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태어나 이 강산에 노동자 되어 [중략] 아아, 다시 못올 흘러간 내 청춘. 작업복에 실려간 꽃다운 이 내 청춘. 아들아 내 딸들아 서러워 마라.
'서러워 마라'는 당시에 이해하기 어려운 감정이었다. 아버지는 나를 바라보며 팔을 휘두르고 활기찬 표정으로 '서러워 마라'를 부른다. 무시무시한 가사가 담긴 노래를 일요일 낮에 술도 마시지 않은 맨정신으로도 열심히 불렀다. 카세트 테이프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흘러나왔고 아버지는 반복해서 따라 불렀다. 물론 노동가만 부르는 건 아니다. 배호의 〈배신자〉도 아버지의 18번이었다. 어머니는 옆에서 혀를 찬다. "누가 그렇게 배신을 했을까. 응? 누가 그렇게 배신을 해서 맨날 〈배신자〉를 불러." ”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145쪽, 이라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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