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시점에서 사람과 큰고양이 간에 있었던 기존의 힘의 불균형이 불안한 평형으로 바뀌고, 우리의 살찌워진 두뇌가 저들의 완력과 수평을 이루게 된다. 서로 회피하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었겠지만 여차하면 우리는 새로운 사냥 무기를 이용해 먹이를 먹고 있는 큰고양이를 쫓아낼 수 있었을 것이고 몇 마리쯤은 죽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아름다운 적을 동경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창작물에 속하는 남프랑스 쇼베동굴의 3만 년 된 벽화 속에는 생물학자에 버금가는 눈으로 수염 구멍까지 세밀하게 그려 넣은 황토색 표범과 사자가 있다.
고양이와 인간 사이의 이 같은 오랜 교착 상태는 약 1만 년 전까지 이어지면서 양쪽 모두가 단단히 무장하고 막상막하로 고기를 사냥하며 지냈다. 그러다 중동 어딘가에서 인간은, 수완을 발휘했든지 운이 좋았든지 어쨌든, 고기를 향한 채워지지 않는 허기를 영원히 만족시킬 방법을 찾아냈다. 우리만의 고기를 길러 도축하는 방법이었다. 초식동물과 식물을 집에서 기르기 시작한 행위, 즉 신석기 혁명이라 불리는 이 진화론적 반란을 계기로 수렵과 채집을 하던 인간이 한곳에 정착해 영구적인 집단을 이룰 수 있었으며 궁극적으로 문화와 역사, 우리가 익히 아는 오늘날의 이 세계가 탄생하게 되었다.
인간의 가축 떼와 텃밭의 첫 등장은 여러 다른 동물, 특히 고양잇과 동물에게 종말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
『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1.사자의 무덤, 애비게일 터커 지음, 이다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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