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물질과 문명에는 보이지 않는 인간들의 피와 땀이 스며들어 있다. 붉고 검은 흙이 정말 인간의 피로 보인다.
광물 탐사 인공지능의 활용도 점점 현실로 다가온다. 감정이 없어 파업하지 않는 인공지능은 어쩌면 완벽한 노동자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인공지능 훈련에는 상당한 양의 전기와 물이 필요하다. 인공지능이 소비하는 에너지는 어디에서 오는가. 아무리 첨단을 말해도 핵심 광물을 채굴하는 노동은 여전히 인간의 손을 떠나지 못했다. ”
“ 모든 사람이 물리적으로 같은 장소에 살 수는 없지만, 같은 시대를 살 수는 있다. 그러나 차별이 심할수록 다른 계층 사이에서 '동시대인'의 감각이 형성되기 어렵다. 빈부격차는 이처럼 시대격차를 생산한다. 사회적 위계에 따라 시간은 차등적으로 부여되며 또한 서울과 지역 간에는 다른 시대가 형성된다. 노동자들을 비롯해 사회적 소수자들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시민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그래서 선진국 반열에 들어선 한국에 광산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 평범한 사 람들도 '아직도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
정치는 노동자들을 다른 장소와 다른 시간에 살도록 적극적으로 방치함으로써 문화적으로 밀어낸다. 이처럼 정치가 모든 사람의 시간을 동등하게 대우 하지 않음으로써 구조적 불평등을 의도적으로 강화한다. 시간적 불평등은 기본적인 인권 침해 중 하나다. ”
“ 사라지는 사람들, 사라지는 직업들, 최종적으로는 사라지는 세계들.
그러나 광업은 사라지는 세계가 아니다. 점점 보이지 않는 세계일 뿐이다.
우리 생활에 배터리는 점점 늘어났다. 땅속의 광물은 여전히 인간에게 많이 사용된다.
자본주의는 채굴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또한 광산이 없어져도 또 다른 막장이 만들어진다.
"철 든 동네 였지만 철 없어진 지 오래인 장승리"에서 여전히 채굴의 소리가 들린다. ”
저는 오늘 완독하였습니다. 글이 술술 잘 읽혀서 진도를 좀 일찍 나갔습니다 :) "'폐광'이라는 간단한 어휘 속에 담을 수 없는 노동자들의 삶의 시간과 두께가 있다." 이 간단한 단어를 정말 간단하게만 흘려 듣기만 -사용할 일도 없었던거 같지만 - 했는데 이제는 그 안에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담겨 있는걸 알게되어 쉽게 흘리지 못할거 같습니다. 도시의 삶을 살아가며 이렇게 많은, 아직도 탄광이 있다는거에 놀라는 구별된 시대를 살아가는 저를 돌아 보기도 합니다. 자본주의는 자본의 논리로 움직이고 그 안에 고통의 목소리는 묻혀버리는 후반부의 저자의 목소리도 기억에 남습니다. 잔잔하게 많은 것을 준 독서 시간이었습니다. 다음달 책도 기다려지네요 @YG 님 역시나 좋은 책 감사합니다.
연해
“ 이처럼 물리적 장소와 직종을 바꾸며 꾸준히 삶을 살아내는 수많은 개인들의 이동은 개인적이라기보다 사회적 흐름 속에서 벌어진다. 개인의 노력과 의지로 삶의 방향을 바꿔보려고 하지만 비빌 언덕이 없는 이들은 지속적으로 발등에 불을 꺼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 자연재해나 정치적 이유로 개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주를 하거나 산업의 변화 속에서 개개의 시민들은 먹고살기 위해 다른 일을 찾으며 꾸준히 버티는 삶을 이어간다. ”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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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
“ 1994년, 아버지는 국내 유일의 철광석 광산에서 평생 일해오다 직장을 잃었다.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직장과 직업을 동시에 잃었다. 사양산업이기에 노동자들에게 같은 직종으로의 이직 가능성은 매우 적었다. 폐광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삶을 찾아야 했다. 광산은 닫혀도 삶은 지속된다. 보이지 않는 직업, 더욱 보이지 않는 노동자. 이들은 원래 보이지 않았기에 이들이 일하던 장소의 사라짐도 보이지 않는다. 광산이 있다는 것도 몰랐던 사람들에게 광산이 사라진다는 것은 아무런 상실도 안기지 않는다. 단지 보이지 않았던 노동자들이 무관심 속에서 직장을 잃을 뿐이다. ”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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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
“ 자본의 기준에서 이윤이 나지 않는 동네가 되면 자본은 미련없이 그 장소를 버린다. 그 장소에 살았던 사람들이 이룬 공동체는 그렇게 붕괴된다. 모범산업전사 표창, 대통령 표창장, 대통령 하사품 등으로 추켜세우는 듯 했지만 사람은 끝내 소모품 취급을 받았다. 경제는 성장하고 국가의 위치는 바뀌건만 노동자들은 그저 대체될 뿐이다. 쓰고 버려지고 쓰고 버려지면서 다른 산업에서 같은 문제에 놓인다. ”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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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
연해님의 문장 수집: "자본의 기준에서 이윤이 나지 않는 동네가 되면 자본은 미련없이 그 장소를 버린다. 그 장소에 살았던 사람들이 이룬 공동체는 그렇게 붕괴된다. 모범산업전사 표창, 대통령 표창장, 대통령 하사품 등으로 추켜세우는 듯 했지만 사람은 끝내 소모품 취급을 받았다. 경제는 성장하고 국가의 위치는 바뀌건만 노동자들은 그저 대체될 뿐이다. 쓰고 버려지고 쓰고 버려지면서 다른 산업에서 같은 문제에 놓인다."
저는 이 문장들이 너무 아프게 다가옵니다.
연해
“ 노동자들은 진동벨이 되고, 키오스크가 되고, 계산기가 되고, 서빙 로봇이 되었다. 어떤 직군은 마땅히 기술로 대체되고 그 직종이 사라지는 것을 기술과 사회의 발전이자 역사적 진보로 받아들인다. 머리가 없다고 여겨지는 손과 발이 대체될 때는 발전이라 여긴다. 머리가 없는 존재이기에 이때 사라지는 이들의 목소리는 쉽게 소거당한다. 직업이 사라지는 게 문제가 아니라 그 직업 안의 사람을 돌보지 않는 게 문제다. 사양산업 속에 있는 사람들의 삶을 그렇게 외면해왔다. ”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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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
자원이 되어버린 인간은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다. 다만 소모될 뿐이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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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
광산에서 제일 안쪽에 있는 지하의 끝부분을 뜻하는 ‘막장’이라는 말이 최근 좋지 않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데, 석탄공사 사장으로서 항의하지 않을 수 없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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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
연해님의 문장 수집: "광산에서 제일 안쪽에 있는 지하의 끝부분을 뜻하는 ‘막장’이라는 말이 최근 좋지 않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데, 석탄공사 사장으로서 항의하지 않을 수 없다."
농담처럼 쓰던 이 단어가 여기서 유래됐다는 건 처음 알았습니다.
연해
“ ‘막장 드라마’, ‘막장 정치’ 등 막장은 ‘막 나가는 것’이라는 의미로 익숙하게 쓰인다. 막장은 비하의 언어다. 인생 막장이라고 할 때 막장은 마지막까지 간, 인생을 막 살아서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는 의미다. 노동자들은 사회에서 필수 광물을 생산하지만 보이지 않는 존재로서 사회에서 배제된 기분을 느낀다. 열심히 일하며 살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환경을 망치는 주범처럼 여겨질 때, 자신들의 노동이 낮은 윤리적 평가를 받을 때 버려졌다는 감정을 갖게 된다. 이때 경제적 불평등은 곧 도덕적 불평등이 된다. 노동의 장소가 윤리적 비난의 장소가 되는 것, 막장의 의미는 그렇게 탄생했다. ”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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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연해님의 대화: 농담처럼 쓰던 이 단어가 여기서 유래됐다는 건 처음 알았습니다.
저도 몰랐다가 남편이 가르쳐줬어요. 안그래도 광부들에 대한 책을 읽고 있다고 하니까 '너 막장이 어디서 나온 말인줄 알아?'하고 꺼드럭..;;;
정말 소모품처럼 버려지는 것으로 모자라 이렇게 언어문화적으로도 배제되다니.. 참 잔인하네요.
탱구밤이엄마
“ 30년 전 아버지의 모습과 정확히 겹쳤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노동자들은 산업의 변화에 따라 그저 '전사'에서 '폐기물'로 이행할 뿐이었다. 사회가 발전한다고 하는데 어째서 노동자들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요구를 하는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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