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리하십니다! 제가 심은 게 아니라 어떤 품종인지는 모르겠으나 좀 신기한 장미이긴 합니다. 처음에는 노란색 꽃망울이 달리는데 피면서 꽃잎 바깥쪽은 분홍색, 꽃잎 전체는 주황이 되었다가 점점 흰빛으로 바뀌면서 시듭니다. 아마 인위적으로으로 유전자 조작을 한 것이 아닐까 싶긴 한데... 그래도 물 주고 거름 주면 예쁜 꽃을 피워주는 마이 플레저입니다 ㅎㅎ
[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3부
D-29

SooHey

ifrain
올려주신 장미에 대해 찾아봤어요. 유전자 조작을 하지 않고 자연 교배를 통해 육종된 품종 중에 색 변화를 보여주는 장미가 있다고 합니다. 리오 삼바Rio Samba, 조셉스 코트Joseph's Coat, 피스Peace 중 하나 일 것 같네요. 리오 삼바가 가장 유력해 보여요. 꽃이 피어 있는 동안 받은 햇빛의 양과 시간의 흐름을 꽃잎 위에 '기록'하는 낭만적인 장미라고 할 수 있죠.
장미 꽃잎 안에 노란색, 오렌지색을 내는 카로티노이드Carotenoid 성분과 분홍색, 붉은색을 내는 안토시아닌Anthocyanin이라는 식물성 색소가 들어 있어요. 꽃이 처음 필 때는 카로티노이드가 먼저 발현되어 노랗거나 귤색이 됩니다. 꽃잎이 열리면서 자외선에 노출되면 안토니아닌 색소가 합성되면서 자외선을 강하게 받은 바깥쪽 테두리부터 분홍색과 같은 붉은 빛이 감돌게 됩니다. 시간이 흐르면 이제 너무 많은 빛과 열에 노출된 꽃잎 속의 색소들이 파괴되어 연한 크림이나 흰빛으로 시들게 되는 거고요.
"시간의 흐름을 기록하는" 장미라니.. <지구의 짧은 역사> 방과도 어울리네요. ㅎㅎ

SooHey
와!! 쥔장보다 훌륭하십니다!!! 우리 장미에게 이 소식을 전해야겠어요. 분명 기뻐할 듯합니다!.
리오 삼바라니... 쌈바!!!! ㅋㅋㅋㅋㅋ

ifrain
'마이 프레셔스..' 말씀하시려던 거 아닌가요..? ㅎㅎ

SooHey
오! 그것도 말이 되네요ㅎㅎ
근데 제가 그리 애착이나 소유욕이 있는 사람이 못되어 프레셔스라고 하기에는 너무 막키우는 경향이 없잖아 많네요.. 물도 뜨문뜨문 주고, 품종도 모르고, 고춧대 묶는 바인더로 아무렇게나 묶어주고 ㅋㅋㅋㅠ

ifrain
유럽에서는 40도가 넘나드는 폭염이 열흘 넘게 지속되고 있다고 하네요.
6월 23일 프랑스는 기온이 44도까지 올라갔다고 합니다. 장례식장도 너무 바쁘고 화장장 예약도 밀리고요.
사망자수가 평년보다 천 명 이상 늘어났어요. 대부분 65세 이상 고령이고요. 나이가 들수록 체온조절기능이 떨어져
더위에 취약한 것이죠.
물부족, 산불 등 2차 재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어요.
https://www.youtube.com/live/xRLs0L2mZZI

ifrain
“ 그해, 파리의 여름
예전에는 파리의 여름도 시애틀과 비슷했었다. 기온은 21℃대를 맴돌았고 비도 때때로 잘 내렸다. 습도도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니었다. 파리는 수백 년간 그런 식으로 여름을 보냈다. 최근까지 파리의 시민 중에 에어컨을 가진 이가 거의 없었던 것도 그래서다. 에어컨을 왜 굳이 들여야 하나 싶었던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프랑스는 8월(보통 이달이 제일 무섭다) 한 달은 사람들이 다들 휴가를 내고 일을 쉬는 게 오랜 전통이기도 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고 사람들은 브르타뉴의 해안이나 알프스산을 찾아 더위를 식히며 느긋하게 쉰다. 어떻게 보면 더위에 대한 옛날 방식의 적응인 셈이다.
”
『폭염 살인 - 폭주하는 더위는 어떻게 우리 삶을 파괴하는가』 p.387, 제프 구델 지음, 왕수민 옮김
문장모음 보기

ifrain
“ 8월에도 파리에 계속 눌러앉아 있는 이들은 대체로 노령에 접어든 사람들, 아니면 파리를 찾는 수천 명의 관광객을 위해 도시의 기능을 유지·관리하는 필수 인력들뿐이다. 그런데 2003년 여름 도시에 남아 있던 파리 시민들은 금시초문이던 무언가에 호되게 당하게 된다. 과거에도 파리가 며칠 무더웠던 적은 있지만 절대 이번더위 같지는 않았었다. 그해 8월 9일에는 낮 기온이 35℃를 넘어섰고, 때로는 40℃ 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 비극적 사태의 전모가 낱낱이 드러나기까지는 며칠이 걸렸다. 우선 경찰서와 소방서로 걸려오는 전화가 점점 늘어났고 병원의 응급실도 하나둘 만원을 이뤘다. 폭염이 닥치고 일주일쯤 지나자 이제는 시체를 보관할 곳조차 점점 바닥났다. 보건복지부에서는 도심 근처의 공공 스케이트장에 시신들을 보관하려 했지만, 이들 시설은 8월에는 개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얼음을 다시 얼리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궁여지책으로 당국자들은 곳곳의 정원에 냉장 설비가 마련된 텐트를 설치했다. 하지만 시체는 아직 너무 많았다. 하루 24시간을 꼬박 쉬지 않고 운영해도 장례식장과 화장장이 사망자 수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파리시는 사망에서 장례까지의 시간을 최장 6일에서 15일로 연장했지만, 한 기사의 표현처럼 "시신 안치소가 시체로 넘쳐나는 상황"만 초래했을 뿐이었다. 급기야 시 당국은 식품 창고까지 강제 징발했다. 그것도 모자라 냉장 설비를 갖춘 식품 트럭을 빌리거나 구입하기도 했다. 한 작가에 따르면 "시 당국에서 사들인 트럭에는 이전 주인이던 도축업자의 이름을 떼어낸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
『폭염 살인 - 폭주하는 더위는 어떻게 우리 삶을 파괴하는가』 pp.387~388, 제프 구델 지음, 왕수민 옮김
문장모음 보기

ifrain
“ 2003년 2주도 안 되는 기간 동안 프랑스에서 폭염의 직접적 결과로 사망한 사람만 1만 5,000명이었다. 그중 파리 도심에서 살았던 사람들만 거의 1,000명에 달했다. 혼자 살거나 맨 꼭대기층의 다락방, 즉 다락방식 아파트에 살던 사람들이 희생된 경우가 많았다. 이런 집들에서는 함석지붕 아래에 열기가 쌓이면서 마치 오븐에라도 들어간 것처럼 사람을 말 그대로 통째로 익히기 때문이다. 폭염에 희생당한 시신을 전부 발견하기까지는 몇 주가 걸렸다. 시신이 발견된 아파트는 구석구석에 배인 시체 냄새를 빼느라 한동안은 전체를 비워야 했다.
폭염 중에 도시를 떠났다가 돌아온 파리 시민 중에는 섬뜩한 광경을 마주친 이들도 많았다. 스무 살의 한 여성은 위층에 살던 이웃이 폭염에 죽었다는 경고를 이미 들은 터였다. 그런데도 그녀는 현관문을 열었을 때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바닥에 "바싹 말라붙은 피 웅덩이, 시체에서 떨어진 피, 그야말로 온갖 것들… 소변과 피를 비롯한 온갖 것들"이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사체는 그녀 아파트 위층에 최소 일주일 이상 방치되어 있다가 발견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부패액이 아파트의 벽면과 천장의 패널 사이로 줄줄 흘러내렸다. 심지어 부엌의 꽃병들에까지 부패액이 가득한 광경을 보고 그녀는 공포에 질릴 수밖에 없었다.
"구토를 안 할 수가 없었어요." 그 여성이 말했다. "속에서 욕지기가 났어요. 그날 오후는 거의 내내 샤워기를 틀고 계속 내 몸을 씻어냈죠. 하지만 아파트 안에서는 냄새가 여전히 너무 심했어요. 심지어 몇 달이 지나도 냄새는 전혀 가시질 않았어요. 소파, 침대, 집 안 구석구석 어디에나 잔뜩 배어 있었어요. 몇 달 동안은 아파트에 들어설 때마다 헛구역질을 했죠."
”
『폭염 살인 - 폭주하는 더위는 어떻게 우리 삶을 파괴하는가』 pp.388~389, 제프 구델 지음, 왕수민 옮김
문장모음 보기

ifrain
"사체는 그녀 아파트 위층에 최소 일주일 이상 방치되어 있다가 발견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부패액이 아파트의 벽면과 천장의 패널 사이로 줄줄 흘러내렸다. 심지어 부엌의 꽃병들에까지 부패액이 가득한 광경을 보고 그녀는 공포에 질릴 수밖에 없었다."
소설 속의 한 장면을 보는 것처럼 끔찍한 광경입니다. 시체의 부패액이 아파트 를 벽면을 타고 흘러내릴 수 있는 거군요. 냄새는 더욱 오래 지워지지 않고요.

ifrain
“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2015년 12월 나는 유엔의 기후정상회의인 COP21을 취재하기 위해 파리에 갔다. 나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파리5구의 다락방식 아파트를 숙소로 구했다. 6층에 자리한 작고 아늑한 아파트는 천장이 낮은 데다 커다란 들보도 있었다. 마치 중세의 건물 같았다. 창밖으로는 18세기 건물들 위에 얹힌, 파리의 명물인 파란 함석지붕이 바다처럼 펼쳐졌다. 특히 밤에는 정말 멋진 풍경이었다. 《뉴요커》의 필자 알렉산드라 슈워츠가 그 모습을 완벽하게 포착했다. "방금 해가 졌지만 길거리에는 아직 빛줄기가 나은 그 어스름의 시간에 지붕들의 색깔이 파랗게 변한다. 때로는 지붕 아래의 밋밋한 벽들이 파란색을 더욱 강화하고 반사해서 마치 도시가 심해로 조용히 가라앉은 것처럼 너무나 파랬다. 시내가 온통 파란 물결에 푹 잠긴 느낌이었다."
2015년 당시 나는 기후위기를 10년째 취재했는데도 2003년의 폭염은 금시초문이었다. 함석지붕을 이고 있는 이런 오래된 건물에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으리라곤 추호도 생각지 못했다. 파리의 풍광이 더없이 아름답고 독특하게 하는 명물인 함석지붕이 그토록 치명적인 더위를 만들어내는 요인이라니 .
2015년 파리에는 진보와 승리의 분위기가 배어났다. 기후정상회의의 마지막 날, 195개국 정상들이 지구온난화를 산업화 이전보다 2℃ 이상(이 기준을 넘어서면 기후변화의 영향이 위험 수위에 다다르는 것으로 여겨졌고, 지금도 이 기준이 통용되고 있다) 높아지지 않게 하자는 것에 합의했다. 로랑 파비위스Laurent Fabius가 합의가 되었다면서 연단에서 의장의 망치를 두드리자 갈채가 터져 나왔다. 나도 함께 환호했다. 드디어 인류가 하나가 되어 기후변화의 절박한 위기에 대응하기로 한 것처럼 느껴졌다. ”
『폭염 살인 - 폭주하는 더위는 어떻게 우리 삶을 파괴하는가』 pp.389~390, 제프 구델 지음, 왕수민 옮김
문장모음 보기

ifrain
'창밖으로는 18세기 건물들 위에 얹힌, 파리의 명물인 파란 함석지붕이 바다처럼 펼쳐졌다. 특히 밤에는 정말 멋진 풍경이었다. '
'파리의 풍광을 더없이 아름답고 독특하게 하는 명물인 함석지붕이 그토록 치명적인 더위를 만들어내는 요인이라니.'
여기서 함석지붕은 아연Zinc을 도금한 '철Iron판'이라고 합니다. 철판의 부식을 막기 위해 아연을 얇게 입힌 것이죠. 이것을 함석Galvanizedd Iron이라고 해요. 보통 시골에서 볼 수 있는 창고지붕에 쓰이는 물결무늬의 은색 판이 그 함석지붕입니다. 그런데 파리의 오스만 건물에 사용된 자재는 순도 99%의 진짜 아연판입니다. 문제는 이 아연판이 도금한 철판(함석)보다 전도율이 1.5~2배 정도 높다는 것이죠.
아연은 가위로 자를 수 있을 정도로 물러서 가공하기가 쉽습니다. 복잡하고 화려한 오스만 양식 건물의 곡선과 경사를 감싸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자재였어요. 처음엔 은색이었지만 세월이 흘러 산화막이 형성되어 아스라한 회청색이 되었어요. 파리의 함석지붕이 아름다운 문화유산이지만 도시의 열섬현상을 가속화하고 그로 인한 폭염이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파리는 사람이 거주하고 생활하는 기본적인 공간인 '집'에서 구조적 결함과 자재의 한계가 결합해서 발생하는 문제가 심각합니다.

ifrain
사진에서 오스만 양식의 건물 스타일을 볼 수 있어요.
나폴레옹 3세의 기본 개혁 방안에 더해진 오스만의 구체적인 계획은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파리의 바탕이 되었다. 오스만은 도시를 하나의 유기체로 보고 최초로 도시 전체를 체계적으로 건설했다. 오스만 이전의 유럽의 신도시 건설은 주로 군주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한 아름다운 도시 건설에 치중하였으나, 오스만은 도시 기반 시설부터 도로 체계, 녹지 조성, 미관 관리, 도시 행정에 이르는 도시의 건설과 운영에 관련된 모든 것들을 간과하지 않고 중세 도시 파리와는 전혀 다른 근대화된 파리를 창조했다.
기차역과 주요 광장들을 직선으로 연결하는 대로가 만들어졌고 도로 주위에는 오스만 양식 건물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형식의 건물들이 들어섰다. 파리 각지에 크고 작은 녹지가 조성되었고 주택과 함께 각종 공공 시설과 문화 시설이 세워졌다. 또한 상수도망과 하수도망의 건설은 파리 시민의 생활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지고 왔다. 그 밖에 노트르담 성당과 같은 기존의 역사적 건물의 대대적인 수리와 보수가 이루어졌고 오페라 갸르니에 같은 후대에까지 빛날 건물들이 세워졌다. 공들여 보수하고 새로 지은 주요 기념물들은 대로가 끝나는 부분에 위치하게끔 해서 최대한 사람들의 시야에 노출되게 배려하였다.
파리 개조 사업
https://ko.wikipedia.org/wiki/%ED%8C%8C%EB%A6%AC_%EA%B0%9C%EC%A1%B0_%EC%82%AC%EC%97%85
https://en.parisrental.com/blog/buying-and-selling/expats-renting-or-investing-haussmannian-apartments-in-paris-what-to-know?utm_source=Pinterest&utm_medium=organic


ifrain
“ 리모델링하는 도시들
오늘날 세계의 거의 모든 도시가 그렇듯이, 파리를 건설했던 사람들은 지구의 기후가 안정적일 거라고 믿었다. 물론 유난히 덥거나 추운 날이 있고, 강물은 말랐다가 불어나며, 폭풍과 가뭄이 강타하는 등 대자연 혹은 노한 신 혹은 물리학의 걷잡을 수 없는 변덕 때문에 고약한 일들이 일어나기도 한다. 하지만 모두가 세상에는 어떤 일정한 상태로 돌아가려는 경향이 있다고 믿었다. 그 누구도 극지방의 빙상이 녹아, 몇십 년 안에 해수면이 1.5~3미터는 상승할 것이라 예상하고 해안에 도시를 건설하지는 않았다. 마찬가지로 기온이 2.5~5℃ 올라가거나 폭염이 우리를 픽픽 쓰러뜨릴 것이라 예상하고 도시를 건설한 사람은 없었다 우리는 우리 나름이 골딜록스 존을 건설하고 그 안에서 살았고, 도시들도 그 일부였다. 한마디로 우리 도시가 곧 골딜록스 도시인 것이다.
하지만 다른 모든 것이 그렇듯 이제 도시들도 변해야 한다. 연안 도시들은 해수면 상승에 적응해야 하고, 산악 도시들은 포효하는 강물에 적응해야 하며, 세계 모든 도시는 점점 심해지는 더위에 적응해야 한다. 한마디로 대규모의 도시 조성 프로젝트가 우리 시대에 이뤄져야 한다. 극단적인 더위를 고려하지 않고 설계된 도시를 극단적인 더위 속에서도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드는 작업 말이다. 그게 너무 과하다면 적어도 도시가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덫이 돼서는 안 된다. 도시들은 향후 몇십 년 동안 폭발적인 인구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런 작업을 해내야 한다. 일설에 따르면 증가할 인구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30년 동안 매달 뉴욕시를 하나씩은 건설해야 한다. ”
『폭염 살인 - 폭주하는 더위는 어떻게 우리 삶을 파괴하는가』 pp.391~392, 제프 구델 지음, 왕수민 옮김
문장모음 보기

ifrain
“ 과도하게 더워진 행성에서도 도시들이 번성하려면 넘어야 할 난관이 두 가지다. 첫째, 점점 커지는 도시가 더위에 똑똑하게 대응하게 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과거처럼 또다시 50년 동안 교외로 계속 확장하는 것은 답이 아니다. 도시는 더 많은 인구가 조밀하게 모여 사는 곳이 돼야 한다. 또 사람들이 자동차 대신 자전거와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 새로운 건물들은 단순히 효율성이 아닌 지속가능성이 있는 건축자재로 지어야 하고, 그와 함께 점점 더 강렬해지는 폭염 속에서도 안전한 곳이 되어야 한다. 이 말은 곧 더 많은 녹지대, 더 많은 나무, 더 많은 물, 더 많은 그늘, 그리고 열을 더 잘 인지하는 도시 설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
『폭염 살인 - 폭주하는 더위는 어떻게 우리 삶을 파괴하는가』 p.393, 제프 구델 지음, 왕수민 옮김
문장모음 보기

ifrain
“ 사실 많은 도시에서 이미 도시 리모델링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일례로 뉴욕시에서는 도시에 그늘을 드리우고 공기를 정화하기 위해 노동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지금껏 100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었다. 스페인의 세비야에서는 도시계획자들이 고대의 지하수로 기술을 활용해 에어컨에 의지하지 않고도 도시를 시원하게 바꾸고 있다. 시에라리온의 프리타운에서는 관료들이 도시 공원을 조성해서 시민들이 깨끗한 물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한편, 노천 시장 위로 플랙시글라스plexiglass(반투명의 특수 아크릴 합성수지) 차일을 쳐서 사람들이 그늘 속에서 쇼핑할 수 있게 한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길거리에 흰색 페인트를 칠해서 햇빛이 더 잘 반사되게 한다. 인도에서는 일명 그린루프green roof 실험이 진행 중이다. 그린루프는 열을 흡수하는 것은 물론 먹을거리를 키우는 텃밭 역할도 해준다. 오스틴에서는 내 아내 시론이 블랜튼 미술관Blanton Museum of Art(아내가 이 미술관의 관장이다) 앞의 쓸모없는 광장을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공공장소로 탈바꿈시켰다. 이곳에 가면 우아하고 거대한 꽃송이처럼 피어오른 12미터 높이의 탄소섬유 조각이 그늘을 드리운다. 그 아래에서만은 선선함을 느낄 수 있다. 플로리다주의 올랜도와 애리조나주의 템피 같은 도시들은 회복성 허브resilience hub(기본적으로 예비전력, 와이파이, 에어컨 시설을 갖춘 공동체 센터로서 극단적인 폭염 기간에 혹은 다른 종류의 비상 상황에서 주민들이 몸을 의탁할 수 있다)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
『폭염 살인 - 폭주하는 더위는 어떻게 우리 삶을 파괴하는가』 p.394, 제프 구델 지음, 왕수민 옮김
문장모음 보기

ifrain
“ 페름기는 5,000만 년 정도 이어졌다. 그러다 약 6만 년 정도의 세월을 거치면서(지질학의 시간 개념으로 보면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급작스레 모든 게 죽었다. 정확히 말하면 거의 모든 것이, 페 름기에 생명체들이 죽은 것은 극단적 더위 탓이었다. 시베리아의 화산들이 격력하게 분출하면서 수십억 톤에 이르는 이산화탄소를 단번에 대기 중으로 쏟아낸 것이 화근이었다. 이 사태로 지구의 기온이 거의 14℃나 껑충 뛰면서 60℃에 달하는 폭염을 지상에 몰고 왔던 것 같다. 열대지방에서는 바다 온도가 40℃까지 올랐으니, 이 정도면 자쿠지 욕조의 물 온도에 맞먹었다. 화산의 아가리에서는 용암도 얼마나 많이 분출되었는지 미국 전체 면적의 땅을 0.8킬로미터 두께의 용암이 뒤덮을 정도였다. 지구가 회복되어 다시 생명력을 되찾기까지는 1,000만 년의 시간이 걸렸다.
페름기 말의 멸종은 우리의 상상력으로는 다 헤아릴 수 없는 무시무시한 사태였다. 한마디로 많은 것들이 다 같이 열사병에 걸려 죽음을 맞은 것이었으니까.
”
『폭염 살인 - 폭주하는 더위는 어떻게 우리 삶을 파괴하는가』 p.464, 제프 구델 지음, 왕수민 옮김
문장모음 보기

ifrain
“ 지금은 21세기이니 여기 과들루프산맥이 생겨난 것은 우리와는 동떨어진 시절의 일인 것만 같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너무 뜨거운 행성에서의 삶이 얼마나 위험한지 지금껏 아무리 많은 것을 알아냈어도, 또 기술이 제아무리 정교하게 발달하고 역사를 잘 알아도 우리가 지금 걸어 올라가는 길은 그때와 똑같다. 더구나 그 끝은 생물체의 유해 더미 위에 탁 트인 전망대로도 통하지만 골딜록스 존 너머의 사막으로도 통한다. "지금 당장, 우리가 현재라고 여기는 이 놀라운 시점에 우리는 어떤 진화의 길이 계속 우리에게 열려 있고 어떤 길이 영영 닫힐지를 별 생각 없이 시시각각 결정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콜버트가 『여섯 번째 대멸종』에 썼다. "다른 생물체는 지금껏 이런 상황을 감당해본 적이 없다. 안타까운 얘기지만 여섯 번째 멸종이야말로 우리가 지구에 길이길이 남길 유산일 것이다." ”
『폭염 살인 - 폭주하는 더위는 어떻게 우리 삶을 파괴하는가』 pp.464~465, 제프 구델 지음, 왕수민 옮김
문장모음 보기

얼치기맘2
@ifrain 와우, 도대체 왜 새 아파트마다 개울과 폭포를 설치하는지 답을 얻음. 그냥 보기 좋으라고 한 줄 알았더니 이런 이유가 있었군요. 투기꾼의 시야를 넓히게 되었네요.
제가 마포구에서 자원봉사를 많이 하는데, 그 수많은 나무 심기의 이론적 근거를 발견하게 되었네요.

ifrain
북경에서는 아파트 안에 호수와 기암괴석들이 있었어요. ^^ 그것도 15년도 더 전의 일이지만..
작성
게시판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