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8.신의 화살, 치누아 아체베

D-29
- 책을 고른 이유 - 흑인과 흑인문화에 대해 관심이 있어 관련된 책들을 찾아 읽고 있습니다. 흑인문학, 아프리카의 역사, 노예무역과 매매, 남북전쟁, 인종차별과 같이 다양한 소재를 넘나들고 소설과 역사, 인물평전 등 여러 장르를 오가며 흑인들의 정체성을 알아가고자 하는 것이 이 모임의 목표입니다. 한동안 역사 관련 서적들을 읽은 관계로 이번 모임은 작가 특집으로 '치누아 아체베'의 작품 3개를 연이어 읽습니다.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에서는 우무오피아가 서구권과 조우하며 내부의 부조리와 불만의 틈으로 외부의 문명이 개입하며 공동체가 약화되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작가의 다음 작품인 <더 이상 평안은 없다>는 현대화와 서구적 가치가 지배하는 1970년대의 우무오피아와 라고스가 배경이지만, 서구적 가치를 완전히 받아들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전통에서 탈피하지도 못한 채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하는 아프리카 신세대의 방황을 다뤘습니다. 이번 <신의 화살>은 시간적으로 이 둘 사이에 위치하는데요. 기존의 아프리카의 신을 모시는 마을 우무아로와 기독교를 믿는 마을 옥페리 간의 갈등과 분쟁이 배경입니다. 우무아로의 사제 에제울루는 더 큰 갈등을 막기 위해 두 마을의 사이를 오가며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려 하지만 그럴 수록 점점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처지가 되어갑니다. 밀려나지 않기 위해 저항하는 아프리카의 과거와 새로이 부상하는 서구문명의 도전 사이에서 개인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이런 시대에 적응하며 살아간다는 게 가능할까요? 그리고 가치관들의 전쟁 끝에 우리에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요? - 이전 모임 - 01. 노예선 - 마커스 레디커 02. 어둠의 심장 - 조지프 콘래드 03. 니그로 - W. E. B. 듀보이스 04. 아이티 혁명사 - 로런트 듀보이스 05.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 루시우 데 소우사/오카 미호코 06.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 치누아 아체베 07. 더 이상 평안은 없다 - 치누아 아체베 - 모임 독서 예정목록 - 09회 모임: 스파르타쿠스 전쟁 - 배리 스트라우스 10회 모임: 인종이라는 신화 - 로버트 월드 서스먼 * 추천도서가 있으면 목록이나 순서는 바뀔 수 있습니다. - 함께읽기 일정 - * 6/2 ~ 6/12 : 책 준비 기간 1) 6/13 ~ 6/19 : 머리말 ~ 5장 2) 6/20 ~ 6/26 : 6장 ~ 10장 3) 6/27 ~ 7/3 : 11장 ~ 15장 4) 7/4 ~ 7/11 : 16장 ~ 19장 및 감상 - 함께읽기를 진행하며 - 늘 그렇듯이 모임의 진행은 일정 구분에 따라 진행은 하되 각자의 속도대로 책을 감상하시면 됩니다. 사람마다 읽는 속도는 다르므로 일정보다 뒤의 이야기를 적거나 수집 문장에 적고자 하실 때에는 스포일러 기능을 이용해 주시면 됩니다.
이번 독서도 함께합니다. 치누아 아체베 작품 좋네요. (낯선 곳의 이야기인데 왠지 낯설지가 않아요.) 아, 그리고 나중에 함께 읽어볼 만한 책으로 존 하워드 그리핀의 <블랙 라이크 미>, 어떨까 합니다. 오늘 본 다른 책의 저자가 추천해주어서 눈에 들어왔어요. 절판도서지만 웬만한 도서관엔 구비돼 있는 것 같습니다. “흑인. 남부. 이런 것은 세부적인 문제일 뿐이다. 여기에 담긴 이야기는 다른 사람의 영혼과 육체를 파괴하는 (그리고 이 과정에서 자기 자신마저 파괴되는) 사람들에 관한, 그리고 여러 가지 이유로 서로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관한 보편적인 이야기다. 또한 이 이야기는 박해받고, 빼앗기고, 미움 받고, 두려움의 대상이 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나는 독일에 있는 유대인일 수도 있고, 미국 내 흩어져 사는 멕시코 사람일 수도 있으며, 그 어떤 '열등한' 집단에 속한 어느 누구일 수도 있다. 세부적인 것만 다를 뿐, 결국은 같은 이야기다.” - 저자 머리말 중에서 “검둥이였던 사람, 검둥이인 사람, 그리고 한 번도 검둥이였던 적이 없다고 믿는 사람에게 이 인상적인 체험기를 권한다.” - 김규항 (「고래가 그랬어」 발행인)
블랙 라이크 미 - 흑인이 된 백인 이야기1959년 백인인 존 하워드 그리핀은 깨달음의 오디세이를 떠났다. 온몸을 검게 물들이고 흑인이 된 뒤, 흑인 차별대우가 극심한 딥 사우스 지역을 여행한 것이다. 이 책에는 그리핀이 흑인으로 살았던 경험을 적은 생생한 일기와 그 후 그 일기가 출간되었을 때 미국 사회에 일어난 커다란 파장이 담겨 있다.
추천 감사합니다! 이전에 흑인에 관한 책들을 찾다가 저도 발견했는데 이후 보관함에 넣어만 두고 깜빡한 게 떠오르네요. 내용소개만 봐도 흥미롭죠. 흑인으로 변장한 백인이 직접 미국에서의 차별을 겪고 이를 대중에게 알린다는 내용... 우리를 구분짓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의 정체성이 아니라 겉으로 인지되는 요소임을 말하고 싶었을 겁니다.
최근에 추천을 받아 임레 케르테스의 <운명>을 읽었는데요. 유대인 얘기를 보고 떠올랐습니다. 헝가리의 게토에 살던 작가 본인이 14살에 유대인 수용소로 끌려가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종전 덕에 고향으로 돌아오는 체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입니다. 유대인과 유색인종 또는 다른 집단에 대한 차별은 형태와 양상만 다를 뿐 본질적으로는 다르지 않다는 말에서 책의 문장이 떠오르는데요. '사람들이 결국 개개인을 다 알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이 실제로 그 아이를 증오하거나 개인으로서의 그 아이를 증오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유대인’이라는 개념 자체를 증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아이 역시 전에 그것에 관해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만 그것이 본질적으로 정확히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자 언너마리어가 그것은 모두가 알듯이 하나의 종교라고 그 아이에게 말했다. 하지만 그 아이는 종교적 관점보다는 그것의 정확한 의미에 관심이 있었다. 사람들이 왜 유대인을 증오하는지 그 이유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p.42~43 '특히나 사람들이 이 다름을 전적으로 혼자서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이 노란 별만이 그 다름을 말해 준다.' p.43 작가의 분신과도 같은 주인공은 이웃집 자매 아이들과 놀다가 왜 주변 이웃들이 자신들처럼 노란 별을 단 사람들을 싫어하는지 대화를 합니다. 그러다 자매 중 언니는 '유대인'이라는 우리의 내재된 본질 때문에 차별 받는다고 말하는데요. 주인공은 만일 얼굴과 나이, 성별이 완전히 똑같은 두 아기가 한 명은 유대인이고 다른 한 명은 유대인이 아닌데 사고로 병원에서 뒤바뀌었다면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될 거라고 지적합니다. 즉, 유대인이라는 속성은 내면에 존재하는 본질이 아니라, 외부적으로 부여된 무언가이며 단지 그것만이 우리를 구분 짓는다고 말해요. (내용 자체보다도 14살들이 이런 생각과 말을 할 수 있다는 게 더 놀라웠습니다.) 우리는 인간을 볼 때, 어떤 사람이 개인으로서 우리와 가깝게 관계를 맺는 존재일 때는 그 친밀성 때문에 판단하기가 쉽지 않죠. 그러나 집단으로서, 대중으로서 구분 지으면 개인은 사라지고 그들에 대한 소문과 뉴스와 일반화로 판단하기 쉬워지죠. 왜냐면 우리는 그 사람들을 하나하나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든 나와 어떤 관계에 있는지 판단해야 되니까요.
운명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40권. 본인의 홀로코스트 생존 경험을 토대로 깊고 의미 있는 울림을 오늘의 우리에게 전하며 '아우슈비츠 이후의 문학'을 정립한 임레 케르테스의 운명 4부작 중 대표작이자 작가에게 노벨 문학상을 안겨 준 작품이다.
소개 감사합니다. 케르테스 임레의 <운명>, 꼭 읽어봐야겠어요. 수용소에서 고향으로 살아 돌아오는 체험이라 하시니 프리모 레비의 <휴전> 생각도 나네요.
휴전프리모 레비의 두 번째 작품이자 <이것이 인간인가>의 속편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전작에서 저자가 아우슈비츠에 수용되어 해방되기까지의 10개월간의 체험을 다루고 있다면, 이 책은 수용소에서 해방된 저자가 고향 토리노로 돌아가기까지 9개월 동안의 고난에 찬 귀환의 여정을 그린다.
더 이상 평안은 없다가 좋았어서 다시 신청합니다. 지난번에는 별로 참여를 못했는데 이번에는 열심히 참여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향팔 님! @키드 님! 이번에도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더 이상 평안은 없다>에서 한국이 겹쳐보이는 부분들이 많아 친숙한 감정을 갖고 읽었어요. 개인의 사회적 지위 상승을 위해 교육의 가치와 중요성을 강조하는 나이지리아 사회가 익숙해 보였습니다. 그러면서도 또한 교육만 받느라 세상의 풍파에 적응 못하고 방황하는 현대인의 모습도 낯설지 않았고요.
맞아요 지식인의 딜레마가 너무 잘 드러나 있어서 좋았어요. 우리나라도 언젠가는 겪었을, 그리고 지금도 겪고 있을 일들인거 같아요. 그런데 결국에는 사회에 개인은 항상 지게 되어있나 싶어서 마지막은 씁쓸했답니다.
책 후반으로 갈수록 불어나는 지출이 시한폭탄 같아 보는 사람도 조마조마하고 가슴이 죄어오는 느낌이었죠. 하나를 해결했다 싶으면 또 다음 돈 나가야 할 일이 생기고, 그게 점점 자기 수입을 넘어서기 시작하면서 악순환에 빠져드는.. 남들의 거의 10배에 가까운 월급인데도 정작 그 돈을 자기 자신을 위해 제대로 쓰지 못하는 모습에서 자본 문명의 한계를 지적하는 것도 같았고요. 차라리 오비가 싫은 소리를 들어야 하는 화를 좀 참고서라도 몇 달 동안 조합회비 납부를 미뤘다면 그런 상황까지 가지 않았을텐데 말이죠.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우무오피아의 상황에 놓여있지 않은 독자의 입장일 뿐, 애초에 클라라와의 결혼 문제는 당시 사회적 분위기로는 받아들여질 수 없는 문제였으니 어떤 식으로든 괴로운 결말이었을 것 같습니다.
전 오늘 10시부터 서울국제도서전 얼리버드 예매일이라 시간 맞춰 들어갔는데도 이미 매진이더라고요. 올해도 열기가 엄청날 것 같습니다. 딱 10시에 접속했는데도 이미 만명이나 대기하고 있었네요;
그 만 분은 정말 책을 사랑해서 그렇게 접속을 하신 건지 궁금해요~ 가고 싶은 마음에 질투나서 한번 질러 봤어요! 숫자 주는 속도가...쩝
저는 오늘도 예매에 실패했습니다... ㅎㅎㅎ 이번 도서전도 엄청나게 사람이 몰릴 것 같네요.
안녕하세요! 아프리카 작가의 작품은 처음입니다. 좋은 기회일 것 같아서 기대돼요!
어서오세요 @달바 님! 환영합니다. 아체베 작가의 작품들을 읽으면서 정반대편에 있는 대륙이지만 이곳에서도 우리와 똑같은 고민과 사회 변화를 거쳐왔음을 느낄 수 있었네요. 한 달 동안 즐거운 독서가 되셨으면 합니다.
구글로 영어책 검색하다 발견해 버린 사진! 전 항상 한국 디자인이 더 맘에 듭니당
한국 판본 겉표지가 더 생동감 넘치네요. 요즘은 해외도 책 표지에 신경 쓰는 느낌이지만 예전 표지들 찾아보면 색 사용도 별로 없고, 사진이나 그림 대신 단색에 글자만 박혀있는 단순한 표지들도 많더라고요. 사진 올려주신 표지는 매우 직설적이군요 ㅎㅎㅎ
에제울루는 절기와 농작물, 그리고 그런 것 때문에 마을 사람들에게 행사하는 자신의 막강한 힘을 생각할 때마다 과연 자기한테 정말로 그런 힘이 있을까 의심스러웠다. 호박잎 축제일과 햇얌 축제일을 정한 사람은 다름 아닌 에제울루였지만, 그것을 선택한 건 그가 아니었다. 그는 단지 파수꾼에 불과했다. 그러니까 그의 힘은 단지 자기가 맡은 염소를 돌보는 어린아이의 힘이나 별다를 게 없었다. 염소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자신의 것이므로 아이는 염소에게 먹을 것을 찾아 주고 염소를 돌봐 줄 것이다. 그렇지만 염소가 도살되는 날 그 아이는 염소의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 곧바로 알게 된다.
신의 화살 p.15,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만일 한 번도 써보지 못할 힘이라면 도대체 그건 어떤 종류의 힘이란 말인가? 차라리 힘이 없다고 말하는 게 더 낫지 않겠는가.
신의 화살 p.16,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오지우고가 빈 그릇을 가지러 왔을 때 은와포는 수프 그릇을 핥고 있었다. 은와포가 마저 핥을 때까지 그녀는 화가 잔뜩 나서 기다렸다. 그런 다음 그녀는 빈 그릇을 집어 들고 자기 어머니에게로 가서 모두 일러바쳤다. 이런 일은 처음도 두 번째도 세 번째도 아니었다. 날마다 그런 일이 일어났다. "독수리가 죽은 고기 위에 앉아 있는 걸 뭐라고 하겠어. 제 어미가 생선 대신 구주콩으로 수프를 끓여 주는데 그 아들이 어떤 짓을 하겠니? 그 여자는 생선 살 돈을 아껴서 상아 팔찌를 사잖아. 그래도 네 아버지는 그 여자의 짓거리가 잘못되었다고 절대로 생각하지 않을 게다. 만약 그게 나였다면 벼락이 떨어져도 벌써 떨어졌겠지." 마테피가 말했다.
신의 화살 p.26~27,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에제울루의 집 안에서 벌어지는 부인-자식들의 경쟁이 아주 생생하네요. 마을의 사제 위치에 있는 에제울루도 사람이기에 누구를 더 애호하고 그로 인해 가정 내에 미묘한 긴장이 생기는 게 흥미롭기도 하고요. 오비카의 성격을 보면 나중에 크게 일을 벌일 유형인데도 오히려 사고를 덮어주는 모습이 에제울루가 입체적인 인간임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에제울루는 느려 터지고 신중한 달팽이보다는 급히 서두르는 바람에 그릇을 깨어 먹는 기민한 아이를 선호했다.
신의 화살 p.29,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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