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3부

D-29
수소 원자의 융합으로 헬륨이 새로 만들어졌습니다. 우주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수소를 구성하는 양성자가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게 되었고, 서로 격렬하게 부딪히다가 융합하면서 헬륨 핵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후 우주에는 수소와 헬륨이 만연했습니다.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별인 태양은 중심 온도가 15,00만 도 이상입니다. 이 정도 온도에서는 수소 양성자들이 융합해서 헬륨을 만들 수는 있지만 헬륨 양성자들이 융합해서 다른 원소를 만들기에는 부족합니다. 그 결과, 태양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원소는 수소와 헬륨뿐입니다.
김서형의 빅히스토리 Fe연대기 p.224, 김서형 지음
그러나 별이 헬륨을 모두 사용하고 나면 새로운 원소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 시작됩니다. 우주의 온도가 약 10억 도가 되면 헬륨 양성자들이 융합되고, 점점 더 빠른 붕괴.융합 과정을 통해 네온, 산소, 규소를 만듭니다. 그리고 우주의 온도가 30억 도쯤 되면 규소를 철로 만드는 융합이 시작됩니다. 따라서 철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질량이 크고 온도가 높은 별 안에는 수소에서부터 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원소들이 가득 차게 됩니다. 그리고 별의 중심이 철로 가득해지면 더 이상 융합은 진행되지 않고, 앞서 보았듯이 초신성 폭발이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별이 폭발하면서 다양한 원소들이 별의 주변과 우주 전체로 널리 퍼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주에서 가장 많이 존재하는 원소는 여전히 수소와 헬륨으로, 전체의 약 98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헬륨 이후의 여러 가지 원소들이 우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불과 2퍼센트 내외인 것입니다. 어쩌면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아주 적습니다. 하지만 이 2퍼센트 내외의 원소들의 다양한 결합으로 생명체, 인간 그리고 세상의 모든 것들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2퍼센트가 우주와 생명과 인간의 역사 속에서 지니는 의미는 매우 큰 셈입니다.
김서형의 빅히스토리 Fe연대기 pp.225~226, 김서형 지음
<조선왕조실록>‘광해군일기’ 20권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등장합니다. 8월 25일 미시에 품관 김문위의 집 뜰 가운데 갑자기 세숫대야처럼 둥글고 빛나는 것이 나타났다. 1609년 8월 25일에 강원도에서 발견된 미확인비행물체에 대한 기록입니다. 몇 년 전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매우 인기를 얻었던 <별에서 온 그대>는 바로 이 기록을 토대로 만들어진 SF드라마였습니다. 지구에 떨어진 초능력을 가진 외계인과 톱스타의 사랑을 그린 드라마였기 때문에 우리나라 최초의 ‘SF로맨스’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순간 이동이나 시간 정지 등의 능력을 보여주는 남주인공은 조선에 떨어진 외계인이었지요. 말 그래도 ‘별에서 온 그대’였습니다. 그런데 별에서 온 그대가 단순히 다른 별이나 행성, 혹은 은하에 사는 외계인만 가리키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을 포함해 지구의 모든 생명체들이 별에서 만들어진 원소들의 다양한 결합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죽으면 다시 원소로 되돌아갑니다. 생명체뿐만 아니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그러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가 주변에서 보는 것들은 모두 별에서 온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별에서 만들어진 원소들과 이들의 다양한 결합에 대한 관심이 세상 모든 것의 기원을 살펴보는 데 매우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김서형의 빅히스토리 Fe연대기 pp.226~227, 김서형 지음
그 드라마가 SF로맨스였나요? 본거 같은데 기억이 안 나네요. 제가 로맨스는 안 좋아해서. 근데 아이디어가 꽤 좋았네요.
저는 드라마를 통으로 보지는 않고 짧은 영상으로 부분적으로 보았어요. 남자 주인공이 외계인이었던 것은 독특한 설정이라 기억이 나고요. 외계인이라 그런지 얼굴 표정 변화가 인간들의 그것에 비해 조금 덜 자연스러운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저는 로맨스 여부를 떠나서 작품이 좋으면 가리지 않고 보게 되는 것 같아요.
15,00만 도.. 상상하기 힘든 온도임에도 불구하고 헬륨 외에 다른 원소를 만들기에는 부족하다는 점이 놀라워요. 30억 도가 되어서야 철이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그 정도 온도가 없이는(철이 없었을 것이므로) 인간도 살 수 없고 문명도 이룰 수 없었을 것이라는 거죠. 인간의 생존은 희소한 과정의 반복 속에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 느껴집니다.
7장을 읽으면서 초반에 지구의 핵과 같은 내부 구조 이야기들을 많이 나누다보니 다소 정신이 없었는데요, 깔끔하게 정리할 수 없을까 생각해보니 바로 우리가 읽고 있는 이 책에서 저자인 놀이 1장 ‘화학적 지구: 행성 만들기’에 특유의 재능을 발휘하여 잘 정리해두었던겁니다. 조금 전에 1장을 쓰윽 하고 다시 읽고나니 복잡했던 머리가 개운해졌습니다. 몇 달 전에 읽은 부분이라 벌써 가물가물한 부분도 꽤 있었으므로 복습의 효과도 있었고요. 1장과 내친 김에 2장까지 다시 읽으면 지구의 지형, 암석, 지각활동 등을 재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네요. 1장을 다시 보니 1부에서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입니다. ^^
이제 평범한 물질로 돌아가자. 별빛의 시대가 시작되었을 때, 우주는 (주로) 수소 원자들이 퍼져 있는 차가운 곳이었다. 초기 별이 헬륨을 더 만들어내고 있었지만, 지구를 만드는 데 필요한 물질들(<표1-1> 참조)은 거의 없었다. 우리 행성을 만드는 데 필요한 철Fe, 규소Si, 산소는 어디에서 나왔을까? 우리 몸을 이루는 탄소C, 질소N, 인P 같은 원소들은? 이런 원소들은 모두 더 후대의 별에서 기원했다. 이 후대의 별들은 훗날 우리 행성을 이루게 될 원자들의 제조 공장이었다. 큰 별의 고온과 고압 속에서 가벼운 원소들은 융합하여 탄소, 산소, 규소, 칼슘Ca이 되었고 철, 금Au, 우라늄U 같은 무거운 원소들은 초신성이라는 거대한 별의 폭발로 생겼다. 우리가 거울 속에서 보는 얼굴은 길게 잡아 수십 년이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그 얼굴은 수십억 년 전 고대의 별에서 생긴 원소로 이루어져 있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p.26~28,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6. 대멸종과 공생 1999년 일곱 번째 달, 거대한 공포의 대왕이 하늘에서 내려오리라. 16세기 프랑스 예언가 미셸 드 노스트르담의 지구 멸망에 관한 예언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그를 노스트라다무스라고 부릅니다. 그의 사후에 발간된 <백시선>은 총 10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부마다 4행시가 100편씩 수록되어 있습니다. 주로 16세기 이후 발생하게 될 전염병, 전쟁, 자연 재해 등의 재난에 대해 언급하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독일 히틀러의 집권과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 그리고 2001년에 발생했던 9.11테러에 이르기까지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속에서 역사적 현상들을 해석하면서 인류와 지구의 멸망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적 그리고 공간적 범위를 좀 더 확대해본다면 인류의 멸망은 지구 역사 속에서 이미 여러 차례 발생했습니다. 지구에는 오늘날 현생인류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뿐만 아니라 호모속에 속하는 여러 종들이 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좀 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약 700만 년 전에 인류와 영장류의 공통 조상에서 분화된 사헬란트로프스 차덴시스Sahelanthropus tchadensis 이후로 다양한 인류의 종들이 등장했다가 사라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이와 같이 여러 종이 등장하고 사라지는 것은 인류에게 국한된 현상이 아닙니다. 오히려 지구의 수많은 생명체들에게 공통적으로 발생했던 일입니다.
김서형의 빅히스토리 Fe연대기 pp.245~246, 김서형 지음
약35억 년 전에 지구에 최초의 생명체가 탄생한 이후 수없이 많은 종들이 발생했고, 이들 가운데 99퍼센트는 멸종했습니다. 지구에서는 최소 열한 차례의 멸종이 발생했고, 여기에는 다섯 차례의 대멸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최초의 대멸종은 약 4억 4,300만 년 전에 발생했습니다. 당시 바다에 살고 있던 생명체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대멸종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 시기에 나타났던 초신성 폭발과 더불어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폭발인 감마선 폭발이 발생하면서 오존층이 파괴되고 자외선에 노출되어 대멸종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두 번째 대멸종은 약 3억 7,000만 년 전에 발생했습니다. 당시 지구 기온이 하강하면서 아마존 분지의 일부가 빙하로 뒤덮였다는 과학적 증거들이 발견됨에 따라 이 대멸종은 빙하가 원인이었으리라고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때 지구에 살고 있던 생명체의 약 70퍼센트 이상이 사라졌는데, 멸종된 대부분이 어류였습니다. 이후 지구에서는 어류 대신 양서류가 급속하게 확산되고 진화하기 시작했습니다.
김서형의 빅히스토리 Fe연대기 pp.246~247, 김서형 지음
가장 심각했던 대멸종은 바로 2억 4,500만 년 전에 발생했습니다. ‘모든 멸종의 어머니’라고도 불리는 페름기 대멸종으로 당시 생명체의 95퍼센트 이상이 사라졌습니다. 지구에 살고 있던 대부분의 생명체들이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초로 눈을 가지고 급격한 지구환경 변화에 적응했던 삼엽충 역시 이 시기에 멸종했습니다. 당시 지구에서는 급격한 온난화가 발생했는데, 많은 과학자들은 이런 기후의 변화가 지구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대멸종의 원인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살아남은 종들이 지구의 새로운 지배자가 되었습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종이 바로 공룡을 비롯한 파충류입니다. 네 번째 대멸종은 약 2억 년 전에 발생했습니다. 이 시기에 초대륙 판게아가 이동하면서 땅이 조금씩 나누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로 대규모의 화산 활동이 발생했고, 이로 인한 기후변화 때문에 당시 바다 생명체의 약 80퍼센트 이상이 사라졌습니다. 다섯 번째 대멸종은 약 6,500만 년 전에 나타났습니다. 이때의 대멸종은 지구를 지배하고 있던 공룡이 사라지고 포유류가 급속하게 확산될 수 있었던 계기입니다. 많은 과학자들은 그 원인으로 소행성 충돌을 언급합니다. 오늘날 멕시코 유카탄반도에는 지름 10킬로미터 이상의 소행성이 충돌한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먼지와 파편이 대기를 뒤덮으면서 식물들이 제대로 자랄 수 없었고 이것이 초식공룡과 육식공룡의 멸종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김서형의 빅히스토리 Fe연대기 pp.247~249, 김서형 지음
<셜록 홈즈> 시리즈로 매우 유명한 영국 소설가 아서 코넌 도일이 1912년에 재미있는 소설을 하나 발표했습니다. 제목은 <잃어버린 세계>입니다. 외부 세계와 철저하게 단절된 채 남아메리카에 살고 있는 공룡을 찾아 4명의 남자들이 모험을 떠나는 SF 소설입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면서 영화로도 제작되었고, 이후 <쥬라기 공원>과 같은 영화가 제작되는 데 모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 소설에서 코넌 도일은 공룡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묘사합니다. 어쩌면 그는 다섯 번째 대멸종이 발생하기 전, 지구에서 여러 종들이 함께 공존했던 모습을 상상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약 700만 년 전에 공통 조상으로부터 최초의 원시 인류가 분화되었다는 과학적 증거 앞에서 이와 같은 묘사는 그야말로 상상일 뿐입니다. 공룡이 멸종하고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종류의 포유류들이 진화하면서 인간이 등장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김서형의 빅히스토리 Fe연대기 pp.249~251, 김서형 지음
아서 코넌 도일의 <잃어버린 세계> <김서형의 빅히스토리 Fe연대기> p.250에 책 내용과 함께 실려 있는 그림입니다.
사라져간 생명체의 종류나 수를 살펴본다면 대멸종은 지구의 파멸을 초래했던 것처럼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구와 생명체의 역사 속에서 살펴본다면 대멸종이 부정적인 영향만 미친 것은 아닙니다. 소행성 충돌, 화산 폭발, 기후변화, 해수면의 변화 등과 같은 급격한 환경 변화 속에서 어떤 종은 멸종했지만 또 다른 종은 생존하고 적응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대멸종은 환경 변화에 따른 종의 진화에 매우 중요한 골디락스 조건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장 최근에 발생했던 다섯 번째 대멸종으로 공룡이 사라진 것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이는 단순히 하나의 종이 지구에서 사라지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공룡이 차지하던 공간을 포유류라는 다른 종이 차지할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공룡의 멸망 이후 포유류의 수와 다양성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인간이 등장했고, 오늘날 우리가 존재할 수 있는 것입니다. 환경 변화에 잘 적응한 종은 살아남았고, 그렇지 못한 종은 멸종했습니다. 진화와 대멸종은 지구의 모든 생명체들이 주변 환경과 상호 작용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멸종은 더이상 특정 종이 존재하지 않는 것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새롭고 다양한 종들이 발생하고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준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멸종을 통해 지구의 다양한 생명체들은 공생하고 공진화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과학자들 사이에 여섯 번째 대멸종의 위기를 지적하면서 인류의 멸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오늘날 인류가 지구의 어느 종보다도 가장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종인 만큼, 이에 대한 인식과 대처도 인류의 몫입니다. 지구의 역사 속에서 되풀이되었던 대멸종처럼 인류와 다른 종들이 멸종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주변의 다른 종들과 공생하고 공진화하는 것이 절실합니다.
김서형의 빅히스토리 Fe연대기 pp.251~252, 김서형 지음
‘비워야 채워진다’는 원리가 여기에도 적용이 되는군요.
공룡 시대에 “식량 문제”가 발생한 것이로군요. 대기가 태양 빛을 차단하고 있는 상황에서 식물이 제대로 자랄 수 없으니 초식 공룡이 살 수 없고 초식공룡이 살 수 없으니 육식 공룡도 먹고 살 수 가 없었구요.
도서관 가느라 오늘 처음 밖으로 나왔는데 비만 시원하게 내리는 것이 아니라 기온도 떨어져 선선한게 좋네요. 다섯 차례 대멸종을 잘 설명해주는 글을 올려주셨는데 마침 참고하려고 빌린 피터 브래넌의 <대멸종 연대기> 표지를 넘기자마자 좋은 도표가 나오길래 올려둡니다. 페름기말 무려 96%의 생물 종이 사라지던 연대에 우리 인류가 있었다면 그 긴 시간 동안 지옥같은 상황에 직면하여 ‘이번엔 진짜 지구가 멸망하는구나’ 하고 극좌절 모드에 빠져있었을 듯요.
다른 시대에는 지구 환경 변화가 대멸종의 원인이었다면 신생대 제4기 인류세에는 그 원인이 “인류의 환경 파괴” 라고 표기한 점이 눈에 띕니다.
지구의 대멸종을 그림과 도표로 표현하니 한 눈에 들어오고 이해하기 쉽네요. 인류세에 멸종 비율이 70%로 가장 낮기도 하지만 그 원인이 ‘인류의 환경 파괴’로 되어 있어서 여섯번째 대멸종은 그 해결의 키가 인간의 손에 쥐어져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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