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 친화도
성운 먼지에 가장 많이 들어 있는 원소 중 하나는 철이었는데, 미행성체에 포함된 먼지가 녹을 때 철도 거기서 해방되었다. 미행성체의 중력장은 아주 약하지만, 해방되어 자유로이 돌아다니는 철을 미행성체 중심으로 부드럽게 끌어당길 만한 힘은 있었다. 밀도가 큰 금속 철은 펄펄 끓는 마그마 사이로 천천히 가라앉아 결국 미행성체 중심에 아주 많은 양이 모이게 되었다.
지질학자들이 <친철원소>라고 부르는 화학 원소들이 있다. 영어로는 <시데로필siderophile>이라고 하는데, 고대 그리스어로 <철>을 뜻하는 <시데로스σίδηρος>와 <사랑>을 뜻하는 <필리아φιλία>를 합친 단어에서 유래했다. 친철원소는 철에 대한 화학적 친화도가 아주 높다. 지질학적 계-지구의 것이건 천상의 것이건 - 에서 친철원소는 철이 한 광물에서 다른 광물로 옮겨 갈 때 함께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철이 가는 곳이라면 친철원소도 마다하지 않고 따라간다. 14종의 친철원소에는 니켈, 백금, 이리듐, 텅스텐, 금이 포함된다. 미행성체가 녹으면서 성운 먼지에서 해방된 원소들은 철을 따라 미행성체 중심으로 내려가 철과 함께 거대한 금속 마그마 덩어리를 이루었다. 이것을 핵이라 부른다.
만약 분화된 지 얼마 안 된 미행성체에서 용융 상태의 금속 핵을 볼 수 있다면 태양처럼 뜨겁고 밝게 빛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금속이 가라앉으면서 뒤에 남기고 온 마그마 - 밀도가 금속보다 조금 더 작은 - 가 그 주위를 두껍게 둘러싼 층을 이루고 있어 이 핵을 실제로 볼 수는 없었을 것이다. 철과 친철원소를 거의 다 빼앗긴 바깥층의 화학적 조성은 그 아래에 있는 금속 마그마 구와는 완전히 다르게 변해 갔다. ”
『운석 - 돌이 간직한 우주의 비밀』 pp.107~108, 팀 그레고리 지음, 이충호 옮김
문장모음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