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5. <쇳돌>

D-29
aida님의 문장 수집: "자신의 쓸모를 ‘바깥일’에서 찾는 전통적인 남성성을 당연하게 여기는 아버지는 나이가 들어서도 집 밖에서 일해야 쓸모와 구실을 당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이런 싸움을 할 때 명심해야 할 게 있어. 절대로 내가 앞서 싸웠다고 더 보상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마. 그게 바로 저 회사가 원하는 거야. 그렇게 해야 내가 자기들 말을 들으니까. 저들은 계속 돈으로 회유하려고 한다고. 게다가 내가 더 보상 받으면 주민들이 나를 신뢰하지 않아. 절대로 그러면 안 돼. 그리고, 참여하지 않은 주민을 미워하지 마. 어딜 가나 다들 그래. 우리끼리 미워해서 분영되는 게 저 회사가 원하는 거야. 미워하지 마”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aida님의 문장 수집: "“이런 싸움을 할 때 명심해야 할 게 있어. 절대로 내가 앞서 싸웠다고 더 보상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마. 그게 바로 저 회사가 원하는 거야. 그렇게 해야 내가 자기들 말을 들으니까. 저들은 계속 돈으로 회유하려고 한다고. 게다가 내가 더 보상 받으면 주민들이 나를 신뢰하지 않아. 절대로 그러면 안 돼. 그리고, 참여하지 않은 주민을 미워하지 마. 어딜 가나 다들 그래. 우리끼리 미워해서 분영되는 게 저 회사가 원하는 거야. 미워하지 마”"
이제 2부를 마쳤어요.. 노조에서 일한 그 오랜 경험으로 어떻게 연대해서 권리를 찾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에피소드에서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또한 어머니의 노동을 계속해서 균형있게 조명해주는 저자의 글에서 노동 감수성 (?) 을 느낍니다.
알마님의 대화: 스텔라님의 좌절이 너무 잘 느껴지네요, 저도 몇 번이나 당황했어서 ^^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래도 저 정도는 아니시겠죠. 저는 왜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ㅠ 그래도 위로 감사합니다. 헤헤~
문명은 노동자들의 주검 위에 세워졌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312쪽, 이라영 지음
"그까짓 시체 하나 캐낼려고 소나기처럼 몰리는 대도시의 연료 구입비를 딴 탄광촌으로 뺏길" 생각을 하면 "정말 그 자본의 손실은 졸지에 자식을 잃어버린 것만큼 가슴을 쓰라리게 만들었다". 광물을 캐면 돈을 벌지만 사람을 캐면 돈이 들어간다. 끝내 시신을 수습하지 않는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313쪽, 이라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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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님의 문장 수집: ""그까짓 시체 하나 캐낼려고 소나기처럼 몰리는 대도시의 연료 구입비를 딴 탄광촌으로 뺏길" 생각을 하면 "정말 그 자본의 손실은 졸지에 자식을 잃어버린 것만큼 가슴을 쓰라리게 만들었다". 광물을 캐면 돈을 벌지만 사람을 캐면 돈이 들어간다. 끝내 시신을 수습하지 않는다."
사람의 감정 중에서 가장 맹렬하고 가장 저열하며 가장 추악한 감정 ─ 즉 사리사욕이라는 복수의 여신 ─ […] 예컨대 영국의 국교는 그의 신앙조항 39개 중 38개를 침해하는 것은 용서할지언정 그의 수입의 1/39을 침해하는 것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자본론 1 - 상 - 2015년 개역판, 정치경제학비판 제1판 서문, 2001년 제2개역판, 카를 마르크스 지음, 김수행 옮김
자본론 1 - 상 - 2015년 개역판, 정치경제학비판지난 여름 갑작스럽게 타계한 한국의 대표적 마르크스 경제학자 고 김수행 교수의 마르크스 <자본론> 전면 개역판. 자본주의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비판을 통해 착취와 억압의 체제를 넘어선 새로운 사회를 향해 나아가고자 했던 마르크스의 이론적, 사상적 정수를 담고 있다.
향팔님의 문장 수집: ""그까짓 시체 하나 캐낼려고 소나기처럼 몰리는 대도시의 연료 구입비를 딴 탄광촌으로 뺏길" 생각을 하면 "정말 그 자본의 손실은 졸지에 자식을 잃어버린 것만큼 가슴을 쓰라리게 만들었다". 광물을 캐면 돈을 벌지만 사람을 캐면 돈이 들어간다. 끝내 시신을 수습하지 않는다."
죽음마저도 방치되는 광산노동자들의 현실을 가장 압축적으로 표현한 시는 정현종의 〈석탄이 되겠습니다〉이다. 이 시에는 석탄만도 못한 취급을 받으니 만약 죽게 되면 차라리 막장에 묻어 달라고, 그러면 석탄이 되겠다는 노동자들의 비참한 마음이 담겼다. "석탄을 캐내면서 / 우리는 묻힙니다./ 우리를 캐내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314쪽, 이라영 지음
알마님의 문장 수집: "미군 위안부 여성도 광산노동자도 한때는 '산업역군'이었다. 기지촌 여성들은 '달러벌이 산업역군'이라 부르며 국가가 여성의 몸을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했다. 산업역군들은 산업으로서 쓸모를 다한 뒤에는 외면받는다. ... 풀숲에 가려진 옛 성병관리소를 철망 틈으로 바라보며, 방치되어 흉물 취급받는 옛 광산촌의 사택들을 떠올렸다. 이 장소와 이 건물들은 왜 문화유산이 되지 못하는가. 몸은 폐기되고 그 몸들이 드나들던 장소는 흉물로 취급받아 철거의 대상이 된다."
동두천 기지촌 여성들 대목을 읽으니 어릴 때 듣던 자우림 노래 <동두천 찰리>가 생각났어요. 가사가 이런 식이었는데 그때는 뭔 뜻인지도 모르고 들었죠… “말 못하는 풀잎처럼 누워있는 너는 아직 한밤중 목이 말라 말이 없나 어디 들어나 볼까 동두천 Charlie 꽃다운 미스리의 가슴팍을 찔러놓고 빛나는 계급장과 엄마 품에 안기었지…”
부친이 태백 장성광업소에서 일했던 김신애는 "아버지는 아무래도 항상 죽음과 밀접했기에" 정서적으로 불안정했다고 기억한다. 사고가 더 잦은 석탄광의 경우 1970년대에는 탄광 전체에서 한 해 230~250명이 사망했다. 광물을 캐면 캘수록 광부들은 더 어둡고 깊숙한 지하로 들어간다. 막장은 점점 깊어지고 광부들의 안전은 위협받는다. 석탄광은 10명 중 1명 꼴로 안전사고의 피해자가 되었다. 죽음 앞에서 삶을 갈구하느라 유난히 광산촌에는 미신이 많다. 미신의 번성은 책임지는 시스템이 부재하다는 방증이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323쪽, 이라영 지음
오늘날 '평범한' 회사원도 룸살롱에서 접대하고 영업한다. 여성에 대한 성적 우월감으로 남성에게 자부심을 주는 구조는 계층을 막론하고 이 사회에 뿌리가 깊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327쪽, 이라영 지음
알마님의 대화: "실재이든 환상이든 할머니가 '보았고, 말을 나눴고, 기억한다'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는 문장이 330쪽에 나오는데 제가 작가님 할머니도 아닌데 ㅎㅎ 묘하게 위로가 되네요. 판단하고 평가내리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인정한 다음 맥락을 살펴본다는 점에서.
할머니가 만난 ‘턱이 없는 남자’가 실제로 한국전쟁 때 턱에 총을 맞은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봤어요. 제주4.3의 ‘무명천 할머니’처럼…. https://naver.me/GYT0vtH8
향팔님의 대화: 할머니가 만난 ‘턱이 없는 남자’가 실제로 한국전쟁 때 턱에 총을 맞은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봤어요. 제주4.3의 ‘무명천 할머니’처럼…. https://naver.me/GYT0vtH8
아, 이 기사 기억나네요. 사실 '턱이 없는 남자' 에피소드를 읽을 때 피에르 르메트르의 오르부아르를 떠올렸어요.(오르부아르가 원작인 맨 오브 마스크는 원작만큼 훌륭한 영화는 아니었어요 ㅎㅎ) 1차 대전의 포탄, 파편 같은 것들이 만들어 낸 망가진 얼굴들을 재건하기 위해 성형의 역사가 발달했다는 사실을 알고 당시 부상자들의 사진들도 찾아본 적이 있는데 기가 막히더라구요. 전쟁이든 4.3 같은 국가폭력으로 인해서든 얼마나 많은 개인이 고통받으며 살았을지...
오르부아르프랑스 소설 『오르부아르』의 그래픽노블. 작가 피에르 르메트르는 600여 페이지에 가까운 소설을 직접 압축하고 각색했고, 스무 권이 넘는 그래픽노블을 펴낸 만화가 크리스티앙 드 메테르가 그림으로 옮겼다.
맨 오브 마스크제1차 세계대전 직후의 프랑스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종전을 앞두고 한 전선에서 아군에게 살해당할 뻔한 두 남자는 전쟁이 지나간 폐허에서 생존을 위해 거대한 사기극을 꾸미기로 한다. 전쟁이 끝난 후 끔찍한 전장에서 가까스로 살아 돌아왔지만 국가는 그들을 반기지 않는다. 영화는 전쟁이 평범한 일상을 꿈꾸던 젊은이들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놓았는지, 그리고 그들이 그렇게 바뀌어버린 삶을 다시 살아가기 위해 얼마큼 처절해져야 하는지 보여준다.
향팔님의 문장 수집: ""그까짓 시체 하나 캐낼려고 소나기처럼 몰리는 대도시의 연료 구입비를 딴 탄광촌으로 뺏길" 생각을 하면 "정말 그 자본의 손실은 졸지에 자식을 잃어버린 것만큼 가슴을 쓰라리게 만들었다". 광물을 캐면 돈을 벌지만 사람을 캐면 돈이 들어간다. 끝내 시신을 수습하지 않는다."
광산 사고를 둘러싼 시대상을 풍자적으로 그린 희곡 《출세기》에서 광산 소장이 광산에 갇힌 노동자를 구조하기를 망설이면서 항변하는 이유는 경제원칙이다. "내가 식인종인 줄 알아? 난 경제원칙, 최소한의 경비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 방법을 강구하자 그 말이야." 소장의 발언은 얼떨결에 식인종임을 자백하는 꼴이다. 경제원칙이란 인간을 실제로 식인종으로 만든다. 노동자들은 자본에 잡아먹히고 땅속에서 억울한 귀신으로 갇혀 있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329쪽, 이라영 지음
향팔님의 대화: 동두천 기지촌 여성들 대목을 읽으니 어릴 때 듣던 자우림 노래 <동두천 찰리>가 생각났어요. 가사가 이런 식이었는데 그때는 뭔 뜻인지도 모르고 들었죠… “말 못하는 풀잎처럼 누워있는 너는 아직 한밤중 목이 말라 말이 없나 어디 들어나 볼까 동두천 Charlie 꽃다운 미스리의 가슴팍을 찔러놓고 빛나는 계급장과 엄마 품에 안기었지…”
자우림이 이런 노래도 불렀군요. 자우림 저도 좋아하는데, 그들도 이제 세월의 관록이 느껴지더군요. 항상 젊을 줄만 알았는데 김윤아도 세월을 피해가지는 못하더군요. 그래도 그렇게 장수하는 그룹이 있다는 게 보기 좋더라구요. 오래 갔으면 좋겠어요.
stella15님의 대화: 자우림이 이런 노래도 불렀군요. 자우림 저도 좋아하는데, 그들도 이제 세월의 관록이 느껴지더군요. 항상 젊을 줄만 알았는데 김윤아도 세월을 피해가지는 못하더군요. 그래도 그렇게 장수하는 그룹이 있다는 게 보기 좋더라구요. 오래 갔으면 좋겠어요.
네, 저도 어릴 때 자우림 많이 들었어요. tv에서 ‘헤이헤이헤이’를 부르는 걸 처음 봤는데, 음악도 좋았지만 웃으면서 노래하는 얼굴이 너무 매력적이라 넋을 빼고 쳐다봤던 기억이 나네요.
극한직업에 종사하는 이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삶의 의욕을 고취시키는 대상으로 타자화되곤 한다. '손발노동'을 하는 아프리카인들의 처절한 삶은 선진국 시민에게 위안을 준다. '불쌍해'라는 1차원적 반응부터 고난 속에서도 빛나는 삶의 의지를 칭송하며 '인생은 아름다워!'라고 외치기까지, 어떤 존재들의 고통은 다른 존재에게 교훈을 준다.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도구로서 타인의 고통을 바라본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336쪽, 이라영 지음
광산을 통해 모였던 관계가 광산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지면서 오랜 시간 함께한 인간관계가 해체되고 살아온 지역을 떠나게 된다. 뿌리 뽑히는 경험이다. 그들은 다른 지역에 다른 직업으로 스스로를 다시 심어야 했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시들시들하게 말라가고 누군가는 잘 정착한다. "그때가 좋았다"는 말은 단지 과거에 대한 낭만적 기억이 아니다. 집단으로 함께했던 기억은 고통스러운 기억을 분배한다. 다른 제도적 안전 장치가 부족하고 외부 집단에게 존중받지 못할수록 동료들과의 끈끈한 관계에 의지한다. 폐광 후 30여 년이 지났지만 아버지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은 여전히 옛날 "광업소 동지"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343쪽, 이라영 지음
노동자의 이주는 엘리트 지식인의 이주와는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지식인의 이주는 뿌리 뽑히는 경험이 아니라 세계가 확장되는 경험이다. 구사할 수 있는 언어가 늘어나고 다양한 고급 문화를 체험하며 세계 시민으로의 위치를 다지게 한다. 한국의 엘리트는 자국 노동계층보다 서구의 지식인과 문화적으로 더 가깝다. 그들은 '동시대인'의 감각을 공유한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344쪽, 이라영 지음
향팔님의 대화: 동두천 기지촌 여성들 대목을 읽으니 어릴 때 듣던 자우림 노래 <동두천 찰리>가 생각났어요. 가사가 이런 식이었는데 그때는 뭔 뜻인지도 모르고 들었죠… “말 못하는 풀잎처럼 누워있는 너는 아직 한밤중 목이 말라 말이 없나 어디 들어나 볼까 동두천 Charlie 꽃다운 미스리의 가슴팍을 찔러놓고 빛나는 계급장과 엄마 품에 안기었지…”
윤금이 씨 살해사건을 모티브 삼은 노래로 알고 있는데... 자우림의 노래가 윤금이 씨에게 위로로 닿았길 바라요. 정치적인 발언이 참 드문 연예계에서 김윤아 님의 존재가 소중한 것 같아요. 지금은 밴드판의 든든한 언니로 어린 여성 락커들 밥도 사주고 한 번씩 안 보이게 챙기는 것 같더라구요. 멋진 분! ^^
향팔님의 대화: 네, 저도 어릴 때 자우림 많이 들었어요. tv에서 ‘헤이헤이헤이’를 부르는 걸 처음 봤는데, 음악도 좋았지만 웃으면서 노래하는 얼굴이 너무 매력적이라 넋을 빼고 쳐다봤던 기억이 나네요.
맞아요. 어떻게 예쁜데 인상까지 좋은지? 그런 사람은 따로 타고나는 건가 싶더라고요. 같은 여자가 봐도 부럽더라구요. ㅋㅋ
글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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