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팔님의 대화: 저도 영어듣기평가 때 비행기가 안 다니는 게 참 웃기다고 생각했어요. 그 시험에 앞으로의 인생이 달려있다는 걸 국가가 공인(?)해주는 대표적 상징 같아서요.
그리고 예전에는 고등학교 입학 전에 치르는 연합고사라는 게 있었는데 그즈음 라디오를 들으면 "내일 시험 보시는 전국의 모든 중3 여러분" (고3때도 마찬가지로 "오늘 시험 보신 전국의 모든 고3여러분") 어쩌구 해서 소외감을 느꼈던 게 기억나네요. '뭐여? 연합고사 안 보는 중3은 중3도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소개하는 자리에서 대뜸 몇 학번이냐고 묻는 사람은 이제 거의 없어졌지만 대신 일상 대화에서 별 생각 없이 문과냐 이과냐 하는 구분이 많은데 저는 그것도 듣기가 좀 그렇더군요. 세상에는 문과도 이과도 아닌 사람들도 있는데 그들은 아예 대화의 전제에 끼워주지도 않는 것 같아서요.
네. 수능때 비행기 멈춰세우는것과, 대입목적으로 인문계고를 가기 위해 치르는 연합고사를 모든 학생들이 치르는 것처럼 말하여 그 경쟁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을 배제시키는 라디오 멘트 ...같은 맥락으로 보입니다.
비행기를 멈추는것. 수능이 거의 종교적 의례에 가깝단 걸 보여주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사회가 일상의 시간표를 멈추고 한 사건에 집단적으로 동조하는 건, 전통사회가 종교적 축일에 일상노동을 멈추던 것과 같은 일이니. 그 사건을 '신성한 것'으로 표시하는 행위인 거고. 입시는 단순히 중요한 행정절차를 넘어서 시민종교의 지위를 갖는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이런 공정성을 위한 제스쳐가 학벌의 권위와 서열을 절대화하고, (실제로는 안 공정하고 부모의 자산과 연동하는데도 ,공정하다는 착각에 의해 부여된) 학력, 학벌계급주의가 노동의 위계에 대한 집단적 신념을 만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