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8.신의 화살, 치누아 아체베

D-29
오, 에제울루와 윈터바텀의 태도가 서로 맞닿아 있다는 생각은 못 했었는데 은화님 말씀 듣고 보니 정말 그런 면이 있는 것 같아요.
그는 사건이 벌어진 날 밤에 그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했다. 우무아로의 관습은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었으므로 이데밀리의 사제가 일부러 그에게 알려 줄 필요는 없었다. 만일 비단뱀을 무심코 죽였다면 사람의 장례식만큼이나 정성 들여 뱀의 장례식을 거행해 이데밀리의 마음을 달래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우무아로의 아이들까지도 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뱀을 상자에 집어넣은 사람에 대한 규칙은 우무아로의 관습에 전혀 없었다. 에제울루는 그것이 죄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데밀리의 사제가 그에게 모욕적인 전갈을 보낼 만큼 심각한 사안도 아니었다. 그것은 일을 저지른 사람이 자기 자신과 자신의 개인적인 신 사이에서 바로잡아야 할 위반 행위였다.
신의 화살 p.114,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백인의 말을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실제로 남들 앞에서 백인과 말을 주고받는 것은 차원이 전혀 달랐다.
신의 화살 p.143,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하지만 우리를 바보로 생각하는 사람을 대할 때는 그가 알고 있는 걸 우리도 알고 있지만 다만 평화를 위해 바보처럼 보이기로 마음먹었다는 걸 이따금씩 상기시켜 주는 것도 좋을 거야.
신의 화살 p.157,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이 문장도 와닿네요. 내가 훨씬 약한 쪽이라는 게 사실이더라도 상대에게 한없이 만만히 보이면 안된다는 건 우리 사회생활이나 인간관계에도 적용되는 이치인 듯해요.
하지만 에제울루는 이제 새로운 종교가 마치 나병 환자라도 되는 것처럼 점차 두려운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나병 환자에게 악수를 허용하면 그는 포옹을 원한다.
신의 화살 83p,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이와 같은 불행이 이따금씩 발생하는 것도 괜찮은 일이로군. 그래야 친구나 이웃 사람들이 마음속으로 어떤 생각을 품고 있는지 알 수가 있거든. 바람이 불지 않으면 닭 똥구멍을 볼 수가 없잖아.
신의 화살 112p,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책에 끊임없이 나오는 이런 속담 표현들이 다 새로우면서도 인상적이고 상황에 맞아서 공감이 됩니다.
치누아 아체베 작가님 덕분에 아프리카 속담을 많이 알게 됐어요. 외우지는 못하지만요. 그리고 약간 다른 문화적 차이점도 느껴지고요. ^^
저는 오늘 서울국제도서전에 왔습니다. 9시 전인데도 어마어마하네요.
오...저는 일욜에 가려고 하는데, 남편이 자꾸 가야 하냐며;;;; 자기 여동생이 표까지 순번 기다려 가면서 사줬는데 말이죠. 오후에 가면 사람이 좀 적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8시 45분에 코엑스에 도착했는데 9시 40분 즈음에 티켓을 받았는데요. 아예 일찍 올거면 9시 전에는 와야 기다리는 시간이 한 시간 안쪽이고 9시~11시에 오면 제일 박터지는 것 같네요; 말씀하신 대로 아예 점심식사하고 오후에 오면 조금 덜할 것 같긴 해요. 오픈런으로 굿즈랑 한정책들 사려고 온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요.
오후가 되니 사람들 열기가 쌓여서 그런지 오전보다는 좀 덜 시원하네요.
와~! 오래 계시네요. 안 그래도 굿즈 사려면 오전에 가야 한다고 들었어요. 전 뭘 사려고 가는 건 아니라...모레 오후에 갈까 싶습니다. ^^
에제울루의 단 한 가지 잘못은 모든 사람들이, 그러니까 아내, 친족, 자녀, 친구, 심지어는 적들까지도 자기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기를 기대하는 것이라고 살아생전 어머니는 늘 말씀하셨다. 에제울루에게 감히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은 누구라도 그의 적이 되었다. 만약 자신과 아주 똑같이 행동하는 친구를 찾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고독하게 살 것이라고 했던 원로들의 말을 에제울루는 잊고 있었다.
신의 화살 168쪽,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그러니까 말이다, 남들보다 먼저 음식을 만들기 시작한 여자는 분명 깨진 그릇이 남들보다 더 많다는 걸 너희들은 잊고 있단다. 우리 늙은이들이 말할 때는 입안에 달콤한 말이 들어 있어서가 아니다. 그건 말이지, 너희들이 보지 못하는 걸 우리들은 보기 때문이야. 우리 선조들이 만들어 놓은 속담이 하나 있단다. 늙은 여자가 춤을 추다 말고 손가락으로 자꾸자꾸 같은 방향을 가리키면 그 순간 우리는 오래전에 거기 어디선가 그녀의 인생을 뿌리째 흔들어 놓은 어떤 일이 발생했다는 것을 확신해도 좋다는 거야.
신의 화살 180쪽,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오비카가 부인을 맞이하면서 아내의 머리스타일에 대한 묘사가 나오는 문장이 있는데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문장에서는 '오티밀리'라고 부르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인지는 안 나오네요. 책을 읽으면서 상상할 때는 첫 번째 사진에 가장 가깝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이 사진들은 이보(이그보)의 전통 헤어스타일은 아니고 아마도 다른 부족이나 공동체의 머리장식으로 보이는데요. 메르카토르 도법의 세계지도로 보는 아프리카의 대륙 크기는 실제 대륙의 넓이를 보여주지 못한다죠. 아프리카는 정말 거대한 대륙이기 때문에 흑인이라는 단어 안에는 서구권의 접촉이 많았던 서부해안 국가, 나이지리아 같은 중부의 역사와 문명이 깊은 국가, 남부의 부족들을 다 아우르는 말입니다. 무어인이나 이집트 또는 중동의 문화권 사람들과 얼마나 교류했냐에 따라, 지리적인 위치에 따라 흑인들도 문화와 외양이 전혀 다르고요.
실제 아프리카와 남미 대륙의 크기입니다. 이렇게 보면 아프리카가 얼마나 광활한 곳인지를 알 수 있죠. 중국도 현재는 중화인민공화국과 한漢족의 나라로서 관념적으로 받아 들여지지만 춘추전국 시대 또는 그 이전까지는 중화대륙에 통일국가 개념이 없었죠. 중국도 그러했는데 하물며 그보다 넓은 아프리카에서는 훨씬 많은 공동체, 씨족과 부족이 여기 저기 뒤섞여 있는 게 당연하겠죠. 그리고 서구권은 그런 복잡한 지리적/문화적 구분을 고려하지 않고 자로 줄을 그어 인위적인 국경을 만들어 버렸으니... 오늘날의 아프리카의 지도는 두고두고 기억되어야 할 서구권의 원죄일 겁니다.
맞아요. 서구 열강은 세계적 단위로 엄청난 잘못을 저지르고도 힘의 논리 뒤에 숨어서 무책임하게 손 놓고 있는 셈이죠. 강제적으로 분리되거나 섞여버려서 갈등이 끊이지 않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에요. 저는 찬찬히 읽어나가고 있는데, 왠지 모르게 점차 긴장도가 높아지는 느낌이에요. 아직 큰 갈등은 없지만 곧 무슨 일이 생길 것만 같은? 인물들 이름은 아직도 입에 안 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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