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3부

D-29
오 맞아요. 지난 모임에서 스폰지밥 해면동물 얘기했을 때인가 봅니다 ㅎㅎ <바다해부도감>을 보고 맘에 들어서 조카들에게 컬러링북 세트로 선물했는데 쳐다도 안 보더라고요 흑흑
산호가 죽어가는 현상은 백화 현상만 있는 줄 알았는데, 수집하신 문장을 읽다가 뭔 말인지 잘 이해가 안 되어 찾아보는 과정에서 두 가지 현상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첫 째는 이산화탄소가 많아져 바다에 녹으면서 탄산이 생성되고 이로 인해 바다의 산성도가 높아져 산호의 골격을 만드는 데 필요한 탄산칼슘이 부족해져서 산호의 성장이 멈추는 것이고, 둘 째는 백화현상 때문입니다. 백화현상도 아주 신기한 작동 메커니즘이 있더군요. 산호의 몸 속에 살며 색깔과 에너지를 공급하면서 공생하던 조류가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 산호 밖으로 배출된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산호가 흰색으로 바뀌고 영양실조로 죽는 현상이 백화현상이라고 합니다. 산호는 비교적 초기에 태어난 생물입니다. 그러니까 캄브리아기 정도, 5억년 전 쯤에 말이죠. 그 후 다섯 번의 대멸종을 거치며 말씀하신대로 완전 멸종한 적도 있고 거의 멸종한 적도 있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대멸종의 원인이 이산화탄소 증가 및 바닷물 수온 상승인 경우가 많았고 그것은 바로 산호에게는 쥐약이었으니까요. 제가 정작 의아스러웠던 점은 그렇게 환경에 취약한 산호가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남아 있느냐는 것이죠. 멸종했거나 거의 멸종했을 때도 변종이 다시 나타나 지금까지 존재했다는 것인데요, 참 끈질긴 종입니다. 그래서 얼핏 생각하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산호의 죽음도 이 녀석들이 잘 극복하리라는 기대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엔 과거와 다른 점이 있죠. 대멸종 시대에는 산호가 적응하여 진화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지만 지금은 아주 짧은 시간에 급격하게 수온이 올라가서 과연 산호가 이번에도 생존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되는 겁니다.
대멸종 내용을 여러 책에서 읽다보면, 대멸종 전에 번성하던 종을 대신하여 대멸종 후에는 다른 종이 생태계를 지배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마지막 다섯 번째 대멸종의 최대 희생양은 공룡이고 반사이익을 본 종이 바로 포유류라고 하죠. 그 전엔 공룡의 위세에 눌려 땅밑에 굴을 파고 살던 그 포유류가 오늘 날 지구 생태계를 좌지우지하는 최강자가 되어 있습니다. 지구 입장에서는 대멸종이 그다지 큰 의미가 없다는 뜻이죠. 잘 나가던 생명이 죽어 없어져도 다른 생명이 그 자리를 차지할테니까요. 인류가 여섯 번째 대멸종으로 없어지더라도 지구엔 똑같은 원칙이 적용되어 다른 생물이 생태계를 지배하겠지요. 이번엔 생물이 아니라 AI가 되려나요. ㅎㅎ 다만, 인류는 지금까지 지구에 존재했던 다른 어떤 생물과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지능이 뛰어납니다. 우리가 우리의 죽음을 앞당기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정도의 지능이 있고 합의에만 이른다면 우리의 죽음을 늦출 수 있는 조치를 취할 힘도 있습니다.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대멸종 역사를 흥미롭게 읽고 있습니다.
네, 그래서 어느 책의 제목도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인가 봅니다. 밥심님 말씀대로, 지금까지 있었던 다섯 번의 대멸종의 공통점은 그 시기의 가장 최상위 지배종이 몰락하고 사라지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니 지금 이미 시작됐다고들 하는 여섯 번째 대멸종에선 인류 문명이 퇴장을 할 가능성이 크겠네요. 작년이었나? 1.5도 티핑포인트를 넘어버렸다고 들었는데 어떤지 모르겠어요. 인류가 똑똑하지만 당장의 편리함이나 이해관계를 포기하기 싫어서 우물쭈물 하다가 때를 놓치는 것은 아닌지…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 - 곽재식의 기후 시민 수업SF, 고전 설화 등 다양한 이야기를 넘나들며 기후변화에 대한 오해부터 위기 대응 기술의 최전선에서 이루어지는 혁신까지, 기후변화의 시대 우리가 알아야 할 상식과 정보를 알기 쉽게 들려준다.
박학다식한 곽재식 작가님 책이로군요. 추천 감사합니다. <지구의 짧은 역사> 마지막 장도 인류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논하면서 끝내는 것 같던데 자연스럽게 주제가 넘어가는 느낌이네요.
이 책에 요런 문장이 있었네요.
나는 기후변화 문제를 대홍수 전설처럼 받아들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기후변화는 지구를 멸망시키는 것이 아니라 우선 가뭄과 홍수, 폭염과 한파로 가난한 사람들을 괴롭힌다. 우리는 기후변화와 관련된 재난과 사고로 희생되는 사람의 숫자를 줄이기 위해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이지, 분노한 지구가 인류를 징벌하는 최후의 순간을 피하기 위해, 경건한 마음으로 구름과 바람에 사죄하기 위해 기후변화 문제에 대처하는 것은 아니다.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 - 곽재식의 기후 시민 수업 곽재식 지음
전 기후변화가 급격해지면 재난 재해도 문제지만 전쟁이 더 문제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프로젝트 헤일메리>에서 주인공을 우주로 보내기위해 설득하는 과정에서 인류 역사를 볼 때 음식이 부족해지면 결국은 전쟁이 났고 태양 빛이 약해지면 똑같은 현상이 나타날텐데 네가 좀 희생해야하지 않겠냐 하고 말하죠. 우리의 주인공은 먼 훗날의 죽음이 아닌 당장 직면한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당차게 그 제안을 거부하지만 억지로 우주선에 태워지죠. ㅎㅎ 지구 멸종사를 읽다보면 가끔 허무주의에 빠지기도 해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움직이고 있는 불안정한 지각 위에 튼튼한 건물 지었다고 마음 놓고 있는 인류, 한 번 터지면 정말 다 죽을 정도의 위력을 지닌 요세미티 공원을 마음 편히 구경가는 인류,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고온과 저온이 언제든 닥칠 수 있는 몇 km 되지도 않는 두께의 대기 속에서 호흡의 기적을 누리고 있는 인류. 이 모든 게 한 순간에 날아갈 수 있는 거죠.
프로젝트 헤일메리데뷔작 《마션》과 후속작 《아르테미스》가 연달아 대성공을 거두며 뉴욕 타임스와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린 명실상부 최고의 SF 작가, 앤디 위어의 신작.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 정작 스스로는 지구로 돌아오지 못할 헤일메리호에 오른 ‘좋은 사람’인 주인공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프로젝트 헤일메리눈을 떠보니 아득한 우주의 한가운데에서 깨어난 중학교 과학교사 그레이스는 희미한 기억 속에서 자신이 죽어가는 태양으로부터 지구와 인류를 살릴 마지막 희망으로 이곳에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잃어버린 기억으로 인해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그레이스는 우연히 우주 한복판에서 같은 목적으로 온 뜻밖의 존재 로키를 만나게 되고 그레이스와 로키는 각 두 행성의 운명을 건 마지막 미션을 수행하러 떠나게 되는데…
지구 역사에서 고온과 저온 시기, 산소 농도의 다이나믹한 변화를 그려놓은 그래프입니다. 피터 워드가 지은 <진화의 키, 산소 농도>가 출처입니다.
진화의 키, 산소 농도 - 공룡, 새, 그리고 지구의 고대 대기공룡은 왜 진화했고, 또 어떻게 1억 5,000만 년이나 지구를 지배할 수 있었을까? 고생물학자이자 지구과학자인 워싱턴 대학교의 피터 워드는 이 질문에 대한 놀라운 설명을 제공하며 공룡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밥심님 뿌리와 이파리 오파비니아 시리즈 모두 격파하고 계신건가요? 이건 9번이군요.
지금 완전 학교 다닐 때 참고서 여러 권 쌓아놓고 정작 한 권도 제대로 못 읽는 공부 못하는 학생 모드입니다. 당연히 그 두꺼운 책들을 모두 읽을 수는 없고요, 관심 있거나 중요한 부분만 목차를 보고 가려 보고 있습니다. 산소는 아무래도 현재 지구에선 산소 호흡 하는 동물이 주류이므로 진화에 큰 역할을 한 것 같아서 눈여겨 보고 있으나 완전 겉핥기 수준이에요.
산소의 두 얼굴 늘 곁에 있어 소중함을 잊고 살지만, 꼭 필요한 누군가를 우리는 ‘산소 같은 사람’이라고 부른다. 모든 생명에게 산소는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생명의 연료다. 여기서 잠깐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산소와 결합하면서 열, 에너지를 내는 산화 반응이다. 불에 타는 것, 철이 녹스는 것, 산소를 가득 머금은 피가 밝은 붉은색을 띠는 것 등, 반응이 빠르고 느리고의 차이일 뿐 모두 산소와 결합하는 산화 현상이다. 우리 몸이 에너지를 내는 것도 일종의 산화 현상이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약 60조 개의 세포는 혈액을 통해 공급받은 영양소를 산소와 결합시켜 그로부터 나오는 에너지를 이용한다. 이러한 과정은 세포 속에 있는 작은 기관인 미토콘드리아에서 일어나는데,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이 산화되면 물과 이산화탄소라는 부산물이 만들어지면서 에너지가 나온다. 만들어낸 에너지는 아데노신삼인산ATP에 저장해서 사용한다. 산소는 생명이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다. 그럼 생명체의 몸속 산소 농도가 높아지면 어떻게 될까? 세포 속 산소 공급이 원활해지고 세포의 생명 활동도 활발해진다. 말 그대로 활력이 넘치는 상황이다. 그러나 조심! 한없이 산소 농도가 높아지면 자칫 독이 욀 수 있다.
빅 히스토리 8 : 다양한 동식물은 어떻게 나타났을까? pp.27~28, 강방식.강현식 지음, 유남영 그림
빅 히스토리 8 : 다양한 동식물은 어떻게 나타났을까?빅히스토리 시리즈 8권. '다양한 동식물은 어떻게 나타났을까?'편은 환경에 지배를 받던 생명체들이 우연한 사건을 통해 생존 방법을 터득하고, 나아가 지구의 환경을 바꾸며 풍부한 다양성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람을 비롯한 수많은 생물들은 산소가 없으면, 단 몇 분을 버티지 못하고 죽어 버린다. 이런 산소가 생명을 해지는 독이 된다는 건 아니러니하다. 산소가 독이 되는 이유는 산소가 생명의 몸을 구성하는 탄소화합물, 즉 유기물을 산화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유기물이 산화되면, 그 구조가 변형되거나 파괴된다. 산소는 생물을 죽이는 데도 사용한다. 긁힌 상처가 나면 과산화수소수로 소독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과산화수소수를 상처 부위에 바르면 하얀 거품이 일어나는데, 이 기체가 바로 산소다. 상처에서 흘러나온 카탈라아제라는 효소가 과산화수소를 분해하면서 산소를 발생시키는데, 이때 나온 산소는 혹시 상처에 있을지 모르는 세균들을 죽이는 살균 작용을 한다. 이러한 사실을 근거로 생각해 보면, 산소는 생명에게 안전한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치명적이라는 것이 맞다. 어쩌면 우리는 우리 몸의 산화를 막으려고 평생 동안 소리 없이 산소와 싸우고 있는 셈이다. 여성들이 피부의 산화, 즉 노화를 막기 위해 항산화제가 함유된 화장품을 사용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생명이 탄생한 직후부터 지금까지 생명체들은 자신의 산화를 막는 다양한 전략을 개발했다. 그들이 갈고닦아 온 네 가지 전략을 소개한다.
빅 히스토리 8 : 다양한 동식물은 어떻게 나타났을까? pp.28~29, 강방식.강현식 지음, 유남영 그림
첫 번째, 삼십육계 줄행랑. 세균 중에 특히 산소를 싫어하는 종류가 있는데, 이를 ‘혐기성세균’이라고 한다. 이들은 산소가 없는 곳이라면 지구 어디에나 존재한다. 동물의 위장 속에도 산다. 아니, 숨어 있다는 표현이 맞다. 사람의 내장 속에 살고 있는 혐기성세균은 그 종류만 400여 종에 약 100조 마리쯤 된다(100조 마리면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 수보다 많다는 얘기다)고 한다. 특히 인간의 대장 속은 혐기성세균이 살기에 딱 좋은 장소다. 대장 속에서 산소가 있어야만 살 수 있는 호기성세균이 산소를 이용하여 미처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을 에너지로 만들기 때문에, 대장의 산소 농도는 대기의 0.1퍼센트 이하에 불과하다. 사실상 산소가 없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빅 히스토리 8 : 다양한 동식물은 어떻게 나타났을까? pp.30~31, 강방식.강현식 지음, 유남영 그림
두 번째, 안전 구역 만들기. 대규모로 집단생활을 하는 혐기성세균의 어떤 종류는 산소로부터 보호되는 자신만의 구역을 만들어 낸다. 마치 사방에 지뢰를 설치해서 적의 침입을 막는 것과도 같다. 예를 들어 황산염 환원 세균은 주위에 황화수소를 내뿜는데, 황화수소는 산소와 쉽게 결합해서 황산염이라는 물질을 만든다. 그런데 황산염은 황산염 환원 세균의 먹거리이기도 하다. 이 세균은 황화수소를 내뿜어 주변의 산소를 없애 보호구역을 만들고는 거기서 나오는 부산물을 먹거리로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세 번째, 감지기 달고 다니기. 가령, 독립생활을 하는 섬모충들은 산소 농도가 높아지면 이를 감지해 그 장소를 재빨리 벗어난다. 그러자면 산소 농도를 감지하는 센서가 필요하다. 이 센서가 바로 헴heme*이 들어 있는 단백질이다. 햄 단백질은 산소가 있는 곳에서는 산소와 반응해서 붉은 색으로 변한다. 신호등이 붉은색으로 바뀌면, 섬모충은 재빨리 산소가 없는 곳으로 달아난다. *헴 일종의 철 화합물이다. 적혈구에서는 헴 색소가 단백질과 결합해 헤모글로빈을 만든다. 혐기성생물에게는 치명적인 산소를 감지하는 센서 역할을 하지만 사람 몸의 적혈구는 산소를 운반하는 배달부 역할을 한다는 점이 다르다. 결합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 성질을 지니고 있다.
빅 히스토리 8 : 다양한 동식물은 어떻게 나타났을까? p.31, 강방식.강현식 지음, 유남영 그림
마지막으로 보호복 착용하기. 이 방법은 점액을 이용하는 것이다. 독립생활을 하는 혐기성세균은 게가 껍데기 두른 것처럼 산소를 차단하는 점액을 한 겹 분비해서 캡슐처럼 몸을 감싼다. 그런데 이런 전략들이 아주 작은 미생물이나 혐기성세균에게만 해당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사람도 똑같은 방법을 사용한다. 우리 역시 죽은 세포층. 이른바 피부라고 부르는 죽은 세포 속에 숨어 살고 있다. 섬모충처럼 헴 단백질을 산소 센서로 사용하면서 몸속 산소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황산염 환원 세균처럼 산소를 막는 보호 장치로 황을 사용하는가 하면, 콧구멍과 기도와 폐에서처럼 산소와 직접 접촉되는 세포는 점액으로 감싸 산소에 의한 파괴를 막는다. 우리 몸도 나름의 전략으로 위험한 산소에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빅 히스토리 8 : 다양한 동식물은 어떻게 나타났을까? pp.31~32, 강방식.강현식 지음, 유남영 그림
13. 산소호흡의 기원가설 앞에서 설명하였던 산소발생형 광합성 출현이 산소신드롬 또는 산소대학살oxygen holocaust이라고 불려진다. 생명의 대멸종을 불러왔다는 일반적인 이해는 정확한 것일까? 이 생각의 근본에는 산소발생형 광합성 이전 지구에 산소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그러나 산소에 대한 방어기구가 없었다면, 남조가 지구에 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였을 것이다. 산소는 강력한 산화제로서 발생한 산소를 적절하게 처리하여 배제할 수 없게 되었다면, 많은 혐기성 세균과 같이 남조도 자신이 만든 산소에 의해 죽음을 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렇게 되지 않고 서식이 가능하였다는 것에는 상당한 비밀이 감추어져 있다. 이것은 남조의 조상은 산소를 만들기 이전에 이미 산소방어기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산소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산소에 대한 방어기구를 발달시킬 필요도 없었다는 이유이다. 산소는 남조 출현 이전에 이미 존재하였고, 많은 생물은 기본적인 성질로서 산소를 대항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는 가설이 있다. 이 가설에 의하면 산소호흡은 현존하는 모든 생물 공통조상인 LUCA가 획득한 대사계의 하나라는 것이다. 실제로 산소호흡은 진정세균에도 아케아에서도 보여 지기에 그 출현이 남조의 출현 이전 사건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 아케아와 진정세균은 16개 호흡에 관한 유전자를 공유한다.
30억년의 조류 자연사 - 조류를 통해 본 생물진화 지구 환경 p.383, Isao Inoue 지음, 윤양호 옮김
30억년의 조류 자연사 - 조류를 통해 본 생물진화 지구 환경미세조류를 포함하는 조류는 46억년의 지구역사와 함께 격동적인 30억년 지구역사와 함께하면서 지구의 대변혁은 물론 현재의 다양한 생물군으로 진화하여 지구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활성산소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통상의 산소분자보다 산화력이 강한 산소이거나 산화력의 강한 산소를 포함한 물질을 말한다. 프리라디칼(free radical)이라고 하여 방사선에 의한 물 분해 과잉으로 산소가 존재하는 조건에서 생성된다. 이 때에 “활성”이라는 것은 전자를 빼앗는 힘이 강하다는 것이다. 즉 전자가 부족하기 때문에 불안정하여 가까운 물질에서 강인하게 전자를 빼앗는 성질을 말한다. 프리라디칼의 본질은 홀전자(unpaired electron, 부대전자)이다. 빈 장소를 메꾸기 위해 가까이에 있는 분자에서 전자를 빼앗는다. 라디칼 그 자체는 그것으로 안정성이 돌아오지만, 전자를 빼앗긴 분자는 라디칼로 변하여 홀전자의 짝을 채우기 위해 또 다른 분자를 공격하는 연쇄반응이 시작된다. 프리라디칼 반응의 특징은 제한 없이 계속되는 이러한 연쇄반응에 있다. 생체 속에서 활성산소가 발생하면 카탈라제(catalase)나 SOD 등의 항산화효소가 기능을 하여 이것을 제거한다. 그러나 활성산소가 대량으로 존재할 때에는 이러한 방어구조로는 효율면에서 충분하지 않다. 산소는 호흡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물질이지만, 인간은 높은 농도의 산소에 노출되면 산소중독을 발생시킨다. 2기압의 순수산소 농도는 폐나 뇌에 손상을 주며, 때에 따라서는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산소중독이란 대량의 활성산소가 발생하는 것으로 라디칼의 연쇄반응을 발생시키는 것이 원인이다. 방사선에 의한 피폭은 많은 경우 피폭자를 죽음으로 몰아넣지만, 이것은 방사선이 생체 속 물질에 많이 포함되어 있는 물에 작용하여 대량의 활성산소를 생성하기 때문이다. 피폭에 의한 손상의 90% 이상은 활성산소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그렇지 않더라도 보통 인간은 호흡할 때 마다 체내에 활성산소를 발생시킨다. 때문에 사람은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완만하게 산소 중독을 진행시키는 것이 된다는 짓궂은 운명을 가진다. 활성산소는 암이나 노화, 기타 질병의 원인으로 무서운 상대의 물질이다.
30억년의 조류 자연사 - 조류를 통해 본 생물진화 지구 환경 pp.384~385, Isao Inoue 지음, 윤양호 옮김
우리 모임 1부에서도 활성산소가 노화의 원인이라는 대화를 나눈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방사선 피폭과 활성산소의 관계는 처음 알았네요. 피폭은 방사선이 우리 몸의 DNA 구조를 직접 때려서 찢어버리는 거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이런 작용이 또 있었군요.
방사선이 죽음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기보다는 활성산소를 생성하게 해주는 것이 주요한 원인이었어요. 활성산소가 사람을 죽이는 것이었고요. 어떤 계기에 의해서든 활성산소가 급속히 많아지면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가겠죠. “사람은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완만하게 산소 중독을 진행시키는 것이 된다는 짓궂은 운명을 가진다.” 이 대목이 인상적이에요. ‘살아가는 동시에 죽는’ 존재라는 상징성이 두드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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