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기록용_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

D-29
향토색, 비애와 서정 등을 동양적인 미감으로 인식했던 것도 비판의 지점이긴 할텐데
환언하자면 그러한 글쓰기는 시인들의 신념이나 의도가 어떠하든, 그들이 시의 고유한 음악성을 음악의 박절과 형식, 특히 일본식 유행가요의 음악적 형식에 부합시켰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 - 시와 유행가요의 경계에 선 시인들 p.257, 구인모 지음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다음의 책들이 떠오른다. 댄스홀에서 향유될 노래라는 점에서 <서울에 딴스홀을 허하라> 유행가요 가사의 주된 요소로서 에로티시즘 <에로틱, 그로테스크, 넌센스>
서울에 딴스홀을 허하라당대 계몽적 지식인이 관념적으로 인식했던 현대성이 어떤 과정을 통해 대중의 일상으로 정착했는지, 그 과정에서 식민통치가 어떻게 한국의 현대화를 왜곡했는지를 분석한 책이다.
에로틱 그로테스크 넌센스 - 근대 일본의 대중문화캘리포니아 대학교 역사학 교수였으며 여성연구소 소장직을 맡기도 한 미리엄 실버버그의 책으로, 당대의 신문과 잡지, 영화와 공연을 통해 일본의 '모던 타임스'의 면면을 마주하고 당시의 대중문화가 퍼트린 욕망과 충동, 긴장과 에너지를 확인해 볼 수 있다.
일본빅터사가 초창기 조선 유행가요 제작에서 실패했던 원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일본인 관계자들이 조선어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던 것은 주목할 만하다.
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 - 시와 유행가요의 경계에 선 시인들 p.269, 구인모 지음
문학 중에서도 '시'는 말을 압축하고 쪼개고 빛나게 다듬은 것, 어찌보면 조선어의 결정체일 텐데 굉장히 아이러니하다.
그들이 결코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은 바로 그들의 유행가요에 공감하고 감동할 언어 공동체의 수많은 청취자들이었다.
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 - 시와 유행가요의 경계에 선 시인들 p.284, 구인모 지음
조선에서 유성기가 등장한 이래 약 10년 동안, 이 근대적인 음향 기기가 신기한 박래품의 차원을 넘어서지 못하고, 그 음향을 듣는 조선인들 또한 구경꾼의 차원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떤 사정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 - 시와 유행가요의 경계에 선 시인들 p.292, 구인모 지음
유행가요 가사를 듣고 함께 웃고 울어줄 수 있는 대중은 결코 지역과 세대의 경계를 넘어서지 못하는 일부의 조선인들에 불과했다.
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 - 시와 유행가요의 경계에 선 시인들 p.299, 구인모 지음
유성기와 음반 구매력이 있어야 하고, 녹음된 노래를 사적으로 듣는 문화를 수용해야 했던 상황에서
그러나 시의 독자나 유행가요 청취자나 실상은 같은 부류의 조선인이라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
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 - 시와 유행가요의 경계에 선 시인들 p.316, 구인모 지음
스마트폰이 보편화되고 이어폰(에어팟을 포함해)이 기본인 지금에는 흘러들어도 되는 노래가 시보다 훨씬 대중적이라곤 하겠지만, 1930년대 유성기 음반의 소비는 새로운 매체와 청취 습관, 그를 뒷받침하는 재력까지 전제되어야 하는 고급문화였으므로.
책에서 지적하듯 음반회사의 연주회나 음악가게의 유성기 사용 등을 통해 유행가요가 흥얼거리는 풍경도 있긴했지만.
요컨대 김억과 이하윤에게 유행시인의 길은 바야흐로 전쟁 협력이라는 막다른 길로 이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 - 시와 유행가요의 경계에 선 시인들 p.329, 구인모 지음
그 유행가요 개량의 기획의 근저에는 단지 문화예술에 대한 국가주의적 입장만이 아니라, 근대 이전 중화세계 보편의 예악사상 혹은 예악정치의 관념이 가로지르고 있는 것이다.
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 - 시와 유행가요의 경계에 선 시인들 p.331, 구인모 지음
예악의 입장이라고 하니 확 전근대로 고개가 돌려진다. 그렇게 보면 감정 위주로 속되게 불린 유행가요가 실은 굉장히 근대적인 현상이었던 건 아닌지.
중일전쟁을 전후로 일본에서도 붐을 이루었던, 전쟁과 전장 중국을 낭만적으로 표상했던 이른바 '대륙물', '상해물', '남경물', '남방물' 등속의 유행가요의 영향을 반영한다.
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 - 시와 유행가요의 경계에 선 시인들 p.360, 구인모 지음
콰이강의 다리 위에 조선인이 있었네 - 역사에 연루된 나와 당신의 이야기19세기 말~20세기 중반 식민제국주의 시기를 주 배경으로 하는 이 책은 대륙을 넘어 상호작용하는 동시대 인물들의 연결을 횡으로, 지금까지도 이어져오는 당대의 사고 체계나 인식, 감수성 등의 유산을 종으로 횡단하는 교양 역사서다.
관제가요로서 '총후'의 조선인들에게 요구한 명랑이 관해서는
불온한 경성은 명랑하라 - 식민지 조선을 파고든 근대적 감정의 탄생한국인의 '명랑'은 만들어진 감정이다? 1930년대 식민 통치와 대공황의 여파 속에서 도시 경성에는 '명랑'이란 감정이 이식됐다. 거리 청결에서 '미소 서비스'까지 '대경성 명랑화 프로젝트'는 도시 곳곳을 파고들었다. 가장 우울했던 시대, '만들어진 명랑'의 문화사를 추적하며 오늘과 맞닿아 있는 식민지 청춘들의 비애와 근대적 감정의 이면을 되짚어본다.
태평양 전쟁이 정점에 이르랐던 1944년 한 해에만 네 권의 한시 번역시집을 발표하면서 고전의 세계로 망명하고 말았다.
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 - 시와 유행가요의 경계에 선 시인들 p.375, 구인모 지음
그들이 창작한 유행가요 가사, 특히 음향 텍스트로만 남긴 시의 생명은, 그들의 기대와 달리 문자 텍스트로 남긴 시에 비해 짧기만 했다.
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 - 시와 유행가요의 경계에 선 시인들 p.384, 구인모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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