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빼어난 인재들이 야심 차게 출범시킨 시스템이 바로 베이더우[북두(北斗)]이다. 베이더우는 명명백백 미국이 구축한 전 지구측위 시스템(GPS)의 대항마 격이다. 2000년 첫 위성을 쏘아 올린 이래 2025년 현재까지 총 55기를 발사했다. 그중 임무를 완수하고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위성이나 백업용으로 대기하고 있는 위성을 제외하면, 35기로 운영되는 체제를 확립했다. 31기로 작동하는 미국의 GPS에 비해 양적으로 앞서가고 있는 것이다. 양적 변화는 곧 질적 진화를 수반한다. 미국의 군사용 GPS의 오차가 30센티미터가량인 반면에, 베이더우는 10센티미터 남짓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GPS가 그러한 것처럼 베이더우 역시 민/군 겸용이 가능하다. 상업적 측면에서도 베이더우는 중국 내수 시장의 엄청난 규모에 힘입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미 중국 내 스마트폰의 70퍼센트 이상이 베이더우 서비스를 사용한다. 나아가 베이더우 시스템을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긴밀하게 연계하려고 한다. 지상과 천상을 베이더우로 연결해내겠다는 것이다. 일명 ‘일대일로 우주정보회랑’(Belt and Road Space Information Corridor) 구상이다.
중국은 <2015 일대일로 백서>에서 이미 우주와의 디지털 연결성을 협력 우선순위로 설정했다. <2016 일대일로 백서>에서도 우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일대일로 우주정보회랑’의 건설을 핵심 협력 분야로 제시했다. <2017년 일대일로 포럼>에서는 디지털 실크로드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는데, 위성통신 서비스 지원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러한 방침은 2019년 디지털 인프라 건설 방침에서도 재확인되었다. 국무원이 발표한 <2019 베이더우 백서>에서도 개발도상국에 항법 서비스 등을 제공해 베이더우 시스템과 일대일로를 연계할 계획임을 명확히 밝혔다. 기존의 육로와 해로를 중심으로 추진되었던 일대일로가 베이더우 시스템을 통해 우주를 포괄하는 다차원적 프로젝트로 변모하는 것이다. 베이더우 시스템은 육상, 해상, 우주를 통합함으로써 연결성의 수준을 한 차원 더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대일로의 다차원화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역내 국가들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베이더우 시스템의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2019년 5월 중국 정부가 펑윤(風雲) 기상위성을 통해 일대일로 참여 22개국에 재난 예방에 특화된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특화된 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중국 정부는 2019년 4월, 81개국을 대상으로 우주 산업 수요 조사를 실시했다.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이란, 러시아, 수단 등 수요 조사에 응답한 22개국은 모두 기상 예보, 기후 및 환경 모니터링을 위해 펑윤 위성의 응용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설치하기를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국가들은 특히 강수 모니터링, 기근, 황사, 안개, 번개 등 광범위한 서비스뿐만 아니라, 펑윤 위성 데이터 분석, 원격 탐사 응용 프로그램, 데이터 수집 등에 대한 교육과 훈련도 요청했다. 중국은 기상위성의 실시간 재난 모니터링이 재난 예방과 경감에 상당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베이더우 시스템은 이미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포함해 30개 이상의 국가에 제공되고 있다. ”
『이병한의 테크노-차이나 탐문』 pp.75~77, 이병한 지음
문장모음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