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5. <쇳돌>

D-29
거북별85님의 대화: 이 장을 읽으면서는 연좌제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큰 고통을 받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작가의 아버지나 고모님 주변분들보다 총명함에도 항상 감시당하고 배척당하는 삶을 살아야 했는데요 부당한 조건 속에서 꾸역꾸역 살아나가는 모습들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요즘은 연좌제란 개념이 없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연좌제로 대대손손 옥죄는 제도는 없지만 지금은 조부모때부터의 부와 명예를 쌓으신 분들과 정신없이 계주 달리기를 하는 경쟁 속에서 살아남느라 다들 좀 정신이 없긴 하네요^^;;
어머낫! YG님한테 단 댓글이 왜 거북별님께 또 달렸는지 저도 모르겠네요. 댓글 지울려고 해도 안 되고. ㅠ 변명을 하자면 YG님께 단 댓글을 수정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초과되서 그냥 다시 올렸더니 그렇게 되어버렸습니다. 양해바랍니다.
YG님의 대화: @탱구밤이엄마 저는 1990년대 중후반에 대학을 다녀서 학생 운동 마지막 세대로서 굳이 안 해도 될 경험을 많이 했네요.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1년 선배가 집회 현장(김영삼 대선 자금 공개 및 국가 교육 재정 5% 확보 요구 집회)에서 사망하고, 열흘 가까이 장례식을 미룬 관이 등굣길에 항의 차원에서 있는 모습도 보고, 그 해 여름에는 '연세대 사태(한총련 사태)'와 전경이 교정에 들어와서 강제 진압하는 모습을 지켜 보고, 그 이후의 어수선한 학교 모습 등등등. (제 인생이 꼬이게 된 계기들이었죠;;;)
이한열이 사망했던 그해 8월, 거제도 대우조선소에서 어용노조가 아닌 민주노조 인정, 저임금 장시간 노동 개선을 위해 노동조합 시위에 참가했던 스물 한살 이석규씨도 가슴에 최루탄을 맞고 사망했죠. 당시 노동자들과 시민들은 이석규의 시신을 광주 망월동 묘역에 안장하여 민주열사로 기리고자 했으나, 경찰은 그 영향력을 우려해서 운구를 가로막고 시신을 탈취하여 이석규의 고향인 남원으로 강제 이송해서 묻었습니다. 이 장례와 망월동 이송을 도왔던 변호사 노무현은 장례식 방해와 노동쟁의 조정법 위반으로 구속되었다고... 해마다 6월이면 갓 스물을 넘긴 두 청년이 같은 해에 최루탄을 맞고 숨졌는데, 우리는 이한열은 기억하고 이석규는 잊어간다는...조선소 노동자 박보근씨의 칼럼을 읽었습니다.
탱구밤이엄마님의 대화: '아지노모토'가 뭔가요? 검색해 보니 일본 조미료인 것 같은데..
미원입니다^^ 미원, 일본에서 처음 발명했답니다. 우리나라에 미원은 50년대 중반쯤 나와서...처음나왔을때 한동안 미원을 아지노모토로고도 했던것 같습니다
참미르님의 대화: 이한열이 사망했던 그해 8월, 거제도 대우조선소에서 어용노조가 아닌 민주노조 인정, 저임금 장시간 노동 개선을 위해 노동조합 시위에 참가했던 스물 한살 이석규씨도 가슴에 최루탄을 맞고 사망했죠. 당시 노동자들과 시민들은 이석규의 시신을 광주 망월동 묘역에 안장하여 민주열사로 기리고자 했으나, 경찰은 그 영향력을 우려해서 운구를 가로막고 시신을 탈취하여 이석규의 고향인 남원으로 강제 이송해서 묻었습니다. 이 장례와 망월동 이송을 도왔던 변호사 노무현은 장례식 방해와 노동쟁의 조정법 위반으로 구속되었다고... 해마다 6월이면 갓 스물을 넘긴 두 청년이 같은 해에 최루탄을 맞고 숨졌는데, 우리는 이한열은 기억하고 이석규는 잊어간다는...조선소 노동자 박보근씨의 칼럼을 읽었습니다.
<쇳돌> 9장 노동자신문 자료에도 이석규 열사의 이름이 보이네요. “이번에 최루탄에 의해 죽어간 거제도 옥포 대우조선 노동자 이석규동지의 죽음과 장례식에 대해 정부는 대우조선노동자들과 재야인사들을 '과격' '불순' 이니하면서 노동자의 최소한의 인간적 요구마져 살인최루탄으로 억압하고는 언론으로 하여금 눈가리고 아웅하게 하였던 것이다.” (151쪽) 참미르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에 공감이 갑니다. 우리가 1987년 6월항쟁은 알아도, 이어진 7,8,9월 노동자대투쟁은 잘 모르는 것처럼…
향팔님의 대화: <쇳돌> 9장 노동자신문 자료에도 이석규 열사의 이름이 보이네요. “이번에 최루탄에 의해 죽어간 거제도 옥포 대우조선 노동자 이석규동지의 죽음과 장례식에 대해 정부는 대우조선노동자들과 재야인사들을 '과격' '불순' 이니하면서 노동자의 최소한의 인간적 요구마져 살인최루탄으로 억압하고는 언론으로 하여금 눈가리고 아웅하게 하였던 것이다.” (151쪽) 참미르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에 공감이 갑니다. 우리가 1987년 6월항쟁은 알아도, 이어진 7,8,9월 노동자대투쟁은 잘 모르는 것처럼…
당시 공장, 회사 사회전반에 비민주적 분위기 많았죠. 여전히 난쏘공의 시대 연장선이었던 것같아요. 독재는 일상에까지 스며서 공장이나 회사에서 조회라며 직원들 모아놓고 사장은 아버지라는 훈시와 불량이나 실수에대한 꾸짖음 일상이었고, 중간관리자의 모욕적 언행이나 폭력도 잦았고...지금도 종종 보도되는 기사를 보면 이주노동자들에겐 비슷한 것 같습니다. 고용허가제라는 제도적 차별과 속박에 묶여있어서 인권이 매우 취약한 것 같더라고요 이라셀 화재 사망사고나 화성 에어건 가해 사건 같은 일들만 봐도...
참미르님의 대화: 당시 공장, 회사 사회전반에 비민주적 분위기 많았죠. 여전히 난쏘공의 시대 연장선이었던 것같아요. 독재는 일상에까지 스며서 공장이나 회사에서 조회라며 직원들 모아놓고 사장은 아버지라는 훈시와 불량이나 실수에대한 꾸짖음 일상이었고, 중간관리자의 모욕적 언행이나 폭력도 잦았고...지금도 종종 보도되는 기사를 보면 이주노동자들에겐 비슷한 것 같습니다. 고용허가제라는 제도적 차별과 속박에 묶여있어서 인권이 매우 취약한 것 같더라고요 이라셀 화재 사망사고나 화성 에어건 가해 사건 같은 일들만 봐도...
매일 공장 정문 앞에서 머리를 깎이고, 욕설과 구타는 예사였다고… 예전에 아래 책에서 읽었어요. 1987년 7~9월 노동자대투쟁과 그 후의 노동운동이 갖는 의미를 처음으로 알게 해준 책이네요. (한계도 참 많지만요.)
길은 복잡하지 않다 - 골리앗 전사 이갑용의 노동운동 이야기이갑용 전 민주노총 위원장의 노동운동에 대한 뼈아픈 성찰이 담긴 기록. 울산 동구 구청장을 지내고 현대중공업 해고자로 살고 있는 저자가 후배들에게 들려주는 1984년부터 2009년에 이르기까지의 노동 운동 이야기다. 이 책은 노동 운동의 핵심에서 일해온 이만 알 수 있는 경험을 통해 진보운동과 노동운동이 왜 위기에 처해있는지를 진단한다. 그러면서 내부의 문제를 밖으로 드러내어 혁신해야 한다고 말한다.
좁은 단칸방에서 내가 보고 듣는 것을 막을 도리는 없었다. 아마 부모님은 그럴 여유조차 없었을 것이다. 그들이 겪는 일은 좁은 물리적 환경에서 자식들에게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었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144쪽, 이라영 지음
나 태어나 이 강산에 노동자 되어 [중략] 아아, 다시 못올 흘러간 내 청춘. 작업복에 실려간 꽃다운 이 내 청춘. 아들아 내 딸들아 서러워 마라. '서러워 마라'는 당시에 이해하기 어려운 감정이었다. 아버지는 나를 바라보며 팔을 휘두르고 활기찬 표정으로 '서러워 마라'를 부른다. 무시무시한 가사가 담긴 노래를 일요일 낮에 술도 마시지 않은 맨정신으로도 열심히 불렀다. 카세트 테이프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흘러나왔고 아버지는 반복해서 따라 불렀다. 물론 노동가만 부르는 건 아니다. 배호의 〈배신자〉도 아버지의 18번이었다. 어머니는 옆에서 혀를 찬다. "누가 그렇게 배신을 했을까. 응? 누가 그렇게 배신을 해서 맨날 〈배신자〉를 불러."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145쪽, 이라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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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자주 목격했던 문구와 들었던 목소리, 그러니까 '어용 노조 퇴출'과 '직선제'를 외치는 학생과 노동자 들의 목소리가 내 일상에 가까이 있었다. 1987년은 온통 선거 이야기였다. 대통령 선거뿐 아니라, 우리 집에서는 아버지의 선거 이야기도 계속됐다. 직선제는 눈만 뜨면 들을 수 있는 말이었다. 교실에서 국민학생인 아이들이 책상 위를 뛰어다니며 "대학생이 하면 대모(데모)고 우리가 하면 국모다!"라고 외치며 놀았다. 뉴스에서 보는 '독재정권 물러나라'와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하는 대학생들의 목소리, 우리 집에서 듣는 직선제를 외치는 노동자들의 이야기가 겹치면서 나는 막연하게나마 이 목소리들의 의미를 이해해갔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149쪽, 이라영 지음
3월의 태백은 여전히 겨울이다. 4월에도 눈이 내린다. 이런 날씨에 문과 창문을 모두 뜯어서 가족을 고통스럽게 만들 정도로 노동자 탄압은 잔인했다. 이렇게 악독한 회사에 비하면 양양광업소를 운영하는 회사는 아버지를 그저 조금 먼 곳으로 보냈을 뿐이니 상대적으로 "악독하지 않았"다고 기억할 만하다. 어쩌면 이것이 노동자를 비롯해 세상의 모든 약자들이 처한 모순된 감정일 것이다. 더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권력의 횡포를 상대적으로 '이해'한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161쪽, 이라영 지음
stella15님의 대화: 어머낫! YG님한테 단 댓글이 왜 거북별님께 또 달렸는지 저도 모르겠네요. 댓글 지울려고 해도 안 되고. ㅠ 변명을 하자면 YG님께 단 댓글을 수정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초과되서 그냥 다시 올렸더니 그렇게 되어버렸습니다. 양해바랍니다.
ㅎㅎ 괜찮습니다 저도 그믐에서 댓글 달고 급하게 일이 있어 하다보면 종종 수정기회를 놓칠때가 많답니다^^
회사는 우리 집에 광산 사람들이 드나드는지 감시했고, 아버지와 접촉한 사실이 밝혀진 노동자들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었다. 날마다 우리 집에 몰려오던 '노조 인간들'이 잠시 조용해진 이유였다. 37년 후에 '노조 인간들' 중 한 사람인 이인수를 만나 나는 이 사실을 확인했다. "그때 우리 아무도 못 갔어. 감시가 있으니까. 김학진 씨가 그래서 대단한 거야. 혼자 다녀왔더라고. 그런 사람이었어."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164쪽, 이라영 지음
5장 제목에서 '진짜 일'이란 말이 턱 목에 걸리네요. 우리 사회가 유난히 '진짜일'과 임시로 하는 일, 어쩔 수 없이 잠깐 머무는 일, 피해야 할 일을 구분했고, 그럴수록 그 일들의 작업환경과 조건은 나아지지 못했고, 어떤 면에서 더 나빠지기도 했단 생각, 저의 화두였습니다. 어쩔수 없이 임시로 머무는, 피해야 할 일이 사실은 우리 삶을 떠받쳐주는 필수노동이었음에도 교육은 그 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사다리를 제공하는 것에만 복무했지, 필수노동의 일터에서 보람과 행복을 찾을 수도 있다는 걸 가르치거나 도운 적이 없지 않나... (노동의 귀함과 위계 없음, 권리에 대해 )하는 질문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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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6월 10일 수요일은 11장 '양양을 떠나기'와 12장 '하숙촌'을 읽습니다. 저자 가족이 양양에 아버지를 남겨두고 강릉에 정착하고 그곳에서 하숙집을 운영한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이제 10대가 된 저자가 전면에 등장하는 (드문) 장입니다. :)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라고 아무리 말해도 오래전 지독하게 현실에서 겪은 사람의 뇌리에서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제도는 사라져도 권력은 보이지 않게 지배의 흔적을 남긴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171쪽, 이라영 지음
1988년이면 휴전된 지 무려 35년이 지난 시점인데도 양양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진짜 남한이 아니'라는 배제의 시선이 깔려 있었다. 나는 양양을 떠남으로써 '양양 사람'의 정체성을 얻었다. 수복지역 사람들을 '진짜 시민'으로 보지 않는 시선을 나 역시 경험한 셈이다. '양양하와이'는 지금은 잊혀진 말이다(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는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179쪽, 이라영 지음
노동계층에게 개천 용 신화는 절대적이었다. 자수성가라는 개념은 한 줄기 가능성의 빛이다. 현재의 굴욕과 고통을 견디게 해주는 막연한 희망이다. 개인의 노력과 의지로 고난을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없다면 자신의 현실을 버틸 수 없기 때문이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183쪽, 이라영 지음
누군가가 사회적으로 기록이 남는 싸움을 하는 동안 누군가는 그 싸움이 지속될 수 있도록 세속적인 노동을 한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185쪽, 이라영 지음
사생활은 계급적 산물이다. 소중하고 중요하지만 중산층만이 누릴 수 있는 개념이다. 노동계층은 자신의 시간과 공간을 최선을 다해 내놓아야 겨우 생계를 지탱한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190쪽, 이라영 지음
참미르님의 대화: 5장 제목에서 '진짜 일'이란 말이 턱 목에 걸리네요. 우리 사회가 유난히 '진짜일'과 임시로 하는 일, 어쩔 수 없이 잠깐 머무는 일, 피해야 할 일을 구분했고, 그럴수록 그 일들의 작업환경과 조건은 나아지지 못했고, 어떤 면에서 더 나빠지기도 했단 생각, 저의 화두였습니다. 어쩔수 없이 임시로 머무는, 피해야 할 일이 사실은 우리 삶을 떠받쳐주는 필수노동이었음에도 교육은 그 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사다리를 제공하는 것에만 복무했지, 필수노동의 일터에서 보람과 행복을 찾을 수도 있다는 걸 가르치거나 도운 적이 없지 않나... (노동의 귀함과 위계 없음, 권리에 대해 )하는 질문 말입니다.
인터넷에서 이런 글을 읽은 기억이 나네요. 어떤 청년이 커피 매장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고, 본인은 자기 일에 만족하는데 주변에서는 걱정을 한다고요. 언제까지 '알바'만 하고 사냐, '제대로 된 일'을 해야지, 이러면서요. 그리고 노동자 스스로도 그런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나는 사정상 잠시 '이런 데'서 일하지만 오래 있을 사람이 아니야, 여기서 이러고 썩을 사람이 아니야 하면서 스스로를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 속한 사람으로 여기고, 미래의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나 부자가 되어 있을 자신에게 '빙의'를 하는 거죠. 그러면 현재 내가 있는 곳의 노동 조건이나 환경을 애써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할 이유가 없죠. 어차피 나는 나갈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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