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많은 역사학자들이 주장해온 것처럼 산업혁명이 영국을 비롯한 서유럽 일부 국가들의 우월성을 보여주는 역사적 현상은 아닙니다. 18세기 중반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했던 국가는 사실 중국과 인도였습니다. 아시아로 가는 항해를 시작했던 콜럼버스나 바스쿠 다 가마 등도 중국이나 인도에서 값비싼 차와 설탕, 향신료 등을 가져와 부를 축적하고자 했던 사람들입니다. 산업혁명이 발생하기 전까지 유럽은 아프로-유라시아 네트워크의 주변부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18세기 중반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발생했을까요? 그리고 산업혁명 이후 영국을 비롯한 서유럽 국가들에게 나타났던 변화는 무엇일까요? 산업혁명의 시작은 좀 더 광범위한 시간.공간적 맥락 속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구가 탄생한 이후 지난 45억 년 동안 지구의 온도는 계속 변화해왔지만, 약 1만 년 전에 마지막 빙하기가 종식된 이후로는 지구가 상당히 따뜻한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15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지구에 추위가 닥쳤습니다. 지난 1만 년 중에 가장 극심하고 혹독한 추위가 찾아온 것입니다. 많은 학자들은 이 시기를 ‘소빙기Little Ice Age’라고 부릅니다. 수천만 년에서 수억 년에 걸쳐 발생했던 과거의 빙하기들보다 지속 시기가 비교적 짧기 때문입니다. 소빙기가 15세기에 시작되면서 지구 전체에 기후변화가 나타났고, 이는 흉작과 기근, 전염병의 만연으로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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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신대기근과 비슷한 기근이 유럽에도 있었습니다. 1740년에 아일랜드에서 발생했던 기근은 아일랜드 역사상 가장 치명적이었습니다. 당시 아일랜드 인구의 약 20퍼센트 이상이 굶주림으로 사망했습니다. 급격한 추위가 발생하면서 당시 상대적으로 온화했던 아일랜드의 강과 호수까지 모두 얼어버린 것입니다. 이 시기에 아일랜드에서는 무려 7주 동안 서리가 내렸다고 합니다. 혹한과 계속된 서리 때문에 감자나 귀리 등의 작물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했고, 이는 결국 곡물 가격의 상승과 기근으로 이어졌습니다. ”
『김서형의 빅히스토리 Fe연대기』 pp.138~140, 김서형 지음

김서형의 빅히스토리 Fe연대기빅히스토리의 이야기를 한 권에 담아, 누구나 빅히스토리에 발을 내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는 단순히 역사를 나열하고 있지 않다. 그 스스로도 '역사학자'로서 자연과학을 외면하며 절반의 삶을 살았었다 고백하며, 빅히스토리를 통해 어떻게 세상을 보는지 그리고 이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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