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3부

D-29
도구 사용과 직립보행의 진화를 세밀하게 살펴보기보다는 큰 틀에서 이런저런 일이 있었구나 아는 정도에만 만족하는 것이 <지구의 짧은 역사>를 대하는 제 자세랍니다. ㅎㅎ 그리고 지질학 또는 고생물학은 물리학 같은 과학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지구의 짧은 역사>를 읽으면서 자꾸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바로 앨버레즈 부자 중 아버지인 노벨물리학상 수상자가 지질학과 고생물학을 ‘진짜 과학이 아니라 우표 수집에 불과하다’고 도발하면서 거의 10년간 지질학계와 개싸움(?)을 했다잖아요. 운석충돌설이 정설로 굳어지면서 앨버레즈의 판정승이 되긴 했지만 물리학과 지질학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 같습니다.
그런 개싸움(?)은 자연과학 외의 학제 간에서도 자주 일어나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역사학이 학문이냐!’, ‘경제학이 뭘 예측할 수 있냐!’, ‘사회학은 뇌피셜일 뿐!’ 등등… ㅎㅎ
루이스 앨버레즈는 맨해튼 프로젝트에 핵심 멤버로 참여했어요. 1945년 8월 6일 관측 비행기에서 히로시마의 폭발 충격파의 크기와 에너지를 측정했다고 해요. 자신이 설계한 장치와 이론이 실전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검증하기 위해서 직접 비행기에 탑승했어요. 히로시마 상공에서 도시 전체가 한순간에 사라지는 압도적인 에너지를 목격한 그는 거대한 폭발 에너지가 행성 표면의 생태계를 몇 분 만에 파괴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죠. 애버레즈는 원자폭탄 수십 억 개가 동시에 터지는 것과 같은 운석 충돌의 파괴력을 누구보다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있었던 사람이었어요. 그런 배경이 있었던 앨버레즈였기에 작은 붓으로 화석의 돌가루나 털고 있는 지질학자들의 텃세에 눈 하나 깜짝 하지 않을 수 있었고요.
인류가 직립보행하면서 시야가 넓어진 것처럼 항공기에 탑승해 하늘 위에서 세상을 내려다볼 수 있는 것도 그런 측면에서 인류의 시야와 생각의 범위를 확장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안방에서도 편안하게 지구 위에서 나의 위치를 알 수 있죠.
저는 다람쥐의 위치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요.. 다람쥐가 네 발로 그냥 그렇게 있으니.. 위쪽에 그려진 호미닌처럼 두 발로 서 있는 것도 아니라서요. 지금 보니 두 앞발을 살짝 들고 있긴 하네요. ㅎㅎ
인간의 몸 중 열관리가 가장 필요한 부분은 '뇌'인 것 같아요. 열이 많이 나면 뇌가 익는다고 하대요. 뇌의 보호를 위해서도 직립 보행했을 것 같아요
체온이 40.5도를 넘어가면 뇌세포의 단백질이 구조가 파괴되고 엉겨붙는다고 하네요. 무섭습니다. ㄷ ㄷ 다행히 체온조절을 담당하는 시상하부에서 뇌가 과열되면 땀을 흘리거나 열을 몸 밖으로 내보내라고 지시를 내려요. 컴퓨터도 CPU가 뜨거워지지 않도록 팬이 돌아가듯이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중앙처리 장치인 뇌에도 냉각장치가 필요합니다. 일단 심장에서 경동맥을 지나오는 차가운 피가 도움이 되고요. 코로 호흡을 하면 코 점막의 미세혈관이 식어 그 피가 뇌로 들어가서 온도를 낮춰준다고 해요. 그리고 머리와 얼굴 주변의 땀샘! 땀이 증발하면서 두개골 밑을 흐르는 혈액을 식혀주죠. 그리고 말씀하신 직립보행으로 인류의 머리가 땅에서 멀어져서 시원한 바람을 바로 맞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ㅎㅎ 열관리를 잘한 덕택에 뇌가 부드럽게 잘 돌아갔다고 볼 수 있겠어요. 도구를 더 정교하게 만들고 농사를 더 즐겁게 지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겠죠. 위기 상황에 침착해지라고 할 때 쓰는 말이 있잖아요. Keep a cool head. 머리를 차갑게 유지해야 뇌가 제대로 기능을 하고 더 차분하게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네요. 가끔 영화나 드라마에서 더운 날이나 열 받았을 때 냉장고 냉동칸에 머리를 집어넣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 갑자기 생각납니다. ^^
안녕하세요~ 늦게나마 참여해봅니다. 잘부탁드려요!
예약좌석님 반갑습니다. ^^ <지구의 짧은 역사> 가 이제 끝을 향해 가고 있네요. 남은 일정 동안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249쪽에 나오는 멕시코만 죽음의 해역에 지금과 같이 산소고갈이 계속 되면서 영양분이 쌓이면 먼 훗날 이 지역은 원유가 매장된 유전이 될 겁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미 지금도 멕시코만에는 수많은 유전들이 있습니다. 그곳 중 한 군데서 2010년에 시추선이 폭발하면서 사상 최대의 원유 유출 사고가 나 엄청나게 환경을 오염시킨 적도 있었죠.
그리고 구대륙 전역에서 이 초기 조각가들과 동시대 사람들은 동굴의 벽에 동물과 아마도 영혼까지 절묘하게 묘사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가장 오래되었다고 알려진 동굴 벽화는 인도네시아에 있으며, 약 4만 4,000년 전에 그려졌다. 벽에 반인반수로 묘사되어 있는 사냥꾼의 모습은 그들이 미술뿐 아니라 영혼 개념도 지니고 있었음을 시사한다(<그림8-3>).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p.241~242,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And across the Old World, the contemporaries of these early carvers began to cover cave walls with exquisite paintings of animals and, perhaps, spirits. The oldest known cave paintings, from Indonesia, were rendered some 44,000years ago; the hunters depicted on the walls, half-human, half-animal, hint at spirituality as well as art (Figure 46).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206,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뼈를 섬세하게 다듬어서 송곳, 바늘, 피리도 만들었다. 이런 오래된 뼈를 토대로 그들이 언어를 썼는지 여부를 추론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언어라는 인류의 주요 속성도 이 시기에 발달했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242,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Tools of this age likewise reflect a new technological revolution, with mass production of stone tools accompanied by finely wrought awls, needles, and even flutes made of bone. Lanugage cannot be inferred from ancient bones, but we might speculate that this key human attribute advanced during this interval, as well.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206,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피리를 만들었다는 대목에서 음악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언어가 먼저였을까 음악이 먼저였을까 하는 걸 생각하게 되죠. 송곳이나 바늘처럼 뾰족한 도구가 있어야 뼈에 구멍을 내어 피리를 만들 수 있었을 것이고요. 찰스 다윈은 1871년 출간한 <인간의 유래와 성선택 The Descent of Man, and Selection in Relation to Sex>에서 음악이 언어보다 먼저였다고 주장했어요. 그는 실제로 아들의 발달 과정을 기록하면서 관찰했다고 합니다. 반면 스티븐 핑커는 1997년 출간한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How the Mind Works> 에서 언어가 먼저라고 주장했고요. 핑커는 음악은 ‘청각적 치즈케이크(Auditory Cheesecake)’라면서 문화적 디저트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현대 학계에는 뮤지언어Musilanguage 가설이 대세라고 합니다. 영국의 인류학자 스티븐 미슨Steven Mithen과 캐나다의 인지신경과학자인 스티븐 브라운Steven Brown 등이 발전시킨 이론이에요. 호모 속 인류는 음악과 언어가 분리되지 않은 원시적인 소리시스템을 사용했다는 것이죠. 엄마가 아기와 소통하거나 어르고 달랠 때 내는 소리가 생각나네요. 여기서 인류가 점점 복잡한 사회를 이루면서 소리가 ‘언어’와 ‘음악’ 두 갈래로 분화되었고요. 언어는 주로 구체적이고 개관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방향으로 음악은 집단의 결속을 다지며 정서적 공감을 나누는 방향으로 발달했다는 것입니다. 앞서 고인류의 뇌가 커지면서 소리, 리듬과 관련된 뇌 신경망도 정교하게 진화했을 테죠.
언어, 불 제어 능력, 도구 제작 능력을 갖춤으로써 인류는 동물계의 다른 종들과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243,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armed with language, the ability to control fire, and the capacity for making tools, humans began to differentiate themselves from the rest of the animal kingdom.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208,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1891년 6월 9일 고갱은 파페에테에 도착했고, 토착 문화에 푹 빠졌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는 원주민 권리를 옹호하는 편에 섰고, 따라서 식민지 당국의 눈엣가시가 되었다. 더욱 중요한 점은 ‘원시주의(ptimitivism)’라는 새로운 양식을 개척했다는 점이다. 평면적이고 목가적이며 때로는 몹시 다채롭고, 단순하면서 직접적이며 진실한 양식 말이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고갱이 이 새로운 양식 이상의 무언가를 추구했다는 결론을 피할 수 없다. 그는 인간의 조건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것이 진정으로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화폭에 담을 수 있을지 고심했다. 프랑스의 대도시, 특히 파리는 서로 주의를 끌기 위해 저마다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는 곳이자, 각자 나름의 자그마한 전문 분야에서 인정받은 권위자들이 지적 및 예술적 삶을 좌지우지하는 곳이었다. 고갱은 그런 불협화음 속에서 새로운 통일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느꼈다. 하지만 타히티라는, 훨씬 더 단순하면서도 사회의 모두 구성 요소들이 갖추어진 세계에서는 그런 통일이 가능할지도 몰랐다. 인간 조건의 토대까지 뚫고 들어갈 수 있을지도 몰랐다. 이 점에서 고갱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 1817~1862)와 같은 부류였다. 소로는 고갱보다 앞서 “삶의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마주하고, 삶이 가르치는 것을 내가 과연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넓게 바짝 깎아 내고, 삶을 구석까지 내몰고, 가장 낮은 수준으로 환원시키기 위해서’ 월든 호숫가의 작은 오두막에 은거했다.
지구의 정복자 -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pp.8~9,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 지음, 이한음 옮김, 최재천 감수
지구의 정복자 -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퓰리처상 2회 수상에 빛나는 저술가, 개미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의 책. 진화 생물학을 바탕으로 인류학, 심리학, 언어학, 뇌과학 등을 종횡무진 오가며 인류 문명의 근간이 되는 도덕, 종교, 철학, 예술, 과학의 기원을 밝혀낸다.
고갱이 얻은 깨달음은 그의 폭 3.65미터짜리 걸작에 가장 잘 표현되어 있다. 자세히 살펴보자. 흐릿하게 뒤섞인 산과 바다 같은 타히티 경관을 배경으로 인물들이 그려져 있따. 인물은 대부분 여성(고갱이 즐겨 그린 타히티 여성들)이다. 그들은 여러 가지 현실적이거나 초현실적인 모습으로 인간 삶의 주기를 나타낸다. 화가는 우리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훑기를 원한다. 맨 오른쪽의 아기는 출생을 뜻한다. 중앙에는 성별이 모호한 어른이 양팔을 치켜들고 있다. 개인의 자아 인식을 상징한다. 그 왼쪽에는 사과를 따먹는 젊은 쌍이 그려져 있다. 지식을 추구하는 아담과 이브의 원형이다. 왼쪽 끝에는 죽음을 상징하는 늙은 여인이 고통과 절망에 찌든 모습으로 웅크리고 있다.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ürer, 1471~1528년)의 1514년 판화 ‘멜랑콜리아(Melancholia)’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여겨진다.) 왼쪽 배경에는 파란색을 띤 우상이 종교 의례를 연상시키는 자세로 양손을 든 채 우리를 응시한다. 자애로운 자세일 수도 있고 악의를 품은 자세일 수도 있다. 고갱 자신은 모호한 시적인 어투로 이 형상의 의미를 이렇게 기술한다. 이 우상은 문학적인 설명 장치가 아니라네. 하나의 조각상이지. 아니 조각상이라기보다는 아마도 동물의 형상이라는 게 맞겠지. 동물이 아닐 수도 있어. 내 꿈속에 나타난 그 형상은 내 오두막 앞에 있었지. 자연 전체를 품은 그것은 우리의 원시적 영혼을 지배하며, 우리의 기원과 미래라는 수수께끼 앞에서 이해하지 못해 괴로워하는 우리의 고통을 위로하는 형상이자 그 고통이 가진 가치를 시각적으로 상징하는 것이라네. (강조는 고갱 자신의 것이다.)
지구의 정복자 -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pp.9~10,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 지음, 이한음 옮김, 최재천 감수
캔버스의 왼쪽 위 구석에 그는 유명한 제목을 적어 놓았다.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D'où Venons-Nous/ Que Sommes-Nous/ Où Allons-Nous) 그림은 답이 아니다. 질문이다.
지구의 정복자 -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 지음, 이한음 옮김, 최재천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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