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쪽 중국 메이샨 산비탈 암석도 컬러 사진이 있는데 이건 컬러나 흑백이나 비슷하네요. ㅋㅎ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이 흑백이라 조금 아쉽긴 하죠.
ifrain
“ 돌아온 파국
지구사를 설명하는 요인으로 ‘격변적인 외부 사건’이 재등장하다
6,500만 년 전 칙술루브의 운석 충돌 이후로 지구의 생명은 영원히 바뀌었다.
- 월터 앨버레즈,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멸망의 운석 구덩이>
…
1968년 미국 지질학자 월터 앨버레즈Walter Alvarez는 28세였고 네덜란드의 석유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다. 막 프린스턴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지만 그는 지질학을 약간 부끄러워하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노벨상을 받은 물리학자였고, 물리학이 더 매혹적인 분야로 보였다. 물리학자들은 ‘신의 생각을 읽으려’ 하고(아인슈타인의 표현이다), 상대성의 문지로 골몰하며, 양자역학을 가지고 씨름하는데, 지질학자들은 광물이나 분류하고, 지도나 그리고, 석유회사에서 일할 뿐이라니.
하지만 지구과학도 달라지고 있었다. 전에는 지구 하나만을 대상으로 하는 학문이었지만 이제는 (앨버레즈다 나중에 회상했득이) ‘기억도 못힐 만큼 많은 행성과 위성들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데이터가 넘쳐나게’ 되었다. ‘이러한 천체들 대부분에서 충돌로 생긴 구덩이가 발견됐다.’
1977년 무렵(이때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의 교수였다) 앨버레즈는 우주 프로그램에 오는 새로운 데이터들을, 광물을 분류하고 지도를 그리던 지난한 옛 세월이 모은 증거들을 해석하는 데 사용하고 있었다. 그는 희한한 현상을 하나 발견했다. 이탈리아 암석층에서 뜬금없이 이리듐 원소가 다량 발견된 것이다. 방사성 연대 측정 결과 이 암석의 나이는 약 6,500만 년이었다. 이것은 매우 흥미로운 연대였는디, 소위 말하는 백악기-제3기 범위(K-T범위)*에 해당하기 때문이었다. 지질학자들은 이 기간의 암석에 화석 기록의 단절이 있다는 사실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K-T 범위 이전에는 공룡과 암모나이트가 많이 발견되었는데 그 이후로는 이것들이 ‘영원히 사라져’ 발견되지 않는 것이다.
*백악기-제3기(K-T, Cretaceous-Tertiary) 대멸종은 현재 백악기-고제3기(K-Pg, Cretaceous-Paleogene) 대멸종이라고 불린다. ”
『과학의 첫 문장 - 역사로 익히는 과학 문해력 수업』 pp.173-174, 수잔 와이즈 바우어 지음, 김승진 옮김
과학의 첫 문장 - 역사로 익히는 과학 문해력 수업다윈의 『종의 기원』부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까지, 온전히 독파하기엔 너무 두껍고 복잡한 과학책들을 쉽고 가볍게 읽을 순 없을까? 『과학의 첫 문장』은 인류 역사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친 과학 원전 36권을 담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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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앨버레즈는 아버지에게 이 희한한 이리듐 층에 대해 조언을 구했고 두 사람은 대담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이리듐은 지구보다 혜성과 소행성에 훨씬 많다. 이리듐은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한 데서 온 것일지도 모른다. 또한, 그렇다면 이 충돌은 K-T구간과 관련이 있을지 모른다.
소행성이 실제로 위성이나 행성과 충돌한다는 증거가 점점 많이 발견되고는 있었지만 위의 두 가지 생각 모두 앨버레즈가 편안히 여길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 있었다. 앨버레즈는 훗날 이렇게 회상했다. '1970년대 중반에는 지구사를 설명할 때 재앙적 사건을 도입하는 것이 매우 불편한 일이었다. 지질학도로서 나는 격변설이 비과학적이라고 배웠다. 지구사의 기록을 읽는 데 점진주의적 견해가 크게 유용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동일 과정설의 원칙을 믿었고 지구의 과거에 어떤 재앙적 사건을 언급하는 것도 피했다. 하지만 자연은 무언가 다른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았다' 컬럼비아 용담 대지처럼, 여기에서도 관찰이 조용히 동일 과정설을 반박하고 있었다.
앨버레즈는 K-T구간 지층의 이리듐을 지구의 다른 지역에서도 찾는 일에 착수했다. 마침내 찾아낸 후 앨버레즈는 1980년 저널 <사이언스>에 게재한 논문에서 (아버지 루이스 앨버레즈 및 버클리의 동료 과학자 프랭크아사로Frank Asaro, 헬렌 미셸Helen Michael과 공저)'K-T 구간의 이리듐 이상 과다 발견'이 소행성 충돌에 의한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이 충돌은 화석 기록의 불연속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이 충돌은 화석 기록의 불연속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행성이 지구와 정통으로 충돌하면서 자기 물체량의 60배 정도 되는 만큼의
지각을 부서진 가루 상태로 대기 중에 주입하게 된다. 이 먼지의 일부가 성층권
에 몇 년이나 남아서 전 세계에 퍼졌을 것이다. 그 결과로 생긴 암흑이 광합성을
막았을 것이고, 이로부터 예상되는 생물학적 결과들은 고생물학 기록이 보여주
는 멸종과 매우 가깝게 부합한다. ”
『과학의 첫 문장 - 역사로 익히는 과학 문해력 수업』 pp.175~176, 수잔 와이즈 바우어 지음, 김승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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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의적인 반응이 일긴 했지만 베게너와 브레츠가 받은 정도의 조롱이나 적대는 아니었다. 소행성 충돌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이미 많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확실치 않은 것은 그 일이 지구에 실제로 일어났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1980년대의 회의주의는 증거를 찾으려는 맹렬한 노력의 형태를 띠었다. 앨버레즈가 훗날 언급했듯이, '이리듐의 비정상적 과다 분포는 분명 사실이었고 전 지구적인 것일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운석 가설은 수많은 과학자의 관심을 끌었다. 이들은 하던 일을 제쳐놓고 멸종 사건과 관련된 새로운 증거를 찾는 일에 뛰어들었다.' 지질학자뿐 아니라 고생물학자, 화학자, 물리학자, 기상학자, 심지어는 통계학자까지 이 문제의 각기 다른 측면에 관심을 보이며 모여들었다. 이후 10년 동안 운석 충돌설과 관련해 2,000편이 넘는 논문이 발표되고 게재됐다.
앨버레즈 본인은 충돌로 생긴 분화구를 찾는 데 집중했다. 드디어 1991년에 10년간의 수색이 끝났다. 구덩이는 유카탄 해안에 수천 년 동안 쌓인 더께 밑에 숨어 있었는데 폭이 무려 200킬로미터나 되었다.
이 정도 크기의 구덩이라면 충돌한 물체의 직경이 10킬로미터 이상임을 의미했다. 샌프란시스코보다 크고 에베레스트 산보다도 높은 것이다. 이 충돌로 지각이 증발하고, 숲이 불에 타고, 바다에서 쓰나미가 일어나고, 대기 중에 파편이 날아올라 태양광을 가리고, 유독한 산성비 폭풍우가 내렸을 것이다. 앨버레즈는 이러한 원인으로 지구 표면의 모습이 바뀌고 공룡이 멸종되었다고 보았다. ”
『과학의 첫 문장』 p.176, 수잔 와이즈 바우어
과학의 첫 문장다윈의 『종의 기원』부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까지, 온전히 독파하기엔 너무 두껍고 복잡한 과학책들을 쉽고 가볍게 읽을 순 없을까? 『과학의 첫 문장』은 인류 역사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친 과학 원전 36권을 담은 책이다. 세계사의 흐름을 알기 쉽게 설명한 베스트셀러 『세계 역사 이야기』의 저자 수잔 와이즈 바우어가 인문학자의 시선으로 과학이 발전해온 역사를 친절하게 풀어준다. “이 창공의 방대함이 우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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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앨버레즈는 과학계 전체를 설득하지는 못했다. 역시 버클리 대학 교수인 윌리엄 클레멘츠William Clements를 필두로 상당수 고생물학자들이 공룡이 한 번에 사라진 것이 아니라 느리고 복잡한 과정을 통해 개체수가 점진적으로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지금도 그렇게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대륙 이동설처럼 운석 충돌설도 과학의 여러 분야에 걸쳐 제기된 여러 가지 이상한 현상들을 간단하고 명료하게 설명해낼 수 있었다.
그리고 과학은 재미난 이야기에 약하다. 라이엘이 말한 길고 점진적인 역사는 딱히 마음을 사로잡을 만큼 흥미롭지는 않았다. 재앙적 사건을 다시 도입한 것은 이 분야에 약간의 이야기(와 멜로드라마)를 불러왔다. 1997년에 앨버레즈는 이 가설을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멸망의 운석 구덩이』라는 책으로 펴냈다. 책의 대부분은 앨버레즈와 그의 연구팀을 결론으로 이끌어준 과학적 증거들을 꼼꼼하게 제시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지만, 1장에는 '아마겟돈'이라는 제목이 달렸고, 톨킨의『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구절이 인용됐으며, 재앙의 모습이 어떤 것이었을지에 대한 묘사가 실렸다('전체 숲에 불이 붙고, 대륙 크기만 한 거대한 산불이 땅 전체를 휩쓸었다. …숲이 불타는 동안 또 다른 공포가 해안에서 몰려오고 있었다'). 과학 저술가 칼 짐머Carl Zimmer가 말했듯이, '갑자기 생명의 역사가 어떤 공상 과학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아졌다.'
영화 같은 역사는 지질학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격변설은 과학 분야 전체의 격변적 사건의 가능성을 다시 불러왔다. 혜성, 소행성, 초신성, 비정상적인 태양의 불꽃, 초화산 등은 처음에 과학의 영역에 들어갔다가 이어서 대중문화의 영역으로 들어갔다.(그리고 '금주의 과학 영화'로 마무리되었다.)
하버드 대학의 천체 물리학자 로버트 커시너Robert Kirshner는 2002년에 이렇게 적었다. '일련의 재앙들이 우리 각자의 현재 상태를 가져왔다. 우리의 뼈와 혈액을 구성하는 칼슘과 철분의 원자들은 우주의 재앙에서 호되게 시련을 당한 뒤에 만들어진 것이다.' 이제는 일회적 재앙을 지구의 역사뿐 아니라 우주 전체의 역사를 말할 때도 도입할 수 있게 됐다. ”
『과학의 첫 문장 - 역사로 익히는 과학 문해력 수업』 pp.177~178, 수잔 와이즈 바우어 지음, 김승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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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심
구비오 점토층에서 이리듐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나왔다는 사실로부터 운석 충돌설이 제기되고 결국은 입증되었다는 이야기인데요.
요 대목을 읽으면서 ‘아니 소행성이나 운석들의 성분이 지구와 크게 다르지 않을텐데 왜 지구엔 이리듐이 별로 없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검색을 해봤더니 지구에도 다른 소행성과 유사하게 이리듐이 꽤 있다고 합니다. 단, 지표면이 아니고 핵에 들어가 있을 거라고요.
지구 형성 초기에 무거운 물질들이 핵을 형성할 때 철이 주역 원소였는데 이리듐이 철과 친해서 친구따라 핵으로 모두 이사갔다는 겁니다. 오호 그런가 보다 했는데 그럼 왜 같이 간 친구인 철은 이리듐과 달리 지구 지표면에 이렇게 많을까 하는 의문이 또 다시 생겼습니다.
답이 뭘까요.. 철은 이리듐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기 때문이랍니다. 지구와 우주에 널린 게 철이라는거죠. 이리듐도 꽤 많지만 철에 비해서는 적어서 핵으로 이사간 철을 따라 가느라 거의 지표면에 남지 않았지만 이사가지 않은 철 친구들은 여전히 많이 남아있었던 거죠.
그럼 철은 도대체 왜 그렇게 많을까요.
태양이 핵융합을 하면서 수소 헬륨 리튬 식으로 점점 무거운 원소를 만들어내면서 생명이 다 해가다 마지막으로 토해내는 원소가 바로 26번 철이거든요. 26번 이후의 원소는 우리 태양급 항성으로는 만들 수 없고 초신성 폭발 정도의 에너지가 있어야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볼까요, 우리 이리듐은 77번이네요, 초신성의 자식이 되겠네요. 이리듐은 내부식성, 내온성이 매우 강해서 여러 산업 분야에서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희귀하므로 합금으로부터 제련해서도 얻고 재사용도 하면서 채취한답니다.
ifrain
“ 철보다 더 무거운 원소들은 무거운 별이 죽으면서 폭발하는 초신성에서 생겨났다. 초신성 폭발 과정은 엄청난 에너지가 분출되는 과정이다. 온도가 급상승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이때 철보다 무거운 원소들이 순식간에 생겨난다. 그리고 핵분열이 일어나면서 새로운 원소가 생겨나기도 하고(흔히 방사능을 내는 원소들이 그렇다), 원소가 중성자를 획득하면서 새로운 원소로 다시 태어나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주기율표를 꽉 채우고 있고 우리 주변의 물질들을 구성하고 있는 철보다 무거운, 주로 금속 성분의 원소들이 생겨났다. 모든 일 이 별의 내부에서 또는 별이 죽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별이 탄생하고 진화하고 죽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별은 더 많은 중원소를 만들었다. 세대를 거듭할수록 중원소는 더욱 풍부해졌다. ”
『과학 산책, 자연과학의 변주곡』 pp.183~184, 교양과학연구회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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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오! 밥심 님의 이면지 특강이 다시 돌아온 듯해요. 조근조근 해주시는 얘기가 넘 재밌습니다. 밥심 님처럼 책을 읽으며 스스로 의문을 가지는 독서 습관을 저도 본받고 싶네요.
ifrain
“ 유진 슈메이커가 사람들에게 내태양계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려고 노력하는 동안, 이탈리아에서는 컬럼비아 대학교 러몬트 도허티 실험실 출신의 젊은 지질학자에 의해서 아무 상관도 없어 보이는 다른 일이 조용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1970년대 초에 움브리아 지역의 구비오라는 산골 마을 부근에 있는 보타치오네 계곡이라는 멋진 협곡을 탐사하던 월터 앨버레즈는 고대의 백악기와 제3기의 석회석층 사이에 있는 붉은색의 얇은 점토층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지질학에서 KT 경계*라고 알려진 두 지질 시대의 경계는 화석 기록에서 공룡을 비롯해 지구 상의 동물 중에 거의 절반이 갑자기 사라진 6,500만 년 전에 해당한다. 앨버레즈는 0.6센티미터에 불과한 얇은 점토층과 지구 역사에서의 그런 극적인 순간이 어떤 관계가 있지는 않을까 하는 의문을 가졌다.
당시에 공룡의 멸종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은 한 세기 전 찰스 라이엘의 주장 그대로였다. 공룡이 수백만 년에 걸쳐서 서서히 멸종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얇은 점토층은 다른 곳에서는 몰라도 적어도 움브리아 지역에서는 어떤 갑작스러운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암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1970년대에는 그 정도의 퇴적이 일어나려면 얼마나 걸리는지를 알아낼 방법이 없었다. ”
『거의 모든 것의 역사 2.0』 pp.232~233, 빌 브라이슨 지음, 이덕환 옮김
거의 모든 것의 역사 2.02003년 출간 이래, 전 세계 수많은 독자들의 변함없는 지지와 사랑을 받아온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가 20년 만에 최신의 과학적 성과를 빠짐없이 보강하여 새롭게 돌아왔다. 초판 출간 이후 대중과학 입문서로서 확고하게 자리매김한 이 책은 과학의 최전선에서 벌어진 연구 성과들을 집대성하여 반영함으로써 새로운 세대의 모든 독자들에게 다시 한번 과학의 재미와 매력을 설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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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
“ 보통의 경우라면 앨버레즈는 그 문제를 그대로 던져두었겠지만, 다행히도 그는 다른 분야의 전문가로부터 전폭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바로 그의 아버지 루이스였다. 루이스 앨버레즈는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유명한 핵물리학자였다. 그는 암석에 집착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번 문제는 그에게도 흥미로웠다. 우주에서 날아온 먼지에 그 답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매년 지구에는 대략 3만 톤의 "우주 소구체小球體", 즉 우주 먼지가 날아와서 쌓인다. 한곳에 모아놓으면 상당한 양이 되겠지만, 지구 전체에 흩뿌리면 아주 적은 양이다. 그런 먼지 속에는 지구에서는 쉽게 발견할 수 없는 이국적인 원소가 들어 있다. 이리듐도 그런 원소 중 하나로, 우주에는 지구에서보다 1,000배 이상 더 흔하게 존재한다(그 이유는 지구가 만들어지던 초기에 대부분의 이리듐이 지구의 중심으로 가라앉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
『거의 모든 것의 역사 2.0』 p.233, 빌 브라이슨 지음, 이덕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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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앨버레즈는 프랭크 아사로라는 캘리포니아 주의 로런스 버클리 실험실 동료가 중성자 방사화放射化 분석법이라는 방법을 이용해서 진흙의 화학적 조성을 아주 정밀하게 결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작은 원자로에서 나오는 중성자를 시료에 쪼인 후에 방출되는 감마선의 양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매우 까다로운 기술이었다. 앨버레즈는 아사로가 도자기 조각을 분석하던 방법으로 아들의 진흙 속에 들어 있는 이국적인 원소의 양을 측정한 후에 연평균 퇴적 속도와 비교하면, 그 진흙층이 형성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를 알아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1977년 10월 어느 오후에 루이스 앨버레즈와 월터 앨버레즈는 아사로를 찾아가서 실험해줄 수 있는지를 물었다.
...
사실 그 결과는 너무나도 의외여서 세 사람은 무엇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 앨버레즈의 샘플에 들어 있던 이리듐의 양은 예상보다 훨씬 많아서 보통 값의 300배가 넘었다. 그로부터 몇 달 동안 아사로와 그의 동료 헬렌 미셸은 한 번에 30시간이 넘게 걸리는 실험을 반복했지만(아사로는 "일단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었다"고 했다), 언제나 결과는 같았다. 덴마크, 스페인, 프랑스, 뉴질랜드, 남극 대륙 등에서 가져온 다른 샘플을 분석해본 결과, 이리듐은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고 있었고, 거의 모든 곳에서 상당히 많은 양이 검출되었다. 심지어 보통 값의 500배가 넘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게 급격한 상승이 있었다는 것은 무엇인가 엄청나고, 갑작스럽고, 어쩌면 재앙에 가까운 일이 벌어졌음을 뜻했다.
오랜 심사숙고 끝에 앨버레즈는 지구에 운석이나 혜성이 충돌했다는 것이 가장 가능성이 높은 설명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
그렇지만, 실제로 그들의 주장은 충격적이었다. 모든 분야에서 그랬지만, 특히 화석학계의 학자들에게는 엄청나게 이단적인 주장이었다.
...
루이스 앨버레즈는 농담처럼 말했다. "우린 면허도 없이 지질학을 연구하다가 들통이 나버린 셈이었죠."
...
그러나 충돌 이론에는 훨씬 더 심각하고 근본적으로 끔찍한 의미가 담겨 있었다. 라이엘 이후의 자연사에서는 천문학적인 현상이 점진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었다. 1980년대에 이르면 격변설은 오래 전에 잊혀 더 이상 상상할 수도 없었다. 대부분의 지질학자에게 재앙에 가까운 충돌 이론은 유진 슈메이커의 표현처럼 "그들의 과학적 종교"에 어긋났다. ”
『거의 모든 것의 역사 2.0』 pp.235~236, 빌 브라이슨 지음, 이덕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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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까마득한 과거에 이런저런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걸 배우는 것 그 자체도 재미있지만, 그 일들이 있었다는 걸 대체 어떻게 헤서 알아낸 건지 그 과정과 노력을 엿보는 재미도 참 쏠쏠합니다.
ifrain
인간의 스케일에서는 너무나 먼 공간과 시간에 일어났던 일들을 탐구하고 이해하려고 하는 존재가 애처롭고 귀하게 느껴져요. 별의 먼지로부터 만들어져서 생각을 할 줄 알게 되고 스스로에게 의문을 품게 된 존재가 자신보다 거대한 우주를 비밀을 밝혀내려고 분투하는 모습이 사랑스럽습니다. 만약 신이 있다면 어찌 이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시대에 따라 인식이나 기술적인 한계로 풀지 못하는 문제도 새로운 방향에서 생각하고 돌파구를 찾아내고야 마는 존재들이요. 때로는 죽음을 무릅쓰기도 하는 그런 존재들이죠. 완전하지 않은 인간을 굽어보며 안타까우면서도 애정어린 마음으로 바라볼 것 같아요.
향팔
그렇게 똑똑하고 탐구적인 인간이 그 지식을 가지고도 스스로 죽을 길을 파고 있다는 게 참 아이러니죠. 당장 나만 아니면 돼 정신의 신봉자라는 점도 그렇고요.
ifrain
인간이라고 하나의 단어로 명명했지만 그 안에는 다양한 생각을 하는 무수한 인간 군상이 있기 때문이죠. ^^
향팔
다양한 생각을 가졌다기엔 이미 너무 대다수의(또는 지식이나 힘을 가진 대부분의) 인간이 이미 종말의 길로 가기로 (무의식중에(?)) 약정이 된 것 같아요. 그 끝이 당장 자기가 당할 일이 아니니까요..
ifrain
저는 대부분의 인류에 대해서 말한 게 아니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신념에 따라 자기 길을 가는 극소수의 인간에 대한 이야기죠. 신념이라는 것도 어느 방향에서 보는지에 따라 달라질 테고요. 그 인간도 변할 수 있겠죠.
ifrain
"그런 먼지 속에는 지구에서는 쉽게 발견할 수 없는 이국적인 원소가 들어 있다. 이리듐도 그런 원소 중 하나로, 우주에는 지구에서보다 1,000배 이상 더 흔하게 존재한다(그 이유는 지구가 만들어지던 초기에 대부분의 이리듐이 지구의 중심으로 가라앉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이 책에서도 지구 중심으로 이리듐이 들어갔다고 나와 있습니다.
@밥심 이리듐이 철보다 더 무거우니.. 철에게 카리스마 있게 "날 따라와~!" 라고 했을 것 같네요. ㅎㅎ 겁에 질린 철이 따라나섰지만 반항심이 강한 다른 철 친구들은 "웃기시네 ~"라며 지표면에 남아서 콧방귀를 뀌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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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2. 액션 + 로버트 맥키의 액션스토리 탐험단 시즌 2 : 장르의 해부학 읽기 3. 신화 4. 회고록과 성장물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 4회차[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3) 프랑켄슈타인[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2회차 『로빈슨 크루소』(다니엘 디포, 1719)[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1회차-마션
히어로와 함께
카라마조프의 피도스토옙스키와 29일을[그믐연뮤번개] 3. [독서x관극x모임지기 토크] 우리 몸에 살고 있는 까라마조프를 만나다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
3권의 책 종류
『육식의 종말』완독 하기! (책 증정)[김영사/책 증정] 장안의 화제! 노화과학을 다룬 <우리는 왜 죽는가>를 함께 읽어요 [인플루엔셜/책증정] 진정한 앎은 무엇인가? <지식의 탄생> 읽고 함께 이야기해요!
청명하다, 꾸준히 읽는 중
독서기록용_웍과 칼독서기록용_필요의 탄생독서기록용_제자리에 있다는 것독서 기록용_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
<인간의 대지> 오랜만에 혼자 읽기 『에도로 가는 길』혼자 읽기천국의 열쇠 혼자 읽기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부커상을 받았어요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Re:Fresh] 3. 『채식주의자』 다시 읽어요.[서울국제작가축제X비채] 버나딘 에바리스토의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함께읽기 챌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