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8.신의 화살, 치누아 아체베

D-29
오...저는 일욜에 가려고 하는데, 남편이 자꾸 가야 하냐며;;;; 자기 여동생이 표까지 순번 기다려 가면서 사줬는데 말이죠. 오후에 가면 사람이 좀 적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8시 45분에 코엑스에 도착했는데 9시 40분 즈음에 티켓을 받았는데요. 아예 일찍 올거면 9시 전에는 와야 기다리는 시간이 한 시간 안쪽이고 9시~11시에 오면 제일 박터지는 것 같네요; 말씀하신 대로 아예 점심식사하고 오후에 오면 조금 덜할 것 같긴 해요. 오픈런으로 굿즈랑 한정책들 사려고 온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요.
오후가 되니 사람들 열기가 쌓여서 그런지 오전보다는 좀 덜 시원하네요.
와~! 오래 계시네요. 안 그래도 굿즈 사려면 오전에 가야 한다고 들었어요. 전 뭘 사려고 가는 건 아니라...모레 오후에 갈까 싶습니다. ^^
에제울루의 단 한 가지 잘못은 모든 사람들이, 그러니까 아내, 친족, 자녀, 친구, 심지어는 적들까지도 자기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기를 기대하는 것이라고 살아생전 어머니는 늘 말씀하셨다. 에제울루에게 감히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은 누구라도 그의 적이 되었다. 만약 자신과 아주 똑같이 행동하는 친구를 찾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고독하게 살 것이라고 했던 원로들의 말을 에제울루는 잊고 있었다.
신의 화살 168쪽,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그러니까 말이다, 남들보다 먼저 음식을 만들기 시작한 여자는 분명 깨진 그릇이 남들보다 더 많다는 걸 너희들은 잊고 있단다. 우리 늙은이들이 말할 때는 입안에 달콤한 말이 들어 있어서가 아니다. 그건 말이지, 너희들이 보지 못하는 걸 우리들은 보기 때문이야. 우리 선조들이 만들어 놓은 속담이 하나 있단다. 늙은 여자가 춤을 추다 말고 손가락으로 자꾸자꾸 같은 방향을 가리키면 그 순간 우리는 오래전에 거기 어디선가 그녀의 인생을 뿌리째 흔들어 놓은 어떤 일이 발생했다는 것을 확신해도 좋다는 거야.
신의 화살 180쪽,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오비카가 부인을 맞이하면서 아내의 머리스타일에 대한 묘사가 나오는 문장이 있는데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문장에서는 '오티밀리'라고 부르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인지는 안 나오네요. 책을 읽으면서 상상할 때는 첫 번째 사진에 가장 가깝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이 사진들은 이보(이그보)의 전통 헤어스타일은 아니고 아마도 다른 부족이나 공동체의 머리장식으로 보이는데요. 메르카토르 도법의 세계지도로 보는 아프리카의 대륙 크기는 실제 대륙의 넓이를 보여주지 못한다죠. 아프리카는 정말 거대한 대륙이기 때문에 흑인이라는 단어 안에는 서구권의 접촉이 많았던 서부해안 국가, 나이지리아 같은 중부의 역사와 문명이 깊은 국가, 남부의 부족들을 다 아우르는 말입니다. 무어인이나 이집트 또는 중동의 문화권 사람들과 얼마나 교류했냐에 따라, 지리적인 위치에 따라 흑인들도 문화와 외양이 전혀 다르고요.
실제 아프리카와 남미 대륙의 크기입니다. 이렇게 보면 아프리카가 얼마나 광활한 곳인지를 알 수 있죠. 중국도 현재는 중화인민공화국과 한漢족의 나라로서 관념적으로 받아 들여지지만 춘추전국 시대 또는 그 이전까지는 중화대륙에 통일국가 개념이 없었죠. 중국도 그러했는데 하물며 그보다 넓은 아프리카에서는 훨씬 많은 공동체, 씨족과 부족이 여기 저기 뒤섞여 있는 게 당연하겠죠. 그리고 서구권은 그런 복잡한 지리적/문화적 구분을 고려하지 않고 자로 줄을 그어 인위적인 국경을 만들어 버렸으니... 오늘날의 아프리카의 지도는 두고두고 기억되어야 할 서구권의 원죄일 겁니다.
맞아요. 서구 열강은 세계적 단위로 엄청난 잘못을 저지르고도 힘의 논리 뒤에 숨어서 무책임하게 손 놓고 있는 셈이죠. 강제적으로 분리되거나 섞여버려서 갈등이 끊이지 않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에요. 저는 찬찬히 읽어나가고 있는데, 왠지 모르게 점차 긴장도가 높아지는 느낌이에요. 아직 큰 갈등은 없지만 곧 무슨 일이 생길 것만 같은? 인물들 이름은 아직도 입에 안 붙네요.
터무니 없는 상상이긴 하지만... 머나먼 미래에는 아프리카와 중동 국가들의 국경선이 지금 같은 모습이 아니라 지리와 문화와 생활권을 반영한 모습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어요. 물론 그때면 더 이상 그런 구분이 의미가 없는 시대가 올 수도 있겠지만요. 책의 경우, 전 현재 14장을 읽는 중인데요. 아직까지 책의 주제가 무엇인지 감이 잡히지는 않네요. 책 중간에 에제울루의 친구가 에제울루를 보며 어떤 사람인지 여전히 모르겠다고 설명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저도 그런 심정입니다. 에제울루의 태도나 행동은 자주 묘사되는데 그의 속내나 독백은 잘 안 나오고 추측만 하게 되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합리적이고 공정한 듯 하면서도 또 집안의 가장으로서나 개인적인 면에서는 결함이 보이기도 하는 오묘한 인물입니다. 우무아로와 옥페리의 관계, 윈터바텀과 그 하급자 그리고 흑인들의 관계도 마찬가지로 뭐라고 딱 집어 말하기 어려운 복잡미묘함이 뒤엉켜 있고요. 가령 우무아로의 젊은이들이 옥페리에 사절로 갔다가 급격히 분위기가 험악해져 충돌이 일어난 경우만 봐도 처음에는 별 것 아니었던 사건이 순식간에 들불처럼 악화되었죠. 사람과 마을 주민들의 내면에 자리 잡은 편견이나 업신여김, 고정관념과 불만이 겉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수면 아래 꿈틀거리는 모습입니다. 뭔가 전반적으로 인물들 간의 관계도 그렇고 세력간의 관계에서도 그렇고 겉으로 드러나는 태도와 속으로 감춰둔 진심(속내)의 차이에서 오는 오해와 갈등의 연속을 말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요.
"야자 술에 대항하는 유일한 처방은 그만 마시겠다고 거절하는 힘이라네."
신의 화살 p.176~177,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술 문제에 있어서 가장 근본적인 해결법을 말하고 있네요 ㅎㅎ
저도 이 문장에 밑줄 쳤습니다 ㅎㅎ
지난번 식사 때는 클라크가 아무런 책임감을 느낄 필요가 없는 손님에 불과했다. 하지만 오늘은 그가 주인 노릇을 할 것이므로 장시간의 힘든 의식을 치르는 것처럼 술, 음식, 커피를 준비하고, 밤이 깊도록 더 많은 술을 마시며 대화를 활기 있게 유지하는 무거운 짐을 져야 할 것이다.
신의 화살 p.182~183,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두 사람은 이전에 아주 잠깐 만났을 뿐이지만, 이제 그들은 오래 사귄 친구들처럼 대화를 나누었다. 클라크는 라이트가 키가 작달막하고 외모가 거칠어 보이긴 하지만 선량하고 정직한 영국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쭐거린다든가 아니면 너무 진지하게 말하는 것 같은 인간이 쉽게 빠질 수 있는 그런 죄악이 발견되지 않는 라이트와 대화를 나눈다는 게 상당히 신선하게 여겨졌다.
신의 화살 p.184,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윈터바텀이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이 모든 말들이 클라크의 마음속에 떠올랐다. 마치 외부인과 마주 앉아 자기 무리에 속한 사람의 험담을 늘어놓다 들키기라도 한 것처럼 죄책감이 들었다. 하지만 그는 자기네가 윈터바텀에 대해 무자비할 정도의 험담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자신을 변호했다. 정작 그날 일로 대위의 개인사에 대해 몇 가지를 상세히 알게 되었고 그를 안쓰러워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그런 감정을 품게 되었으니 그런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용서할 만하지 않은가.
신의 화살 p.188~189,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라이트는 단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에 불과한 배경 설명을 몇 가지 해 주었을 뿐인데 어째서 윈터바텀을 만나는 것에 대해 이토록 격앙되었단 말인가? 그런 점에서 클라크는 뭘 안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잠깐이나마 숙고해 보았다. 친구나 동료에 대해 뭔가 안다는 게 그 사람에게 장애가 된단 말인가? 어쩌면 그럴 수도 있었다. 만일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에 대해 더 많은 사실을 알면 알수록 그 사람에 대한 지배력이 더 커진다는 통상적인 가정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알 수 있다. 어쩌면 많은 사실을 알면 알수록 엄청나게 불리한 것일는지 모른다. 많은 사실을 알게 되면 마음이 약해지고 심지어 책임감까지 느낄 수도 있었다.
신의 화살 p.190,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클라크는 당황스러워하는 자신의 모습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를 바랐다. 여하튼 그는 재빨리 정신을 차리고 "현지에서는 아무 말도 듣지 못했습니다."라고 말했다. 현지에서는이라는 말이 말벌처럼 윈터바텀을 쏘았다. 저 친구 뻔뻔스러운 얼굴 좀 보게! 그곳에서 단 일주일도 지내지 않았으면서 자신이 벌써 그 지역을 다 소유하고 있고 윈터바텀은 새로 온 시종 아니면 본부에서 책상머리에나 붙어 있는 천치 바보처럼 취급하는군. 현지에서라니, 정말!
신의 화살 p.192,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저는 16장을 읽고 있는 중입니다. 중반으로 넘어갈 때까지도 책의 주제나 메세지가 무엇인지 불분명했는데 후반으로 오면서 조금씩 윤곽이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확실하지는 않지만 어떤 덩어리나 느낌이 만져진다고 해야 할까요. 아무래도 이번 작품은 결말까지 가서 모든 게 펼쳐지려는 모양새네요. 우선 3주차까지의 내용을 바탕으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1) 여러분은 에제울루를 어떤 사람으로 느꼈나요? 그의 자질 중 뛰어난 점과 한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2) 이 작품에서는 넓게는 우무아로에서, 좁게는 에제울루의 가정에서 각자의 이해관계와 견해의 차이로 분열이 일어나는 상황을 반복해서 보여줍니다. 왜 분열은 끊이지 않고 반복될까요? 3) 에제울루의 권위는 계속해서 도전을 받습니다. 권위를 작동하게 하는 본질은 무엇일까요? 자리와 직위가 권위를 부여할까요? 아니면 거기서 오는 분위기와 위압감이나 특별함일까요? 또는 지도자 개인의 성품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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