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3부

D-29
지질박물관에 오래 있어서 좀 지치긴 했지만 밥심님께서 2부 시작할 때 올려주신 사진 속의 길을 찾아서 걸었습니다. 방학이라 여유가 생긴 큰 아이와 새벽에 KTX를 타고 내려가 대전 나들이를 했네요. ^^ 세번째 사진은 역암/ 경상누층군 하양층군 경북 영양군 이라고 써 있네요. 암석마다 출신 지역을 적어 놓았더라고요.
이 큐브 모양으로 잘라놓은 암석을 보고 큰 애가 베스킨라빈스 큐브 아이스크림 같다고 했어요. 저는 세번째 사진의 역암을 보고 초코볼 같은 걸 떠올렸고요. ㅎㅎ 역시 먹는 게 중요한가 봅니다.
위 댓글에서 제일 오른쪽에 있는 가장 낮은 암석은 ‘유문암 경상누층군 유천층군 경북 청송군’ 이라고 써 있는 바닥돌과 같은 암석입니다. 위 댓글 세번째 사진에는 ‘역암 경상누층군 통리층군 적각리층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이라고 써 있고요.
지질박물관 내부에도 유문암을 볼 수 있었어요. 예전에 다른 곳에서도 이렇게 생긴 크고 작은 돌을 많이 보았어요. 쓰여 있는 것과 같이 수석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자세히 보면 몽글몽글하고 귀여운 형태입니다. ^^ 보는 시각에 따라서 다양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 유문암 Rhyolite 산지 : 경상북도 청송 시대 : 중생대 백악기 용암이 이동하면서 빠르게 식을 때 용암 내의 일부 물질들이 불균질하게 결정화되면서 석영과 알칼리장석 반정들을 보여주는 반상조직과 물이 흐른 듯한 유동 구조를 보여준다. 일부의 경우에는 이 표본처럼 예쁜 꽃모양의 반상조직을 보여주기도 하여 관상용 수석으로 애용되기도 한다. 경상북도 청송지역에서는 이러한 유문암을 ‘꽃돌’이라고 부르며 반상조직의 모양에 따라 국화석, 매화석, 장미석, 모란석, 해바라기석 등의 명칭을 붙여 판매된다.
오 정말 꽃 모양이네요. ‘꽃돌’이란 이름도 이쁘고요.
어렸을 때 이렇게 꽃핀 수석을 보고 이건 꽃을 돌에다 그린건가 하고 생각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네요. ㅎㅎ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이 있네요. 강원도에 삼엽충 박물관이 있다고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찾으니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이 나옵니다. https://tour.taebaek.go.kr/tpmuseum
태백에 둘러볼 만한 곳이 많군요!
이제 영국에서는 증기기관을 원동력으로 사용하는 새로운 산업들이 등장했습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산업이 바로 제철공업입니다. 잉글랜드의 콜브룩데일은 영국 제철공업의 중심지였는데 이곳에서는 모래를 굳혀 주형을 만들어서 철을 제련했습니다. 당시 철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철 제련에 사용되던 목탄의 수요 역시 증가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1709년 제철업자 다비 1세는 목탄 대신 당시 영국에 풍부하던 석탄으로 철을 제련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석탄을 이용하면 황을 비롯한 불순물이 섞일 가능성이 발생하고, 결과적으로 철의 품질이 저하됩니다. 다비 1세는 이런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휘발분이 높은 석탄을 1,000~1,300도에서 가열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바로 ‘코크스cokes’입니다. 코크스가 타면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가 산화철을 환원시키면서 철이 만들어졌습니다. 이후 다비 1세의 아들인 다비 2세는 용광로를 가동시킬 때 석회석을 이용했습니다. 석회석이 철의 불순물인 이산화규소(SiO2)를 제거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더욱 품질이 좋은 철을 생산할 수 있었습니다. 다비 1세의 손자인 다비 3세는 콜브룩데일의 제철소를 영국에서 가장 큰 제철소로 발전시켰습니다. 와트가 개량한 증기기관을 설치한 것입니다. 그는 이렇게 대량생산된 철을 이용해 새로운 다리를 건설하기도 했습니다. 콜브룩데일에서 생산되는 철의 양이 급증함에 따라 이를 영국 전역으로 수송하는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콜브룩데일 옆에 흐르는 세번 강은 영국에서 가장 긴 강으로, 당시 아직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없었습니다. 다비 3세는 1779년 영국 기술자인 존 윌킨슨과 함께 세계 최초의 철교를 건설했습니다. 이른바 ‘아이언 브리지’입니다. 아이언 브리지 건설 이후 콜브룩데일은 영국의 산업혁명 중심지로 부상할 수 있었습니다. 수많은 용광로가 건설되었고 석탄과 철광석 채굴량은 급증했습니다. 1740년에 1만 7,000톤에 불과했던 철 생산량은 한 세기 뒤인 1839년에 124만 8,000톤으로 증가했습니다. 영국이 전 세계의 공장이 된 것입니다. 모두 철의 생산 덕분이었습니다.
김서형의 빅히스토리 Fe연대기 pp.142~146, 김서형 지음
하지만 많은 역사학자들이 주장해온 것처럼 산업혁명이 영국을 비롯한 서유럽 일부 국가들의 우월성을 보여주는 역사적 현상은 아닙니다. 18세기 중반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했던 국가는 사실 중국과 인도였습니다. 아시아로 가는 항해를 시작했던 콜럼버스나 바스쿠 다 가마 등도 중국이나 인도에서 값비싼 차와 설탕, 향신료 등을 가져와 부를 축적하고자 했던 사람들입니다. 산업혁명이 발생하기 전까지 유럽은 아프로-유라시아 네트워크의 주변부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18세기 중반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발생했을까요? 그리고 산업혁명 이후 영국을 비롯한 서유럽 국가들에게 나타났던 변화는 무엇일까요? 산업혁명의 시작은 좀 더 광범위한 시간.공간적 맥락 속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구가 탄생한 이후 지난 45억 년 동안 지구의 온도는 계속 변화해왔지만, 약 1만 년 전에 마지막 빙하기가 종식된 이후로는 지구가 상당히 따뜻한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15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지구에 추위가 닥쳤습니다. 지난 1만 년 중에 가장 극심하고 혹독한 추위가 찾아온 것입니다. 많은 학자들은 이 시기를 ‘소빙기Little Ice Age’라고 부릅니다. 수천만 년에서 수억 년에 걸쳐 발생했던 과거의 빙하기들보다 지속 시기가 비교적 짧기 때문입니다. 소빙기가 15세기에 시작되면서 지구 전체에 기후변화가 나타났고, 이는 흉작과 기근, 전염병의 만연으로 이어졌습니다. … 경신대기근과 비슷한 기근이 유럽에도 있었습니다. 1740년에 아일랜드에서 발생했던 기근은 아일랜드 역사상 가장 치명적이었습니다. 당시 아일랜드 인구의 약 20퍼센트 이상이 굶주림으로 사망했습니다. 급격한 추위가 발생하면서 당시 상대적으로 온화했던 아일랜드의 강과 호수까지 모두 얼어버린 것입니다. 이 시기에 아일랜드에서는 무려 7주 동안 서리가 내렸다고 합니다. 혹한과 계속된 서리 때문에 감자나 귀리 등의 작물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했고, 이는 결국 곡물 가격의 상승과 기근으로 이어졌습니다.
김서형의 빅히스토리 Fe연대기 pp.138~140, 김서형 지음
김서형의 빅히스토리 Fe연대기빅히스토리의 이야기를 한 권에 담아, 누구나 빅히스토리에 발을 내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는 단순히 역사를 나열하고 있지 않다. 그 스스로도 '역사학자'로서 자연과학을 외면하며 절반의 삶을 살았었다 고백하며, 빅히스토리를 통해 어떻게 세상을 보는지 그리고 이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와 같이 치명적인 기근을 야기했던 소빙기의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많은 과학자들은 소빙기 동안 발생했던 기후변화가 태양의 흑점 활동과 관련 있다고 생각합니다. 1645년부터 1714년까지를 마운더 극소기Maunder minimum라고 부르는데, 태양의 흑점이 현저하게 감소했던 시기입니다. 이와 더불어 1739년에 발생했던 화산 폭발로 인해 화산재와 이산화황(SO2)이 지구 대기를 뒤덮었습니다. 태양에너지의 반사율이 높아졌고 상대적으로 대기는 차가워졌습니다. 결국 이러한 환경 변화로 인해 작물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자 우리나라와 유럽에서 극심한 기근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소빙기에 전 지구적으로 만연했던 추위는 새로운 현상을 야기했습니다. 당시 추위를 피하기 위해 사람들이 사용했던 연료는 바로 목재였습니다. 하지만 극심한 추위로 목재 수요량이 급증하자 목재 가격이 치솟았고, 결국 사람들은 새로운 연료를 찾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과정 속에서 사람들이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바로 석탄입니다. 석탄은 지질시대 식물이 퇴적되어 매몰된 후 열과 압력으로 인해 변질되어 생성된 광물입니다. 고생대의 5번째 기로, 약 3억 6,700만 년 전부터 2억 8,900만 년 전까지의 시기를 ‘석탄기’라고 부릅니다. 석탄기는 기후가 온난하고 습기가 많았기 때문에 삼림이 무성했습니다. 이 시기에 자랐던 식물들이 석탄으로 변했으며, 전 지구적으로 많은 탄광들이 형성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사실 인류가 석탄을 사용한 것은 아주 오래전부터입니다. 최근 중국의 한 유적지에서는 석탄 덩어리와 아궁이가 발견되었습니다. 고고학자들은 이 유물을 기원전 3500년의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기원전 6세기부터 중국은 이미 철을 제련하는 데에 석탄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1302년에는 영국 국왕인 에드워드 1세가 공기를 오염시킨다는 이유로 석탄 사용을 금지했는데, 이를 통해 영국에서도 그 이전부터 석탄을 사용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김서형의 빅히스토리 Fe연대기 pp.140~141, 김서형 지음
철 역시 지구 온난화와 밀접한 상호 관련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닷속에 사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성장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성분 중에 철이 있습니다. 다른 식물들과 마찬가지로 식물성 플랑크톤 역시 광합성을 통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며, 철이 풍부해지면 식물성 플랑크톤의 수가 증가합니다. 그럼 철은 어떻게 바다로 유입된 것일까요? 이 역시 지구온난화 때문입니다. 대륙빙하라고 불리기도 하는 빙상icesheet에는 철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이 증가해서 지구 온난화가 발생하면 빙상이 녹으면서 철이 바다로 유입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바닷속 철 함유량이 증가하면 식물성 플랑크톤의 수가 증가하게 되고, 다시 이들이 상당량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면서 결과적으로 지구온난화를 저지할 수 있습니다. 지구온난화 때문에 바다로 유입된 철이 다시 지구온난화를 막는 데 활용된다니 그야말로 역설적이면서도 재미있는 관계가 아닐 수 없습니다.
김서형의 빅히스토리 Fe연대기 p.89, 김서형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1주차] 6/17(수) ~ 6/23(화)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3부가 시작되었습니다. ^^ 일주일 동안 격변의 지구(Catastrophic Earth) "p.203~p.218"부분을 읽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어요. 하루에 2페이지 정도의 적은 분량입니다. 1, 2부에 비해서 하루에 읽는 페이지 수가 1페이지 정도 줄어서 좀 더 여유롭게 읽으실 수 있어요. 1, 2 부에 읽었던 내용(1장~6장)을 복기하면서 전체적인 흐름을 꿰어보며 읽어나가면 더욱 유익할 것 같습니다. 느리게 읽기는 한 단어, 한 구절, 한 문장을 음미하면서 최대한 상상력의 나래를 펼치며 읽으면 좋습니다. 2월1일부터 지금까지 1부에서 화학적 지구(행성 만들기), 물리적 지구(행성 모양 빚기), 생물학적 지구(생명이 지구 전체로 퍼지다) 2부에서 산소 지구(호흡할 수 있는 공기의 기원), 동물 지구(생물이 커지다), 초록 지구(식물과 동물이 육지를 정복하다)를 살펴보았어요. 3부에서는 격변의 지구(멸종이 생명을 변모시키다), 인간 지구(한 종이 지구를 변형시키다)를 남겨놓고 있습니다. 7장 '격변의 지구'에서는 생물들이 번성하고 멸종하는 과정에서 지구 환경과 어떤 상호작용이 있었는지 살펴볼 수 있어요. 지구의 역동성에 주목하면 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요즘 날이 무척 더워지고 있어요. 우리 몸의 안과 밖을 오가는 화학 작용도 더욱 활발해질 테죠. 느리게 읽기는 평소 책 읽는 속도와 달라서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 있어요. 호흡을 가다듬고 천천히 숨을 쉬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너무 더우면.. 에어컨이나 선풍기보다 부채가 어울릴지 모르겠어요. :)
예전에 사둔 <Geological Field Sketches and Illustrations>를 이번에 열어보니.. 시카포인트가 있었어요. 시카포인트Siccar Point는 <지구의 짧은 역사> pp.57~59 에서 볼 수 있습니다. "지질학자에게 성지가 있다면, 시카포인트Siccar Point가 거기라고 할 수 있다.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 동쪽 해안에 있는 바위투성이 곶이다. 이곳에서는 수직으로 서 있는 오래된 암석의 침식된 표면 위에 수평으로 사암이 놓여 있다." ------------------------------------- p.151 (b) The structure of bedded rocks can be approximately drawn using blocks. Outline exposure with straight-line segments. Draw the uncomformity as the main structure of the sketch. (c) Add detail to the exposure outline. Draw the most prominent bedding traces. Bed protruding through the uncoformity. Draw detailed geometry on the unconformity.
p.153 (a) Realistic bed widths Draw indistinct bedding traces as discontinous lines. 3D beds can be shown by drawing upper and lower limits. (b) Horizon line gives context. Add major joints. Topography on the upper surface of the bedding plane shown with lineation drawn as short lines. (c) Looking towards 45° Devonan old red sandstone Greywacke bed protrudes into old red sandstone Sandstone beds onlap Silurian slate with thin greywacke beds Silurian greywacke Unconformity
허턴은 시카포인트 암석의 연대를 알 방법이 전혀 없었지만, 우리는 수직으로 뻗은 지층이 4억 4,000만 년 전~4억 3,000만 년 전인 실루리아기에 퇴적되었고, 그 위에 쌓인 사암은 약 6,000만 년 뒤인 데본기에 쌓였다는 것을 안다. 그림2-1 스코틀랜드 시카포인트, 제임스 허턴이 지구의 역동성과 시간의 규모를 이해한 곳이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p.58~59,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Geological Field Sketches and Illustrations>에서 시카포인트 일러스트는 수직으로 서 있는 실루리아기 퇴적층을 회색으로 칠하고 데본기의 사암은 핑크색으로 칠해서 시대가 다른 두 지층을 확실하게 구분지어서 보여주고 있어요.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소식지 2025년 가을호 자연사 속 암석 이야기 제1편 우리는 모두 화성암이다. 이승배 박사(고생물학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저명한 천문학자인 칼 세이건은 “우리는 별의 찌꺼기로 만들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원자번호 3번 리튬부터 26번 철까지는 태양과 같은 항성의 핵융합에 의해, 원자번호 27번 코발트부터 94번 플루토늄에 이르는 무거운 원소들은 초신성 폭발에서 만들어집니다. 약 138억 년 전 빅뱅에서 만들어진 수소와 헬륨을 제외한 우주만물은 모두 별 먼지에 들어 있던 원소의 화학결합으로 만들어진 것이고 지구 또한 예외가 아닙니다. 지구 자체, 지구의 모든 생물을 구성하는 모든 원소는 우주에서 왔고, 그런 의미에서 우리 인간은 모두 외계인인 셈입니다. 이 글은 이러한 생각의 흐름을 지구 규모, 즉 자연사 차원으로 ‘축소’해 보고자 합니다. 45억 6천만 년 전 탄생했을 때 지구의 모습은 지금과 전혀 달랐습니다. 수많은 미행성들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엄청난 열 때문에 최초의 지구는 완전히 녹아 있었습니다. 이때의 지구를 ‘마그마 바다’라 부릅니다. 지구로 떨어지는 미행성의 수가 줄어들면서 마그마 바다는 점점 식어갔고, 어느 시점에 드디어 뭔가가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암석입니다. 그렇다면 최초의 암석은 과연 언제 만들어졌으며, 무엇이었을까요.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암석은 캐나다에 있는 아카스타 편마암(Acasta Gneiss)으로 약 40억 년 전에 만들어졌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암석은 원래 화강암, 현무암과 같은 화성암이었습니다. 마그마의 바다가 식어서 만들어졌으니 최초의 암석이 ‘화성암’이었던 것은 쉽게 이해됩니다. 그런데 지금은 편마암으로 불린다는 것은 암석이 만들어진 이후 여러 차례 높은 열과 압력에 의해 변성작용을 받아 변성암으로 변했다는 뜻입니다.
그렇습니다. 암석은 그 성질과 모습이 변합니다. 지구 최초의 암석은 화성암이었습니다. 마그마가 식으면서 그 마그마 안에서 석명, 장석, 각섬석 등 다양한 광물이 자라나고 그 광물들이 서로 맞닿으며 액체 성분이 빠져나간 단단한 돌덩어리가 바로 화성암입니다. 암석은 단단하지만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뜨거운 맨틀이 서서히 대류하며 지각을 움직였습니다. 어디에선가는 마그마가 지표 아래서 굳거나 지표 위로 뿜어져 나오며 새로운 암석을 만들고(화성암), 다른 곳에서는 지하의 암석이 지상으로 솟아오르거나 지표의 암석이 지하로 가라앉아 새로운 암석으로 변하기도 했습니다(변성암). 열과 압력이 충분히 높은 곳에서는 암석이 마그마의 상태로 되돌아갔습니다. 액체인 마그마가 고체인 암석으로 변할 때나 지하의 암석이 얕은 곳으로 상승할 때 수반되는 부피 변화, 또는 대륙이동에 의해 암석이 받는 수평적인 힘, 계절의 온도차 등으로 인해 암석에 균열이나 틈이 생기고 암석은 잘게 부서져 갔습니다. 한편, 흐르는 물이 암석을 깎고(침식), 물과 돌이 반응하여 새로운 광물이 생겨나기도 했습니다(화학적 풍화). 부스러지거나 풍화된 암석의 조각 또는 가루는 물이나 바람에 의해 운반되어 어딘가에 쌓이고 다져져 다시 단단한 암석이 되었습니다(퇴적암). 물과 반응하여 암석에서 녹아 나온 원소나 이온들은 호수나 바닷물에 모였고 화학적으로 결합하여 침전한 결과 새로운 퇴적암이 쌓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지구는 태어났을 때부터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구가 살아있다고도 표현합니다. 극적으로 단순화했지만, 이 설명은 교과서에도 등장하는 지질학의 주요 원리인 판구조론, 암석의 순환, 동일과정설 등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지금도 이러한 지질학적 과정은 어디선가 천천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인간 수명의 척도에서는 알아차리기 어려울 수 있지만, 화산, 지진, 홍수, 산사태 등의 현상을 통해 알아차리는 분들도 있습니다. 지구의 시간 척도에서 ‘최근’에 생물이 등장해서 지구 환경을 바꾸어 놓았지만, 지구 표면의 끊임없는 변화 원리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언제 어디선가 태어난 생물도 죽으면 다시 원소가 되어 다른 암석이나 생물체로 재활용되는 우주의 근본 원리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이제 인간이 모두 별의 찌꺼기라는 생각의 흐름을 지구 규모로 축소해 봅니다. 지금과 같은 고체 형태 지구의 최초 구성원은 화성암이었고, 화성암으로부터 변성암, 퇴적암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암석에서 추출된 원소들이 강물을 따라 바다로 모여들었고 바다에서 탄생한 생명체의 원료가 되었습니다. 그 생명체들이 진화와 멸종을 거듭하는 중에 인류도 탄생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화성암입니다.
‘자연사’의 정의는 다양하지만, 서구의 유서 깊은 자연사박물관들이 포괄하는 연구와 전시의 범위를 기준으로 본다면 자연사란 ‘지구의 역사’로 단순화 할 수 있습니다. 영국의 런던자연사박물관, 미국의 스미소니언자연사박물관을 보더라도 생물학뿐만 아니라 지질학, 고생물학, 천문학을 연구하며 암석. 운석, 광물, 화석의 전시에 큰 비중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제가 ‘우리는 모두 화성암’이라는 다소 우스꽝스런 결론을 제시했지만, 이 자연사박물관들은 지구 역사에서 암석과 그 역사의 중요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눈에 띠는 다세포 생물이 본격적으로 지구에 등장한 때가 약 6억 년 전이라면, 그 이전 약 40억 년 동안의 지구 역사는 암석과 광물의 역사, 즉 암석과 광물을 통해서만 알아낼 수 있는 자연사입니다. 암석(석기)을 바탕으로 급속히 문명을 발전시켰던 인간이 언제부턴가 암석과 광물을 생소하게 느끼게 되었고, 학생들은 지구과학을 기피하게 되었습니다. 암석과 광물은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있고, 여전히 거의 모든 자원의 원천이며, 예쁜 것, 아주 오래되거나 신비로운 것들이 많습니다. 어려운 공룡의 학명을 외우는 어린이들을 보면, 무언가에 익숙해지면 더 깊이 알고 싶어지고 좋아하게 되고 더 많은 궁금증을 품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많은 암석과 광물에는 저마다의 길고 신비로운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독자들께서 서대문자연사박물관에 오셨을 때 지구의 모든 것이 존재하게 된 근원인 암석과 광물들에게 한 번의 눈길을 더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필자 소개/ 이승배 박사(고생물학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서울대학교에서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발견한 화석을 포함하여 스타일로포라 극피동물 연구로 석사학위, 우리나라 후기 캄브리아기 삼엽충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국립과천과학관 연구사로 자연사관 전시.교육을 담당한 바 있다. 이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연구센터에서 김포-인천 지역 지질조사를 통해 지질도를 발간하였고, 동 연구원 지질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겨 지질박물관장을 역임한 바 있다. 지금도 지질박물관에서 전시 업무 외에 느리지만 우리나라 삼엽충과 극피동물을 연구 중이며, 그들이 묻혀 있는 전기 고생대 퇴적층에 대한 연구에도 참여하고 있다. 저서로는 <우리 땅 돌 이야기>(2020, 나무나무), <한국의 지질유산: 삼엽충>(2024,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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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 4회차[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3) 프랑켄슈타인[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2회차 『로빈슨 크루소』(다니엘 디포, 1719)[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1회차-마션
히어로와 함께
카라마조프의 피도스토옙스키와 29일을[그믐연뮤번개] 3. [독서x관극x모임지기 토크] 우리 몸에 살고 있는 까라마조프를 만나다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
3권의 책 종류
『육식의 종말』완독 하기! (책 증정)[김영사/책 증정] 장안의 화제! 노화과학을 다룬 <우리는 왜 죽는가>를 함께 읽어요 [인플루엔셜/책증정] 진정한 앎은 무엇인가? <지식의 탄생> 읽고 함께 이야기해요!
청명하다, 꾸준히 읽는 중
독서기록용_웍과 칼독서기록용_필요의 탄생독서기록용_제자리에 있다는 것독서 기록용_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
삼국지를 가슴에 품다
삼국지 전권독파 - 요시카와 에이지 버전으로[모집] 평생의 숙제 인간관계, 삼국지의 영웅들에게 답을 묻다 (w. 『최소한의 삼국지』)
혼자이기에 오히려 깊이 읽은 책들
<인간의 대지> 오랜만에 혼자 읽기 『에도로 가는 길』혼자 읽기천국의 열쇠 혼자 읽기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부커상을 받았어요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Re:Fresh] 3. 『채식주의자』 다시 읽어요.[서울국제작가축제X비채] 버나딘 에바리스토의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함께읽기 챌린지
모집중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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