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3부

D-29
무엇보다도 지금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다. 빙하가 녹아서 바다로 흘러들고 수온이 올라 바닷물이 팽창하고 있어서다. 20세기에 지구의 평균 해수면은 15~20센티미터 상승했고, 최근 들어서 더 가속되고 있다. 2100년까지 얼마나 오를지는 여러 가지 불확실한 측면들이 많아서 정확히 추정하기 어렵지만, 50~100센티미터는 더 오를 것이라는 예측이 대부분이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261,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For one thing, sea level is rising, as glacial melt flows back into the oceans and warming seawater expands. During the twentieth century mean global sea level increased by 6-8 inches(15~20centimeters), accelerating in recent years. Estimates for 2100 come with many uncertainties, but most predictions call for an additional rise of 20 to 40 inches (50~100centimeters).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p.224~225,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읽다 보면 저자가 그 모든 유혹을 뿌리치고서, 가장 큰 흐름에 초점을 맞추려고 애썼음이 잘 드러난다. 문장 하나에 많은 연구자들의 연구 성과가 집약되어 있을 때도 많다. 그런데도 이 책은 전혀 어렵지 않다. 난해한 용어가 전혀 없는 양 술술 읽힌다. 이렇게 요약하면 쪽마다 전문용어로 빽빽하게 채워질 법도 한데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가 이미 여러 번 접했을 만한 용어들만으로 충분히 이야기를 끌어간다는 점에서도 경이롭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274 ,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감사의 말’과 ‘옮기고 나서’는 일정에 포함시키지 않은 뒷부분이라 올려봅니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던 것과 같은 내용이 있어요. ‘그 모든 유혹을 뿌리치고서, 가장 큰 흐름에 초점을 맞추려고 애썼음이 잘 드러난다.’ 이 부분이죠. 다양하고 복잡한 내용들을 문장에 축약시키는 힘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2월부터 7월까지 읽어오고 있지만 아직 내용을 온전히 이해했다고 말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두고두고 계속 보고 싶어지는 책입니다. 그만큼 시간을 많이 들였기 때문에 시간을 들인만큼 더 이해하게 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더 이해하고 싶어진 것이죠. 작은 책이지만 저를 넓고 깊은 세계로 인도해주었습니다.
저는 다시 책의 앞부분을 읽어봤는데 오마이갓! 왜 이렇게 완전 새로운거죠? 뇌가 깨끗하게 클리어한 느낌? ㅎㅎㅎ 그래도 특정부분들은 좀 더 마음의 울림? 같은게 있었어요. 이를테면 빅뱅에 대한 부분이라든가... 책을 읽기 전에는 빅뱅은 다른 세계 이야기처럼 현실적으로 와닿지 않았는데 지금은 내 탄생의 아주 오랜 뿌리같은 거창한 느낌이 들기도 한답니다.
https://youtube.com/shorts/n4hWfH2_mww?si=5h3bLAe2Kc7u2yw9 은하수를 확대해 들어가는 영상인데 새삼 나의 존재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네요. 커대한 우주 속의 아주 작은 행성인 지구에서 겨우 수십년 살다 가는 인생인데 뭐 그리 아둥바둥 사나 싶기도 하고요.
저도 그렇습니다. 이번 독서를 통해서 뿌리, 근원을 찾은 느낌이에요. ^^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것을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본 것 같아요.
대기 이산화탄소가 증가할 때, 육지 표면과 마찬가지로 바다도 당연히 더 따뜻해질 것이다. 바닷물이 따뜻해질수록, 산소는 물에 덜 녹게 되므로 바다에서 산소가 사라질 것이다. 심해는 더욱 그럴 것이다. 그리고 인간 활동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상당 부분을 바다가 사실상 흡수하므로, 그만큼 바닷물의 pH는 낮아질 것이다(해양산성화). 그렇다. 페름기 말 화산 활동이 불러낸 살해자 3인조는 21세기에 다시 돌아올 것이다. 이미 걸음을 내디고 있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262,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Not surprisingly, as atmopheric CO2 increases, the oceans, like the land surface, will become warmer. As water warms, it can carry less oxygen gas, so the oceans will lose oxygen, especially at depth. And, insofar as the oceans actually absorb much of the carbon dioxide emitted by human activities, the pH of seawater will decline (ocean acidification). That’s right, the trio of killers set in motion by end-Permian volcanism will return in force during the twenty-first century. It’s already begun.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225,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the trio of killers ‘죽음의 3인조’는 지구 온난화, 해양 산성화, 산소 고갈 이었죠. p.218에서 언급되었어요.
온난화가 일어나면서 바닷물에 녹을 수 있는 산소의 양이 줄어들었기에, 바다는 산소가 부족해졌다. 대기를 직접 접하지 않는 깊은 곳은 더욱 그랬다. 그리고 대기로 뿜어진 이산화탄소가 바닷물에 녹아들면서 바닷물의 pH(수소이온농도를 나타내는 지수, pH가 높으면 알칼리성을 띠고 pH가 낮으면 산성을 띤다)도 낮아져 “해양 산성화ocean acidification”가 일어났다. 21세기의 지구 변화가 어떤 생물학적 결과를 낳을지를 이해하는 일에 앞장선 독일 생리학자 한스 오토 푀르트너Hans Otto Pörtner는 지구 온난화, 해양 산성화, 사소 고갈을 “죽음의 3인조”라고 부른다. 이 요인들은 개별적으로 생물상에 해를 끼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구 체계에서 함께 나타나면서 상승효과를 일으킨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p.217~218,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한스 오토 푀르트너는 독일의 해양생물학자이가 환경과학자입니다. 특히 지구온난화와 해양 산성화가 해양 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는 분야에 선구적인 연구를 했어요. 기후변화가 해양 생물의 ‘지속 가능한 온도 한계’를 어떻게 무너뜨리는지 연구했어요. 그는 언론과 국제회의를 통해 ‘바다는 인류가 배출한 과도한 열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거대한 완충재 역할을 해왔지만 이제 그 한계에 도달했다‘고 강력히 경고해왔어요. 그는 수온 상승과 해양 산성화가 동시에 진행될 때 해양 생물의 에너지 대사가 어떻게 교란되는지 밝혔습니다. 온도가 상승할 때는 동물 체내에 산소를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 제한되면서 생존의 위기가 찾아온다는 것이죠. 생태 현상을 분자, 생리적 매커니즘으로 증명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는 거고요. 누구보다 현재의 탄소 배출 추세가 이어질 경우 해양 먹이사슬과 인류의 수자원이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의 과학적 근거를 밝힌 것이죠.
2021년의 7월 한강 사진입니다. 서울은 한강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구름과 노을은 언제봐도 좋네요. 컨스터블이 만약 21세기를 산다면 붓 대신 카메라를 들고 다녔으려나요? ㅎㅎ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발튀스의 유명한 거리 그림을 조용히 감탄하며 오래도록 바라보다가 나도 ‘이렇게’그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커다란 유화, 이스탄불의 ‘거리’나 그 내부 혹은……. 즐거움: 그림을 상상하는 것. 초현실주의적 상상력과 구성을 결합하는 것……. 이 큰 그림을 몇 년 동안 공책의 작은 크기로 고민한 후 그려서 박물관에 전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의 영향을 이제야 깨달았다. 아, 내가 두 번째 인생을 산다면 튀르키에 사람들이 삶을 사랑하게 하고, 그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크고-새롭고-세부적인 것들로 가득 찬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이 그림들이 무엇인지 상상하고 단어들로 풀어낸 한 남자의 이야기? 더 많이 쓰고 생각할 것들: 그림을 그리고 싶은 충동과 바다, 물을 바라보는 행위 사이의 연관성……. 멀리 모터보트, 어선, 배를 바라보는 아이! 물론 그 아이는 나다. 아이는 바다를 바라볼 때 너무 행복하다. ‘바다’를 보는 것은 집, 무거운 커튼과 햇빛, 사람, 자동차, 상점, 삶과 분리된 먼지 쌓인 공간에서 벗어나 훨씬 더 넓고, 깊고, 즐겁고, 행복한 또 다른 삶이 있으리라는 것을 본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의미에서 ‘바다’는 수평선과 함께 일상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어떤 광활함과 자유의 표현이다. 상상 속에서 자유롭지만 집 안에서는 오로지 ‘풍경’만이 내게 이런 느낌을 준다. 그렇다, 풍경은 또한 삶과 상상으로의 초대다…….
먼 산의 기억 pp.266~267,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먼 산의 기억2006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고도 작품 활동을 쉬지 않는 천상 소설가, “세상은 무엇을 써야 할지 가리키는 표상 없이는 살기 힘든 곳”이라는 우리 시대의 대가 오르한 파묵이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낸 자전적 에세이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먼 산의 기억> pp.266~267 그림입니다. 휘몰아쳐 내리는 비, 넘실거리는 바다. 그 밑에 요동치는 글자들. 그의 마음 이렇게 세상이 글자로 가득한데 어떻게 글을 쓰지 않을 수 있겠어요?
하이다르파샤 오후, 카라쾨이에서 페리를 타고 카드쾨이로 이동. 덥다……. 카드쾨이 페리의 상갑판. 미동 없는 치명적인 여름 더위 속에서 이스탄불은 고요하다. 심지어 지방 도시 같다. 코슈욜루 거리. 골동품 가게들. 벼룩시장. 오후 5시가 되면 도시는 인파로 가득 찬다. 모든 사람이 거리로 나온다. 감자와 홍합 튀기는 냄새. 토요일의 즐거움을 만끽하기 위해 나온 사람들. 이번에는 더위와 빛이 이스탄불에 완전히 다른 모습을 선사한다. 지한기르의 근처 청과물 가게에서 커다란 수박을 사 먹었다. 저녁이면 지치고, 집에서 저녁을 먹은 후 글, 잡지-인터넷, 뉴스 등을 훑어본다. 체스터턴이 쓴 디킨스에 관한 에세이……. 버지니아 울프의 젊은 시절 편지를 훑어본다. 스물여섯 살이던 어느 날 오후 그녀는 헨리 제임스와 차를 마셨다. 울프는 제임스의 말투, “당신도 들을 쓰나요.”라고 말한 것, 화려하고 장황한 화법을 매우 훌륭하게 흉내 냈다. 울프는 아주아주 영리하다. 비가 왔다 휘스레브 게레데 거리에 위치한 제이네프 첼리크의 우무르 아파트에서 열린 파티에 많은 사람이 참석했다. 페리의 생일. 사십 년 동안 알고 지낸 사람들이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친구들, 교수들 등. 대부분 익숙한 얼굴들. 나는 행복해지기 위해 술을 마시고, 수뵈레이 두 접시를 먹고, 손님들과 수다를 떨었다. 페리데 치체코을루, 아이셰 왼데르, 셀림 데린길, 에드헴 엘뎀. 즐거운 사람들……. 모두가 서로 알고 존중하고 좋아한다. 그들은 튀르키예의 어느 학자들보다 행복하다. 그러나 모든 것이 오스만-튀르크인들 모임의 분위기를 풍긴다……. 우리끼리라는 느낌은 편하지만 공허한 위로이기도 하다……. 작가는 혼자여야 한다.
먼 산의 기억 pp.268~269,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작가에게 세상은 항상 꿈틀거리는 것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흔들림을 모두 보고 느낄 수 있는 사람 그의 그림과 글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드네요. “작가는 혼자여야 한다.”
이 책을 읽어야겠다 생각만하고 잊고 있었는데 이렇게 조각으로 보니 다시 의지를 살려봐야겠어요.
꿈틀거리는 그의 열정이 보여서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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