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3부

D-29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백사는 파리 남쪽 퐁텐블로숲의 백사로 루브르 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가 퐁텐블로 모래로 만들어졌다. 벨기에의 몰, 네덜란드의 마스트리흐트, 독일의 리페, 캐나다, 미국, 브라질 등지에도 백사가 존재한다. 백사는 희귀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흔하지도 않다. 아예 없는 나라도 있는데 영국도 한 세기 전에야 로칼린에서 백사가 발견됐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를 뚫고 로칼린으로의 여정이 시작됐다. 로몬드호Loch Lomond를 지나서 글렌코Glen Coe로 들어갈 때까지 장대비가 자동차 유리창을 세차게 때려댔다. 페리 선착장에 도착하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비가 그치더니 만물을 따뜻하게 소생시키는 햇살이 비췄다. 페리가 린네호를 가로질러 출발할 무렵 무언가가 눈에 띄었다. 지평선에는 아주 먼 거리까지 긴 균열이 있었고, 그 양쪽에는 산들이 우뚝 서 있었다. 그 균열은 일종의 지질학적 흉터로, 먼 옛날 스코틀랜드를 둘로 갈라놓은 단층선이었다. 북동쪽으로 인버네스까지 뻗어있는 이 빙하 협곡의 이름은 그레이트글렌단층Great Glen Fault이다. 3억 년에서 4억 년 전 사이에 남쪽 땅으로부터 북쪽 땅이 갈라져 나왔는데, 그 땅은 북쪽으로 약 103킬로미터 떨어진 협곡 위로 올라갔다. 이는 지질학자들이 단층의 한쪽에서 나온 암석을 다른 쪽의 암석과 비교해 알게 된 사실이다. 이러한 깨달음은 판 구조론의 발견에 선도적 역할을 했다. 판 구조론은 놀랍도록 참신한 발상이었다. 대륙의 표층부가 서로 맞서면서 부서지고 여기에는 산을, 저기에는 협곡을 솟아오르게 한다. 화산과 지진이 생기고 거기서 마그마가 뿜어져 나와 새로운 암석이 만들어진다. 지구의 역사 대부분은 이런 지각 변동이 핵심이었다. 그러니까 지금껏 지구를 수놓은 것은 생물학적 작용보다는 지질학적 작용이었다는 이야기이다.
물질의 세계 - 6가지 물질이 그려내는 인류 문명의 대서사시 pp.60~61, 에드 콘웨이 지음, 이종인 옮김
물질의 세계 - 6가지 물질이 그려내는 인류 문명의 대서사시저자이자 영국의 저널리스트 에드 콘웨이는 우리가 알지 못했고 볼 수 없었던 물질이 가진 경이로운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무더운 유럽의 가장 깊은 광산부터 티끌 하나 없는 대만의 반도체 공장, 칠레 아타카마 사막의 소금호수까지. 전 세계 곳곳을 탐험하는 과정 속에 인간의 새로운 미래를 가져다 줄 대체 불가능한 여섯 가지 물질의 비밀이 밝혀진다.
지질학 시계 혹은 지질학 해라는 비유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지금까지의 지구 역사를 1년으로 압축한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지구는 1년 전, 1월 1일 자정에 탄생했다. 당신이 이 책을 읽고 있는 현재는 그로부터 365일이 지난 새해 전야 자정의 마이크로초에 해당한다. 이 달력에 따르면, 단세포 생물은 2월 말에 생겨났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암석은 3월 초에 만들어졌다. 로칼린 위쪽의 해안에서 발견된 루이스 편마암Lewisian gneiss은 4월에 만들어진 셈인데, 실제 시간으로는 30억 년 전이었다. 우리가 아는 생명체, 그러니까 곤충이나 파충류는 12월 초에 생겼다. 그레이트글렌단층이 스코틀랜드를 양분한 바로 그 시기였다. 공룡의 시대는 12월 13일에 시작하여 12월 29일에 끝났다. 리비아사막유리를 만들어낸 아프리카 유성은 12월 29일 이른 아침 '거대한 모래 바다'에 충돌했다. 인간 비슷한 동물들이 처음으로 등장한 건 12월 31일 초저녁인 오후 5시 18분이었다. 그렇다면 호모 사피엔스는? 우리가 마침내 이 파티에 뒤늦게 나타난 시각은 새해로 넘어가기 15분쯤 전이었다. 실제 시간으로는 수십만 년 전쯤이다. 세상을 이런 프리즘으로 보는 것을 딥타임deep time이라고 하는데, 꽤 유익한 훈련이다. 특이 우리가 사용하는 물질들에 얽힌 이야기가 그 물질들을 땅에서 꺼내어 공장에서 조합할 때 비로소 시작된다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그레이트글렌단층을 통과하여 모번 반도Morvern peninsula로 들어가서 로칼린에 이르는 종반전에 들어섰을 때, 나는 딥타임을 통해 과거로 여행을 떠나는 셈이었다.
물질의 세계 - 6가지 물질이 그려내는 인류 문명의 대서사시 pp.61~62, 에드 콘웨이 지음, 이종인 옮김
전혀 그럴듯하게 들리지 않겠지만, 강풍이 불어대는 황량한 풍경의 언덕과 호수는 과거에 열대 바다의 어귀가 있던 자리였다. 석영 같은 모래가 반짝거리는 하얀 해변이 철썩거리는 파도를 맞이하고, 따뜻한 물속에서 미생물을 먹고 사는 바닷조개와 갑각류가 꼼지락거리고 있었을 테다. 수천만 년 동안 바다는 산을 갈아내고 거르면서 순도가 높은 모래알을 만들어냈다. 그러다가 갑자기 6000만 년 전 엄청난 화산 폭발로 인해 이 낙원의 광경이 사라지고 일대가 용암으로 뒤덮였다. 반도 주변을 유심히 살펴보면 많은 단서가 보인다. 멀섬Isle of Mull은 화산 폭발의 잔해인데, 섬 대부분이 모번 반도를 뒤덮은 현무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반도를 흐르는 몇몇 시냇물은 현무암 표층을 깎아내면서 '악마의 발톱devils' toenails'으로 덮인 하얀 사암을 드러냈다. 현지인들이 악마의 발톱이라 부르는 것의 정체는 바닷조개의 화석인데, 바위에서 곧장 뜯어내서 보면 아닌 게 아니라 주름진 발톱처럼 보인다. 용암 밑에 갇힌 보물은 이것만이 아니다. 화산암의 바로 밑에는 깊고 두터운 백사층이 숨어 있다. 산화철은 거의 없고 실리카 함량이 99퍼센트나 되는 이 모래는 우리가 지금껏 만나본 모래들과 전혀 다르다. 만약 당신이 모래성을 짓고 싶은데 이곳에 왔다면 번지수를 한참 잘못 찾은 것이다. 로칼린 모래는 너무 가늘고 밀가루 같아서 손으로 움켜쥐면 정제당처럼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린다. 현미경으로 로칼린 모래를 관찰하면 일반 모래보다 훨씬 부드럽게 느껴지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로칼린 모래의 결정은 둥근 구형인데, 수백만 년에 걸친 부식과 압축으로 이런 형태가 됐다. 바로 이 모래로 반짝거리며 아주 투명한 유리를 만든다.
물질의 세계 - 6가지 물질이 그려내는 인류 문명의 대서사시 pp.62~63, 에드 콘웨이 지음, 이종인 옮김
산책길에 만난 편마암 중 일부입니다. 요즘 편마암이 엄청 많이 보여요. 이렇게 흔하게 있었는데 그 존재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니.. ! 역시 편마암은 무늬가 매력적이네요. 화강암은 볼 때마다 인절미가 떠오른다면.. 편마암은 소고기 덩어리가 연상됩니다. 저 하얀 부분이 비계처럼 보여서요.
편마암 암석덩어리가 매력덩어리네요. ㅎㅎ
저에게 과학에 대한 애정이 다시 살아나게 해준 책 <물질의 세계>를 열어봅니다. 영국의 저널리스트인 에드 콘웨이Ed Conway가 인류 역사를 움직여온 중요한 물질 6가지의 역사에 대해 추적하듯이 써내려간 책입니다. 그 여섯 가지 물질은 모래, 소금, 철, 구리, 석유, 리튬 이죠. 일상 속에서 누리고 있는 기반 시설이나 손쉽게 이용하는 사물을 이루고 있는 물질이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에게 도달했는지 알게 되면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어요. <지구의 짧은 역사> 1부와 2부를 읽으면서 나누었던 판구조론이나 딥 타임deep time 등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내용들이 담겨 있어요.
모래, 소금, 철, 구리, 철, 석유, 리튬.. 모래는 유리와 관련되어 있나요?
네, 모래의 여러 성분 중에서도 석영이 깨어져서 부서진 규사(SiO2)가 있는데 .. 해변에서 볼 수 있는 규사 모래를 유리를 만들 때 이용할 수 있어요. 그걸 높은 온도에서 가열해서 녹인 다음 빠르게 냉각시키면 유리가 됩니다. 가끔 사막의 모래에 유성이 떨어진다던가 해서 자연적으로 유리가 만들어지기도 해요. 대표적인 것이 ‘리비아 사막 유리’입니다. 흑요석은 화산이 만든 검은 유리이구요.
흑요석, 하면 영화 <쇼생크탈출>에서 앤디와 레드의 약속의 돌로 등장했던 게 먼저 떠오릅니다. (지질학을 좋아했던 앤디다운 약속! 앤디는 “지질학은 압력과 시간에 관한 학문”이라는 대사도 남겼죠.) 까맣고 반들반들 예쁜 돌이었어요. “화산이 만든 검은 유리”라고 하시니 고개가 끄덕여지네요. https://youtu.be/JAmspaaSNzE?si=VRNWVhWWROUquhEr
쇼생크 탈출촉망받는 은행 간부 앤디 듀프레인은 아내와 그녀의 정부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쓴다. 주변의 증언과 살해 현장의 그럴듯한 증거들로 그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악질범들만 수용한다는 지옥같은 교도소 쇼생크로 향한다. 인간 말종 쓰레기들만 모인 그곳에서 그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억압과 짐승보다 못한 취급을 당한다. 그러던 어느 날, 간수의 세금을 면제받게 해 준 덕분에 그는 일약 교도소의 비공식 회계사로 일하게 된다. 그 와중에 교도소 소장은 죄수들을 이리저리 부리면서 검은 돈을 긁어 모으고 앤디는 이 돈을 세탁하여 불려주면서 그의 돈을 관리하는데...
앤디가 지질학을 좋아했었군요. 정말 감동적으로 본 영화인데.. 그 부분은 기억이 나지 않네요. 올려주신 영상을 보니 영상도 아름답고 배경음악도 참 좋아요. 돌을 짚을 때 보이는 ‘레드’의 손등 색도 아름답네요. 짙은 갈색의 피부색이 돌과도 어울리고 대지와 깊게 연관되어 보여요. ‘레드’의 얼굴 표정이나 동작이 모두 예술적으로 보여요. 흑인은 ‘흑인’이라고 부르는 자체만 해도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그 안에도 다양한 색이 있는데 ‘검을 흑’ 한 자로 축약해 버리는 것이 각자 품고 있는 개별성을 잘라내버리는 것 같아서요. 인류가 저지른 차별의 시선과 폭압을 받아낸 그들의 조상에게도 미안해집니다.
앤디가 지질학을 좋아하고 암석에 대해 아는 게 많았던 점이 19년간 돌을 깨서 굴을 팔 때 도움이 되었다는 설정이었죠 아마. 감옥에서 취미로 돌을 깎아서 기가 맥히는 체스 세트도 만들었던 걸로 기억해요. (영상 속 모건 프리먼은 레드 역이랍니다. 팀 로빈스가 앤디 역이고요.)
지금 확인해보니 이름을 헷갈렸군요. 이름이 ‘레드’라고 하니 마음이 더 아프네요. 레드에도 역시 인종차별적인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죠. 이 영화의 원작은 스티븐 킹의 중편집 <사계Different Seasons>에 수록된 4개의 소설 중 ‘봄’을 상징하는 첫번째 이야기,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Rita Hayworth and Shawshank Redemption> 이구요. 거기서 ‘레드’는 아일랜드계 백인인데.. 순전히 머리카락 색 때문에 별명이 ‘레드’가 된 것이라고 해요. 쟁쟁한 백인 배우들을 제치고 모건 프리먼이 영화에 캐스팅된 것은 고독하면서도 존재감 가득한 그의 목소리 때문이었구요. 영화 중에 앤디가 사람들이 당신을 왜 레드냐고 부르냐고 물었을 때 레드가 “Maybe it’s because I’m Irish. 라고 대답한 부분은 원작을 알고 있는 팬들에게 감독이 선사하는 위트 가득한 명대사하고 해요. ^^
그러게요. 그믐에서 읽었던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노변의 피크닉> 주인공 레드도 떠오르고, <신이 되기는 어렵다> 방에서도 붉은 머리와 차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나네요.
미국을 초강대국으로 만들고 세계 역사를 바꾼 감자 감자 역병으로 인한 대기근은 아일랜드를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식량이 바닥나고 굶주림으로 고통받던 아일랜드 사람들은 고향을 버리고 신천지로 여겨졌던 미국을 향해 길을 떠났는데 그 수가 400만 명에 달했다. 19세기 중·후반 미국은 서부개척을 끝내고 바야흐로 본격적인 공업화 단계에 들어서고 있었다. 이 시기에 미국으로 이주한 수많은 아일랜드인은 대규모 노동자 집단으로 변신해 미국 공업화와 근대화에 크게 기여했다. 결국 대규모 노동력 유입으로 국력을 키운 미국은 초강대국 영국을 앞지르며 세계 최고의 공업 국가로 발돋움했다. 대기근으로 인한 미국으로의 이주민 중 성공한 대표적인 인물로 J.F. 케네디의 할아버지 패트릭 케네디가 있다. 마흔세 살의 젊은 나이에 제35대 미국 대통령이 된 J.F. 케네디는 달 탐사 계획을 추진한 주인공으로도 유명하다. 케네디 가문은 J.F. 케네디 대통령 외에도 저명한 정치가와 기업가를 여럿 배출한 대표적인 미국 명문가 중 하나다. 그 밖에 레이건과 클린턴, 오바마 등 여러 대통령도 아일랜드계이고 디즈니랜드를 만든 월트 디즈니와 맥도날드의 창업자인 맥도날드 형제 역시 아일랜드계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만약 J.F. 케네디의 할아버지 패트릭 케네디와 수많은 아일랜드인이 대기근으로 인해 미국으로 이주하지 않았다면 제35대 미국 대통령 J.F. 케네디를 비롯한 여러 대통령은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 달 탐사 게획도 추진되지 않았을 것이며 전 세계인을 깜짝 놀라게 한 인류 최초의 달 착륙도 없었을지 모른다. 감자라는 식물이 미국 역사와 더 나아가 세계 역사를 그리고 우주과학의 역사를 송두리째 뒤바꿔놓은 셈이다. ”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pp.53~55,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모든 것은 ‘후추’에서 비롯되었다. 아니, 같은 무게의 순금과 맞먹는 가격에 거래될 만큼 엄청난 가치를 지녔던 검은색 향신료 후추를 손에 넣어 부와 권력을 독점하고 싶었던 개인과 국가의 들끓는 욕망에서 모든 일이 시작되었다.
미국 역사에서 아일랜드인들의 활약을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아일랜드인이 미국으로 이주하지 않았다면 인류의 달 탐사도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죠. 아니면 늦어졌거나.. 그런데 그 모든 것이 감자 기근 때문이라는 점도 재미있습니다. 역시 '식량 문제'는 지구의 역사를 바꿀 정도로 중요합니다. 책 내용은 2부에서 제가 올렸던 부분입니다. ^^
아일랜드인 100만 명을 대기근의 지옥으로 몰아넣은 감자 역병 앞서 말했듯 영국에서는 엘리자베스 1세가 감자의 독성분인 솔라닌 중독으로 고생하는 바람에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감자 보급이 훨씬 늦어졌다. 영국인들이 본격적으로 감자를 식량으로 먹기 시작한 것은 19세기에 접어들어서였다. 다만 잉글랜드 북부의 아일랜드만은 예외였다. 이곳에서는 황량한 토지에서도 잘 자라는 감자가 귀중한 작물로 대접받으며 널리 퍼져 나갔다. 아일랜드에 감자가 보급된 시기는 17세기 무렵이었는데, 시기 면에서 유럽 대륙의 다른 나라들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아일랜드 인구는 감자 덕분에 19세기 초 300만 명에서 800만 명까지 늘어났다. 행복한 상황은 그리 오래 지속하지 않았다. 1840년대에 들어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아일랜드 전역에 감자 역병이 창궐해 지독한 흉작이 이어졌다. 그 무렵 아일랜드에는 감자가 주식으로 완전히 자리 잡은 상태였기에 감자가 없으면 꼼짝없이 굶는 수밖에 없었다. 대기근이 닥쳤고 100만 명에 달하는 많은 사람이 굶주림으로 고통받으며 죽어갔다. 감자 역병 원인 조사 결과 감자의 증식 방법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이 밝혀졌다. 감자는 영양 번식계 작물로 씨감자를 심어 키우는데 그 과정에 증식이 일어난다. 아일랜드에서는 전국적으로 수확량이 많은 단일 품종을 선택해 감자를 재배했다. 한데 이처럼 품종이 하나밖에 없다는 사실은 그 품종이 특정 질병에 취약할 경우 전국의 감자가 모두 그 병에 걸리기 쉽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태는 더욱더 심각해졌다. 급기야 감자 역병으로 인해 아일랜드 전역의 감자가 그야말로 씨가 마르는 사태가 일어났다. 그때 이미 농약이 존재했으나 그것은 와인용 포도를 위해 개발한 제품이라 신종 작물인 감자에 생긴 역병에는 효과가 없었다. 감자의 원산지인 남미 대륙의 안데스 지역에서는 감자가 병에 걸려 전멸하지 않도록 여러 품종을 섞어서 심었다. 품종이 다양하면 어떤 병원균이 덮쳐도 그중 살아남는 강인한 품종이 있게 마련이다. 안타깝게도 아일랜드에서는 이 고장에서 저 고장으로 감자를 전해주는 과정에 품종을 깐깐하게 선별했다. 그리고 결국 한정된 품종만 재배하여 전국의 감자가 역병에 걸리는 참사를 맞이하게 된 것이었다. 원래 아일랜드는 기근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이었다. 더구나 감자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던 아일랜드인에게 감자 흉작은 그야말로 치명적인 사건이었다. 먹을 것이 없어 아일랜드 사람들이 비참하게 굶어 죽어가는 동안 영국은 팔짱 낀 채 강 건너 불구경하듯 냉담하고도 무심하게 대응했다. 당시 영국은 아일랜드를 같은 나라라기보다는 속국으로 간주했다. 영국의 그런 태도를 목격한 아일랜드 사람들은 영국 정부와 시민들에 강한 불신감을 품었고 이는 훗날 아일랜드 독립으로 이어졌다. ”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pp.50~53,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아일랜드 대기근(1845~1852)은 영국의 냉담함을 넘어선 가혹함도 한 몫 했습니다. 이 시기 아일랜드를 탈출한 이들이 훗날 미국 대륙 동쪽에서 시작하는 유니언 퍼시픽 철도를 건설(1863~1869)하는 노동자들이 됩니다. 아일랜드 대기근 https://namu.wiki/w/%EC%95%84%EC%9D%BC%EB%9E%9C%EB%93%9C%20%EB%8C%80%EA%B8%B0%EA%B7%BC 아일랜드 대기근 https://ko.wikipedia.org/wiki/%EC%95%84%EC%9D%BC%EB%9E%9C%EB%93%9C_%EB%8C%80%EA%B8%B0%EA%B7%BC
이쯤 되면 스웨덴 작가 헨닝 망켈의 소설 <빨간 리본>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네요. 미국 철도에 동원되었던 수많은 노동자들 중엔 아일랜드인 외에도 중국인도 많았고요, 이 소설에서는 중국인 노동자들이 당했던 인간 이하의 대접이 원인이 되어 수 세대 후 복수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여기서는 아일랜드인들이 중국인들보다 여러모로 더 부족한 사람들로 묘사되었는데 정말 당시에 그런 인식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빨간 리본스웨덴과 아프리카를 오가며 작가 및 연출가로 활동하고 있는 스웨덴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헨닝 망켈이 노예제도와 식민주의가 성행하던 1863년과 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2006년을 넘나들며 그려낸 작품으로, 출간 즉시 독자와 평단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으며 베스트셀러로 선정되었다.
찾아서 읽어봐야겠어요. ^^ 미국 서쪽에서 출발하는 센트럴 퍼시픽 철도Central Pacific Railroad는 태평양을 건넌 중국인들이 대거 투입되었어요. 그러고 보면 골든 스파이크는 낯선 방향으로 다가온 동양과 서양의 만남이었는지도요.
돌과 관련된 이야기는 전혀 생각나지 않고 <쇼생크탈출>하면 탈출하고 팔 벌려 비 맞는 장면하고 징계를 각오하고 클래식 음악(아마 모차르트의 곡이었던 것 같았는데요)을 들으며 행복해하던 장면만이 기억에 남아있어요.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부키출판사/도서증정이벤트] 글쓰기는 재능이 아니라, 기술이다!《프리라이팅》함께 읽어요[김영사/책증정] 문명의 종말과 재건의 연대기 《아포칼립스》 함께 읽기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모임] 간편 독서 모임 만들기 매뉴얼 (출판사 용)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웰다잉 오디세이로 계속 이어집니다
[웰다잉 오디세이 2026] 7. 어떻게 죽을 것인가[웰다잉 오디세이 2026] 6.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웰다잉 오디세이 2026] 5. 죽은 다음
천천히 읽어요
세계문학전집 느리게 읽기 (1) 브람스를 좋아하세요...[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3부
안 노란 책을 찾아라!
안노란 책 리뷰 <지금, 그리고 그때>안노란책 리뷰 <슬픔의 물리학>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안노란 책 리뷰 <영원히 계속되다가 끝이 난다 > 앤 드 마르켄안노란 책 리뷰 <메데이아> 에우리페데스안노란 책 리뷰 <죽은 이는 모두 날아오른다> 요하임 마이어호프
새벽엔 느낌 좋은 소설로 하루 시작해요
[느낌 좋은 소설 읽기] 3.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느낌 좋은 소설 읽기] 2. 오버스토리 [느낌 좋은 소설 읽기] 1. 모나의 눈
아티초크의 멋진 책!
[아티초크/책증정] 세계 여성 시인선 100『슬픔에게 언어를 주자』와 함께해요.[아티초크/시집증정] 감동보장!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 아틸라 요제프 시집과 함께해요.[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
‘인생 록 음악’ 추천!
[그믐밤] 49. 국제 암석의 날 기념, ‘인생 록 음악’ 추천해주세요[김영사/책증정] 대화도 음악이 된다!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면> 함께 읽어요[그믐밤] 33. 나를 기록하는 인터뷰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
새폴스키의 책을 읽습니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6.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8. <행동>
동구권 SF 함께 읽어요!
[함께 읽는 SF소설] 12.신이 되기는 어렵다 - 스트루가츠키 형제[함께 읽는 SF소설] 11.노변의 피크닉 - 스트루가츠키 형제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이기원 단장과 함께 스토리의 비밀, 파헤칩니다
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2. 액션 + 로버트 맥키의 액션스토리 탐험단 시즌 2 : 장르의 해부학 읽기 3. 신화 4. 회고록과 성장물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 4회차[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3) 프랑켄슈타인[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2회차 『로빈슨 크루소』(다니엘 디포, 1719)[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1회차-마션
히어로와 함께
카라마조프의 피도스토옙스키와 29일을[그믐연뮤번개] 3. [독서x관극x모임지기 토크] 우리 몸에 살고 있는 까라마조프를 만나다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
3권의 책 종류
『육식의 종말』완독 하기! (책 증정)[김영사/책 증정] 장안의 화제! 노화과학을 다룬 <우리는 왜 죽는가>를 함께 읽어요 [인플루엔셜/책증정] 진정한 앎은 무엇인가? <지식의 탄생> 읽고 함께 이야기해요!
청명하다, 꾸준히 읽는 중
독서기록용_웍과 칼독서기록용_필요의 탄생독서기록용_제자리에 있다는 것독서 기록용_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
삼국지를 가슴에 품다
삼국지 전권독파 - 요시카와 에이지 버전으로[모집] 평생의 숙제 인간관계, 삼국지의 영웅들에게 답을 묻다 (w. 『최소한의 삼국지』)
혼자이기에 오히려 깊이 읽은 책들
<인간의 대지> 오랜만에 혼자 읽기 『에도로 가는 길』혼자 읽기천국의 열쇠 혼자 읽기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부커상을 받았어요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Re:Fresh] 3. 『채식주의자』 다시 읽어요.[서울국제작가축제X비채] 버나딘 에바리스토의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함께읽기 챌린지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