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제가 읽은 삼국지도 연의랍니다. (중드 신삼국지도 연의 기반~) 정사 삼국지는 읽어볼 마음이 별로 없어요(연의와는 몹시, 매우, 많이 다르다고 하더군요). 나관중 창작으로서의 연의가 넘 재밌어서 정사는 그닥 궁금하지 않더라고요 ㅎㅎ
맞아요. 유비가 은근 여우(?)같은 구석이 있더구만요.
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8.신의 화살, 치누아 아체베
D-29

향팔

향팔
삼국지를 두 번 읽고 중드 신삼국지를 꿀잼으로 본 저는 아직도 조조 캐릭터가 매력적이더라고요. (특히 이 드라마에서 조조 역을 맡은 배우 연기가 끝내줍니다. 사진 첨부함.) 저는 더이상 청년도 아니고, 꿈도 야망도 없고 이루고 싶은 목표도 없는 인간인데 말이죠. 싸이코패스 같기도 한 조조가 대단히 입체적이고 현대적인 캐릭터로 느껴졌어요. 좀더 나이를 먹으면 또 달라지려나요.


향팔
신삼국지 드라마에선 장비도 매력이 터집니다 ㅎㅎ
특히 마지막 사진.. 속터지는 소리 하는 유비를 꼬나보는 장비 ㅋ




꽃의요정
근데 왜 '신'삼국지인가요? 내용이 다른가요?

향팔
아, 같은 연의 기반이지만 중국에서 옛날에도 나왔었던 삼국지 드라마와 구분하는 차원에서 ‘신’삼국지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조조에게 주인공격으로 더욱 포커스를 맞추는 등 좀더 새롭고 현대적인 연출을 가미한 걸로 알아요.

꽃의요정
4대 AI에게 저희 아들이 물어봤는데,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가 전부 조조로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남편 말로는 뭐 현대적인 캐릭터라고 하는데, 전 아직 2권 읽는 중이라 20대의 잘생겼지만 좀 비열한 조조밖에 못 봤네요.
근데 올려 주신 사진의 조조씨는 많이 축축하시네요 ㅎㅎ

향팔
맞아요, 책보다는 드라마에서 조조의 매력이 강했습니다(배우의 연기빨도 큰 역할을 한 듯해 요). 사진의 장면은 조조가 유비를 추적하다가 강변에서 놓쳤었나? 제 기억에 아마 그랬을 거예요. 강물에 젖어서 저렇게 축축함 ㅎㅎ

은화
2) 책의 중간에 <신의 화살>이라는 제목이 언급되는 부분이 있었는데요. 에제울루의 아들들 중 누가 사제가 될지는 결국 울루 신이 점지한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신의 화살이 어디로 날라갈지는 때가 되기 전까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뜻입니다.
왜 신의 화살이라고 부를까요? 신은 보통 눈에 직접 보이지 않죠. 상징물이나 기적으로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지언정 실체를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보이지 않기 때문에 때론 무시 당하거나 간과하기 쉽죠. 화살은 목표를 향해 날아가지만 화살은 활과 활시위에 속해있으며, 그것들을 당기는 누군가의 의지와 힘이 화살의 본질입니다. 화살은 겉으로 드러난 수단일 뿐이며, 화살의 주인으로부터 떨어져 있죠.
이 책에서 정말로 위협적인 건 겉으로 보이는 백인의 침입보다 우무아로 내부에 깃들어 있는 분열입니다. 에제울루의 권위는 과거와 같지 않으며 에지데밀리나 은와카는 공개적으로 도발을 합니다. 그리고 에제울루가 가진 모순은 집 안에서 되풀이 되어 가정에서도 불화의 씨앗이 자라나고요.
앞에서도 언급했듯 에제울루는 나름 통찰력도 있고 합리적인 사람입니다. 오두체를 윈터바텀에 보낸 것도, 만일 백인들이 지배자가 되었을 때를 대비할 목적으로 보냈다는 내용이 나오죠. 하지만 에제울루는 그 변화의 때와 타이밍을 가늠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오두체를 백인에게 보낸 걸 볼 때 자기 자녀 대에나 우무아로에 변화가 오리라고 생각한 모습입니다. 그 결과 정작 에제울루 본인의 주위에서 시대와 환경이 변하고 있음을 눈치채지 못하고, 거기에 맞게 처신하지 못했다고 느꼈습니다.
더 이상 우무아로의 여섯 마을이 과거처럼 하나로 단결되지 않으며,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다르게 행동하고 있는데도 울루 신에 대한 믿음과 전통을 고수합니다. 이 문제가 극단으로 치달은 게 감옥에서 돌아온 뒤의 햇얌 축제 선포를 멈춘 사건이죠.
에제울루는 억류에서 풀려나 마을로 돌아왔을 때만 해도 마을에 복수와 응징을 다짐하는 모습이었는데요. 그러다 막상 마을 사람들의 안부와 인사를 받고, 한 명씩 만나면서 인간적인 감정이 되살아나 화가 풀어지는 대목이 나옵니다. 그러나 에제울루의 개인적인 감정과는 별개로 그는 울루 신의 명령을 듣고는 방관하듯 손을 놓아 버립니다. 과연 여기서 어디까지가 에제울루 본인의 감정이고 어디까지가 사제로서의 공적인 판단인지 궁금해지는데요.
이웃들에 대한 애정과는 별개로 갈수록 해이해지고 신앙이 옅어지는 마을을 그대로 둘 수 없다는 사명감이나 의무감을 신의 목소리라고 생각한 게 아닐까 추측합니다. 이미 에제울루 본인의 내면도 분열되어 있는 상태인거죠. 한편으로는 인간적 본성으로서 마을에 대한 미련과 애착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과 신에게 도전하고 전통에서 멀어지는 마을을 괘씸하게 여기고 있는 거죠. 우무아로에서도, 가정에서도, 개인의 내면에서도 모두들 공동체에서 멀어지고 해체되는 모습입니다.
관계는 뭐든지 상호 쌍방향인데 마을사람들과 울루(에제울루)는 결국 서로가 서로를 실망시키고 멀어지면서 빠르게 회복불능의 단계로 악화됩니다. 그 결과 울루 신은 더 이상 자신을 공경하지 않고, 필요로 하지 않는 마을에 최후를 선사하기 위해 화살을 쏩니다. 그런데 화살을 쏘는 사람은 목표를 맞추기 위해 화살을 쏠 수도 있지만 그냥 허공에 화살을 날릴 수도 있죠.
울루 신은 이제 사냥은 의미없다는 듯 에제울루라는 화살을 멀리 보이지 않는 지평선 너머로 쏴버리고 주울 생각도 없이 무대에서 퇴장하는 느낌입니다. 마치 그와 그의 자녀들 중 누구도 아버지의 뒤를 이어 신의 사제가 될 필요가 없다는 듯 모두 내팽겨치고 갑니다.

향팔
은화님의 글 중에서 “에제울루 내면의 분열”이라는 표현을 보니 여러 장면들이 스쳐 지나가네요. 에제울루 어머니가 말년에 사로잡힌 광기, 초승달이 뜨는 밤 차꼬에 채워지던 어머니의 두 발과 에제울루의 두려움, 감옥에서 돌아온 뒤 마을 사람들과 화해하려던 순간 들려온 울루 신의 음성과 웃음 소리, 오비카가 죽던 날 밤 에제울루가 꾼 꿈, 결국 금이 가 버린 정신 등등을 연관지어 떠올리게 됩니다. 정말 어떻게 하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됐을까, 싶은 마음이 드는 착잡한 결말입니다.

은화
“ "사실은 중요하지." 윈터바텀이 끼어들었다. "그리고 조사 위원단은 유용할 수도 있다네. 우리 행정부의 잘못은 그들이 항상 사람을 잘못 임명하고 이곳에서 수년 간 근무한 우리 같은 사람들의 충고를 무시한다는 거야." ”
『신의 화살』 p.196,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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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하지만 울루 신은 사람의 마음이 어떤 일에 가 있는지 아닌지를 묻지 않아. 만일 신이 자네를 원한다면 자네를 얻게 될 거야. 심지어 새로운 종교로 간 사람이라도 마찬가지지. 만일 울루 신이 원한다면 그 아이를 택할 걸세."
"그 말씀은 맞습니다. 하지만 제가 우려하는 점은 아버지께서 은와포로 하여금 자신이 선택될 걸로 생각하게 만든다는 거지요. 만일 어르신 말씀대로 내일이라도 울루 신이 다른 사람을 택한다면 가족 간에 투쟁이 일어날 겁니다. 그때는 아버지가 그 자리에 없으실 테니 그 일이 모두 제 머리 위로 떨어질 거란 말이죠." 에도고가 말했다. ”
『신의 화살』 p.224, 치누 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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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입 좀 다무시오." 에제울루가 명령했다.
"나보고 입을 다물라고요?" 마테피가 소리쳤다. "오두체가 내 딸을 개울로 데려가 죽도록 팼는데요? 저 아이를 시체가 되도록 때려서 데려왔는데 어떻게 내가 입을 다물 수 있단 말이에요. 어서 가서 저 아이의 얼굴을 보세요. 그놈의 다섯 손가락이……" 그녀의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울릴 정도로 높아졌다.
"입 좀 다물라고 하잖아! 당신 미쳤소?" ”
『신의 화살』 p.229,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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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백인들에게 아무리 큰 힘과 마술이 있다고 해도 만약 우리가 그들을 돕지 않았다면 그들이 올루와 이보 지역 전체를 전복하지는 못했을 거야. 누가 그들에게 아바메로 가는 길을 알려 주었나? 그들은 그곳에서 태어나지 않았잖아. 그렇다면 그들은 어떻게 그리로 가는 길을 찾았지? 우리가 그들에게 알려 주었고 아직도 그걸 알려 주고 있단 말일세. 그러니까 이제 나한테 와서 백인이 이것을 했고 저것을 했다고 불평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으면 좋겠네. 개미가 잔뜩 붙은 장작더미를 자기 집으로 끌어들인 사람은 도마뱀이 그를 찾아오기 시작하더라도 절대로 투덜대서는 안 되는 법이지." ”
『신의 화살』 p.234,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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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부름에 응하지 않는 게 우무아로의 관습은 아닐세. 하지만 부르는 사람이 요청하는 걸 들어주지 않을 수는 있다네."
『신의 화살』 p.248,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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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요정
1) 은화님 말씀처럼 저도 거의 다 읽었는데,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맥락이 잘 잡히지 않습니다.
에제울루는 중간까지는 생각이 깊은 대제사장 같은 느낌이었는데(가부장이긴 하지만), 잡혀 갔다 온 다음부터의 행동이 이해가 안 됩니다. 똥고집 부리는 할배 딱 그 전형입니다. 마지막까지 읽어 봐야 알겠지만...항상 끝에 충격적인 일이 터지니 한번 봐야 알 것 같습니다.

은화
책에서 에제울루 본인의 생각이나 속내가 깊게 묘사되지 않는 편이라 더 그런 것 같네요. 다른 사람들의 입을 빌려 에제울루의 생각을 짐작하는 표현이 많아 보였습니다. 주인공이 신의 사제인 걸 고려해 보면, 윈터바텀을 만나러 갔다가 감금된 이후의 일들은 아마도 에제울루의 자아가 나뉘어 있다고 느꼈어요.
한동안 마을에 돌아와서 벌을 주려고 마음 먹었다가 자신에게 온 사람들을 보며 화를 누그러뜨리는 듯한 묘사가 있죠. 그러다가 다시 울루 신에게 꾸중?을 듣고는 햇얌 축제 사건이 벌어지고요. 저도 읽을 때 처음에는 이해가 안되었는데 에제울루 본인의 자아와 신에게 빙의한 자아로 나뉘어 있다고 생각하려고요.. ㅎㅎ (안 그러면 설명이 안 되더라고요 제 머리로는)

꽃의요정
저도 에제울루가 하는 행동이 이해가 안 가다가, 괴씸한 마을 사람들에 대한 벌주기와 그래도 원칙을 지키며 사제로서 마을을 잘 지켜내야 한다는 양가적 감정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결국 OOOO한 결말로 모래처럼 사라지는 게 안타까웠어요.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가 이 책의 제목으로 더 잘 어울리는 것도 같고요.

꽃의요정
하지만 우리를 바보로 생각하는 사람을 대할 때는 그가 알고 있는 걸 우리도 알고 있지만 다만 평화를 위해 바보처럼 보이기로 마음먹었다는 걸 이따금씩 상기시켜 주는 것도 좋을 거야.
『신의 화살』 157p,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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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요정
엄마야...굿컨트리....

향팔
“ "사람들은 내가 백인에게 우리 부족을 팔아 넘겼다고 합니다." 그는 아직도 손바닥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어째서 내가 알지도 못하는 이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하는 걸까? 하고 자문이라도 한 듯 입을 다물었다.
"그런 말 때문에 너무 골치 썩이지 마세요. 어르신을 조롱하는 마을 사람들 중에서 몇 분이나 어르신처럼 백인과 씨름해서 그의 등판을 땅바닥에 메다꽂을 수 있겠어요?" 존 은워디카가 말했다.
에제울루가 껄껄대고 웃었다. "자네는 이걸 씨름이라고 보나? 아닐세. 우리는 씨름을 한 게 아니었어. 우리는 단지 상대방의 손을 살펴보았을 뿐이네. 내가 다시 오게 되겠지만 그보다 먼저 나는 손바닥을 들여다보듯이 서로를 잘 아는 우리 부족 사람들과 씨름하고 싶다네. 이제 집으로 돌아가면 내 얼굴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비웃던 그 모든 사람들에게 어서 집 밖으로 나와 한 판 붙어 보자고 도전할 참일세. 누구든지 상대방을 쓰러뜨리는 사람이 상대방의 발찌를 벗기겠지."
"에네케 은툴루크파가 사람, 새, 짐승한테 도전하는 거네요." 존 은워디카는 어린애같이 신이 나서 말했다. ”
『신의 화살』 314쪽,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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