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3부

D-29
요즘 날씨 덥죠. 이럴 때 냉모밀 저도 넘 좋아합니다. (모밀 먹으러 예전엔 광화문 미진에 자주 갔었는데, 안 가본지 삼만년은 된 것 같네요.)
광화문 미진이 냉모밀 맛집인가요? 저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요. ^^ 3만 년 전이라면 신생대 제4기에 다녀오셨군요.
네, 미진이 냉모밀로 유명해서 줄서서 먹고 그랬죠. 맛도 맛인데다 양도 많이 줘서 좋았어요. 말씀대로 플라이스토세에 마지막으로 가본 터라 요즘에는 어떤지 모르겠네요 ㅎㅎ
철과 강철의 제조 철을 처음 만든 것은 기원전 1500년경 지금의 터키 지역에 살던 고대 히타이트 인들이었다. 그들은 용광로를 만들고 목탄을 떼서 철광석을 녹여 철을 제련했다. 이 방법은 그 뒤에도 계속 쓰였는데 1709년 영국의 제철업자 에이브러햄 다비(Abraham Darby)가 목탄 대신에 코크스를 사용하여 석탄석을 첨가하는 방법을 발명했다. 코크스를 태우려면 공기를 세차게 불어 넣어야 했지만 이 용광로는 철을 대량으로 만들 수 있었으며, 그것이 산업 혁명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용광로에서 만든 철로부터 대량의 강철을 생산하려면 전로가 필요한데 이것은 용광로보다 한참 뒤인 1850년대에 미국의 윌리엄 켈리(William Kelly)와 영국의 헨리 베서머(Henry Bessemer)에 의해 따로따로 발명되었다. 당시에는 녹은 철 속에 공기를 불어 넣어 강철을 만들었지만, 현재는 산소를 사용하고 있다.
DK 도구와 기계의 원리 - 그림으로 보는 재미있는 과학 원리 p.380, 데이비드 맥컬레이 글.그림, 박영재.김창호 옮김
DK 도구와 기계의 원리 - 그림으로 보는 재미있는 과학 원리전 세계 과학 스테디셀러가 최신 기술을 반영한 개정판으로 돌아왔다. 고대의 도구부터 로봇과 우주 탐사선까지 수백 가지 기계의 원리를 그림으로 이해한다. 데이비드 맥컬레이의 정교한 그림과 유머가 과학의 문턱을 낮춘다.
2부 모임에서 @밥심 님께서 추천해주신 <도구의 기계와 원리>입니다. 아이들 어릴 때 집에 있었는데 책 정리 하면서 버리게 되었는데요. 최근에 도서관에서 빌려왔는데 하나씩 들여다 보니 새롭게 보이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림이 풍부하고 구성이 잘 되어 있어서 구입했는데 아이들 어릴 때는 어쩐 일인지 눈에 잘 안들어왔지요. 아이들도 크게 흥미를 보이지 않기도 했고 ^^
전에도 말씀드린 것 같은데 이 책이 그리 쉽지만은 않습니다. 배경 지식을 알면 알수록 와닿는 책입니다.
책 내용이 이해가 잘 안되면 글씨를 따라 쓰면 좋더라구요. 이 책은 그림을 따라 그려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증기의 힘 열을 처음으로 동력에 이용한 사람은 그리스의 기술자 헤론이었다. 그가 만든 것은 증기를 분출하면서 스프링클러와 같이 회전하는 일종의 증기 엔진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실용화되지 않았으며 1700년대에 영국에서 제임스 와트가 새롭게 개발할 때까지 증기 엔진은 까마득히 잊혀 있었다. 증기 터빈은 영국의 찰스 파슨스(Charles Parsons)가 1884년에 발명했다.
DK 도구와 기계의 원리 - 그림으로 보는 재미있는 과학 원리 p.380, 데이비드 맥컬레이 글.그림, 박영재.김창호 옮김
휘발유 엔진, 디젤 엔진, 제트 엔진 1800년대 중반에 석유를 퍼내는 기술이 개발되고 같은 때에 가스를 사용하는 4행정 엔진이 발명되었으며 계속해서 휘발유 엔진이 나왔다. 최초의 2행정 엔진은 1878년에 만들어졌지만 자동차에 이용된 것은 휘발유를 사용한 4행정 엔진이었다. 실용적인 휘발유 엔진을 개발한 사람은 독일의 기술자 고틀리프 다임러(Gottlieb Daimler)로 1883년에는 자전거에 설치되었다. 그러나 1885년에 최초로 실용적인 자동차를 만든 사람은 다른 독일인인 카를 벤츠였다. 1897년에는 루돌프 디젤(Rudolf Diesel)이 디젤 엔진을 만들었고 그 다음 해에는 카뷰레터(기화기)가 발명되었다. 휘발유 엔진이 비행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촉진제가 되기는 했지만 그보다는 빠르고 경제적인 제트 엔진이 나오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세계적인 항공 여행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제트 엔진은 영국의 기술자 프랭크 휘틀(Frank Whittle)이 1930년에 발명했다.
DK 도구와 기계의 원리 - 그림으로 보는 재미있는 과학 원리 p.380, 데이비드 맥컬레이 글.그림, 박영재.김창호 옮김
난방용으로 다시 사용되기 시작한 석탄은 이후 그 사용량이 급증했습니다. 석탄은 전 세계적으로 비교적 골고루 매장되어 있는 편이지만, 특히 영국에는 쉽게 석탄을 구할 수 있는 노천 탄광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노천 탄광뿐만 아니라 땅속의 탄광에서도 석탄을 채굴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점점 더 깊이 땅을 파고 들어가다 보니, 한 가지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지하수가 광산으로 스며드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갱내로 흘러드는 지하수를 효과적으로 퍼내기 위한 기술이 개발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증기기관입니다. 1712년에 영국 기술자 토머스 뉴커먼이 피스톤의 왕복운동을 통해 지하수를 끌어올리는 증기기관을 발명해 영국의 석탄 생산량을 2배 이상 증가시켰습니다. 1769년에는 제임스 와트가 뉴커먼의 증기기관에서 냉각기를 분리시켜 효율적으로 개량했고, 탄광에서의 석탄 생산량은 연간 1억 5,000만 톤 이상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김서형의 빅히스토리 Fe연대기 pp.141~142, 김서형 지음
인류는 위기 속에서 변화에 적응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네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서 각종 택배 물량이 크게 늘어나고 음식 배달업이 급증한 것처럼 소빙기로 인한 난방의 요구로 석탄의 사용이 급증했습니다. 코로나가 지나갔지만 여전히 집에서 배달 음식을 주문해 먹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았어요. 회사에서는 줌으로 회의하고 면접을 보고 사람들이 온라인 교류를 즐기는 것도 이제는 일상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이전에도 석탄을 이용할 수는 있었지만 권장되지 않았는데 전지구적인 극심한 추위로 인해 목재의 수급 문제까지 겹치니 난방을 위해 석탄을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네요.
전 지구적으로 발생했던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석탄을 사용하면서 인류 사회는 급속하게 변화했습니다. 새로운 동력 사용은 일련의 기술 발전을 초래했고, 이는 오늘날 현대사회가 발전하는 토대로 기능했습니다. 산업혁명과 더불어 철은 근대화에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물질이 되었습니다. 철제 증기선과 기관차, 철도 등과 같은 제철공업의 발달은 유럽과 미국이 전 지구적인 패권을 가지는 데 중요한 원동력이었습니다. 결국 철로부터 현대사회의 정치.경제적 질서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김서형의 빅히스토리 Fe연대기 pp.156~157, 김서형 지음
미네소타의 북쪽 히빙Hibbing과 치좀Chisholm 두 마을에 걸쳐 광산이 있었다. 메사비 철산맥Mesabi Range이라 불리는 미네소타 북동부에 위치한 광산 지역으로, 철광석이 대량으로 매장된 길쭉한 지형을 따라 형성되어 있다. 노천 광산이기에 광산을 가장 잘 내려다볼 수 있는 마인 뷰mine view를 만들어놓고 방문객들이 풍경을 볼 수 있도록 했다. 그곳에서 내려다보면 파헤쳐진 땅 위를 오가는 커다란 마인트럭들이 보인다. 벤치컷으로 깎여나간 속살이 드러난 땅의 모습은 흡사 협곡처럼 보였다. […] 자연의 침식작용으로 만들어진 협곡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파헤쳐진 붉은 땅이 광활하게 펼쳐져 있었다. 그 땅에서 얼마나 많은 철광석이 채굴되었는지 막연하게나마 느낄 수 있다. 간간히 단체 여행객들이 '미네소타의 그랜드캐니언'을 보기 위해 이 광산을 방문한다. 인간에게 필요한 광물을 내어준 땅은 지층의 아름다운 색깔로 이제는 풍경이 되어 사람들을 맞이한다. 갱도가 있는 광산이 폐광 후에 '동굴'이 된다면 노천 광산은 '협곡'이 된다. 문명을 위해 모든 것을 내주고 황폐해진 자연은 그제서야 인간에게 자연의 이름으로 불린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5부 3장 닫히는 광산, 열리는 광산, 이라영 지음
우리 책 모임 2부에서 @ifrain 님께서 미네소타 히빙, 메사비 아이언레인지의 철광산에 관해 문장수집 해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밥 딜런의 North country blues도요.
오대호 중에서도 커다란 호수인 슈피리어호를 따라 만들어진 메사비 철산맥은 미국 철강 산업의 핵심적인 발판이었다. 1866년에 처음 채굴이 시작된 이곳은 그 유명한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를 만들어낸 철산맥이다. 유난히 붉어 보이는 흙은 이 땅이 얼마나 많은 철분을 함유했는지 보여주었다. 내가 기억하는 양양 장승리 철광산은 자철석magnetite 매장지였기에 짙은 회색과 검은색 돌무더기가 쌓여 있었다면, 적철석hematite이 매장된 미네소타의 철광산은 검붉은색에 가까웠다. 적철석은 자철석보다 순도가 높은 철광석이다. 광활한 붉은 땅을 보며 근대 자본주의는 땅을 체계적으로 자기 체제 속으로 복속시키는 일과 함께 시작됐다고 말한 루이스 멈퍼드의 주장을 떠올렸다. 이 땅에 많은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찾아왔으며, 이 땅에서 목숨을 잃었다. 반면 이 땅 덕분에 누군가는 철강왕이 될 수 있었다. 이 철광산은 미국의 대표적인 제철 회사 유에스스틸U. S. Steel에서 소유했던 곳이다. 20세기 미네소타의 대표적인 산업이었던 철광 산업은 20세기 중반을 넘기며 쇠락했다. 여전히 채굴을 하지만 기계화가 된 노천 광산에는 예전처럼 많은 노동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미국의 제철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장소지만 노동자들이 떠난 현재는 조용하기 그지 없다. 점심 먹을 식당을 찾느라 거리를 걷는 내가 눈에 띄는 낯선 존재처럼 여겨질 정도로 조용했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5부 3장 닫히는 광산, 열리는 광산, 이라영 지음
'금속metal'이라는 단어는 그리스어 '메탈레우에인metalleuein'에서 유래했다. 메탈레우에인은 '채굴하다'는 뜻이다. 곧 금속은 그 어원부터 채굴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인간이 채굴을 통해서 얻어낸 자원이기 때문이다. 그 자원으로 인류는 많은 문명을 만들었다. 석탄과 철의 합작으로 인류는 짧은 시간 획기적인 변화를 이루었다. 강철은 높은 빌딩, 자동차, 비행기 등의 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시대마다 주요 광물의 종류를 조금씩 달리하며 인류는 꾸준히 채굴에 의지해왔다. 조지 오웰은 "서구 세계의 신진대사에서 석탄 광부보다 중요한 존재는 땅을 일구는 농부밖에 없다"고 했다. 이기영의 소설에서 농업과 광업이 꾸준히 비교되듯이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많은 것이 땅에서 나온다. "그들이 없으면 지상의 세계도 없다.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에서 대서양을 건너는 것, 빵 굽는 것에서 소설을 쓰는 것까지, 모든 게 석탄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을 맺고" 있다는 오웰의 말은 과장이 아니다. 석탄이든 철이든 땅에서 직접 광물을 캐는 사람들의 노동 없이 우리가 누리는 문명은 불가능하다. 철, 석탄, 석유, 희토류 등으로 인류의 문명이 필요로 하는 광물은 시대마다 다른 모습을 하지만 이 광물을 직접 캐는 노동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광산노동자는 꾸준히 없어져왔고 선진국일수록 '없어질 직업'에 해당된다. 그러나 선진국일수록 없어지는 이 직업이 여전히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에는 존재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그 광물은 선진국으로 향한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5부 3장 닫히는 광산, 열리는 광산, 이라영 지음
폐광산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는 예들이 하나 둘 생기고 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폐채석장 활용의 성공 사례가 포천아트밸리입니다. 몇 년 전에 직접 가봤는데 아름답더군요. 우리나라에서 질이 좋은 3대 화강암이 있다고 하는데 포천석, 거창석, 황등석(익산)입니다. 포천아트밸리가 그 유명한 포천석을 캐내고 수명이 다한 채석장을 관광자원화한 곳이고, 황등석이 나오는 익산의 황등석산(고도 100미터 정도의 야트막한 구릉이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지하로 백 미터 정도 파헤쳐져 산은 온데 간데 없습니다) 채석장도 거의 수명이 다 되어 가서, 역시 관광자원으로 만들기로 하고 우선 채석장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제1전망대을 만들었는데 포토존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 광산들의 속살까지 파헤쳐져있는 모습은 보기 괴롭습니다. 두렵기도 하고요. 구리의 세계 최대 광산인 칠레의 추키카마타 광산 모습을 보면 그 거대함과 적나라함에 경악할 정도죠. 그곳은 나중에 역할을 다 하고 나면 어떻게 복원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포천아트밸리 홈페이지와 황등석산 채석장 기사, 그리고 칠레 추키카마타 광산 소개 동영상을 링크합니다. https://artvalley.pcfac.or.kr/sub01/sub02_01.html https://www.asiae.co.kr/article/2025120716064084505 https://youtu.be/WDaMQTZCY08?si=ArLcR7oNUamquUG4
포천아트밸리와 포천석을 처음 알았습니다. (새로 배워가는 게 참 많네요.) 사진으로만 봐도 참 아름답네요. <쇳돌>에도 폐광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한 예들로 정선 삼탄아트마인, 동해 무릉별유천지, 태백 철암탄광역사촌, 문경에코월드, 광명동굴 등이 소개돼 있더라고요.
강철이 세상의 뼈대를 세우고 콘크리트가 살을 붙인다면, 구리는 문명을 이루는 신경계라 할 수 있다.
물질의 세계 - 6가지 물질이 그려내는 인류 문명의 대서사시 p.313, 에드 콘웨이 지음, 이종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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