해방 후 80년간 현대사와 부대끼며 또 그 역사를 만든 평범한 이웃의 이야기입니다.
브로크백 마운틴오스카상과 골든글로브상을 휩쓸며 2006년 최고의 영화로 기억되고 있는 [브로크백 마운틴]의 원작.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은 골든글로브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였다. 원작의 작품성을 뛰어넘지 못하는 대다수의 영화와 달리, 원작자인 애니 프루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브로크백 마운틴퓰리처상 수상작가 애니 프루의 단편집 <브로크백 마운틴>이 출간됐다. 이안 감독의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의 원작을 포함, 총 11편의 소설이 수록되었다.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은 모두 황량하고 광활한 '와이오밍'을 배경으로 씌어졌다. 작가는 빼어난 문체로, 강렬한 스토리 속에 고독과 격정, 어긋난 사랑의 숨막히는 순간들을 담아낸다.
브로크백 마운틴눈부신 만년설로 뒤덮인 봉우리와 맑고 깊은 계곡, 한없이 펼쳐진 푸른 초원 위에 노니는 수천 마리의 양떼가 장관을 이루고 있는 8월의 브로크백 마운틴. 이곳의 양떼 방목장에서 여름 한 철 함께 일하게 된 갓 스물의 두 청년 에니스와 잭은 마치 오랜 친구처럼 서로에게 마음을 터놓는 사이가 된다. 대자연의 품에서 깊어져 간 그들의 우정은 친구 사이의 친밀함 이상으로 발전해간다. 그들 앞에 놓인 낯선 감정의 실체가 무엇인지도 알지 못한 채 짧은 방목철이 끝나고 다시 만날 기약도 없이 두 사람은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다. 결혼해 아이를 낳고 평범한 생활을 하다가 4년 만에 다시 만난 두 사람은 단번에 브로크백에서 서로에게 가졌던 그 낯선 감정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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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의 탄광촌인 고한과 사북 주민들을 중심으로 1995년 2월 27일부터 '생존권 쟁취를 위한 주민 총궐기대회'가 시작되었다. 제2의 사북항쟁이 될지도 모른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노동자와 지역민들이 격렬히 투쟁하여 3월 3일 합의가 이루어졌다. 3·3투쟁이라 부르는 이 투쟁으로 '폐광지역 개발자원에 관한 특별법(폐특법)'이 제정되었다. 이 특별법에 따라 국내 유일의 내국인 출입 카지노인 강원랜드 하이원리조트가 폐광 대체산업으로 정선에 설립되었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256쪽, 이라영 지음
YG님의 대화: @stella15 님께서 말씀을 꺼내셨으니, 제가 오해(?)를 풀어드리고 싶어서 첨언할 게요. 저는 실명으로 활동하는 기자 생활을 오래하고 또 팟 캐스트 진행도 10년째 하면서, 그리고 결정적으로 40대 아저씨가 되면서, 가능한 한 온라인에서는 친한 척 안 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편이에요. :) 특별히 대단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사실 계기도 있긴 했는데 그건 나중에 사석에서 맥주라도 한 잔 하면서), 어쩌다 보니 그렇게 하고 있더군요. 특히 팟 캐스트 청취자나 그믐에서 함께 읽으시는 분들 중에서도 여성이 많으니 더욱더 그렇습니다. 물론 팟 캐스트도 그렇고, 그믐도 그렇고 비록 오프라인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무엇인가를 공유하면 저라고 왜 내적 친밀감이 없겠습니까. 어쩌다 앞에서 부연한 대로 세팅이 되어서, 조금 냉담하게 보이더라도 이해해 주세요. 하지만! 실제로 친분을 쌓으면 대체로 '와! 이렇게 다정한 분이었어요?' 하는 소리를 듣는답니다. 하하하!
아, 그렇구나. 작년에 여기 드나들면서 YG닝 말많고 재밌는 사람이라고 하셨던 거 같은데 갈수록 뭐가 그렇다는 거지? 갈수록 차도남인데 하면서. ㅋ 그런데 무슨 사연이 있었군요. 사실 저도 오랫동안 블로그 활동을 해 왔고 아는 블로거도 꽤 있지만 저 보다 나이 어리다고 하대하거나 쉽게 대하진 않게 되더라고요. 특정 한 둘을 제외하고. 오프라인 역시. 오래 의미를 가지고 만날 사이는 아닌 만남이 더 많으니까. 단지 제가 제자 녀석 얘기를 한건 누나셨냐고 물으시길래 그냥 비스름하게라도 알려 드리는 것 뿐입니다. 하하.
폐광을 앞두고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노동자들은 그들에게 가장 일상적인 장소이자 가장 위험한 장소인 막장에 스스로를 가두는 것으로 강경한 의사를 표명했다. 광산노동자들은 고공 농성이 아니라 땅속으로 들어갔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264쪽, 이라영 지음
향팔님의 대화: 1부 마지막장에 드라마 <젊은이의 양지> 이야기가 나오네요. 저 어릴 때 정말 인기 많은 드라마였고 저도 재밌게 봤어요. 극중에서 차희(하희라), 종희(전도연), 수철(홍경인) 남매의 광부 아버지가 광산 사고에서 살아남지만 결국은 진폐증으로 돌아가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인범 역을 맡은 배우 이종원 님이 이때쯤부터 아마 배신의 아이콘이 되었죠 ㅎㅎ 홍경인 님은 한때 천재 배우라고 좋아했는데 언제부턴가 안 보여서 아쉬웠어요.
그러고보면 광산을 배경으로한 영화나 드라마가 꽤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 신은경 배우가나왔더 <창>도 그렇고, 배종옥이 창녀로 나왔던 <걸어서 저 하늘까지?>도 광산을 배경으로 했던 것 같은데, 그것이 주는 이미지가 특별한 것 같기도 합니다. 고흐도 한때 광산에서 살기도하고 그림도 그렸잖아요. 근데 전 젊음이의 양지는 못 받습니다. 제가 요땐 드라마 같은 거 잘 안 봤거든요. 근데 일을 하게 되니까 보게 되더군요. 그러면서 우리나라 드라마도 저력있네. 다시보게 되더라구요. ^^
게다가 '국내 유일의 자철 광산'은 수많은 석탄광처럼 뭉치기도 어려웠다. 아버지가 줄곧 "우리는 탄광만큼 힘이 없고", "석탄은 똘똘 뭉쳤잖아", "우리는 보조금도 못 받았고"라는 말을 해왔던 이유다. 연대할 수 있는 다른 철광산이 없었던 철광 입장에서는 석탄광이 그나마 힘이 있어 보였다. 광산의 다수를 차지하는 석탄 광산에 비하면 철광산의 폐광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조차 없었다. 석탄광에 정부가 지원금을 주듯이 양양광업소에도 지원을 통해 폐광을 막거나 최소한 폐광 후의 대책 마련을 위한 시간이라도 벌 수 있길 요구했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265쪽, 이라영 지음
알마님의 대화: 15장에 지누아리라고 동해안에서 나는 해초가 잠깐 언급되는데요, 작가님 친구분인 제 지인이 속한 모임에서 지누아리를 찾는 프로젝트를 했어요. 그때 매거진도 만들고 앨범도 만들고 전시회도 했는데, 참 예쁜 음악들이라 소개해요.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https://youtube.com/playlist?list=OLAK5uy_nkFm-xigWPSvZMJhaKDndnXal-q81BlkM&si=iwTM8HS5YdsWlieX
음악 좋네요! 근데 지누아리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네요. 어떤 맛일지 궁금하네요.
@참미르 님께서 육체 노동 말씀을 하셨는데 최근에 제가 특성화 고등학교 강연 가서 소개한 사례가 있어요. 요즘 미국에서는 전기공, 기능공 같은 현장 블루칼라 노동자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데이터 센터 건설 수요가 곳곳에 있는데 자본, 부지, 칩도 모두 확보했는데 정작 실제로 데이터 센터 설비 공사를 할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AI 시대에 직접 손을 쓰는 장인의 가치가 더욱더 올라가는 상황이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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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참여는 잘 안하지만 무슨책 읽으시는지는 계속 구경하고 있다가 이번책 궁금해서 놀러왔어요. 11장까지 후루룩 읽었어요 계속 읽으며 또 종종 들를게요!
@이기린 오! 기린 님 벽돌 책 모임은 오랜만에 들러주셨네요? 자주 놀러오세요!
YG님의 대화: @참미르 님께서 육체 노동 말씀을 하셨는데 최근에 제가 특성화 고등학교 강연 가서 소개한 사례가 있어요. 요즘 미국에서는 전기공, 기능공 같은 현장 블루칼라 노동자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데이터 센터 건설 수요가 곳곳에 있는데 자본, 부지, 칩도 모두 확보했는데 정작 실제로 데이터 센터 설비 공사를 할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AI 시대에 직접 손을 쓰는 장인의 가치가 더욱더 올라가는 상황이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네.말씀처럼 숙련 기술자의 시장 가치가 상승하는 현상은 기술직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메타가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숙련 기술직 인력 확보를 위해 1억1500만 달러를 투입한 무료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수료자에게 일자리까지 보장하는 조건을 내걸었네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 이후 건설업계 인력난이 심화됐다는 지적도 있고요. 하지만 제가 우려하는 지점은 그런 일부 숙련직의 현상보다, 우리 사회가 그동안 '대학 교육'을 통해 형성해온 노동 위계와 그로 인해 필수 노동 현장이 하청·비정규직화된 구조적 현실입니다. ​'블루칼라의 몸값이 오른다'는 현상이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노동 위계 문제를 해결해줄것 같지 않습니다. 오히려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기술직' 일부가 '진짜직업'에 편입될 순 있어도, 여전히 육체노동(혹은 우리의 일상을 떠받치는 수많은 필수노동)은 위험하고 하등한 것으로 간주되는 위계 구조가 바뀔것 같아보이지 않고요.. ​데이터 센터 전기공의 임금 상승이 건설 현장에서 산재로 내몰리는 6-70대 노동자들의 현실을 대변할 수는 없으니까요. 접시를 닦아도 사람대접을 받으니까 호주로 떠난다는 <한국이 싫어서>의 주인공이나, 미대나와서 저공관련 일자리를 구했으나 박봉과 장시간 근무, 그리고 전공을 진짜 살리지 못한 직업으로서의 노동을 포기하고 청소일을 했던 김예지씨가 겪었던 한국사회가 청년 육체노동자를 바라보는 왜곡된 시선, 대부분의 필수노동이 비정규직 하청, 외주로 내몰리고 있는 현실,이런 것들 속에 배인 이 위계 의식을 바꾸지 않으면, 일부 블루칼라 임금이 올라서 해결될 문제는 아닌것같아서요 ㅜ ㅜ
참미르님의 대화: 네.말씀처럼 숙련 기술자의 시장 가치가 상승하는 현상은 기술직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메타가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숙련 기술직 인력 확보를 위해 1억1500만 달러를 투입한 무료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수료자에게 일자리까지 보장하는 조건을 내걸었네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 이후 건설업계 인력난이 심화됐다는 지적도 있고요. 하지만 제가 우려하는 지점은 그런 일부 숙련직의 현상보다, 우리 사회가 그동안 '대학 교육'을 통해 형성해온 노동 위계와 그로 인해 필수 노동 현장이 하청·비정규직화된 구조적 현실입니다. ​'블루칼라의 몸값이 오른다'는 현상이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노동 위계 문제를 해결해줄것 같지 않습니다. 오히려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기술직' 일부가 '진짜직업'에 편입될 순 있어도, 여전히 육체노동(혹은 우리의 일상을 떠받치는 수많은 필수노동)은 위험하고 하등한 것으로 간주되는 위계 구조가 바뀔것 같아보이지 않고요.. ​데이터 센터 전기공의 임금 상승이 건설 현장에서 산재로 내몰리는 6-70대 노동자들의 현실을 대변할 수는 없으니까요. 접시를 닦아도 사람대접을 받으니까 호주로 떠난다는 <한국이 싫어서>의 주인공이나, 미대나와서 저공관련 일자리를 구했으나 박봉과 장시간 근무, 그리고 전공을 진짜 살리지 못한 직업으로서의 노동을 포기하고 청소일을 했던 김예지씨가 겪었던 한국사회가 청년 육체노동자를 바라보는 왜곡된 시선, 대부분의 필수노동이 비정규직 하청, 외주로 내몰리고 있는 현실,이런 것들 속에 배인 이 위계 의식을 바꾸지 않으면, 일부 블루칼라 임금이 올라서 해결될 문제는 아닌것같아서요 ㅜ ㅜ
@참미르 네, 동의합니다. AI 시대에 인간의 자리에 남을 가능성이 큰 노동에 대한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도 그 때문이죠. 실제로 기본 소득처럼 노동 바깥에서 먹고살게는 해줄게 전략을 비판적으로 보고 돌봄 노동이나 육체 노동의 사회적 가치를 높여 보려는 아이디어와 실천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저는 강연 때마다 몇 가지 가능성도 얘기해 줍니다. 다음 책에는 원고에도 자세히 담아보려고 해요,
이런 싸움을 할 때 명심해야 할 게 있어. 절대로 내가 앞서 싸웠다고 더 보상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마. 그게 바로 저 회사가 원하는 거야. 그렇게 해야 내가 자기들 말을 들으니까. 저들은 계속 돈으로 회유하려고 한다고. 절대로 그러면 안 돼. 그리고, 참여하지 않은 주민들 미워하지 마. 어딜 가나 다들 그래. 우리끼리 미워해서 분열되는 게 저 회사가 원하는 거야. 미워하지마.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301, 이라영 지음
아버지는 일흔을 넘기면서 이런 말을 종종 했다. "내가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나는 이 집에서 지금 당장 없어져도 아무 문제가 없더 라고 내가 없어진다는 게 정말 이 집에서 더 이상 아무 문제도 만들지 않아. 그런데 네 엄마는 아니야. 지금 우리 집에 니 엄마가 없어지 잖아, 그럼 다 마비야. 엄마가 없으면 큰일이더라고. 남자들은 나이가 들면 쓸모가 없어." 어머니는 아들네집 돌봄노동에 참여했기 때문 이다. 집 밖에서 임금노동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을 때 아버지는 자신의 '쓸모없음'을 느꼈고, 그 쓸모를 증명하기 위해 어떻게 해서든 집 밖의 일을 찾아 나섰다. 아버지는 이제 한 달에 29만 원을 받는 노인일자리에 의존한다. 집 밖에서 쓸모를 다하지 않으면 불안하다. 노인 일자리는 '일하러 밖으로 나간다'는 기분을 안겨주었다. 한 달에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국민연금이나 노령연금 외에 수입이 전무하고 재산도 없는 노인들에게 노인일자리는 꽤 인기다. 어느 날 집 앞에서 아버지는 우연히 옛날 양양광업소 동료와 마주쳤다. 그는 폐지 줍는 일을 했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305, 이라영 지음
이념이 현실과 약간의 긴장관계를 유지할 때는 이념을 외치지만 정작 이념이 현실에 적용되려고 하면 한 발짝 물러나 "아직은 시기상조"라 주장하는 얼굴을 본다. 그렇게 한때의 급진적 인물들은 보수화되고,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는 대사를 읊는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307, 이라영 지음
YG님의 대화: 제가 어제 우리가 함께 읽는 『쇳돌』을 소개하는 큐레이션 서평 초고를 하나 썼어요. 전문은 나중에 공유하기로 하고, 앞 부분을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네, 『브로크백 마운틴』 챙겨서 읽으시라는 이야기입니다. :) * 미국 작가 애니 프루를 좋아합니다. 작가 이름만 듣고서 고개를 갸우뚱한 독자라면 비운의 배우 히스 레저가 주연한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2005)의 원작 작가로 기억해도 좋겠습니다. 미국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 사이에서는 단편 「브로크백 마운틴」이 포함된 소설집(Close Range: Wyoming Stories)만큼이나 그의 두 번째 장편소설 『시핑 뉴스』도 유명하죠. 영화의 유명세에 기대 동명의 단편이 포함된 『브로크백 마운틴』이 2006년 번역되자마자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정작 제 눈길을 사로잡은 작품은 「브로크백 마운틴」이 아니라 세 번째로 배치된 「어느 가족의 이력서」였어요. (2017년에 새로 나온 한국어판은 「경력」으로 번역했습니다.) 1947년 와이오밍에서 태어난 ‘리랜드 리’의 고단한 삶을 다룬 단편입니다. 마지막에 리가 50대에 뜻밖에도 요리에 재주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스테이크 집을 여는 일로 끝나죠. 안타깝게도 그 스테이크 집도 실패로 끝났을 겁니다. 몇 년이 지난 2003년 12월에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니까요. 마지막 문장 “아무도 뉴스를 들을 시간이 없었다”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던 까닭이죠. 1995년, 한 광산이 닫혔다 애니 프루와 국내에 그리 알려지지 않은 단편을 소환한 까닭은 이라영의 문제작 『쇳돌』 때문입니다. 이 책을 읽은 많은 독자가 ‘올해의 책’으로 꼽을 『쇳돌』의 서문에 바로 프루의 단편 「경력」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5부를 시작하면서 이 작품의 줄거리도 자세하게 소개하죠. 제가 이 책에 끌렸던 첫 번째 이유였습니다. 제가 읽었던 「어느 가족의 이력서」의 한국판이 『쇳돌』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 책은 1995년 폐광한 강원도 양양 철광산을 중심에 놓고서 3대에 걸친 저자의 가족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철광산이 중심에 있습니다만, 해방 후 80년간 현대사와 부대끼며 또 그 역사를 만든 평범한 이웃의 이야기입니다.
이번 글도 잘 읽었습니다. " 『브로크백 마운틴』 챙겨서 읽으시라는 이야기입니다."라는 말씀에 웃음이 났고요. 「어느 가족의 이력서」의 한국판이 『쇳돌』 이라는 말씀에 더더욱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이번 모임은 책도 좋지만 모임분들이 나눠주시는 의견들이 정말 풍성하네요. 육체 노동에 대해서도 생각이 깊어집니다. 인식 변화도 중요하고, 자신이 하고 있는 일 자체를 스스로가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타인들의 잣대도 버겁고)도 돌아보게 돼요. 김의경 작가님의 『콜센터』를 읽으면서는 감정노동이야말로 정말 힘든 거라 생각했는데, 육체노동은 생명과도 직결된 게 많아 더 무겁게 느껴집니다.
콜센터 - 2018 제6회 수림문학상 수상작제6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청춘 파산>, <쇼룸>의 작가 김의경 장편소설. 우리 사회의 불편한 소재인 '갑질'에 얽힌 20대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작가가 자신의 체험담을 생생한 디테일로 풀어냈다.
연해님의 대화: 이번 글도 잘 읽었습니다. " 『브로크백 마운틴』 챙겨서 읽으시라는 이야기입니다."라는 말씀에 웃음이 났고요. 「어느 가족의 이력서」의 한국판이 『쇳돌』 이라는 말씀에 더더욱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이번 모임은 책도 좋지만 모임분들이 나눠주시는 의견들이 정말 풍성하네요. 육체 노동에 대해서도 생각이 깊어집니다. 인식 변화도 중요하고, 자신이 하고 있는 일 자체를 스스로가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타인들의 잣대도 버겁고)도 돌아보게 돼요. 김의경 작가님의 『콜센터』를 읽으면서는 감정노동이야말로 정말 힘든 거라 생각했는데, 육체노동은 생명과도 직결된 게 많아 더 무겁게 느껴집니다.
몇 달에 걸쳐 일어난 이 작은 분쟁을 보며 나는 여러 가지를 발견했다. 우선 다수의 주민들이 마땅히 요구해야 할 권리에 대해 잘 모른다. 누군가가 나서서 터뜨리면 소수는 인식하고 동참한다. 다수는 여전히 ‘바빠서’ 직접 참여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보상금을 수령하라고 하자 모두가 재빠르게 달려와 사인했다. 부모님이 이 일로 여기저기 뛰어다닐 때 윗집 할머니와 다른 주민 한두 명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함께하지 않았다. 가장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였던 앞집 사람들은 알고 보니 엉뚱한 마음을 품었을 뿐이었다. 건축 회사와 잘 타협해서 자기만 한몫 챙기려는 꿍꿍이였다. 그러나 주민 모두에게 골고루 작은 보상금이 돌아가자 자신의 꿍꿍이를 방해한 부모님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흡사 과거의 어용 노조를 보는 듯했다. 탐욕스러운 앞집 사람들도 싫었지만 무엇보다 나는 무관심한 주민들이 미웠다. 어차피 스스로 제 권리를 찾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내 부모가 시간을 들여 발 벗고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고 그들에게 골고루 보상금을 나눠줘야 하는 데 회의가 들었다. 싸울 때는 바쁘다던 사람들이 보상금 찾을 때는 빠르게 달려오는 모습이 특히 나를 씁쓸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딱히 고마워하지도 않는 듯했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몇 푼 되지도 않는 보상금 던져주고 입을 막자는 술책을 그제야 인식했다. 더 앞서서 싸웠으니 더 보상받아야 한다는 나의 ‘당연한’ 생각을 재고해보았다. 그래도 여전히 마음에 썩 들지는 않았다. 무관심한 사람들이 미워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꾸준히 이 일을 떠올린다. 어떤 싸움이든, 무관심한 사람들이 미워질 때마다 ‘우리끼리 미워해서 분열되는 게’ 상대가 원하는 것이란 사실을 상기한다. 싸움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 미운 감정이 찾아오는 것까지는 내가 어쩔 수 없지만 입 밖으로 그 감정을 뱉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히 그 감정을 알아보고 눈을 반짝일 사람들이 있을 테니까.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진보 정당에 소신 투표를 하던 아버지는 언젠가부터 내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어떤 ‘미움’에 사로잡혔다. ‘위선자들’이 싫다며 점점 아버지는 그들을 혼낼 수 있는 반대 세력을 차라리 옹호하기에 이르렀다. 지향하는 가치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증오심이 판단의 기준이 되어버리면 사람이 얼마나 급격하게 다른 방향을 향할 수 있는지 아버지의 모습에서 보았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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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다잉 오디세이 2026] 6.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웰다잉 오디세이 2026] 5. 죽은 다음[웰다잉 오디세이 2026] 4.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
나누고 싶은 책 이야기 by 꼬모
편지들이 알려주는 먼 시절의 인생역정낙담과 희망이 뒤섞인 사우디 아라비아 이야기편안하게 명랑하고, 평범해서 비범한 일상과 성장여전히 재미있고 여전히 김빠지는 시리즈 신간추리로 양념 친 러브스토리 연작집
조선과 한국을 바라보는 특별한 시선!
[김영사/책증정] 다니엘 튜더 소설 《마지막 왕국》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어크로스/책증정] <뉴요커> 칼럼니스트 콜린 마샬과 함께 진짜 한국 탐사하기!
우리 아버지는요...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4. <아버지의 시간>[도서 증정] 《아버지를 구독해주세요》마케터와 함께 자유롭게 읽어요~! <책방지기의 인생책> 좋은 날의 책방과 [아버지의 해방일지] 함께 읽기
한 출판사에서 나온 이토록 다양한 책들의 향연, 오늘 당신이 고를 이야기는?
[김영사/책증정] 쓰는 사람들의 필독서! 스티븐 킹 《유혹하는 글쓰기》 함께 읽기[김영사 / 책 증정] <새로운 실용주의 과학철학> 편집자 & 번역가와 함께 읽기[김영사/책증정] 무작정 퇴사하기 전에, <까다로운 사람과 함께 일하는 법> 함께 읽기[벽돌책 독파] 주자와 다산의 대결 <두 개의 논어> 편집자와 함께 읽기 [김영사/책증정]수학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다《세상은 아름다운 난제로 가득하다》함께 읽기
같이 연극 보실 분들, 구합니다.
[그믐연뮤번개] 3. [독서x관극x모임지기 토크] 우리 몸에 살고 있는 까라마조프를 만나다[그믐연뮤번개] 2. [독서x관극x번역가 토크] 인간 내면을 파헤치는 『지킬앤하이드』[그믐연뮤번개] 1. [책 읽고 연극 보실 분] 오래도록 기억될 삶의 궤적, 『뼈의 기록』
우리의 노동 일지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5. <쇳돌>[그믐연뮤클럽] 6. 우리 소중한 기억 속에 간직할 아름다운 청년, "태일"[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여러분은 일을 즐기고 있나요?[그믐밤] 4.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다시 읽기 @국자와주걱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이기원 단장과 함께 스토리의 비밀, 파헤칩니다
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2. 액션 + 로버트 맥키의 액션스토리 탐험단 시즌 2 : 장르의 해부학 읽기 3. 신화 4. 회고록과 성장물
한국 희곡 낭독이 이렇게 재밌다니!
<플.플.땡> 4. 우리는 농담이 (아니)야<플.플.땡> 3 당신이 잃어버린 것 2부<플.플.땡> 2. 당신이 잃어버린 것플레이플레이땡땡땡
히어로와 함께
카라마조프의 피도스토옙스키와 29일을[그믐연뮤번개] 3. [독서x관극x모임지기 토크] 우리 몸에 살고 있는 까라마조프를 만나다
나이지리아 소설가, 치누아 아체베
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8.신의 화살, 치누아 아체베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7.더 이상 평안은 없다, 치누아 아체베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6.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치누아 아체베
혼자이기에 오히려 깊이 읽은 책들
<인간의 대지> 오랜만에 혼자 읽기 『에도로 가는 길』혼자 읽기천국의 열쇠 혼자 읽기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부커상을 받았어요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Re:Fresh] 3. 『채식주의자』 다시 읽어요.[서울국제작가축제X비채] 버나딘 에바리스토의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함께읽기 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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