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5. <쇳돌>

D-29
borumis님의 대화: 노명우 선생님 아버지에 대한 책과 관련되었지만 최근 기지촌 '클럽' 여성들에 대한 캐서린 문의 저작 '동맹 속의 섹스'를 읽고 지금 여기서도 유흥업소 여성들에게서도 여성에 대한 전형적인 '순수한 구조적 피해자'로서의 자격을 요구하는 것을 보고 생각이 많아지네요. 아직 yg님이 말씀하신 위의 책 '타락한 저항'은 안 읽었지만.. 지배하는 '피해자'들이란 부제에서 피해자의 범주와 정의에 대해 다시 고민해봅니다.
저도 이책에서 '순수한 구조적 피해자'라는 자격을 처음 알게 되고 마음이 무겁더라구요... '순수한 구조적 피해자'란 건 누구를 위한 자격일까요??? 지난번 <아버지의 시간>을 읽으면서 생각들이 많아지더라구요. 전 그동안 알았던게 옳다라는 생각으로 살았는데 좀더 사고의 지평을 넓힐 필요가 있는거 같더라구요.
탱구밤이엄마님의 대화: 할아버지의 사랑!! 저는 어릴 때 쿨피스를 마셨는데 (그때도 쿨피스였는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그 비슷한) 그것이 사촌동생이 해놓은 실례였던 적이 있었죠........................
ㅎㅎㅎ 이거 웃으면 안되는데. 그러시니까 영화 <미나리> 생각나네요. 하하
borumis님의 문장 수집: "개인적인 의지로 '몸을 팔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만 순수한 구조적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누구를 위한 걸까요??? 소유재산의 개념인 여성이 자신이 소유권자를 위해서 스스로의 의지로 소유권자의 권리를 지켜야하는 의무를 사회적으로 지운 것은 아니었는지 하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향팔님의 대화: 저에게도 ‘젊을 때 연탄가스 중독으로 이상해졌다’는 가족이 있어서(원인이 정말로 그것 때문인지 확실치 않은 것도 똑같고요.) 이 책에 나오는 가족사가 낯설지 않네요. 어릴 때 저도 자다가 연탄가스를 마신 적이 있어요. 다른 가족들은 병원에 실려갔어도 저는 상태가 그나마 괜찮았는지 집에서 그냥 두통에 어지럼증, 구토 몇번 하고 치료약으로 동치미 국물 마시면서 나아진 기억이 남아 있네요.
전 가스를 마신 적은 없지만 예전에는 누구나 어지럼증은 느낀 적이 있지는 않았을까 싶네요...ㅜㅜ 예전 뉴스에서는 지금의 급발진 교통사고처럼 연탄가스 중독의 비극이 일상적인 뉴스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의 어떤 사건들이 미래에는 놀라운 뉴스로 남을까요???
YG님의 대화: 뒷얘기를 추가하자면, 목포 교도소에서 총살 직전에 "강 아무개 동지 아닌가?" 하면서 누군가가 반갑게 일으켜 세우더래요. 알고 봤더니, 흥남비료공장 노동조합위원장. 흥남비료공장에서는 노동조합 친화적인 열심히 일하는 10대 청년으로 각인되었었나 봅니다. 그 노동조합위원장이 당 간부로 목포까지 내려왔다가 할아버지를 우연히 보게 된 것이죠! (정말 영화 같은 장면이죠? 이런 일이 대한민국 곳곳에서 희극적, 비극적으로 많았으리라 생각됩니다.)
우와!! 이건 소설인가요??? 할아버지의 소설같은 이야기입니다. @YG 님 말처럼 우리의 무심함 속에서 일제강점기, 전쟁, 독재와 산업화 시기를 살아낸 수많은 '살아있는 책'들이 한명씩 역사속으로 소멸하고 있는 중인거 같아 안타깝습니다.
aida님의 대화: ㅋㅋㅋㅋㅋㅋ 나이차이 많이 나는 귀한 남동생이 태어나고 몰래 훔쳐 먹었던 분유 한 숟갈,, 커피,프리마,설탕 통에서 몰래 퍼먹던 설탕 한숟갈이 기억나네요... 좀 많이 크고 나서는 놀러오시던 동네 아주머니들이 한 모금 마셔볼래 하면서 맛봤지요.. 설탕 프림 뜸뿍든 커피 ㅎㅎ
@향팔 @탱구밤이엄마 어째 다들 비슷하네요. ㅎㅎ 그럼 미제 코코아 하고, 탱주스도 먹었겠어요. ㅋㅋ
오구오구님의 대화: 아 저는 황석영 작가님 책 개밥바라기 좋았어요~
그러시군요. 저는 이문열을 좋아했습니다.^^
향팔님의 대화: 네, 흡입한 양이 그리 많지 않았나봐요. 그때 한 방에서 저랑 같이 주무시던 할아버지, 할머니는 병원에 실려가셨지만 다행히 별 탈 없이 퇴원하셨거든요. 저는 의식이 있어서 그랬는지 병원에 안 실려가고 그냥 동치미로 버텼고요. 그게 효과는 그닥 없을 것 같긴 한데요.
일가족 연탄가스 중독은 요즘 생각하면 참 무서운 일인데 당시에는 동치미로 버티거나 또는 저승사자 잠깐 만나고 왔다는 식의 희화화해서 큰 심각성을 느끼지는 못했던 건 같습니다. ^^;;
YG님의 대화: @오구오구 네, 결이 참 다른 작가이죠. 일단 두 작가는 출생 연도와 집안 배경부터 차이가 있습니다. 황석영 작가는 1943년생으로 초등학교 때 한국 전쟁을, 10대 때 전후의 혼란기를 온몸으로 겪었습니다. 1962년 고등학교를 자퇴한 해 11월, 단편 「입석 부근」이 <사상계> 신인문학상에 당선되면서 등단했죠. 이후 1966년부터 1969년까지는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이문열 작가는 1948년생이라 한국 전쟁과 전후의 혼란기를 영유아기로 보냈습니다. (참고로 스티븐 킹이 1947년생, 무라카미 하루키가 1949년 1월생이니 이들과 동년배 작가인 셈입니다.) 이문열 작가 역시 1966년에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2년 남짓 부산에서 방황하는 청소년기를 보내다가, 1968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에 입학했습니다. 하지만 대학 역시 끝내 중퇴하게 되는데, 월북한 아버지를 둔 탓에 ‘연좌제’에 묶여 어차피 출세할 수 없는 삶이라는 좌절감이 컸을 겁니다. 그러다 1979년(만 31세)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새하곡」이 당선되며 중앙 문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10대에 '소년 급제'한 황석영 작가와 비교하면 데뷔가 꽤 늦은 편이었죠. 하지만 같은 해 곧바로 『사람의 아들』(1979)을 발표하며 문단과 대중의 주목을 동시에 받는 인기 작가 반열에 올랐습니다. * 황석영 작가는 이미 이 시점에 대체 불가능한 스타였습니다. 특히 「객지」(1971), 「삼포 가는 길」(1973) 같은 리얼리즘 중단편은 한국 문학사에 길이 남을 명작이지요. 저 역시 황석영 작가가 1970년대에 발표한 중단편들은 지금도 가끔 찾아 읽을 정도로 애정합니다. 이 단편들에는 그가 20대 시절 일용직 노동 등을 전전하며 몸으로 체화한 현장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반면 이문열 작가는 대중적인 ‘관념 소설’ 혹은 ‘사변 소설’, 그리고 ‘지식인 소설’이 장기였습니다. 『사람의 아들』만 해도 인간 존재의 근원, 신의 존재 이유, 절대적 자유와 고통 같은 형이상학적 주제를 정면으로 건드렸으니까요. 이후 주목받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1987) 역시 권력과 대중의 속성을 성장 소설의 틀을 빌려 쓴 작품이고요. 여기에 더해 이문열 작가는 월북한 아버지와 연좌제라는 굴레, 그 안에서 방황하는 아들의 정체성을 ‘지식인 소설’의 형식으로 집요하게 변주해 왔습니다. 대하소설 『영웅시대』(1984)와 『변경』(전 12권)이 대표적입니다. (개인적으로 『영웅시대』는 흥미롭게 읽었지만, 『변경』은 읽다가 중도 하차했던 기억이 나네요.) * 황석영 작가는 1989년 평양 방문 이후 옥고를 치르고 나와 발표한 『오래된 정원』(2000) 『손님』(2001)부터 최근의 『철도원 삼대』(2020)에 이르기까지, 2000년대 이후에는 주로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궤적을 배경에 깔고서 (세계 무대 쉽게 말하면 노벨 문학상을 염두에 둔) 다양한 형식 실험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문열 작가는 1990년대 중반 이후에는 보수 이데올로그의 대표 작가로 각인되면서 발표하는 작품도 시원치 않아졌고, 좋은 작품을 쓰더라도 독자와 만나는 접점이 좁아진 듯해요. 저는 「전야, 혹은 시대의 마지막 밤」(1998) 같은 단편은 아주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저도 2000년대 이후에는 이문열 작가의 소설을 따로 챙겨 읽지 않았네요.) * 앞에서 언급했듯이, 개인적으로는 1970년대에 황석영 작가가 발표한 단편을 좋아합니다. 2000년대 이후의 장편은 시간이 지날수록 제 문학적 감각과는 조금 거리가 생기는 듯합니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이젠 그만 노벨 문학상 집착을 내려놓으시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문열 작가의 작품 중에는 몇 편의 중단편, 그리고 무엇보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입학 전에 읽었던 『젊은 날의 초상』(1981)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수없이 이사를 다니면서도 버리지 않고서 챙겨 온 청춘 소설입니다. 「하구」 「우리 기쁜 젊은 날」 「그해 겨울」 세 편의 중편을 묶어서 펴낸 책입니다.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10대 후반, 20대 초반이었던 작가의 자전적 경험을 녹여 쓴 소설이죠. 오래전에 읽고서 다시 펼쳐보진 않았지만, 처음 읽었을 때의 강렬했던 감정이 각인돼 있어서 계속 소장하고 있습니다. 저는 민음사 판으로 가지고 있는데, 지금은 출판사를 옮겨 나오는 것 같더군요. 다시 읽어도 그때만큼 좋을지는 모르겠습니다. :)
당대의 유명한 작가님들을 이렇게 정리해 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옛날에는 이문열 작가님이 아주 유명하셨는데..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도 알수 밖에 없는 분위기)... 마치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 고전 문학계의 bts같은 느낌처럼 이문열 작가님도 그랬던 거 같아요. 그런데 요즘 잘 보이시지 않으시던데 그런 일들이 있었군요. @YG 님과 @stella15 님의 말씀처럼 책도 시간의 산물인거 같네요^^
연해님의 대화: 여담이지만, 저는 토요일에, 지난달 벽돌 책 모임에서 @YG 님이 극찬(더 정확히는 YG님의 작은 동거인분이 극찬)하신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보고 왔답니다. 이제 거의 막차 분위기라 이 영화를 상영하는 곳이 거의 없었는데, 아슬아슬하게 찾아서 다녀왔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정말 좋았습니다. 제가 원작을 읽지 않고 봐서 그런지, 주인공들이 죽으면 어쩌나 싶어 얼마나 조마조마했던지요. 웃다가 울다가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스토리뿐만 아니라 광활한 우주의 모습도 경이롭고 아름다웠어요. 심지어 OST도! (주말내내 듣고, 오늘 출근길에도 들었다지요) 참, @향팔 님이 말씀해주셨던 <쇼생크 탈출>도 드디어! 봤답니다. 워낙 유명하기도 하고, 주변에서 극찬하셨던 분들도 많았는데, 이제서야 봤네요. 제목에서 오는 느와르적(?)인 느낌과 달리, 제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진지하고 철학적인 영화였어요. 인간에게 자유란 무엇인지, 믿음과 사랑, 우정과 관계 등에 대해서도 천천히 생각해보게 됐고요. 주인공의 운명이 안타깝고, 절절했지만 결말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근데 이 사람 정말 영리하지 않나요? 보는 내내 감탄...).
아!! 추억 돋네요. <쇼생크 탈출>이라니... 예전에 무척 유명했던 영화인데... 저도 몇 번 봤고 인생 영화로 손에 꼽는 영화예요.. 그래서 @연해 님이 어떤 생각과 느낌이 들었는지 적어 주셨지만 조금 더 궁금하네요. 저도 @YG 께서 작은 동거인과 함께 너무 재미있게 보셨다고 하셔서 궁금해서 냉큼 <프로젝트 헤일메리> 책으로 구입했는데 아직 읽지 못하고 있네요^^;;
탱구밤이엄마님의 대화: 7장에서는 아버지의 노조활동에 대한 회상이 이어지는 군요. 연좌제에 발목 잡혀 주저앉기보다, 주저앉은채로 살아가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목소리를 내려 노력했다는 점이 인상 깊습니다. 집에서도 과묵한 아버지가 아니었기에 이라영 작가의 삶에 영향을 준 것 같기도 하구요. 한편으론, 너무 자신의 목소리에 집중한 탓에, 어머니의 삶은 고달팠을 거라는 생각도 드는군요. 아마 8장에서 그 고달팠던 어머니의 삶을 돌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너무 직설적인 표현이지만 이혼안하고, 어머니가 미치지 않고서 (자식을 잃었으니까요) 살아낸 어머니가 대단하단 생각도 합니다.)
직설적인 표현이라고 하셨지만 이런 책들을 읽을 때마다 예전에 당연하게 생각했던 여성상에 대해서 비판적 시각을 가지게 되네요... 죽고 싶고 미치고 싶은 상황의 연속이지만 끝까지 살아내어 여성 자신의 주변을 자신보다 먼저 챙겨야 하는게 당시 사회가 여성에게 부과한 모습이 아니었나 싶네요.
탱구밤이엄마님의 대화: 이렇게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역시 독서모임의 장점은 내가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알게 된다는 것이지요. <쇳돌>에도 "광산은 남편이 없는 여성이나 결혼하지 않은 젊은 여성의 일자리였다."라는 부분이 나오지요. 결혼하면 당연히 떠나야 하는 일자리였고, 광산에서 일하는 걸 결혼 때 숨기려고 했다는 부분도 나오구요. 여자가 결혼 전에 밖으로 나돌아 일했다는 게 "흉"이 되는 풍조도 말씀하신 성별논리에 따른 배제라고 볼 수 있겠지요?!
저도 그 문장 읽으면서 제가 얼마나 편한 시대에 살고 있나란 생각을 했다가, 200년 뒤엔 "2000년대엔 아이를 낳고도 눈치를 보며 육아휴직을 받거나, 육아휴직을 받으면 승진에서 배제되었대!"란 말을 하는 시대가 올지 모른다는 생각도 해 봤어요. 뭐...200년 뒤엔 지구가 망해 있을 것이다에 한 표인 저이지만요...
거북별85님의 대화: 누구를 위한 걸까요??? 소유재산의 개념인 여성이 자신이 소유권자를 위해서 스스로의 의지로 소유권자의 권리를 지켜야하는 의무를 사회적으로 지운 것은 아니었는지 하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아... 여기서 말하는건 다방과 술집에서 일을 하지만 마지막까지 가지 않은 여성들, 혹여 마지막까지 갔더라도(몸을 팔더라도), 몸을 팔지 않겠다는 의지를 가진 여성들만 인격적으로 존중받을 자격이 있단 거네요. 이게 여성 노동자들에게도 적용됐단 얘기고요 집밖에 나가 일을 함으로 인해서 사회적 접촉이 많아지고 성적 접촉기회도 생길거란 선입견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았고, 노동자성을 자각하고 노동운동을 할 자격도 정조를 소중히 간수하는 여성들에게만 주어졌단 거잖아요. 71쪽에서도 여성을 경제활동인구로 끌어들이긴 하지만 여성의 전통적 성역할은 유지시켜야 하는 모순 속에서 유난히 순결한 노동자상이 문학 속에서 재현된다. <광산촌>에서 '선광을 하는 여공'인 을남은 변화하는 광산촌에서 집밖에 나가 임금노동을 하는 노동자로 일하면서 의식이 깨어나지만 동시에 전통적으로 강요받는 여성의 윤리를 지켜야 했다. 이 소설에는 노동자들을 위문하기 위해 지역을 방문한 극단의 연극이 소개된다. 소설 속 연극에서 "우리는 광산 로동자다!", "그렇다. 우리들은 직장에서 싸우는 산업전사다", "결전이다", "다같이 싸우자"와 같은 구호가 힘차게 등장한다. 노동자의 단결과 계급의식을 각성시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연극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연극에서 노동자의 연대와 동시에 강조되는 또 다른 축은 여성의 정조에 대한 것이다. "을남이는 이 연극을 본것이 두고두고 생각이 났는데 그 이유는 "정조는 마치 보물과 같이 애껴야 한다"는 깨달음 때문이다. 《광산촌》에서 정조에 대해 무려 한 쪽을 가득 채우는 작가의 목소리가 개입되듯이, 여성의 '존중받는 노동자되기'는 순결을 담보로 할 때만 가능해진다. 라고 나왔죠 이건 가부장제의 특징입니다. 근대 자본주의는 더 강화했죠 남성 노동자의 노동력을 온전히 쓰면서, 그들의 의식주와 자녀양육이라는 재생산 노동은 온전히 여성의 몫으로 분류했고, 재생산 노동은 무임금 노동이었으니 이익이었고요 가부장제 유지를 위해선 여성의 순결과 가정에 대한 희생이 중요하고요. 강력한 이념으로 만들어야 가족단위 생산성 구조가 공고해지니까요. 하지만 여성노동= 가사노동 이란 공식은 실제 현실과는 사뭇 달랐죠. 일부 중산층 여성들을 제외하곤 여성들도 임금노동을 하지 않으면 생계가 어려운 구조가 계속되었으니까요. 하지만 여성의 본업이 가사노동이라는 믿음은 낮은 임금으로 여성 노동력을 쓸수 있는 일거양득 효과도 있었습니다. 실제 과거엔 생산직으로 갈수록 동일 노동을 해도 여성은 반값 임금을 받는 게 관례였으니까요
8장은 어머니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나옵니다. 겉으로는 아버지가 노조 간부로 일하며 먹고살만한 집안이지만, 속으로는 "맨날 노조 인간들이랑 작당질하고 술 먹느라" 힘들었죠, 어머니가 부양하지 않았다면. 그럼에도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이 중해, 어린 아이 교육을 위해, 구멍가게도 접고 숨어서 일해야 했던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어릴 적 집에서 부업했던 어머니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나봐요. 아버지가 돈 벌어오는 가장이었지만, 집에서 부업하는 어머니가 없는 가정은 아마 드물지 않았을까요?
1970년대에는 가출녀성계몽운동이 있을 정도로 10~20대 여성들의 가출이 빈번했다. 가출은 당시 노동계층 여성들이 가부장제는 물론이고 좁은 지역에서 벗어난 경제활동을 하며 새로운 인생을 꾸리는 방식이었다. 희망을 품고 용기 있게 떠나지만 도시의 삶도 결코 쉽지 않아 금숙과 미영처럼 돌아오곤 한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76p, 이라영 지음
며칠 늦게 시작해서 걱정했는데 무척 잘 읽혀서 금세 진도를 따라 잡았네요~ 작가님 또래이기도 하고 강릉에 살아서 인근 지역으로 나들이 갈 때 광산 사택을 오며가며 보기도 해서 친근감이 있어요. 몇몇 사진 속 풍경은 익숙하더라구요. 작가님의 시선이 촘촘하게 여러 곳에 닿아 있어 이야기가 더 풍성해 지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아룬다티 로이의 <어머니 내게 오시네>를 읽었는데 가족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보니 자꾸 떠올리게 되네요. 결이 무척 다름에도 불구하고.
어머니 내게 오시네세계적인 작가 아룬다티 로이의 자전적 에세이 『어머니 내게 오시네』가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출간 전부터 ‘아룬다티 로이의 첫번째 회고록’으로서 평단과 독자의 기대를 모았고, 미국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전미도서 비평가협회상(NBCC) 회고록 부문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널리 알렸다.
"고참들이 젊은 사람들을 술집에 데리고 다니며 술 마시는 법을 가르쳤다. 월급을 타면 술집에 많이 다녔는데 일을 같이 하던 동료가 나를 데리고 가는 거야. 그러니까 그때 나는 20살도 안됐는데 술집 여자들이 나보고 동생 동생 그러더라고. 그래서 얼마나 창피했는지 나도 남자인데. 그 형뻘 되는 사람들과 다니면서 술 마시는 법도 배웠지.” 광산노동자의 이야기에서 술은 빠지지 않는다. 월급날은 으레 술 마시는 날이다. 남성 노동자들이 밀집한 광산촌의 특별하지 않은 풍속이다. 미성년자라고 해서 술자리에서 빼주거나 혹은 술이 아닌 다른 음료를 마시게 하는 분위기도 아니었다. 1980년대 이후에는 만 18세 이하의 직원은 없었지만 그 이전까지는 10대 후반의 노동자들이 간혹 있었다. 이 젊은 노동자들이 모두 아버지처럼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방학 때 잠시 일용직으로 일했던 것은 아니다. 관리직이나 기술직이 아닌 광산의 생산직 노동자 가운데 고등학교를 나온 사람은 소수였다. 절반 가까운 노동자들이 국민학교만 졸업했고 그다음으로는 중학교 졸업자가 많았다. 스무 살도 안 되어 생계를 위해 광산에 들어와 정착한 노동자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성인인 고참들과 어울리며 일찍부터 술을 배운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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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미르님의 문장 수집: ""고참들이 젊은 사람들을 술집에 데리고 다니며 술 마시는 법을 가르쳤다. 월급을 타면 술집에 많이 다녔는데 일을 같이 하던 동료가 나를 데리고 가는 거야. 그러니까 그때 나는 20살도 안됐는데 술집 여자들이 나보고 동생 동생 그러더라고. 그래서 얼마나 창피했는지 나도 남자인데. 그 형뻘 되는 사람들과 다니면서 술 마시는 법도 배웠지.” 광산노동자의 이야기에서 술은 빠지지 않는다. 월급날은 으레 술 마시는 날이다. 남성 노동자들이 밀집한 광산촌의 특별하지 않은 풍속이다. 미성년자라고 해서 술자리에서 빼주거나 혹은 술이 아닌 다른 음료를 마시게 하는 분위기도 아니었다. 1980년대 이후에는 만 18세 이하의 직원은 없었지만 그 이전까지는 10대 후반의 노동자들이 간혹 있었다. 이 젊은 노동자들이 모두 아버지처럼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방학 때 잠시 일용직으로 일했던 것은 아니다. 관리직이나 기술직이 아닌 광산의 생산직 노동자 가운데 고등학교를 나온 사람은 소수였다. 절반 가까운 노동자들이 국민학교만 졸업했고 그다음으로는 중학교 졸업자가 많았다. 스무 살도 안 되어 생계를 위해 광산에 들어와 정착한 노동자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성인인 고참들과 어울리며 일찍부터 술을 배운다."
광산노동자들의 음주에 대한 얘기는 에밀 졸라의 <제르미날>에도 나오죠. 술이 극심한 피로와 통증을 잊기 위한 진통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졸라의 또다른 작품 <목로주점>에서는 술이 노동자들의 수입을 갉아먹고 가정 파탄과 빈곤의 대물림을 가속화하는 사회적 독소로 묘사됩니다. 장시간 노동과 피로, 퇴근 후 소통할 사회적 공간이나 문화의 부재, 열악한 현실 도피의 수단으로 술을 대체할 만한 게 없었을 것 같고요. 요즘 제 주변에 요식업계에서 일하는 청년들도 비슷하더라고요 대개 12시간 이상씩 일하고 계속 서서 움직이니 신체적 피로도 심하고, 소수 근무 작업장에서 하루를 보내니 사회적 소통이나 교류도 적어 정서적으로 고립되고, 서비스업 특성상 감정노동까지 겸하고, 퇴근 후 지친 뇌를 달래기 위해 즉각적인 쾌감을 주는 술이 가장 손쉬운 선택지가 되는 것 같더라고요 자기 시간이 없으니까 술로 빠른 취기를 빌려 현실을 차단하고.
거북별85님의 대화: 당대의 유명한 작가님들을 이렇게 정리해 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옛날에는 이문열 작가님이 아주 유명하셨는데..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도 알수 밖에 없는 분위기)... 마치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 고전 문학계의 bts같은 느낌처럼 이문열 작가님도 그랬던 거 같아요. 그런데 요즘 잘 보이시지 않으시던데 그런 일들이 있었군요. @YG 님과 @stella15 님의 말씀처럼 책도 시간의 산물인거 같네요^^
문단에서 안 보이는 작가가 어디 이문열 작가뿐이겠습니까? 성석제 작가도 그렇고, 회색 눈시람의 최윤 작가도 안 보이고 많죠. 황석영 작가는 나름 꽤 오랫동안 활동하셨던 거 같우데 언제부턴가 새책이 안 나오고 있죠? 그분들의 책을 읽고 안 읽고를 떠나 아쉬움이 큽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거긴한데. ㅠ
참미르님의 대화: 광산노동자들의 음주에 대한 얘기는 에밀 졸라의 <제르미날>에도 나오죠. 술이 극심한 피로와 통증을 잊기 위한 진통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졸라의 또다른 작품 <목로주점>에서는 술이 노동자들의 수입을 갉아먹고 가정 파탄과 빈곤의 대물림을 가속화하는 사회적 독소로 묘사됩니다. 장시간 노동과 피로, 퇴근 후 소통할 사회적 공간이나 문화의 부재, 열악한 현실 도피의 수단으로 술을 대체할 만한 게 없었을 것 같고요. 요즘 제 주변에 요식업계에서 일하는 청년들도 비슷하더라고요 대개 12시간 이상씩 일하고 계속 서서 움직이니 신체적 피로도 심하고, 소수 근무 작업장에서 하루를 보내니 사회적 소통이나 교류도 적어 정서적으로 고립되고, 서비스업 특성상 감정노동까지 겸하고, 퇴근 후 지친 뇌를 달래기 위해 즉각적인 쾌감을 주는 술이 가장 손쉬운 선택지가 되는 것 같더라고요 자기 시간이 없으니까 술로 빠른 취기를 빌려 현실을 차단하고.
참미르님 글을 읽으니 박노해 시 ‘노동의 새벽’이 생각나네요. “전쟁 같은 밤일을 마치고 난 새벽 쓰린 가슴 위로 차거운 소주를 붓는다, 이러다간 오래 못 가지, 이러다간 끝내 못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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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3부세계문학전집 느리게 읽기 (1)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웰다잉 오디세이 2분기의 여정
[웰다잉 오디세이 2026] 6.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웰다잉 오디세이 2026] 5. 죽은 다음[웰다잉 오디세이 2026] 4.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
나누고 싶은 책 이야기 by 꼬모
편지들이 알려주는 먼 시절의 인생역정낙담과 희망이 뒤섞인 사우디 아라비아 이야기편안하게 명랑하고, 평범해서 비범한 일상과 성장여전히 재미있고 여전히 김빠지는 시리즈 신간추리로 양념 친 러브스토리 연작집
조선과 한국을 바라보는 특별한 시선!
[김영사/책증정] 다니엘 튜더 소설 《마지막 왕국》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어크로스/책증정] <뉴요커> 칼럼니스트 콜린 마샬과 함께 진짜 한국 탐사하기!
우리 아버지는요...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4. <아버지의 시간>[도서 증정] 《아버지를 구독해주세요》마케터와 함께 자유롭게 읽어요~! <책방지기의 인생책> 좋은 날의 책방과 [아버지의 해방일지] 함께 읽기
한 출판사에서 나온 이토록 다양한 책들의 향연, 오늘 당신이 고를 이야기는?
[김영사/책증정] 쓰는 사람들의 필독서! 스티븐 킹 《유혹하는 글쓰기》 함께 읽기[김영사 / 책 증정] <새로운 실용주의 과학철학> 편집자 & 번역가와 함께 읽기[김영사/책증정] 무작정 퇴사하기 전에, <까다로운 사람과 함께 일하는 법> 함께 읽기[벽돌책 독파] 주자와 다산의 대결 <두 개의 논어> 편집자와 함께 읽기 [김영사/책증정]수학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다《세상은 아름다운 난제로 가득하다》함께 읽기
같이 연극 보실 분들, 구합니다.
[그믐연뮤번개] 3. [독서x관극x모임지기 토크] 우리 몸에 살고 있는 까라마조프를 만나다[그믐연뮤번개] 2. [독서x관극x번역가 토크] 인간 내면을 파헤치는 『지킬앤하이드』[그믐연뮤번개] 1. [책 읽고 연극 보실 분] 오래도록 기억될 삶의 궤적, 『뼈의 기록』
우리의 노동 일지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5. <쇳돌>[그믐연뮤클럽] 6. 우리 소중한 기억 속에 간직할 아름다운 청년, "태일"[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여러분은 일을 즐기고 있나요?[그믐밤] 4.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다시 읽기 @국자와주걱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이기원 단장과 함께 스토리의 비밀, 파헤칩니다
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2. 액션 + 로버트 맥키의 액션스토리 탐험단 시즌 2 : 장르의 해부학 읽기 3. 신화 4. 회고록과 성장물
한국 희곡 낭독이 이렇게 재밌다니!
<플.플.땡> 4. 우리는 농담이 (아니)야<플.플.땡> 3 당신이 잃어버린 것 2부<플.플.땡> 2. 당신이 잃어버린 것플레이플레이땡땡땡
히어로와 함께
카라마조프의 피도스토옙스키와 29일을[그믐연뮤번개] 3. [독서x관극x모임지기 토크] 우리 몸에 살고 있는 까라마조프를 만나다
나이지리아 소설가, 치누아 아체베
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8.신의 화살, 치누아 아체베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7.더 이상 평안은 없다, 치누아 아체베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6.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치누아 아체베
혼자이기에 오히려 깊이 읽은 책들
<인간의 대지> 오랜만에 혼자 읽기 『에도로 가는 길』혼자 읽기천국의 열쇠 혼자 읽기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부커상을 받았어요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Re:Fresh] 3. 『채식주의자』 다시 읽어요.[서울국제작가축제X비채] 버나딘 에바리스토의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함께읽기 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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