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da님의 문장 수집: "인간들 사이에서 일하느니 차라리 돌무더기 속에서 일하는 게 나을지도 몰랐다."
한 주간 집을 떠나 있어서 아직 1부를 읽고 있어요. 댓글도 다 못 봤어요..
14장 "미스 혹은 양" 이라는 소제목에서 저는 IMF가 오기직전 비교적 쉽게 취업을 한 터라서 그 때의 첫 직장 시절이 물밀듯 떠오르네요....
나름 대기업 건설회사인데, 대졸여성 몇명을 신입사원 공채 (아마 고용평등 생색?)로 몇 명 뽑아 놓고서 , 저를 미스 X 로 부르던 부장. 몇 번은 의도적으로 응답하지 않았던 소소한 반항. 커피를 타는 심부름 , 대학원까지 나온 동기언니는 설계전문부서인데도 개인 은행심부름을 다닌다 해서 더 충격받고 승진은 관례적으로 1년은 누락시키고.. 절망의 바닥이 어디..이러던 시절이 말입니다. 회사는 보여주기로 뽑았지만 우리들의 커리어에는 관심없고 부장들도 뭘 어찌 일을 시켜야 하는지도 몰랐죠. 용기있게 한 여자 동기(이대 나온 여자!) 는 현장직을 기어코 지원해서 갔습니다. (건설사는 현장경험이 있어야 인정받는데 여성 신입은 배치하지 않았었죠..) 점심엔 십장 아저씨와 막걸리를 먹어가며 그들과 소통한다고 하더라구요...
옆 팀에는 회사가 비슷한 목적으로 경단녀 특별 채용 공고를 해서 들어오신 과장님이 계셨는데, 세상 초월한 듯이 입을 닫고 일하시더군요.. (조언을 얻고 싶었지만 모두에게 마음을 닫은 것 같아서 대화를 거의 못해 봤지요..)
그렇지만 이런 우리가 한심해 보였을텐데도 조용하고 강한 선배분들도 있었죠.. 상고에서 공부제일 잘해서 들어온 그 회사에서 차별을 혹독하게 겪으면서도 (십년 일해도 대리승진이 될까 말까하는) 우리를 챙겨주는 사람은 그 분들 뿐이었어요.
조직에서 회식을 하면 1차가 끝나고 눈치를 줍니다. 너네가 가면 안될 곳을 가야 하니..
큰 금액의 수주 성공이 되어 했던 본부 회식은 한복입은 분들이 나오는 곳이었죠... 미친 상무가 어린 자기 비서를 붙들고 춤추자고 하던 그 장면이 잊히지가 않아요..
많은 여자 동기들이 그렇게 오래 버티진 못하고 자신의 길을 찾아 퇴사했습니다. 저도 사회 신고식을 혹독하게 치르고 철없고 생각없던 저를 반성하고 인생의 경로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지요...'돌무더기'까지는 아니지만 그런 사람들과의 관계가 적은 일을 고민했었죠.
주절주절 거렸네요... 쓰다보니 IMF때 구조조정 명단의 우선순위 이런것도 떠오르고, 떠올리고 싶지 않는 사건들도 생각나 끊어야 겠습니다. ㅎㅎ
이 책이 저를 90년대로 보내고 있네요;;
@향팔 님 경험을 읽고 존경스럽습니다.. 책 내면 꼭 읽어볼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