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3부

D-29
크론병은 염증성 장질환인데 면역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 문제네요. 면역세포가 자기 편인 장내 미생물을 공격한다고 해요. 입에서 항문에 이르기까지 궤양과 염증을 일으킨다고 하니 너무 힘들 것 같습니다. 유익균이 거의 없고 유해균이 무섭게 증식해서 면역 생태계가 불균형한데 이것이 염증을 악화시키게 되구요. 크론병 환자에게도 대변 미생물 이식FMT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고 다소 도움이 되는 것 같네요. 다만 좀 더 정밀한 접근법으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해야 겠어요. 환자 개개인의 미생물 지형을 분석해서 맞춤형으로 치료를 하는 것이죠. 똥을 더럽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시각을 바꾸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맞아요. 크론병은 가수 윤종신이 커밍 아웃을 해서 주목 받은 병이었죠. 요즘엔 약이 잘 나와서 난치병이어도 관리만 잘하면 되는 병인 줄 알았어요. 근데 지난 달인가? <인간극장>에 크론병을 앓고 있는 소년을 다뤘는데 생각보다 심각하더군요. 설사도 잘하지만 수시로 배가 아프고 여느 아이처럼 아무거나 먹을 수도 없고. 그런데도 꿈을 잃지않고 살아가는 모습이 어찌나 대견하던지. 정말 말씀 하신 것처럼 똥을 더럽게만 보면 안될 것 같아요. 실제로 건강한 똥을 기증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그 얘기 꽤 오래 전에 들었어요.
전 세계에서 똥에 대해 거부감이 가장 적은 국가는 중국일 것이다. 중국인들은 분변의 가치를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양배추 밭에 분변을 분사하던 그 농부는 인간의 배설물을 천연 비료로 써온 4000년의 전통을 실천했을 뿐이다. 마야 문명을 포함한 다른 고대 문명의 발상지들은 시간이 흐르며 토양이 피폐해 쇠락했지만, 분뇨를 비료로 사용한 중국의 토양은 4000년간의 집약 농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옥하다. 위생 전문가들은 세계를 ‘분변 혐오 문화’와 ‘분변 애호 문화’로 나눈다. 인도는 전자고(소똥은 예외다), 중국은 의심할 것 없이 후자다. 중국에서 분변은 논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분변과 화장실은 1000년 이상 중국 문학의 단골 소재였다. 정부가 운영하는 베이징의 한 서점에 들어갔을 때 나는 ‘화장실 문화’라는 분야명이 붙은 책장에 관련 도서가 가득 들어차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책장에는 한나라를 건국한 유방의 첩실인 척 부인에 관한 책도 있었다. 정실인 여태후는 척 부인의 눈을 태우고, 사지를 자르고, 귀를 절단한 다음, 변소로 내던지라고 명령했다. 남편이 죽은 뒤 스스로 황후가 된 여태후는 비참한 운명을 맞은 척 부인을 ‘인간 돼지’라고 불렀다. 대부분의 기록은 ‘인간 돼지’라는 말이 척 부인을 외모적으로 모욕하기 위한 표현이었다고 적고 있지만, 나는 돼지우리와 변소가 중국에선 종종 같은 곳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렇게 부른 것인지도 모른다고 추측한다. 일부 학자에 따르면, 화장실을 뜻하는 한자 ‘츠어厠’는 원래 돼지우리를 의미했다. 변소에 빠진 소년을 구한 아름다운 처녀 즈옌의 이야기도 전해 내려온다. 즈옌은 소년을 구하다가 정작 자신을 빠져나오지 못해 죽었고, 하늘의 왕은 그를 ‘변소의 여신’(중국에는 변소의 여신이 여럿이다)으로 부활시켰다. 실제로 중국에서 화장실의 신은 대부분 “돼지, 아니면 미녀”다. 나와 레드는 ‘화장실 문화’ 서가에 꽂힌 많은 책들을 훑어보았지만, 그 이유는 찾지 못했다.
똥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진지하게 - 화장실과 하수도의 세계로 떠나는 인문 탐사 여행 pp.204~205, 로즈 조지 지음, 하인해 옮김
똥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진지하게 - 화장실과 하수도의 세계로 떠나는 인문 탐사 여행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물을 내리면 그걸로 모든 게 끝인 걸까? 방금 전 우리 몸에서 나온 그것은 어디로 흘러가 어떤 운명을 맞게 될까? 저널리스트 로즈 조지는 이러한 의문을 품고 분변의 세계를 향한 집요하고도 흥미진진한 여정을 시작한다.
바이오가스는 나무, 채소, 분뇨와 같은 유기 물질이 발효될 때 발생한다. 인간의 위장처럼 혐기성인 바이오가스 소화조에서 미생물이 유기 물질을 당과 산으로 분해하면 가스가 생성된다. 대부분은 메탄이고 나머지는 이산화탄소와 소량의 황화수소로 이루어진 바이오가스는, 주로 조리 기구와 조명에 이용하지만 물을 덥히는 데에도 쓸 수 있다. 게다가 전기로도 전환할 수 있다. 한편 소화 공정에서 발생하는 슬러지sludge*는 처리 공정을 거치지 않은 분뇨보다 안전하고 훌륭한 비료가 된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중국 정부의 통계를 신뢰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약 1540만 중국 가구가 변기를 바이오가스 소화조에 연결했고, 이들 가구는 분변이 몇 시간 동안 발효되면서 발생하는 가스로 음식을 조리한다. 사실 1인단 소화조의 수는 네팔이 중국보다 많다. 인도에도 수백만 개의 소화조가 있다. (물론 인도에는 어딜 가든 소가 많으므로 대개 소똥을 재료로 쓴다.) 그러나 중국의 소화조는 그 많은 국민이 값싸고 청정한 에너지원을 무한정으로 공급할 준비가 되어 있는 셈이라는 점에서 다소 특별하다.
똥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진지하게 - 화장실과 하수도의 세계로 떠나는 인문 탐사 여행 pp.206~207, 로즈 조지 지음, 하인해 옮김
7장 ‘격변의 지구’는 부제 ‘멸종이 생명을 변모시키다‘를 달고 쓰였는데 이제는 독자들에게 저자의 작법 스타일로 익숙해진, 한 곳의 장소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시작합니다. 7장에서는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인 구비오(Gubbio)가 바로 그 장소입니다. 사진이나 동영상을 찾아보면 고색창연한 중세시대 건물들이 꽤나 잘 보존되고 있는 멋진 도시네요. 하지만 독자들은 인류가 지은 건축물이 아닌 지구가 만들어낸 지형에 우선적으로 관심이 있고, 저자는 이러한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구비오 인근에 있는 석회암 지층과 점토층을 사진과 함께 떡 하니 내놓습니다. “들어는 봤겠지? 운석 대충돌로 지구 전역에서 우글대던 수많은 암모나이트와 공룡이 어이없게도 멸종해버렸다는 이야기를? 그 증거들이 모여 있는 곳들 중 한 곳이 바로 구비오 점토층이라구.“ 하고 저자가 자신감있는 목소리로 또박또박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입니다. 이 점토층이 의미하는 바를 적절히 해석해서 학계를 시끄럽게 했던 앨버레즈 부자가 점토층 앞에서 찍은 사진이 돌아다니길래 첨부했으니 한 번 구경하시죠. 누가 아버지고 아들인지는 말씀 안드려도 아실겁니다. 지구는 단어 그대로 ‘격변‘해왔습니다. 내부적 요인인 화산활동이 원인이되거나 외부적 요인인 운석 충돌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지구 냉각화 또는 온난화가 해양산성화, 산소고갈과 함께 지금까지 총 다섯 번의 생물 대멸종을 이끌어냈죠. 그 이야기가 7장에 요약되어 있습니다. 그 방대한 내용을 이렇게 챕터 하나로 짧게 쓴 저자의 재주가 비상하죠. 이 장을 읽으면서 전 113쪽에 수록된 지질연대표를 수시로 들추어 보고 있습니다. 연대표에는 다섯 번의 대멸종이 친절하게 명시되어 있어 7장을 읽는데 큰 도움이 되네요.
그러게요. 부자가 분위기가 비슷하네요. 근데 그 뒷배경이 휘황하네요. 예쁩니다.
아름다움을 보는 눈이 있으세요. ^^
어느새 앤드류 놀 박사님의 작법 스타일까지 파악하셨군요. ^^ 아버지와 아들의 머리카락 색도 비슷하고 안경 스타일, 바지 색상도 비슷하네요. ㅎㅎ 사선 방향의 점토층 양쪽에 서서 포즈를 취한 것도 그림 속의 한 장면 같습니다. 심지어 월터 앨버레즈는 점토층 사이에 손을 갖다대며 웃고 있네요. 저 1cm 밖에 안되는 점토층을 잡아당겨 멸종 역사의 비밀을 우리 앞에 선사하는 자의 미소를 암시하는 듯 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113페이지를 열어보니 '멸종'이 다섯 군데에 표시가 되어 있네요. 저는 괜히 색칠을 해보았습니다.
오홋, 색칠까지. 전 책을 대출해서 빌려보기 시작한 이후로는 책에 흔적을 남기지 않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제 책이라도 줄을 긋거나 동그라미를 치거나 하지 않죠. 그러다보니 책이 깨끗해서 좋긴한데 뭔가 치열하게 읽은 것 같지 않은 느낌아닌 느낌이….
저는 책마다 다르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책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ㅎㅎ
책에 나온 흑백사진을 이렇게 칼라로 보니 너무 좋네요! 거기다가 앨버레즈 부자까지 ㅎㅎ
213쪽 중국 메이샨 산비탈 암석도 컬러 사진이 있는데 이건 컬러나 흑백이나 비슷하네요. ㅋㅎ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이 흑백이라 조금 아쉽긴 하죠.
돌아온 파국 지구사를 설명하는 요인으로 ‘격변적인 외부 사건’이 재등장하다 6,500만 년 전 칙술루브의 운석 충돌 이후로 지구의 생명은 영원히 바뀌었다. - 월터 앨버레즈,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멸망의 운석 구덩이> … 1968년 미국 지질학자 월터 앨버레즈Walter Alvarez는 28세였고 네덜란드의 석유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다. 막 프린스턴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지만 그는 지질학을 약간 부끄러워하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노벨상을 받은 물리학자였고, 물리학이 더 매혹적인 분야로 보였다. 물리학자들은 ‘신의 생각을 읽으려’ 하고(아인슈타인의 표현이다), 상대성의 문지로 골몰하며, 양자역학을 가지고 씨름하는데, 지질학자들은 광물이나 분류하고, 지도나 그리고, 석유회사에서 일할 뿐이라니. 하지만 지구과학도 달라지고 있었다. 전에는 지구 하나만을 대상으로 하는 학문이었지만 이제는 (앨버레즈다 나중에 회상했득이) ‘기억도 못힐 만큼 많은 행성과 위성들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데이터가 넘쳐나게’ 되었다. ‘이러한 천체들 대부분에서 충돌로 생긴 구덩이가 발견됐다.’ 1977년 무렵(이때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의 교수였다) 앨버레즈는 우주 프로그램에 오는 새로운 데이터들을, 광물을 분류하고 지도를 그리던 지난한 옛 세월이 모은 증거들을 해석하는 데 사용하고 있었다. 그는 희한한 현상을 하나 발견했다. 이탈리아 암석층에서 뜬금없이 이리듐 원소가 다량 발견된 것이다. 방사성 연대 측정 결과 이 암석의 나이는 약 6,500만 년이었다. 이것은 매우 흥미로운 연대였는디, 소위 말하는 백악기-제3기 범위(K-T범위)*에 해당하기 때문이었다. 지질학자들은 이 기간의 암석에 화석 기록의 단절이 있다는 사실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K-T 범위 이전에는 공룡과 암모나이트가 많이 발견되었는데 그 이후로는 이것들이 ‘영원히 사라져’ 발견되지 않는 것이다. *백악기-제3기(K-T, Cretaceous-Tertiary) 대멸종은 현재 백악기-고제3기(K-Pg, Cretaceous-Paleogene) 대멸종이라고 불린다.
과학의 첫 문장 - 역사로 익히는 과학 문해력 수업 pp.173-174, 수잔 와이즈 바우어 지음, 김승진 옮김
과학의 첫 문장 - 역사로 익히는 과학 문해력 수업다윈의 『종의 기원』부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까지, 온전히 독파하기엔 너무 두껍고 복잡한 과학책들을 쉽고 가볍게 읽을 순 없을까? 『과학의 첫 문장』은 인류 역사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친 과학 원전 36권을 담은 책이다.
앨버레즈는 아버지에게 이 희한한 이리듐 층에 대해 조언을 구했고 두 사람은 대담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이리듐은 지구보다 혜성과 소행성에 훨씬 많다. 이리듐은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한 데서 온 것일지도 모른다. 또한, 그렇다면 이 충돌은 K-T구간과 관련이 있을지 모른다. 소행성이 실제로 위성이나 행성과 충돌한다는 증거가 점점 많이 발견되고는 있었지만 위의 두 가지 생각 모두 앨버레즈가 편안히 여길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 있었다. 앨버레즈는 훗날 이렇게 회상했다. '1970년대 중반에는 지구사를 설명할 때 재앙적 사건을 도입하는 것이 매우 불편한 일이었다. 지질학도로서 나는 격변설이 비과학적이라고 배웠다. 지구사의 기록을 읽는 데 점진주의적 견해가 크게 유용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동일 과정설의 원칙을 믿었고 지구의 과거에 어떤 재앙적 사건을 언급하는 것도 피했다. 하지만 자연은 무언가 다른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았다' 컬럼비아 용담 대지처럼, 여기에서도 관찰이 조용히 동일 과정설을 반박하고 있었다. 앨버레즈는 K-T구간 지층의 이리듐을 지구의 다른 지역에서도 찾는 일에 착수했다. 마침내 찾아낸 후 앨버레즈는 1980년 저널 <사이언스>에 게재한 논문에서 (아버지 루이스 앨버레즈 및 버클리의 동료 과학자 프랭크아사로Frank Asaro, 헬렌 미셸Helen Michael과 공저)'K-T 구간의 이리듐 이상 과다 발견'이 소행성 충돌에 의한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이 충돌은 화석 기록의 불연속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이 충돌은 화석 기록의 불연속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행성이 지구와 정통으로 충돌하면서 자기 물체량의 60배 정도 되는 만큼의 지각을 부서진 가루 상태로 대기 중에 주입하게 된다. 이 먼지의 일부가 성층권 에 몇 년이나 남아서 전 세계에 퍼졌을 것이다. 그 결과로 생긴 암흑이 광합성을 막았을 것이고, 이로부터 예상되는 생물학적 결과들은 고생물학 기록이 보여주 는 멸종과 매우 가깝게 부합한다.
과학의 첫 문장 - 역사로 익히는 과학 문해력 수업 pp.175~176, 수잔 와이즈 바우어 지음, 김승진 옮김
회의적인 반응이 일긴 했지만 베게너와 브레츠가 받은 정도의 조롱이나 적대는 아니었다. 소행성 충돌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이미 많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확실치 않은 것은 그 일이 지구에 실제로 일어났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1980년대의 회의주의는 증거를 찾으려는 맹렬한 노력의 형태를 띠었다. 앨버레즈가 훗날 언급했듯이, '이리듐의 비정상적 과다 분포는 분명 사실이었고 전 지구적인 것일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운석 가설은 수많은 과학자의 관심을 끌었다. 이들은 하던 일을 제쳐놓고 멸종 사건과 관련된 새로운 증거를 찾는 일에 뛰어들었다.' 지질학자뿐 아니라 고생물학자, 화학자, 물리학자, 기상학자, 심지어는 통계학자까지 이 문제의 각기 다른 측면에 관심을 보이며 모여들었다. 이후 10년 동안 운석 충돌설과 관련해 2,000편이 넘는 논문이 발표되고 게재됐다. 앨버레즈 본인은 충돌로 생긴 분화구를 찾는 데 집중했다. 드디어 1991년에 10년간의 수색이 끝났다. 구덩이는 유카탄 해안에 수천 년 동안 쌓인 더께 밑에 숨어 있었는데 폭이 무려 200킬로미터나 되었다. 이 정도 크기의 구덩이라면 충돌한 물체의 직경이 10킬로미터 이상임을 의미했다. 샌프란시스코보다 크고 에베레스트 산보다도 높은 것이다. 이 충돌로 지각이 증발하고, 숲이 불에 타고, 바다에서 쓰나미가 일어나고, 대기 중에 파편이 날아올라 태양광을 가리고, 유독한 산성비 폭풍우가 내렸을 것이다. 앨버레즈는 이러한 원인으로 지구 표면의 모습이 바뀌고 공룡이 멸종되었다고 보았다.
과학의 첫 문장 p.176, 수잔 와이즈 바우어
과학의 첫 문장다윈의 『종의 기원』부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까지, 온전히 독파하기엔 너무 두껍고 복잡한 과학책들을 쉽고 가볍게 읽을 순 없을까? 『과학의 첫 문장』은 인류 역사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친 과학 원전 36권을 담은 책이다. 세계사의 흐름을 알기 쉽게 설명한 베스트셀러 『세계 역사 이야기』의 저자 수잔 와이즈 바우어가 인문학자의 시선으로 과학이 발전해온 역사를 친절하게 풀어준다. “이 창공의 방대함이 우리에게
앨버레즈는 과학계 전체를 설득하지는 못했다. 역시 버클리 대학 교수인 윌리엄 클레멘츠William Clements를 필두로 상당수 고생물학자들이 공룡이 한 번에 사라진 것이 아니라 느리고 복잡한 과정을 통해 개체수가 점진적으로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지금도 그렇게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대륙 이동설처럼 운석 충돌설도 과학의 여러 분야에 걸쳐 제기된 여러 가지 이상한 현상들을 간단하고 명료하게 설명해낼 수 있었다. 그리고 과학은 재미난 이야기에 약하다. 라이엘이 말한 길고 점진적인 역사는 딱히 마음을 사로잡을 만큼 흥미롭지는 않았다. 재앙적 사건을 다시 도입한 것은 이 분야에 약간의 이야기(와 멜로드라마)를 불러왔다. 1997년에 앨버레즈는 이 가설을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멸망의 운석 구덩이』라는 책으로 펴냈다. 책의 대부분은 앨버레즈와 그의 연구팀을 결론으로 이끌어준 과학적 증거들을 꼼꼼하게 제시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지만, 1장에는 '아마겟돈'이라는 제목이 달렸고, 톨킨의『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구절이 인용됐으며, 재앙의 모습이 어떤 것이었을지에 대한 묘사가 실렸다('전체 숲에 불이 붙고, 대륙 크기만 한 거대한 산불이 땅 전체를 휩쓸었다. …숲이 불타는 동안 또 다른 공포가 해안에서 몰려오고 있었다'). 과학 저술가 칼 짐머Carl Zimmer가 말했듯이, '갑자기 생명의 역사가 어떤 공상 과학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아졌다.' 영화 같은 역사는 지질학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격변설은 과학 분야 전체의 격변적 사건의 가능성을 다시 불러왔다. 혜성, 소행성, 초신성, 비정상적인 태양의 불꽃, 초화산 등은 처음에 과학의 영역에 들어갔다가 이어서 대중문화의 영역으로 들어갔다.(그리고 '금주의 과학 영화'로 마무리되었다.) 하버드 대학의 천체 물리학자 로버트 커시너Robert Kirshner는 2002년에 이렇게 적었다. '일련의 재앙들이 우리 각자의 현재 상태를 가져왔다. 우리의 뼈와 혈액을 구성하는 칼슘과 철분의 원자들은 우주의 재앙에서 호되게 시련을 당한 뒤에 만들어진 것이다.' 이제는 일회적 재앙을 지구의 역사뿐 아니라 우주 전체의 역사를 말할 때도 도입할 수 있게 됐다.
과학의 첫 문장 - 역사로 익히는 과학 문해력 수업 pp.177~178, 수잔 와이즈 바우어 지음, 김승진 옮김
구비오 점토층에서 이리듐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나왔다는 사실로부터 운석 충돌설이 제기되고 결국은 입증되었다는 이야기인데요. 요 대목을 읽으면서 ‘아니 소행성이나 운석들의 성분이 지구와 크게 다르지 않을텐데 왜 지구엔 이리듐이 별로 없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검색을 해봤더니 지구에도 다른 소행성과 유사하게 이리듐이 꽤 있다고 합니다. 단, 지표면이 아니고 핵에 들어가 있을 거라고요. 지구 형성 초기에 무거운 물질들이 핵을 형성할 때 철이 주역 원소였는데 이리듐이 철과 친해서 친구따라 핵으로 모두 이사갔다는 겁니다. 오호 그런가 보다 했는데 그럼 왜 같이 간 친구인 철은 이리듐과 달리 지구 지표면에 이렇게 많을까 하는 의문이 또 다시 생겼습니다. 답이 뭘까요.. 철은 이리듐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기 때문이랍니다. 지구와 우주에 널린 게 철이라는거죠. 이리듐도 꽤 많지만 철에 비해서는 적어서 핵으로 이사간 철을 따라 가느라 거의 지표면에 남지 않았지만 이사가지 않은 철 친구들은 여전히 많이 남아있었던 거죠. 그럼 철은 도대체 왜 그렇게 많을까요. 태양이 핵융합을 하면서 수소 헬륨 리튬 식으로 점점 무거운 원소를 만들어내면서 생명이 다 해가다 마지막으로 토해내는 원소가 바로 26번 철이거든요. 26번 이후의 원소는 우리 태양급 항성으로는 만들 수 없고 초신성 폭발 정도의 에너지가 있어야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볼까요, 우리 이리듐은 77번이네요, 초신성의 자식이 되겠네요. 이리듐은 내부식성, 내온성이 매우 강해서 여러 산업 분야에서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희귀하므로 합금으로부터 제련해서도 얻고 재사용도 하면서 채취한답니다.
철보다 더 무거운 원소들은 무거운 별이 죽으면서 폭발하는 초신성에서 생겨났다. 초신성 폭발 과정은 엄청난 에너지가 분출되는 과정이다. 온도가 급상승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이때 철보다 무거운 원소들이 순식간에 생겨난다. 그리고 핵분열이 일어나면서 새로운 원소가 생겨나기도 하고(흔히 방사능을 내는 원소들이 그렇다), 원소가 중성자를 획득하면서 새로운 원소로 다시 태어나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주기율표를 꽉 채우고 있고 우리 주변의 물질들을 구성하고 있는 철보다 무거운, 주로 금속 성분의 원소들이 생겨났다. 모든 일이 별의 내부에서 또는 별이 죽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별이 탄생하고 진화하고 죽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별은 더 많은 중원소를 만들었다. 세대를 거듭할수록 중원소는 더욱 풍부해졌다.
과학 산책, 자연과학의 변주곡 pp.183~184, 교양과학연구회 지음
오! 밥심 님의 이면지 특강이 다시 돌아온 듯해요. 조근조근 해주시는 얘기가 넘 재밌습니다. 밥심 님처럼 책을 읽으며 스스로 의문을 가지는 독서 습관을 저도 본받고 싶네요.
유진 슈메이커가 사람들에게 내태양계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려고 노력하는 동안, 이탈리아에서는 컬럼비아 대학교 러몬트 도허티 실험실 출신의 젊은 지질학자에 의해서 아무 상관도 없어 보이는 다른 일이 조용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1970년대 초에 움브리아 지역의 구비오라는 산골 마을 부근에 있는 보타치오네 계곡이라는 멋진 협곡을 탐사하던 월터 앨버레즈는 고대의 백악기와 제3기의 석회석층 사이에 있는 붉은색의 얇은 점토층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지질학에서 KT 경계*라고 알려진 두 지질 시대의 경계는 화석 기록에서 공룡을 비롯해 지구상의 동물 중에 거의 절반이 갑자기 사라진 6,500만 년 전에 해당한다. 앨버레즈는 0.6센티미터에 불과한 얇은 점토층과 지구 역사에서의 그런 극적인 순간이 어떤 관계가 있지는 않을까 하는 의문을 가졌다. 당시에 공룡의 멸종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은 한 세기 전 찰스 라이엘의 주장 그대로였다. 공룡이 수백만 년에 걸쳐서 서서히 멸종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얇은 점토층은 다른 곳에서는 몰라도 적어도 움브리아 지역에서는 어떤 갑작스러운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암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1970년대에는 그 정도의 퇴적이 일어나려면 얼마나 걸리는지를 알아낼 방법이 없었다.
거의 모든 것의 역사 2.0 pp.232~233, 빌 브라이슨 지음, 이덕환 옮김
거의 모든 것의 역사 2.02003년 출간 이래, 전 세계 수많은 독자들의 변함없는 지지와 사랑을 받아온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가 20년 만에 최신의 과학적 성과를 빠짐없이 보강하여 새롭게 돌아왔다. 초판 출간 이후 대중과학 입문서로서 확고하게 자리매김한 이 책은 과학의 최전선에서 벌어진 연구 성과들을 집대성하여 반영함으로써 새로운 세대의 모든 독자들에게 다시 한번 과학의 재미와 매력을 설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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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전집 느리게 읽기 (1) 브람스를 좋아하세요...[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3부
안 노란 책을 찾아라!
안노란 책 리뷰 <지금, 그리고 그때>안노란책 리뷰 <슬픔의 물리학>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안노란 책 리뷰 <영원히 계속되다가 끝이 난다 > 앤 드 마르켄안노란 책 리뷰 <메데이아> 에우리페데스안노란 책 리뷰 <죽은 이는 모두 날아오른다> 요하임 마이어호프
새벽엔 느낌 좋은 소설로 하루 시작해요
[느낌 좋은 소설 읽기] 3.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느낌 좋은 소설 읽기] 2. 오버스토리 [느낌 좋은 소설 읽기] 1. 모나의 눈
아티초크의 멋진 책!
[아티초크/책증정] 세계 여성 시인선 100『슬픔에게 언어를 주자』와 함께해요.[아티초크/시집증정] 감동보장!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 아틸라 요제프 시집과 함께해요.[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
‘인생 록 음악’ 추천!
[그믐밤] 49. 국제 암석의 날 기념, ‘인생 록 음악’ 추천해주세요[김영사/책증정] 대화도 음악이 된다!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면> 함께 읽어요[그믐밤] 33. 나를 기록하는 인터뷰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
새폴스키의 책을 읽습니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6.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8. <행동>
동구권 SF 함께 읽어요!
[함께 읽는 SF소설] 12.신이 되기는 어렵다 - 스트루가츠키 형제[함께 읽는 SF소설] 11.노변의 피크닉 - 스트루가츠키 형제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이기원 단장과 함께 스토리의 비밀, 파헤칩니다
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2. 액션 + 로버트 맥키의 액션스토리 탐험단 시즌 2 : 장르의 해부학 읽기 3. 신화 4. 회고록과 성장물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 4회차[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3) 프랑켄슈타인[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2회차 『로빈슨 크루소』(다니엘 디포, 1719)[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1회차-마션
히어로와 함께
카라마조프의 피도스토옙스키와 29일을[그믐연뮤번개] 3. [독서x관극x모임지기 토크] 우리 몸에 살고 있는 까라마조프를 만나다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
3권의 책 종류
『육식의 종말』완독 하기! (책 증정)[김영사/책 증정] 장안의 화제! 노화과학을 다룬 <우리는 왜 죽는가>를 함께 읽어요 [인플루엔셜/책증정] 진정한 앎은 무엇인가? <지식의 탄생> 읽고 함께 이야기해요!
청명하다, 꾸준히 읽는 중
독서기록용_웍과 칼독서기록용_필요의 탄생독서기록용_제자리에 있다는 것독서 기록용_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
삼국지를 가슴에 품다
삼국지 전권독파 - 요시카와 에이지 버전으로[모집] 평생의 숙제 인간관계, 삼국지의 영웅들에게 답을 묻다 (w. 『최소한의 삼국지』)
혼자이기에 오히려 깊이 읽은 책들
<인간의 대지> 오랜만에 혼자 읽기 『에도로 가는 길』혼자 읽기천국의 열쇠 혼자 읽기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부커상을 받았어요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Re:Fresh] 3. 『채식주의자』 다시 읽어요.[서울국제작가축제X비채] 버나딘 에바리스토의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함께읽기 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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