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사역자, 현대신학 정복하기!

D-29
판넨베르크가 종말론적 역사관을 사유의 핵심 범주로 삼았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는 종말 이전 역사에서는 하느님에 대한 자신의 지식이 잠정적이고 부분적이라는 바울의 말(1고린 13:12)을 신학적 체계에 녹여냈다. 모든 지식이 잠정적 성격을 가진다면 보편적 진리를 탐구하는 조직신학이라 하더라도 시공간과 언어의 '차이를 뛰어넘는' 보편타당성을 담보할 수 없다. 오히려 조직신학은 성서를 통해 인류에게 전해졌고, 교회의 전통을 통해 전달되어 온 진리를 변화된 언어와 형태로 '매번 새롭게' 서술해야 한다.
신학의 영토들 - 서평으로 본 현대 신학 114p, 판넨베르크, 김진혁 지음
솔직히 앞부분을 읽으면서는 계속해서 "그래서 도대체 판넨베르크가 추구하는 합리적이고 보편적인 그리스도교 진리라는게 어떻게 만들어지는걸까" 의문이 깊어졌다. 사실 집에 판넨베르크의 조직신학 1권이 있는데, 뭔가 논리전개 속도가 너무 느려서 안 읽었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런데 이 문장에서 뭔가 확실하게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고, 인간은 땅에 있다고 선언한 바르트의 뒤를 이어서 인간의 모든 지식이 결국엔 유한하고 잠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정하는 것. 그리고 그 설정한 바 안에서는 현 상황에 맞는 최선의 설명을, 최선의 합리성과 보편성을 확보하고자 애쓰는 발버둥을 보여주는 것, 그런데도 마지막에는 그 결과물이 여전히 종말론적인 관점에서 하나님 앞에서는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신학이 판넨베르크의 시도가 아닐까? 이 시도는 정말 미련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더 매력적인 것 같다. 어느 수준이 되면 더 이상 사유하기를 멈추고, 적당히 "나만의 신학적 틀"을 만들어놓고, 그 틀을 기준으로 세상을 쉽게 평가하며 살아가는 우리들. 그런 우리들에게 무거운 도전을 주는 것 같다. 너무 쉽게 답을 내리지 말아야겠다. 동시에 너무 쉽게 답을 내리는 누군가에게 확실하게 반기를 들어야겠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예수 밖에는, 다른 아무에게도 구원은 없다"(사도 4:12)라는 사도의 고백은 그리스도교인만 구원받는다는 배타주의의 근거가 될 수 없다. 오히려 이 본문은 "그리스도교 포괄주의의 핵심, 달리 말하면 온 인류를 향해 교회가 지닌 사명의 원천"을 알려준다.
신학의 영토들 - 서평으로 본 현대 신학 116-117p, 판넨베르크, 김진혁 지음
이런 포인트들이 보수적인 기독교에서 현대신학을 싫어하는 포인트인 것 같기는 하다. 그러나 이 역시 판넨베르크가 종말론적인 역사관 속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합리성과 보편성을 동시에 추구해낸 결과물이 아닌가? 나의 언어로 정리해보면, 판넨베르크의 시도는 다음과 같다. : 그는 "예수 밖에는 구원이 없으니 모두들 예수 믿으러 안으로 들어오시오!"라고 외치는 신학이 가지는 한계들을 지적한다. 결국 그 주장은 "예수 밖에 있는 자들은 모두 죽어 마땅하다"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완전히 반대로 사유한다. 모든 종류의 구원이 예수에 뗄레야 뗄 수 없는 것이라면, 현실 속에 나타나는 소위 '구원받은 것 같은 존재들'이 사실은 모두 예수 그리스도와 연관되어 있다. 아닐 수도 있다. 결국 최종적인 종말의 순간이 됐을 때, 하나님께서 근본주의적인 믿음대로 '예수 안에' 있는 자들만 구원하실 수도 있다. 하지만 동시에 그것이 아닐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최종적인 종말의 순간이 됐더니, 사실 '예수 밖에'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고 선포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많은 고민이 드는 대목이다.
아름다움을 하느님에게 돌리는 것은 ... 하나님의 임재에 대한 강력한 경험에 기초하고 있다. 아름다움이라는 용어는 그러한 경험을 표현하기 위해 적절한 것인데, 왜냐하면 하느님의 압도하는 매력과 유인력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신학의 영토들 - 서평으로 본 현대 신학 128p, 셰리, 김진혁 지음
실제로 그리스도인이 아닌 자를 그리스도인되게 만드는 힘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둘 중의 하나인 것 같다. 직접적으로 신비한 방식을 통해서 하나님을 경험하거나, 혹은 하나님을 닮아가는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거나. 옳은 것이기는 하지만 피도 눈물도 없는 매마른 진리처럼 느껴진다면, 아무리 '참'이라 한들 매력적이지 않다. 또 옳은 것이기는 하지만 과도한 희생을 요청하는 무거운 도덕처럼 느껴진다면, 아무리 '선'이라 한들 매력적이지 않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참과 선이 아니라, 오히려 '미'가 아닐까? 아름다움에 대한 감각, 하나님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아름답게하시는 성령의 사역에 대해서 너무 편협하게 생각해왔던 것은 아닐까. 뒷부분에 나오는 "아름다움이 없는 세계는 얼마나 초라할까"라는 옮긴이의 표현이 떠오른다. 손호현 교수님의 수업을 들을 때마다, 항상 저 이야기를 반복하셨던게 기억난다.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경험하고, 내 삶을 아름답게 살고,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 그 beautiful과 beautify의 관점을 기억하며 살아가고 싶다. 특히나 사역에 뭔가 막힘이 느껴지는 이 시기에, 하나님 안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는게 우선이 아닐까? 그게 없어서그런지, 삶이 참 초라하다.
근대 정신이 자연을 그 자체의 법칙에 따라 스스로 움직이는 독립적 실체로 파악하려 한다면, 그리스도교 신앙은 자연을 하느님의 피조물로 봄으로써 신론과 창조론을 긴밀히 결합한다. 자연이 자율적이거나 가치 중립적이라는 생각은 허상에 불과하다. (중략) 신학자는 하느님에 대한 생각과 언어의 가능성을 인간의 '자연적 능력'에서 찾지 않고, 삼위일체 하느님의 은혜를 통한 '피조적 지성의 성화'라는 맥락에서 발견해야 한다. 한 마디로 신학이란 "그리스도의 복음을 향한 생각을 질서 잡음으로써 교회가 하느님을 찬양하는 기쁨이 넘치는 행위다".
신학의 영토들 - 서평으로 본 현대 신학 141p, 웹스터, 김진혁 지음
20세기 말~21세기 초 일련의 신학자들은 근대성이 신학에 주입한 '거짓 겸손'에 주눅 들지 말고, 그리스도교인은 자신이 속한 전통이 가진 지적 자원을 자랑스러워하고 이로부터 당당히 자기주장을 펼칠 것을 주문했다.
신학의 영토들 - 서평으로 본 현대 신학 147p, 웹스터, 김진혁 지음
"천상적 참여는 지상의 삶이 천상적 차원을 지님"을, 달리 말하면 땅은 하늘의 뜻이 이루어지는 곳일 뿐만 아니라 하느님이 임재하고 활동하시는 장소임을 보여줄 신학적 논의를 풍성히 차려놓는다. 그리고 이러한 작업의 핵심에는 플라톤 철학만으로는 발견하지 못할 신비인 하느님 아들의 성육신이 있었다.
신학의 영토들 - 서평으로 본 현대 신학 159p, 부어스마, 김진혁 지음
우리가 보든 보지 못하든, 혹은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세상에 하느님의 위엄이 가득하다는 사실 자체는 취소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하늘과 땅, 신비와 자연, 기도와 노동을 분리해서 보는 데 익숙해진 우리의 습관을 교정해 주고, 변화하는 창조 세계에 깃든 하느님의 소진되지 않는 위엄을 보고 이에 참여하게 하는 성사적 존재론을 품은 신학 아닐까.
신학의 영토들 - 서평으로 본 현대 신학 164p, 부어스마, 김진혁 지음
그리스도교가 진리라면, 그것은 신앙인만이 아니라 모두에게 진리어야 한다.
신학의 영토들 - 서평으로 본 현대 신학 103, 김진혁 지음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가 "엄마, 우리 반 00이는 산신을 믿는대! 어떻게 하나님을 믿지 않을 수가 있지?"라고 합니다. 저는 아이의 질문이 자신이 믿는 바가 보편성을 띄지 않는 것에 대한 질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단 신앙을 관계성 안에서 설명했는데, 그럼에도 풀리지 않고 마음 한 켠이 찜찜했습니다. 판넨베르크가 답을 주네요^^. "신학은 이성적 사유의 보편적 지평 속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공적인 성격을 가진다(104)." 우리가 믿는 바가 현대인들에게도 의미있고, 설득력있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조직신학의 소명이라고 설명해주는 부분이 명쾌합니다.
오늘날의 신학자는 옛 선배들과 차별화되는 나름의 '출발점'을 선택하고, 이에 적합한 '방법론'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신학의 영토들 - 서평으로 본 현대 신학 110., 김진혁 지음
[그리스도교]는 교회가 사회 주변부로 밀려난 위기 상황에서 '근본적이고 철저한 개혁'을 하기 위해, "본질적인 것이 다시금 뚜렷이 드러나도록"하기 위해 그리스도교의 역사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책이다. "종교 평화없이 세계평화 없다라는 신념으로 아브라함 유일신혼을 3부작(유대교(1991), 그리스도교(1994), 이슬람(2004)) 중 두번째 책이다.
신학의 영토들 - 서평으로 본 현대 신학 p194, 김진혁 지음
한스 큉은 20대 중반 개척교회에서 한참 사역할 때, 종교다원주의가 대두되었던 시절에 은사 목사님을 통해 처음 소개를 받았던 기억이 있다. 큉은 패러다임은 "어떤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신념, 가치, 행동양식 등의 총체적 상황"이고, 현대는 "탈교파 일치운동"이라 정의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말 필요한 것은 기독교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심층적으로 하게 된다.
가면 갈수록, 한 시대를 관통하는 하나의 패러다임이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기보다는 파편화된 다양한 기준들이 넘쳐나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큉이 말한 탈교파 일치운동은 고사하고 교파 내에서도 그 어떤 일치도 보이지 않는 시대에,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치를 찾아 애써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릴 땐 ‘왜 종파간의 대화가 필요하지? 각자의 존립이면 되지 않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자체가 공존에 도움이 될거라 생각했지요. 지금은 좀 달라진것 같습니다. 대화가 없이는 공존이 안되더라고요. 저는 개신교 안에 있는 다양성이야 말로 개신교가 이 변화무쌍한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연함이 아닐까 싶어요. 서로를 밟아죽이려고만 하지 않는다면요:) 그래서 교파간의 대화, 대화가 안될 때는 적당한 거리 유지, 그러면서도 대화의 기회와 방법을 모색해나가는 평화에 대한 노력을 지속해나가면 좋겠다 싶습니다. 한스큉을 읽으며 드는 생각이었어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영을 통해 현존하는 그리스도는 다양한 형태를 형성하는 힘이자 그러한 역사적 형태 안에서 계속해서 현존하는 실재다
신학의 영토들 - 서평으로 본 현대 신학 204., 김진혁 지음
아멘! 그리스도의 영이 역사를 통들어서, 다양한 영역을 드나들며 일하시는데, 내가 감히 뭐라고 그 일하심의 영역과 방식을 제한하고 있는가 되돌아보게 됩니다.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서 교회개혁이라는 과제는 단지 교리와 도덕성 회복으로 한정될 수 없다.
신학의 영토들 - 서평으로 본 현대 신학 206, 김진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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