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온 파국
지구사를 설명하는 요인으로 ‘격변적인 외부 사건’이 재등장하다
6,500만 년 전 칙술루브의 운석 충돌 이후로 지구의 생명은 영원히 바뀌었다.
- 월터 앨버레즈,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멸망의 운석 구덩이>
…
1968년 미국 지질학자 월터 앨버레즈Walter Alvarez는 28세였고 네덜란드의 석유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다. 막 프린스턴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지만 그는 지질학을 약간 부끄러워하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노벨상을 받은 물리학자였고, 물리학이 더 매혹적인 분야로 보였다. 물리학자들은 ‘신의 생각을 읽으려’ 하고(아인슈타인의 표현이다), 상대성의 문지로 골몰하며, 양자역학을 가지고 씨름하는데, 지질학자들은 광물이나 분류하고, 지도나 그리고, 석유회사에서 일할 뿐이라니.
하지만 지구과학도 달라지고 있었다. 전에는 지구 하나만을 대상으로 하는 학문이었지만 이제는 (앨버레즈다 나중에 회상했득이) ‘기억도 못힐 만큼 많은 행성과 위성들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데이터가 넘쳐나게’ 되었다. ‘이러한 천체들 대부분에서 충돌로 생긴 구덩이가 발견됐다.’
1977년 무렵(이때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의 교수였다) 앨버레즈는 우주 프로그램에 오는 새로운 데이터들을, 광물을 분류하고 지도를 그리던 지난한 옛 세월이 모은 증거들을 해석하는 데 사용하고 있었다. 그는 희한한 현상을 하나 발견했다. 이탈리아 암석층에서 뜬금없이 이리듐 원소가 다량 발견된 것이다. 방사성 연대 측정 결과 이 암석의 나이는 약 6,500만 년이었다. 이것은 매우 흥미로운 연대였는디, 소위 말하는 백악기-제3기 범위(K-T범위)*에 해당하기 때문이었다. 지질학자들은 이 기간의 암석에 화석 기록의 단절이 있다는 사실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K-T 범위 이전에는 공룡과 암모나이트가 많이 발견되었는데 그 이후로는 이것들이 ‘영원히 사라져’ 발견되지 않는 것이다.
*백악기-제3기(K-T, Cretaceous-Tertiary) 대멸종은 현재 백악기-고제3기(K-Pg, Cretaceous-Paleogene) 대멸종이라고 불린다. ”
『과학의 첫 문장 - 역사로 익히는 과학 문해력 수업』 pp.173-174, 수잔 와이즈 바우어 지음, 김승진 옮김

과학의 첫 문장 - 역사로 익히는 과학 문해력 수업다윈의 『종의 기원』부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까지, 온전히 독파하기엔 너무 두껍고 복잡한 과학책들을 쉽고 가볍게 읽을 순 없을까? 『과학의 첫 문장』은 인류 역사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친 과학 원전 36권을 담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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