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미르님의 대화: 아... 여기서 말하는건 다방과 술집에서 일을 하지만 마지막까지 가지 않은 여성들, 혹여 마지막까지 갔더라도(몸을 팔더라도), 몸을 팔지 않겠다는 의지를 가진 여성들만 인격적으로 존중받을 자격이 있단 거네요.
이게 여성 노동자들에게도 적용됐단 얘기고요
집밖에 나가 일을 함으로 인해서 사회적 접촉이 많아지고 성적 접촉기회도 생길거란 선입견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았고, 노동자성을 자각하고 노동운동을 할 자격도 정조를 소중히 간수하는 여성들에게만 주어졌단 거잖아요.
71쪽에서도
여성을 경제활동인구로 끌어들이긴 하지만 여성의 전통적 성역할은 유지시켜야 하는 모순 속에서 유난히 순결한 노동자상이 문학 속에서 재현된다.
<광산촌>에서 '선광을 하는 여공'인 을남은 변화하는 광산촌에서 집밖에 나가 임금노동을 하는 노동자로 일하면서 의식이 깨어나지만 동시에 전통적으로 강요받는 여성의 윤리를 지켜야 했다. 이 소설에는 노동자들을 위문하기 위해 지역을 방문한 극단의 연극이 소개된다. 소설 속 연극에서 "우리는 광산 로동자다!", "그렇다. 우리들은 직장에서 싸우는 산업전사다", "결전이다", "다같이 싸우자"와 같은 구호가 힘차게 등장한다. 노동자의 단결과 계급의식을 각성시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연극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연극에서 노동자의 연대와 동시에 강조되는 또 다른 축은 여성의 정조에 대한 것이다. "을남이는 이 연극을 본것이 두고두고 생각이 났는데 그 이유는 "정조는 마치 보물과 같이 애껴야 한다"는 깨달음 때문이다. 《광산촌》에서 정조에 대해 무려 한 쪽을 가득 채우는 작가의 목소리가 개입되듯이, 여성의 '존중받는 노동자되기'는 순결을 담보로 할 때만 가능해진다.
라고 나왔죠
이건 가부장제의 특징입니다. 근대 자본주의는 더 강화했죠
남성 노동자의 노동력을 온전히 쓰면서, 그들의 의식주와 자녀양육이라는 재생산 노동은 온전히 여성의 몫으로 분류했고, 재생산 노동은 무임금 노동이었으니 이익이었고요
가부장제 유지를 위해선 여성의 순결과 가정에 대한 희생이 중요하고요. 강력한 이념으로 만들어야 가족단위 생산성 구조가 공고해지니까요.
하지만 여성노동= 가사노동 이란 공식은 실제 현실과는 사뭇 달랐죠. 일부 중산층 여성들을 제외하곤 여성들도 임금노동을 하지 않으면 생계가 어려운 구조가 계속되었으니까요. 하지만 여성의 본업이 가사노동이라는 믿음은 낮은 임금으로 여성 노동력을 쓸수 있는 일거양득 효과도 있었습니다. 실제 과거엔 생산직으로 갈수록 동일 노동을 해도 여성은 반값 임금을 받는 게 관례였으니까요
@참미르 님의 말씀하신 여성노동자와 가부장제 특징이 흥미롭습니다^^
각 사회의 산업구조(주된 먹거리가 무엇인지)나 당시 사회나 문화상에 따른 여러 부조리한 사회형태가 전통이나 관례라는 명목으로 유지되는 모습이 신기합니다
거북별85
YG님의 대화: 내일 6월 4일 목요일부터 『쇳돌』 읽기 시작합니다. 내일은 읽기표대로 '서문'과 1부 1장 '광산촌'을 읽습니다. 책 앞의 사진을 찬찬히 보시고 나서 읽기 시작하시길 권해요. 책을 읽다가 사진을 둘러싼 맥락과 함께 사진 번호가 나오면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사진을 찾아보시면 됩니다.
저는 가족과 함께 양양 을 자주 가는 편인데(원래는 국내 여행지로 마땅한 대안이 없을 때 제주도를 자주 갔었는데, 요즘 제주도가 예전 같은 한적함이 없어서 그냥 양양 갑니다), 양양에 국내 철광산이 있었다는 사실은 이 책을 읽고서 처음 알았어요. (아마 초등학교, 중학교 지리 시간에 지도와 함께 암기를 했을 텐데, 까맣게 잊었겠지요.) 저처럼 양양을 다녀오신 분들이라면 지역사로 읽어도 재미있습니다.
“ 고모는 이 집안의 퀴퀴한 존재다. 《제인 에어》의 버사 메이슨 같았다. 숨겨진 광기의 존재. 있지만 없는 사람. 고모는 마지막에 할머니를 돌보던 사람이었지만 할머니 장례식에는 ‘당연히’ 나타나지 않았다.
”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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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별85
거북별85님의 문장 수집: "고모는 이 집안의 퀴퀴한 존재다. 《제인 에어》의 버사 메이슨 같았다. 숨겨진 광기의 존재. 있지만 없는 사람. 고모는 마지막에 할머니를 돌보던 사람이었지만 할머니 장례식에는 ‘당연히’ 나타나지 않았다.
"
무언가를 ‘이루는’ 삶이 아니라 ‘견디는’ 삶은 이름 없이 소멸하고, 이 삶의 경력은 무수한 노동으로 채워진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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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별85
거북별85님의 문장 수집: "무언가를 ‘이루는’ 삶이 아니라 ‘견디는’ 삶은 이름 없이 소멸하고, 이 삶의 경력은 무수한 노동으로 채워진다.
"
“ 거기에서 젊은 여자가 뭘 하냐고 물으니 아버지는 당연하다는 듯 “거기 맨 젊은 여자지”라고 대꾸했다. 쇳돌 고르는 작업은 거의 여자들의 일이었다. 바로 선광부다. 광부의 ‘부’가 ‘사내 부夫’ 라면 선광부의 ‘부’는 ‘부녀 부婦’다.
”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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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별85
YG님의 대화: 오늘 6월 5일 금요일은 2장 '선광부'와 3장 '잡역부'를 읽습니다. 철광산 이야기와 가족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