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무직이 아니잖아"라는 말에서 특히 육체노동을 하는 여성 노동자들의 취약한 위치를 알 수 있다. 광산만이 아니라 공장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도 같은 상황에 놓였다. 돈을 벌기 위해 일하러 왔지만 집 밖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는 '문란하다'는 오명을 뒤집어쓰기 쉬웠다. 여성들은 힘든 노동을 하면서도 '발랑 까진', '문란한', '노는' 사람 취급받기 십상이다. 여성/노동자가 겪는 이중의 차별이다. "특히 공순이라는 명칭은 신분상승의 강한 열망을 품고 농촌을 떠나온 젊고 감수성이 풍부한 많은 여성 노동자들을 괴롭혔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무직이 아닌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편견은 극심했다. 공장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의 수기를 보자.
"공순이들은 공장 다니는 표시가 난다. 아무리 옷을 잘 입고 화장을 잘 해도 표시가 난다. 그 표시를 안 낼려고 일부러 옷에 신경 쓰고 머리를 하고 화장을 더 한다. 사람들은 돈도 못 벌면서 사치를 부린다고 하지만 공순이 딱지를 뗄려고 그런다." ”
“ 아버지는 한 달 동안 일해서 번 돈으로 서랍 두 개가 있는 책상과 영어 사전을 샀다. 이 영어 사전을 아직도 가지고 있 다. 수없이 이사를 다니며 우리 가족은 잃어버린 물건이 많고 늘 짐을 줄이기 위해 버리면서 살았다. 수집이 가장 사치라는 생각을 갖게 될 정도로 무언가를 모으는 행위는 우리 집에서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 그런데 아버지는 다 버리면서도 열일곱 살에 산 영어 사전을 안 버렸다. 영어 공부를 하는 사람도 아니며 영어를 쓸 일도 없는데 말이다. 그 시절에 쓰던 옥편도 여전히 가지고 있는데 1964년 달력으로 표지를 쌌다. 달력에는 '대한철광개발주식회사'라고 적혀 있다. ”
무언가를 '이루는' 삶이 아니라 '견디는' 삶은 이름 없이 소멸하고, 이 삶의 경력은 무수한 노동으로 채워진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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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구밤이엄마
내게 광산은 그다지 특별하지 않았다. 어른들이 일하는 수많은 일터 중 하나였을 뿐이다. 누군가가 군청이나 농협으로 출근하듯이, 광산은 그저 아버지가 다니는 '회사'였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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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구밤이엄마
한국에서 광산이라 하면 곧 석탁을 캐는 탄광을 떠올린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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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구밤이엄마
저에게도 여태껏 광산의 이미지는, 영화 "국제시장"이나 "무빙"에 나오는 광부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제 무지를 조금이나마 깨트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borumis
아까 올린 양양문화원 홈페이지에 해당 책에서 '멋부리고' '칙칙한 광산에서 피로에 절은 남성 노동자들을 환하게 만들어주는 존재'에 대한 부분이 여기 있네요.
https://www.yangyang.or.kr/book55/29?page=3
4) 멋쟁이 여자광부
...선광장에서 일하는 여자 노동자는 멋을 부려 작업복을 다려 입고 화장을 예쁘게 하여 멋쟁이 아가씨들이 많았다. .... 미인대회에 입상한 처녀는 여러 총각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여자들은 결혼을 하면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었다.
6) 광산촌의 삶이였던 목욕탕
.... 한 번은 짓굳은 어느 직원이 천정갓쇼(당시 목조건물은 남, 여탕을 판자로 칸막이만하고 천장마감은 하지 않았음) 너머로 여탕을 넘겨보다가 그만 균형을 잃고 목욕하고 있는 여탕 바닥에 그냥 떨어지자 마침 간부 사모님들이 다수 있었는데 혼비백산한 적이 있었다. 여탕과 남탕 사이를 막은 판자 구멍으로 여탕을 들여다보다 여탕에서 미리알고 들여다 보는 눈을 쩔렀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이런 성희롱도 빈번했나봅니다;;
그리고 여자들이 일하는 선광장에 전기 송전을 최우선으로 보내라고 지시한 건 여기서도 나오네요.
https://www.yangyang.or.kr/book55/7?page=4
사례 6. 야간에 전기 송전은 여자들이 일하는 선광장이 최우선이다.
3번을 딱 정전되고 나니까 나도 생각이 달라지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주임한테 연락하면 해서 연락받은 주임은 전기계장한테 연락하고 과장한테까지 전화가 들어가니까 과장이 한 번만 더 그러면 발전기 돌려버려라 그러더라고. 하여 송전되고 나서 5분정도 되니까 또 정전시키더라고요. 그래서 혼자서 발전기 3개다 돌리는데 제일 잘 터지는 발전기는 1호에요. 그래서 1호만 돌려놓고는 한전 에서 자꾸 저러니까 밧데리는 아껴야 되니까 치워버리고 우리 수전으로 집어넣 어요. 한전 스위치 다 차단 시켜놓고 그래 혼자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해놓으 니까 과장이랑 계장이 막 뛰어오더라고요. 다른 데로 송전하지 말고 여자들이한 50명이 작업하는 선광장에만 먼저 송전하라고 그러더라고요.
쭈ㅈ
자료 공유 감사드려요~ 누군가 이렇게 기록해놓으신 덕분에 역사를 좀 더 상세히 알 수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