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3부

D-29
진해에서의 냉면장사 이북 고향땅 함주를 떠나 거제를 거쳐 진해에서 가족이 살아온 것도 벌써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던 시절이었다. 고향에는 다시 돌아갈 수도 없었다. 남쪽 생활은 모든게 처음이자 가지고 있던 건 아무것도 없던 시절이었다. 가족을 건사하기 위해 함흥냉면 집을 열기로 맘먹고 가게를 할 자리를 찾아 장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하루 벌어 하루살기가 버거운 시절이었고 임길순은 하루 장사를 마치면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가 남은 음식을 나누어주곤 했었다. 냉면은 주재료가 감자인지라 감자 농사가 풍부하지 못한 경남지역은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것이 큰 어려움이 있었다. 참으로 어려운 시기였고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때였다.
고향 이북 함주를 떠나와 거제에서 다시 진해로 이주하여 정착한지도 어언 6년이 지났다. 꿈속에서도 고향이 그리웠다. 그러나 이남 피난 생활도 익숙해지기 마련이고 여러 지인이 생기고 살만하다 생각했지만 어디까지나 아직 고향 만큼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고향에 갈 수도 없으니 남한 땅에서 새출발을 하여 제2의 고향을 만들어야 했다. 진해에서 했던 냉면집도 그럭저럭 장사는 되었지만 감자가 귀하여 어려움이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하여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던 차에 통일호 열차를 타고 수도인 서울에 가서 정착해 살아보기로 맘먹고 가족과 함께 기차에 몸을 싣고 떠나게 된 것이다. (*1956년 당시 서울인구는 대략 150만 명 이었다.)
대전역에서 멈춘 통일호 기차 진해에서 가까스로 열차를 탄 임길순과 그 가족은 여름의 무더위 속에서 찜통 같은 열차에 몸을 맡기고 서울 상경이라는 마음에 가슴이 뛰기도 하였다. 그러나 기차는 대전역에서 갑자기 멈추어 버리고 말았다. 요즘처럼 고장이 나면 기술자들이 달려와 재빨리 수리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었다. 열차 승객들은 우왕좌왕하다가 한숨을 지으며 객실을 나와 대전역을 빠져나왔다. 임길순도 이 상황을 어떻게든 헤쳐나가야 했다. 가족이 안심하고 쉴 수 있는 곳을 찾기 위해서라도 대전에 잠시 머무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북에서 피난을 온지 6년째였다. 1956년 대전에서 통일호 열차가 멈춘 것이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하면 ‘성심당의 역사’도 그 시작의 서곡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임길순은 대전에서 살아보기로 맘먹고 나서 바로 대전역에서 가장 가까운 성당을 찾아가게 된다.
밀가루 두 포대를 받다. 대전역에 도착 후 서울행 기차를 마냥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 된 임길순 가족은 대전에서 살 길을 찾기 시작했다. 먼저 피난 온 거제에서 처럼 대전역에서 제일 가까운 성당을 알아보니 대흥동에 있는 대흥동 성당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한달음에 달려가 성당에 도착해 신부님을 찾아뵌 것이다. 이때 만나게 된 신부는 오기선 주임신부였다. 임길순은 이북 흥남에서 거제, 진해를 거쳐 대전에 오기까지 빠짐없이 살아온 일들을 고해성사하듯 말씀 올리니 이를 안쓰럽게 여기고 대견하게 생각한 오기선 신부는 가지고 있던 구호 물자 밀가루 두 포대를 임길순 가족에게 건네 주었던 것이다. 임길순 부부는 이것을 먹지 않고 찐빵을 만들어 장사를 하기로 맘먹게 된다.
밀가루 2포대의 발효 찐빵 장사를 할때 밀가루 2포대 가지고 임길순씨 내외가 시작하였다. 배운 발효법대로 밀가루를 반죽했지만 추운 날씨에 더운데가 없었다. 식구들이 자는 방 한 칸에서 김치독에 넣은 반죽을 밤새도록 군인 담요를 덮어 놓으면 아침에는 부풀어 올랐다. 나중에는 요령이 생겨 백열등을 항아리 속에 놓아 보니 매우 안성마춤이었다. “어무이 금방 부풀어 올라 왔어요!” “그러게 말이다. 이렇게 하면 더 많이 만들어 팔 수 있겠다.” *피난살이때 종이 BOX는 책상, 밥상, 옷상자, 신발자, 판자집 지붕, 벽, 낡아지면 연료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 그림 - 피난살이 단칸방/ 연탄가루를 물로 반죽하여 건조해 담아놓고 사용했다.
찐거는 찐빵이고 기름에 튀긴 건 도나스가 되고 팥을 삶아 놓고 먼저 불려 놓으면 장사를 할 수 있었다. 당시 대전역은 배고픈 사람들이 넘쳐났다. 거기서 진짜 찐빵 소리만 들어도 ‘저게 뭐냐?’ 하며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장사가 안될 수가 없었다. 어머니와 나는 찐빵을 즉석에서 찌고 팔기 시작했는데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 돈으로 기름을 사고 깡통을 사서 기름에 찐빵을 튀기면 ‘도너스’가 되고 찐 거는 찐빵이 되었다. *피난 시절 그릇, 접시 대신 종이A4용지 크기 잡지. 포장 안쪽/ 젓가락 대신 A4 1/8정도
‘기적의 배’로 기네스북에 올랐다는 빅토리호의 사진도 책에 실려 있더라고요. “영하 20도의 눈보라 속에서 승선하는 데만 16시간이 걸렸다는 것이 빅토리호 일등선원 로버트 러니의 증언.” 이야기를 들려주신 김형민 샘의 아버지는 흥남 철수 당시 열한 살이었다고 하네요. 김형민 샘의 할아버지는 함경남도 홍원 교회 목사셨고요. 글 전체를 읽으면 더 재미있지만 너무 길어지는 듯해 후반부만 올렸습니다. 마지막에 “내 평생의 찰떡”을 부르는 장면에선 살짝 울컥하기도 했네요.
‘굳세어라 금순아’ 노래를 찾아봤어요. 시대별로 변화하는 현인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굳세어라 금순아 - 현인(1953) https://youtu.be/LgN16w1YtHU?si=Pj2PSlXIeXNvWwxJ 1971, 가수 ‘현인’의 [굳세어라 금순아] https://youtu.be/PkZ_F4Y1Lbg?si=z_N-1JgCMKe-6E5P KBS 쇼특급 1988.10.23 방송 현인 - 굳세어라 금순아 https://youtu.be/vBkAnIKc07M?si=JJDrCcpHHBC8k9hB ————————————————- 작사 : 강사랑 작곡 : 박시춘 1절 -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 찬 흥남 부두에 목놓아 불러봤다 찾아를 봤다 금순아 어디로 가고 길을 잃고 헤메였더냐 피눈물을 흘리면서 일사 이후 나 홀로 왔다 2절 - 일가친척 없는 몸이 지금은 무엇을 하나 이 내 몸은 국제시장 장사치기다 금순아 보고 싶구나 고향 꿈도 그리워진다 영도다리 난간 위에 초생달만 외로이 떴다 3절 - 철의 장막 모진 설움 받고서 살아를 간들 천지간의 너와 난데 변함 있으랴 금순아 굳세어 다오 북진통일 그날이 되면 손을 잡고 웃어나 보자 얼싸안고 춤도 춰보자
저는 한영애 버전도 좋아합니다. https://youtu.be/YmOCI29Ruio?si=lA1eup5Ga71F3aWq
한영애 가수님 버전도 좋네요. 힘이 있어요. 향팔님이 지난 번에도 올려주셔서 한영애님의 노래를 들어보니 좋았어요. 원래 좋아하는 가수는 아니었는데요.
고기를 별로 안 먹었다는 어머니는 내 돌잔치 때 순대를 처음 먹었다. 어머니는 할머니가 직접 만든 순대를 먹어보고 순대가 맛있다는 생각을 했다.* 만주에서 오래 살았던 할머니는 순대와 만두를 잘 만들었다. * 속초 출신인 어머니에게 어릴 때 아바이순대를 먹어본 적 없냐고 하자, 오히려 예전에는 아바이순대라는 말을 들어본 적 없다고 했다. 함경도 원산 출신의 소설가 이호철이 1986년 쓴 수필 《명사십리 해당화야》에서 '속초 아바이마을'이라는 명칭이 처음 쓰였다. 이 아바이마을에서 1999년도에 함경도 향토음식 축제를 열었는데 그때 이 아바이순대가 출품되어 처음 이름을 얻었다. 아바이순대라는 지역 음식은 실은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졌고, 아바이마을이라는 명칭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1부 15장 밥상의 민주화, 이라영 지음
지도에 속초항국제여객터미널이 있어요. 러시아로도 갈 수 있고 일본으로도 갈 수 있네요.
아, 맞아요. 학교에서 여름방학 때 연해주에 간 적이 있는데(안중근의사 단지동맹기념비 보수작업 및 농촌 봉사활동), 그때 속초항에서 큰 배를 타고 러시아 자루비노 항으로 갔었어요. 열 몇 시간 동안 갔던 것 같아요. 운동장만한 3등 선실을 다같이 썼는데 승객들은 거의 보따리 상인 아줌마 아저씨들이었죠. 목적지인 러시아 핫산 크라스키노 마을은 북중러 3국의 국경 근처로 두만강이랑도 멀지 않았어요. 항구에서 버스를 타고 비포장길을 오랫동안 달렸던 기억이 나네요.
‘핫산 크라스키노’ 중동(이슬람)의 여운이 느껴지네요.
야하타제철소가 어디 있는지 찾아보니 후쿠오카에 있었군요. 관련 내용을 찾아봤어요. 세번째 링크 영상 ‘[지켜지지 않은 약속] - 일본 근대산업시설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이후’를 보면 독일 사례와 비교되어 분명하게 구분됩니다. 일본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https://share.google/LFzk6gPyj9RHsUPST 동북아역사넷<동북아역사재단> 일본의 산업유산, 왜곡의 현장과 은폐된 진실 https://contents.nahf.or.kr/item/level.do?levelId=isjs.d_0001_0010 [지켜지지 않은 약속] - 일본 근대산업시설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이후 https://youtu.be/LR7Ar8tgHrM?si=CwqDpOQK8mbp8s3E 또 약속 어긴 일본, ‘강제동원’ 빠진 사도광산/ 연합뉴스 https://youtu.be/M_uER0iZgNU?si=oeR9HCGJPH6J0dZU
속초를 매개로 <쇳돌>과 연결이 되는군요. 신기합니다. <쇳돌>방에서 무슨 이야기들 하시나 슬쩍 봤더니 다 제 또래가 겪은 일들이네요. 연탄가스 중독을 동치미로 해결한 경험, 제가 대학생이었던 1987년의 시위와 최루탄(너무 괴롭습니다. 최루탄 맞으면), 이문열 소설 독서 열풍 등등 다 직접 겪은 일들이고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그러게요. 이렇게 마침맞게 연결되네요. 저도 신기합니다. 하긴 제목부터 ‘쇳돌’이니까 우리 책과도 어울리네요. 최루탄 연기 얼마나 매울지 상상이 안돼요.. 쇳돌 너무 재밌습니다. 올해들어 읽은 벽돌 책 중 최고인 듯해요. 밥심님도 놀러오세요!
네. 무슨 말씀들 나누시나 가끔씩 <쇳돌> 방 구경가겠습니다. 계속해서 즐거운 독서되시길!
영금정 주변 암반으로 내려가서 찍은 사진입니다. 세번째 사진에서 멀리 보이는 것이 영금정입니다. 바위는 다양한 모양을 상상하게 하네요. 두번째 사진에 오른쪽 상단에 있는 건 큰 코가 달린 얼굴 같았어요.
화강암의 굵은 입자를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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