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3부

D-29
집단지성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조건이 필요하다. 집단이 편향되지 않아야 한다. 독립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낼 수 있어야 정확한 어울림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에서도 각자의 선거권이 진정한 가치를 가지려면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서로 종속적인 관계가 아니라 독립적인 관계여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파란하늘 빨간지구 - 기후변화와 인류세, 지구시스템에 관한 통합적 논의 pp.256~257, 조천호 지음
칼릴 지브란Kahlil Gibran도 <예언자>에서 각자가 혼자여야 어울림이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 혼자 있게 하라. 마치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줄은 서로 혼자이듯이. 날씨 예측모형에서도 초기조건들이 집단 편향성을 가지고 있다면, 예측 결과도 편향성을 벗어나지 못한다. 즉, 집단의 예측이 하나의 예측보다 나은 점이 없게 된다. 불확실성을 예측의 근원적 속성으로 받아들이려면 서로 독립적인 초기조건을 사용해야 한다.
파란하늘 빨간지구 - 기후변화와 인류세, 지구시스템에 관한 통합적 논의 p.257, 조천호 지음
서로 독립적인 초기조건들로 여러 결과를 예측하는 기법을 '앙상블 예측'이라고 한다. 음악에서 앙상블은 여러 명의 연주자에 의한 합주를 의미한다. 이때 같은 악기로 같은 음을 연주한다면 앙상블의 의미가 없다. 서로 독립적인 다양함이 조화를 이룰 때만 아름다운 음악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앙상블 예측 결과는 독립성과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홀로 극단적이면 전체와 앙상블을 이루기 어렵기 때문이다. 개개 예측의 차이는 우연처럼 보이지만 날씨를 지배하는 자연법칙을 벗어나는 터무니없는 날씨를 예측하지 않아야 하지만, 정확히 똑같은 날씨를 예측하지도 않아야 한다. 날씨 예측에서도 모두 비슷하게 우수한 100개 결과를 내는 경우보다, 성능이 좀 떨어진다 해도 다양한 100개의 앙상블 결과를 산출할 때 더 효과적이다. 이를 인간 사회에 적용하면, 비슷한 생각을 하는 우수한 100명보다는 다양한 의견을 가진 평범한 100명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다수가 따르는 의견에 대해, 다양한 이유로 문제를 제기하는 소수가 어느 정도 어떻게 분포해 있는지도 알 수 있다. 의견의 분포가 집중되어 있다면 실행하기 쉽겠지만 분포가 넓게 흩어져 있다면 실행하기 어려울 것이다.
파란하늘 빨간지구 - 기후변화와 인류세, 지구시스템에 관한 통합적 논의 pp.257~258, 조천호 지음
바다와 대기 지구가 태양계의 다른 행성과 구별되는 뚜렷한 특징은 바다가 있다는 것이다. 산소가 풍부한 공기도, 그 때문에 번창하고 있는 생물도, 비가 오고 눈이 내리는 날씨와 계절의 변화도, 수많은 화산 활동과 지진, 그리고 움직이는 대륙이 보여주는 역동성도 모두 지구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들 모두가 만약 바다가 없었다면 존재하지 않았거나 지금과는 매우 다른 모습을 보였을 것이다. 지구의 물은 원래 대기 중에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던 이산화탄소(CO2)를 녹인 후 바닷속에 방해석(calcite:CaCO3)이란 광물로 침전시켰다. 방해석이 모인 암석이 우리가 시멘트를 만드는 원료가 되는 석회암이다. 바다가 오랜 세월 동안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덕분에 지구 대기는 이산화탄소에 비해 산소가 풍부한 생명체에 적합한 조성으로 바뀌게 되었고,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제거하여 거의 대기가 이산화탄소로 이루어진 금성과 같은 초열지옥을 면할 수 있었다. 바다에서 증발한 물은 비나 눈이 되어 내리면서 육지의 생명체에 담수를 제공해 주고, 바다와 대기 사이의 에너지 교환은 기상 변화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해양지각과 함께 지하 깊은 곳으로 침투한 물은 암석의 녹는점을 떨어뜨려 마그마를 만들며, 이 때문에 일본과 같은 지역에서는 좀더 활발하게 화산 폭발, 지진이 일어나게 된다.
하늘에서 떨어진 돌, 운석 p.147, 최변각 지음
바다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밖으로 내보내면서 이산화탄소로 지구가 뜨거워지는 것을 막고 산소로 자외선을 차단해주는 보호막(오존층)을 만들게 되었네요. 산소를 이용하는 생명체는 산소가 고갈될 수록 바다 밑에서 안전지대를 찾아 힘겹게 살아가다가 바다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되었고요. 이 모든 것이 오랜 세월이 걸려서 정리가 되었다는 것이 신비롭게 느껴집니다. 크게 보아 이산화탄소를 바다에 집어넣고 산소를 끄집어낸 것이죠. 사실 공기 중에도 물이 있고 하늘에도 물이 있죠. 물질의 상태가 다를 뿐이죠. 물 분자 사이의 거리와 결합 구조가 다릅니다. 바다 속에서는 액체, 공기 중에서는 기체, 하늘에서는 물방울이나 얼음 알갱이로 액체나 기체 상태로 존재합니다. 물은 생명을 유지시키는 화학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공장이 되고 생명체의 체온 조절에도 큰 역할을 합니다. 공기 중에 수분이 없다고 가정하면 광합성을 하는 식물이 바싹 다 말라 죽어버립니다. 그러면 지구에 산소 공급과 먹이사슬이 중단되겠죠. 저는 오존층이 되어 지구를 보호해주고 있는 산소 못지 않게 물이 형태를 바꾸어가며 지구의 생명을 지켜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명.. ‘물 보호막’ 인 것이죠. ^^
지구는 어떻게 바다를 가지게 되었을까? 고온의 초기 지구의 대기에 가득했던 수증기는 온도가 내려가면서 식어 물로 변하여 바다를 만들었을 것이고, 대기 중의 수증기는 끊임없이 생성된 마그마에서 방출되었을 것이다. 그럼, 지구 초기의 마그마에 포함된 수증기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태양계의 구성원 중 가장 풍부하게 물(액체 상태의 물이 아니라 얼음이지만)을 가지고 있는 혜성의 충돌이 지구에 물을 공급하는 데 중요한 공헌을 하지는 않았을까? 밀도가 낮은 우주 공간에는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없다(1장 참조). 우주 공간에서 물(H2O)이 존재하는 방법은 기체(즉 수증기) 상태나 고체 상태이며, 고체 상태의 물은 매우 낮은 온도에서는 얼음으로 존재하거나 조금 더 높은 온도에서는 함수광물(hydrous mineral) 속에 포함되어 존재한다. 함수광물이란 화학식에 (OH)를 포함하는 광물로서 이런 광물을 가열하면 물(수증기)이 빠져 나온다. 지구가 생성된 장소는 물이 얼음으로 존재하기에는 너무 높은 온도였을 것으로 생각되며 함수광물 역시 많은 양이 형성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지구에 들어온 물은 태양계 좀더 먼 곳에서 만들어진 물질 속에 함수광물 또는 얼음의 형태로 포함되어 지구로 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원운속 중 카보네시어스 콘드라이트(6장 및 좀더 알아보기 6)에는 물이 함수광물의 형태로 비교적 많이 포함되어 있으며 혜성은 얼음이 주 구성물질 중 하나이다. 과연 이 둘 중에서 어떤 것이 지구 표면 물의 주 공급원이었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최근의 동위원소 연구에 의하면 혜성에 포함된 얼음의 수소동위원소 조성이 지구의 바다와 달라 혜성만으로는 지구의 바다를 만들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지구의 46억 년 역사 동안 수많은 혜성이 지구에 충돌했을 것이며, 유성의 형태로 지금도 많은 양의 혜성 파편이 지구로 들어오고 있으므로(1장), 바다의 일정 부분은 혜성이 만든 것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하늘에서 떨어진 돌, 운석 p.148, 최변각 지음
그러나 사람족은 한 가지 중요한 측면에서 다른 대형 유인원들과 달랐다. 바로 곧추서서 걸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232,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But the hominins differed from other great apes in one critical way. They could walk upright.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198,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찰스 다윈이 100여 년 전에 처음 주장했듯이, 인류 조상은 두 발로 서서 걷게 되면서 손을 다른 용도로 쓸 수 있게 되었다. 시간이 흐르자 그 손으로 도구를 만들고 쓰게 되었다. 따라서 아르디와 친척들은 두발보행을 함으로써 우리로 이어지는 길을 들어섰다(<그림8-1>).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233,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Bipedalism, then, set Ardi and her relatives on the road to us (Figure44).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199,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풍요로웠던 화성 화성 탐사는 화성에도 지구와 같이 생명체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기대와 함께 시작되었다. 화성 표면의 자세한 모습은 마리너 4호(Mariner 4) 이후, 바이킹(Viking), 패스파인더(Pathfinder) 등으로 이어지는 화성탐사선의 활약에 의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들이 보내온 화성 표면의 모습은 황량하기 짝이없는 건조한 행성으로 어디에도 생명체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이후 글로벌 서베이어(Mars Global Surveyor) 호, 오딧세이(Mars Odyssey) 등 우수한 관측 장비를 탐재하고 있는 궤도 탐사선이 화성 표면의 세밀한 사진을 전송해 오고 있으며, 2004년에는 오퍼튜너티와 스피릿(Opportunity & Spirit)으로 명명된 두 대의 쌍둥이 탐사 로봇이 화성 표면에 착륙하여 좀더 정밀한 사진과 분석 자료를 지구로 전송하였다. 최근의 얻어진 자료를 해석하여 알게 된 화성의 과거는 지금과는 매우 다른 모습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화성의 표면에서는 무엇인가 흐른 것과 같은 구조를 많이 볼 수가 있는데, 이들 중 일부는 용암이 흐른 흔적이거나 바람에 의해 만들어진 지형으로 보이지만, 일부는 물이 흐르면서 만든 지형일 가능성이 매우 큰 것들도 있다. 예를 들어 유럽의 화상 탐사선 마스 익스프레스(Mars Express) 호가 촬영한 그림 12-9의 구조는 지구의 강 하구에서 볼 수 있는 것과 유사한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이 구조는 마치 여러 차례에 걸쳐 강에 물이 넘쳐 나면서 범람원이 형성된 것과 같은 복잡한 모양을 보여주는데 만약 물이 없었다면 어떻게 이런 구조를 만들 수 있는지 설명하기가 매우 곤란하다.
하늘에서 떨어진 돌, 운석 pp.173~174, 최변각 지음
화성에 보내진 쌍둥이 로봇, 오퍼튜너티와 스피릿의 착륙지점은 화성 표면에 있는 수많은 물의 흔적으로 생각되는 지점 중 두 장소를 주의 깊게 선정한 것이다. 먼저 오퍼튜너티가 착츅한 지점인 메리디아니 플라눔(Meridiani planum)은 궤도탐사선에 의해 회색의 적철석(Gray hematite, Fe2O3)이 다량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진 곳이다. 화성에는 적철석이 풍부하게 존재한다. 적철석은 산화철의 일종으로 녹슨 철을 생각하면 될 것이다. 적철석은 작은 입자가 모여 있을 때는 붉은색으로 보이며 붉은 행성 화성의 색은 적철석이 풍부한 토양의 영향이 크다. 적철석이 큰 결정으로 성장하면 회색을 띠게 되는데, 이런 결정질 적철석이 생성되는 대표적인 환경이 물이 존재하는 곳이다. 따라서 메리디아니 플라눔은 과거 표면에 물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큰 지역이다. 스피릿이 착륙한 구세브 충돌구(Gusev Crater)는 한쪽 벽이 또 다른 작은 충돌구에 의해 무너져 내려 있고 이 지점은 마치 고대의 강처럼 보이는 구조와 연결되어 있다(그림12-10). 따라서 구세브 충돌구는 과거 화성의 호수였을 가능성이 있는 곳이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두 대의 로봇은 이들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과거 화성 표면에 풍부했던 물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자료들을 지구로 전송해 왔다. 이들이 발견한 대표적인 물의 흔적을 살펴보자.
하늘에서 떨어진 돌, 운석 p.174, 최변각 지음
먼저 로봇들은 화성 표면에 흔하게 자로사이트(jarosite)라는 황화광물을 발견하였다. 이 황화광물의 화학식에는 (OH) 성분, 즉 수분이 포함되어 있으며 자로사이트의 대표적인 생성 조건이 호수와 같은 곳에서 물이 증발하여 만들어지는 것이다. 둘째, 미항공우주국의 연구팀이 블루베리(blueberry)라고 명명한 수많은 작은 암석 구슬이 있다(그림12-11). 화성의 퇴적암 내에서 또는 그 주위 토양층에서 발견된 이 작은 암석 구슬은 결핵체(concretion)라 불리는 지구상의 퇴적구조와 매우 유사하다. 셋째, 물의 흐름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작은 구조, 예를 들어 강이나 호수 또는 얕은 바다의 바닥에서 물결에 의해 만들어지는 사층리(cross bedding)로 보이는 구조나 마치 작은 수로처럼 보이는 구조 등이 포함되어 있다(그림12-11). 지금까지의 탐사 결과 과거 화성의 표면에는 매우 많은 양의 물이 있었다는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액체 상태의 물이 표면에 존재할 수 있도록 과거의 화성은 지금보다 훨씬 더 따뜻한 행성이었을 것이다. 그럼 과연 그 많던 물이 어디로 갔을까? 화성이 점차 추워지면서 일부는 극관에 얼어 있으며, 또 일부는 지하수가 되어 숨어버린 후 얼어붙어 동토층을 형성했을 것이다. 또한 화성에 거듭된 충돌에 의해 증발한 후 상대적으로 약한 화성 중력 때문에 많은 양이 화성 대기에서 탈출했을지도 모른다.
하늘에서 떨어진 돌, 운석 pp.174~174, 최변각 지음
그림 12-11. 화성 탐사 로봇이 발견한 물의 흔적들. 왼쪽은 블루베리라 불리는 작은 암석구슬(안의 작은 그림)을 포함한 퇴적층이며 오른쪽은 작은 수로와 같은 구조. 사진의 색은 인위적으로 조작된 것으로 실제 색과는 다르다. (사진 출처: NASA)
그림 12-10. 화성 탐사 로봇 스피릿이 착륙한 구세브 충돌구의 3차원 영상. 직경이 150km인 구세브 충돌구의 한쪽 면(왼쪽 상단)은 마치 강처럼 보이는 지형과 연결되어 있다. (사진 출처: NASA)
그림 12-9. 유럽의 화성탐사선 Mars Express가 촬영한 만갈라 계곡(Mangala Valles)의 모습. 지구의 강처럼 보이는 이 구조는 마치 과거에 수차례에 걸쳐 강이 넘쳐 흐른 것과 같은 모양을 가지고 있다.(사진 출처: ESA)
이 사진을 보니 물이 있었던 게 확실하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때로는 복잡한 성분 분석보다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정보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우리는 화성인? 많은 서구인들이 한때 화성에 지적 능력을 가진 생명체가 존재한다고 믿은 적이 있다. 1877년 화성이 지구와 가까워졌을 때 이탈리아의 천문학자 스키아파렐리(Giovanni Schiaparelli)는 망원경으로 화성을 관측하여 화성에 수많은 직선의 무늬를 발견하였고 미국의 천문학자 로웰(Percival Lowell)은 이를 화성인들이 만든 운하(Canals)라고 주장한 적이 있다. 이에 자극받아 영국의 공상과학소설가 웰즈(H.G. Wells)는 화성의 고등생명체가 지구를 침공한다는 내용의 <우주전쟁(The War of the World)>이라는 소설을 1898년 발표하였다. 이 소설 속에 묘사된 화성인 마치 문어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화성인 하면 문어 모양의 생명체를 떠올리곤 한다(그림 12-12). 마리너 탐사선 이후 수 차례의 화성 탐사 결과 화성에 지적 생명체가 없다는 것이 알려지긴 했지만, 과연 화성은 생명체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또는 존재한 적이 없는 황폐한 땅일까? 지구에 생명체가 존재한다고 해서 반드시 다른 행성에도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논리는 성립하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구에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다른 행성에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게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유사한 생명체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조건이 만족되어야 하며 지구는 그런 조건이 충족되어 있는 행성이다. 현재 태양계 내 어떤 곳도 지구와 같이 생명체에 적합한 환경은 없는 듯 하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태양계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고 있지 못하며, 더구나 과거의 태양계의 모습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너무도 많다. 앞서 살펴본 최근의 연구결과는 화성이 과거 한때 물이 풍부했으며 좀더 따뜻한 행성이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하늘에서 떨어진 돌, 운석 pp.176~177, 최변각 지음
생명체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유기물이 반드시 필요하며, 유기물은 높은 온도에서는 쉽게 파괴된다. 해이디언 시기의 지구(1장 ‘지구의 성장속도’ 참조)는 매우 높은 온도에 놓여 있어 유기물이 생성되기 어려웠을 것이며 생성된 유기물도 아마 대부분 파괴되었을 것이다. 유기물이 안정할 수 있었던 것은 아마 초기 수억 년이 지난 후 지표면의 온도가 내려가면서였을 것이다. 지구에 비해 작은 행성이며 태양으로부터 더 멀리 떨어진 화성은 지구에 비해 먼저 식기 시작했을 것이고 따라서 유기물이 안정할 수 있었던 시기도 더 빨랐을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만약 초창기의 지구와 화성이 모두 생명체를 탄생시켰다면 당연히 화성에서 먼저 생명체가 탄생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현재 우리는 약 20개의 화성에서 온 운석을 가지고 있다. 충돌이 매우 빈번했던 태양계 탄생 초창기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은 화성의 암석이 지구로 날아왔을 것이다. 초기의 화성에 이미 원시 생명체가 탄생했고, 생명력이 매우 강한 원시 화성 생명체가 화성에서 떨어져 나온 암석에 실려 지구로 왔을 가능성은 없을까? 지구로 옮겨온 화성의 원시 생명체가 지구에서 진화하고 번창하게 되었을 가능성을 생각할 수는 없을까? 만약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었다면 우리는 스스로를 화성인이라고 불러야 할까?
하늘에서 떨어진 돌, 운석 p.177, 최변각 지음
그림 12-12. 서구에서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화성에 지적 생명체가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왼쪽 그림은 미국의 천문학자 로웰이 그린 화성 표면의 운하의 모습이며, 오른쪽은 당시 사람들이 이런 운하를 건설했다고 상상한 것과 같은 화성인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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