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도 번역이라는 일이 탐정이 하는 일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기를 좋아한다. 탐정소설 속 탐정의 목표는 범죄가 왜, 누구에 의해, 어떻게 저질러졌는지를 설명하는 이야기를 구성하는 일이다. 탐정이 모든 정황과 맥락을 고려해 가장 그럴듯한 한 가지 서사를 완성하듯이, 번역가도 단어들의 단서를 모아 매끈한 하나의 문장, 빈틈없는 하나의 줄거리를 만든다. ”
『흰 고래의 흼에 대하여』 pp.65-66, 홍한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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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울
그러나 안타깝지만 번역은 거의 언제나 미완의 감각을 더 많이 남긴다.
『흰 고래의 흼에 대하여』 p.66, 홍한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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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울
직역과 의역, 축어역과 의미역 대립항에 충실성과 가독성 개념이 연결되었다.
『흰 고래의 흼에 대하여』 p.68, 홍한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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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울
“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번역이라는 일이 단어든 의미든 텍스트만 가지고 씨름하는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나에게 밥 안 먹었냐고, 재미없냐고 묻는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그렇게 물었는지 행간을 헤아리는 것까지가 번역의 일이다. 험프티 덤프티의 말처럼 의도가 모든 것을 결정할 때도 있다. ”
『흰 고래의 흼에 대하여』 p.78, 홍한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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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울
[나는 내가 의미하는 걸 말해] 걸리는 것 없이 자연스럽게 읽히는 걸 좋아해 확신의 의역파라고 생각했는데 이 장의 예시들을 보니 나는 그저 작품 나름, 번역 나름이었다. 마음껏 골라 읽을 수 있도록 번역가분들이 미완의 감각을 조금만 더 견뎌주시길 바라본다.
강가울
샤일록이 필사적으로 지키려했던 기표와 기의의 결속이, 존재 자체가 위장인 가짜 판사에 의해 끊어진다. 기호는 하염없이 증식하며 의미는 흩어진다.
『흰 고래의 흼에 대하여』 p.86, 홍한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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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울
번역은 기표와 기의의 불일치를 드러내는 순간이다.
『흰 고래의 흼에 대하여』 p.89, 홍한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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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울
“ 언어의 본질은 변화다. 언어는 고정되지 않는다. 아무리 샤일록이 “맹세, 맹세, 나는 하늘에 맹세했소. 내 영혼이 위증을 해야 하오?”라며 자신의 계약을 신에게 한 맹세에 동일시하며 신성시하려고 하더라도 계약이 언어로 이루어져 있는 한, 해석의 차이는 필연이다. 그 차이를 통합하고 이해하려면 자비가 필요하다. ”
『흰 고래의 흼에 대하여』 p.93, 홍한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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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울
[자비를 베푸시오, 샤일록] <베니스의 상인>을 기호학 개념으로 읽는 게 흥미롭다. 또, 이전 장까지는 번역을 통해 의미를 고정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고 읽었다면, 이 장에서는 언어의 본질이 그렇지 않다고 짚어주니 마음이 한층 가벼워졌다.
강가울
[이 광기에는 번역을 처방한다] 기계 번역이 지닌 의외의(?) 문학성, 편집자에게 길들여진(?) 번역, 번역의 고충, 횔덜린과 아르토의 미친(?) 번역 등등. 정신 쏙 빼놓는 이야기로 가득해서 현재 최애 장이기는 한데 약간 같이 정신 나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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