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체베는《작가와 사회》라는 글 말미에서 "내겐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이분법의 논리가 통하지 않는다. 나는 항상 양자의 동시 추구를 시도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때론 내 삶을 어렵게 하고 깔끔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나는 이렇게 사는 것이 좋다."라고 선언했다. ”
『신의 화살』 p.407,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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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오늘 책 반납일이어서 도서관에 들렀습니다. 생각을 정리하느라 그동안 해설을 읽지 않고 있었는데 버스도 기다릴 겸 잠깐 안에 앉아서 해설을 읽었는데요. 작가의 이 문장에서 소름이 돋았습니다. 이렇다 할 수사나 장식이 들어간 문장도 아니고, 단순한 생각의 표현임에도 고기를 꿰뚫는 꼬치마냥 제 생각을 꿰어버리는 문장이었어요.
아프리카와 서구라는, 작가의 여러 작품에서 되풀이 되는 주제의식만이 아니라도 이 말은 우리 인생에도 참고할만한 조언 같습니다. 어떤 것들이 서로 다른 반대편에 있다고 하여 그게 서로 대립하거나 적대해야 하는 건 아니며, 내 편 아니면 네 편의 진영과 이분법으로 단절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아체베 작가는 자신의 어린 시절 삶 속에서 기독교-서구의 문물과 아프리카 고유의 전통과 토착신앙을 자연스러운 삶과 추억으로 받아들였고, 그게 자양분이 되어 이런 소설들을 쓸 수 있었겠죠.
향팔
저도 이번 작품 해설을 참 좋게 읽었습니다. 인용하신 작가의 말도 그렇고 마음에 와 닿는 설명이 많았어요. 작품 이해에도 도움을 받았네요.
은화님 덕분에 예전부터 읽어야지 생각만 했던 치누아 아체베의 책을, 그것도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뿐만 아니라 3부작 전체를 읽게 되어 감사하고 뿌듯합니다. 그리고 전문 해설자보다도 더 깊은 감상을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은화
국내에 들어와 있는 아체베 작가의 작품으로 <사바나의 개미 언덕>이 하나 더 있더라고요. 다만 이 작품은 아프리카 3부작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 더 이상 평안은 없다 - 신의 화살)에는 들어가지 않는데요. 배경 시간대는 가장 현대에 가까운 1960~70년대로 서아프리카의 국가에서 쿠데타와 정권교체라는 격변기를 배경으로 합니다. 아마 기존 3개 작품은 아프리카의 전통의 교체 과정을 묘사한 데 비해 여기서는 현대사의 측면을 강조하기 때문에 3부작에 들어가지 않나 봐요. 나중에 개인적으로 읽어볼 생각입니다.
사바나의 개미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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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오, 가장 현대에 가까운 배경이라 더 재밌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킵해뒀다 나중에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꽃의요정
깔끔하고 정돈된 인생이 어디 있을까요? 아체베가 인생은 잘 봤네요.
전 '식민지배를 당하는 국가가 식민지배를 하는 국가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한 아체베의 말에서 어느 철학가의 말이 떠올랐어요.
겉으로는 주인이 하인을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주인이 하인 없는 삶을 살지 못해 하인에게 주객이 전도된다는....누구의 사상인지 어느 책에서 봤는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습니다. 컥
저도 @은화 님이나 @향팔 님처럼 멋지게 '누구의 책 뭐시기에서 말했듯이'라고 조리있게 댓글 달고 싶네요. 으헝
향팔
앗 꽃의요정님.. 제가 거기 왜 이름이 드가나요 ㅎㅎ 은화님은 맞지만 저는 아닙니다요~
은화
부끄럽네요.. ㅎㅎ 그냥 생각하는 대로 적을 뿐입니다.. 식민지배로 인해 서로 영향을 받는다는 책 대목 읽을 때 뜬금없지만 영국에 대한 풍자유머가 생각났는데요. 영국 음식이 맛없어서 세계 각지의 맛있는 식재료와 요리를 들여오기 위해 다른 나라에 침략했다고..
은화
“ 결국 신의 화살은 어디로 날아갔는가? 이보족의 속담처럼 한 사람 또는 한 사건은 신의 의지를 나타낸다. 그렇다면 사제의 아들이 죽고 사제 자신은 부족민들에게 버림받은 것이 신의 뜻이던가? 모든 것의 붕괴와 파멸을 본 수많은 마을 주민들은 전통적인 신앙을 버리고 기독교로 개종한다. 전통적인 햇얌 축제 문제로 야기된 마을의 위기가 외부 종교에는 오히려 포교의 기회가 된 것이다. ”
『신의 화살』 p.410,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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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나는 아프리카 문학을 다루는 유럽의 비평가가 자신들의 제한된 아프리카 경험을 인정하고 보다 겸손해질 필요가 있음을 강권했다. 또한 역사가 알게 모르게 그들에게 전수한 우월성과 거만함을 벗어 버릴 필요가 있음을 주장했다. (중략) 그러므로 나는 아프리카 문학에 관한 논의 과정에서 "보편적"이라는 말의 사용을 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신의 화살』 p.401,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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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은화
다음에 읽을 책은 <스파르타쿠스 전쟁>입니다. 그동안 아체베 작가의 문학을 쭉 읽었기에 다시 교양 서적을 읽으려고 하는데요. 검투사 노예로서 살고 제국에 저항했던 그의 삶을 쫓아보고, 로마의 검투 노예 생활이 어땠는지를 보려고 합니다.
스파르타쿠스 전쟁 - 야만과 문명이 맞선 인류 최초의 게릴라전고대 전쟁사 분야의 탁월한 전문가, 배리 스트라우스의 역사서. 스파르타쿠스 전쟁은 로마 공화정 말기인 기원전 73년에서 71년까지 2년에 걸쳐 노예 검투사 스파르타쿠스가 로마와 이탈리아 본토를 뒤흔든 노예 반란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스파르타쿠스가 이끈 반란을 현장감 있고 꼼꼼하며 상세하게 재구성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