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하야오의 비행기에 대한 사랑은 끝이 없네요. 지브리 스튜디오 이름에서부터 수많은 작품들에 등장하는 다양한 비행체에 에어포일 같은 디테일까지.. 최신작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도 자신의 실제 아버지와 같이 주인공 아버지가 비행기 공장을 운영하는 설정을 했더군요.
[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3부
D-29
밥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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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는 아버지가 전쟁 무기를 만들어서 번 돈으로 따뜻하고 풍족하게 자랐다는 사실에 평생 부채감을 안고 살았죠. 그런 점이 그의 여러 작품을 통해 반영되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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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 A&M 대학교의 인류학·지리학과의 마이클 R. 워터스Michael R. Waters 교수님이 발표한 논문에 있는 그림입니다. 클로비스인의 주요 유적지와 세력권을 나타내고 있어요. 이들이 특정지역에만 고립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클로비스 포인트(석기로 만든 창끝)가 미국 중부 대평원, 동부 해안가, 멕시코 국경 지대, 캐나다 남부에 걸쳐 광범위하게 발견되기 때문이지요.
《클로비스의 연대: 기원전 13,050년 ~ 12,750년》 (The Age of Clovis – 13,050-12,750 cal yr B.P.)
https://www.researchgate.net/figure/Map-of-the-location-of-dated-Clovis-sites-Clovis-sites-with-credible-ages-red-circles_fig1_344811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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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몬태나주의 앤직 가족의 농장에서 약 12,600년 전 클로비스 시기에 매장된 유아의 유골(앤직-1)이 발견되었어요. 2014년에야 이 유골에서 DNA를 추출해 게놈 지도를 해독하고 현대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의 DNA와 비교했어요. 분석 결과 클로비스 유전자가 카이오와Kiowa 부족, 나바호Navajo 부족과 유전적으로 가장 밀접한 사실이 밝혀졌고요.
말씀하신 <늑대와 함께 춤을>에 나오는 원주민은 수Sioux 부족의 서부 지역 분파인 라코타Lakota 공동체 입니다. 이들도 카이오와 공동체와 동맹을 맺기도 하고 경쟁을 하기도 했습니다. 모두 클로비스인이라는 같은 뿌리에서 나왔지만 앤직-1 아기의 유전자와 유전적 거리가 좀 더 가까운 쪽은 카이오와 공동체이고요.
그림에서 화살표 표시된 부분이 클로비스 포인트와 앤직-1 이 발견된 지점입니다.
Portable Art Sculptures from the Anzick Clovis Site, Wilsall, Montana 29 August 2022
https://www.researchgate.net/figure/Montana-Tribal-Territories-adding-Anzick-site-red-arrow-after_fig2_363107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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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 Scott Momaday(1934~2024)는 아메리카 토착민(Indigenous Peoples of America) 출신 작가이며, 카이오와(Kiowa)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토착민 문화에 대한 글을 주로 썼던 시인이자 소설가, 수필가이다. 그는 1934년 미국 오클라호마주에서 태어났으며, 나바호(Navajo)와 산카를로스 아파치(San Carlos Apache) 토착민들과 교류하며 자랐다. Momaday는 1958년 뉴멕시코 대학교에서 정치학 학사학위를 받고,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1963년에 영문학 석사학위를, 1965년에는 박사학위를 받았다. Momaday의 첫 소설 작품에 해당하는 House Made of Dawn(1969)은 퓰리처상을 수상했는데, 이 상을 계기로 그는 '최초의 아메리카 토착민 퓰리처상 수상자'라는 명성을 얻게 되었다. 이후에도 Momaday의 여러 작품이 미국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찬사를 받게 되고, 그는 미국 인디언 국립 박물관의 창립 이사로도 활동했다. 그는 예일 대학교, 매사추세츠 대학교, 위스콘신 대학교를 포함한 미국 대학에서 21개의 명예학위를 받았고, 여러 대학에서 교수로 근무한 후, 말년에 University of Arizona에서 교수로 지냈다. ”
『영미산문 (워크북 포함)』 p.114, 신현욱.이성미 지음

영미산문 (워크북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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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재에 수록된 작품은 The Way to Rainy Mountain(1969)의 서문(Prologue)에 해당하며, 서문에서 저자는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무덤을 방문하면서 시작되는 일종의 회고록이다. 하지만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에서 설화와 민담이 혼합되어 있어, 수필의 장르를 저자 본인의 회상으로만 구성된 자전적 회고록이라고 규정짓기 어렵다. 이 작품은 과거로부터 전해져 내려온 카이오와 전통과 역사적 사건에 대한 기록을 담고 있으며, 오클라호마주의 레이니마운틴(Rainy Mountain) 주변에 살던 카이오와 선조들의 뿌리를 추적한다. 이 수필에서 독특한 점이 있다면 저자가 세 가지 목소리로 토착민의 뿌리와 정체성을 찾아나서는 여정을 그린다는 것이다. 이 책은 '출발'(The Setting Out), '진행'(The Going On), '마무리'(The Closing In)라는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으며, 각각의 이야기는 다른 방식으로 카이오와 전통문화를 생생하게 묘사한다. 첫 번째 목소리는 조상의 목소리로 민담, 설화, 전설과 같은 기법을 사용하여 구전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는 카이오와 전통 서사를 연상시킨다. 두 번째 목소리는 역사적 사건을 해설하고, 마지막으로 세 번째 목소리를 저자의 시적 회고록을 전하는 목소리라고 볼 수 있다. 교재에 실린 서문에서 Momaday는 할머니 Aho의 별세 소식을 접하게 된 후, 레이니마운틴에 있는 할머니의 무덤을 방문하기로 결심하는 여정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는 고대 카이오와 공동체의 이주 경로를 따라 남쪽으로 가는 긴 여정을 시작하는데, 물리적 여행을 하는 Momaday는 그 과정에서 기억을 되새기고 떠오르는 인상을 기록하여, 과거에 대한 역사적 정보를 수집하면서도 시적 언어를 통해 내면의 순례를 기록한다. ”
『영미산문 (워크북 포함)』 pp.114~115, 신현욱.이성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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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심
아메리칸 원주민 이야기들을 들려주셨으니 전 미국이 지금까지 개발한 군용 헬리콥터에 원주민족 이름을 붙이는 전통이 있음을 알려드릴게요(이미 알고계셨을수도). 원주민족의 용맹함을 본받고자 헬리콥터에 이름을 붙였다고 하지만 제가 보기엔 그들이 원주민족에게 저지른 과오에 대한 사죄의 의미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아파치 (AH-64 Apache): 북미 남서부 지역의 용맹한 전투 부족. 우리나라에서도 몇 십대 보유 중인 강력한 공격용 헬리콥터
블랙호크 (UH-60 Black Hawk): 미국 중서부 사우크(Sauk) 부족의 추장이자 전사. 영화 <블랙호크 다운>에 등장하는 헬리콥터로 우리나라 군에서도 많이 운영 중
치누크 (CH-47 Chinook): 태평양 연안 북서부에 거주하던 부족. 2001년 올림픽대교에 조형물을 설치하다 사고난 일명 잠자리 헬리콥터로 불림
카이오와 (OH-58 Kiowa): 미국 대평원에 거주하던 부족
라코타 (UH-72 Lakota): 수(Sioux)족의 한 분파로서 수족은 영화 <늑대와 춤을>에서 나온 원주민족
이로쿼이 (UH-1 Iroquois): 북미 동북부의 강력한 원주민 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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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치'는 얼핏 들은 것 같기도 한데 상세하게는 잘 몰랐어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문득 상어 얼굴이 그려져 있는 비행기가 떠오르네요.

향팔
오! 아파치, 블랙호크, 치누크 헬기가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 이름을 딴 건지는 몰랐어요. <블랙 호크 다운>은 <지옥의 묵시록>과 함께 꼭 보고픈 영화 중의 하나인데 아직도 못 봤네요.

블랙 호크 다운UN 평화유지작전의 일환으로 1993년 동아프리카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 파견된 최정예 미군 부대원들이 소말리아 민병대에 의해 공습당하면서 19명의 사상자를 낸다. 당시 소말리아에는 UN이 제공하는 구호식량을 착취할 목적으로 동포를 굶어 죽이는 민병대장이 전횡을 휘두르고 있었고, UN은 정예부대를 파견해 민병대장의 두 최고 부하를 납치하려다 실패한다. 무적의 전투헬기 블랙 호크 슈퍼 61과 블랙 호크 슈퍼 64가 소말리아 민병대에 의해 격추당하고, 제임스 장군은 단 한명의 생존자도, 단 한점의 살점도 남기지 말라고 명령, 최후의 순간까지 자존심을 건 전투를 펼치는데...

지옥의 묵시록미국 특수부대의 윌라드 대위는 고향에 돌아갔다가 아내가 내민 이혼장에 도장을 찍고 다시 정글로 돌아온다. 혼돈과 막연한 갈망에 시달리던 윌라드에게 떨어진 임무는 캄보디아에 자신의 왕국을 건설한 커츠 대령을 암살하라는 것. 커츠 대령은 한때 가장 뛰어난 군인으로 인정받았으나 미국의 통제를 벗어나 캄보디아에서 독자적인 왕국을 거느리고 있다. 윌라드 대위는 4명의 병사들과 함께 커츠 대령을 찾아 나선다. 폭염과 광기로 가득한 전투를 겪으면서 두려움과 공포로 이성을 잃어가던 그들은 마침내 커츠 대령의 왕국에 도착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윌라드 대위는 상상을 초월하는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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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심
꼭 보세요.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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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o are the Kiowa peoples?
카이오와 공동체는 북아메리카 서부 대초원 지역의 유목민 출신의 토착민이며, 현재 오클라호마주에 거주한다. 강인한 전사 문화와 깊은 영적 신념으로 알려져 있다. 카이오와 공동체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긴 세월을 지내 왔기 때문에 땅과 뿌리 깊은 연결을 여전히 중요시한다. 카이오와 공동체는 원래 몬태나 서부에서 남하하여 17세기와 18세기에 콜로라도의 로키산맥으로 이동했으며, 19세기 초에는 미국 남부 대초원으로 이주했다. 코만치 공동체와 동맹을 맺은 카이오와 공동체는 100년 이상 남부 대평원을 지배했다. 이들은 함께 주로 유목민 생활을 하면서 물소를 사냥했으며, 전투에서 말을 탔다. 미국 정부와의 영토 분쟁에서 패배한 마지막 부족 중 하나로 카이오와는 1875년에 항복했으며, 오클라호마주로 강제 이주를 당하게 되었다. 오늘날 카이오와 공동체는 오클라호마주 남서부에 위치한 원주민 보호구역에 정착하여 연방 정부에서 지원을 받고 있으며, 약 12,000 명으로 구성된 소수 집단이다.* 카이오와어는 타노안 계통의 언어에 속하며, 현재 거의 사용하지 않아 멸종 언어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오클라호마를 중심으로 몇몇 대학에서는 카이오와어를 가르치는 수업을 제공한다.
What are Sun Dances?
'태양 춤'을 뜻하는 Sun Dances는 북미 대륙의 일부 토착민들이 주로 수행하는 전통 의례이며, 매년 여름 주로 평원 문화에 속한 공동체가 건강과 치유를 기원하는 신성한 의식이다. 각 토착민 부족 고유의 전통마다 Sun Dance를 치르는 형식은 각양각색이지만, 이 작품은 카이오와 공동체가 Sun Dance를 수행할 때 버팔로를 치유의 나무에 매달아 제물로 바치는 의식을 치르는 모습을 언급한다. 미국 정부에서 오랫동안 Sun Dance를 비롯해 전통 의례에서 동물이나 사람의 피를 흘리게 하는 것을 법으로 금했지만, 토착민 문화 보존 차원에 따라 1951년 캐나다에서, 1978년 미국에서 토착민 고유의 문화적 전통이나 신성한 행사는 다시 법의 보호를 받게 되었다. ”
『영미산문 (워크북 포함)』 pp.115~116, 신현욱.이성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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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아!? 그렇다면 선댄스 영화제, <내일을 향해 쏴라>의 ‘선댄스’ 키드도 원주민의 ‘태양 춤’ 의식에서 가져온 이름일까요? 오늘 새로운 걸 많이 배우는군요.

내일을 향해 쏴라1890년대 미국 서부. 부치 캐시디와 선댄스 키드는 갱단을 이끌고 은행만 전문적으로 터는 은행 강도들로, 사람들을 해치는 것을 최대한으로 피하는 양심적인 강도들이다. 보스인 부치는 머리 회전이 빠르고 인심은 좋지만 총솜씨는 별로 없고 반면, 선댄스는 부치와는 정반대로 구변은 별로 없지만 총솜씨는 당해낼 사람이 없다.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이 돈이 생기면 써버리고 없으면 은행을 터는 그들이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매우 낙천적이며 낭만적이기도 하다. 그러다 모처럼 몇차례 열차를 턴 것이 화근이 되어 추적을 받게 된 부치와 선댄스, 선댄스의 애인 에타는 하는 수 없이 볼리비아로 간다. 하지만 볼리비아는 그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가난한 나라로 영어가 통하지 않아 부치와 선댄스는 에타에게서 스페인어를 배운다. 볼리비아에서도 털고 도망치고를 반복하는 은행 털이가 순조롭게 이어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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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전자 하나 또는 소수의 유전자 집합(한 염색체 위에서 연관되어 있는지의 여부와 상관없이) 수준에서 일어나는 진화로 유전자 빈도가 변하는 것을 생물학자들은 소진화microevolution라고 하는데, 이 진화는 자연 과정으로서 무한히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주와 인종 간 혼인이 소진화의 압도적인 원동력으로 작용하면서 유전자의 세계적인 분포를 균질화해 가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임에도 이 힘들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지역 집단들 내의 유전적 변이를 유례없이 극적으로 증가시킴으로써 인류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집단 내 유전적 변이가 이렇게 증가하면 집단 사이의 차이는 줄어든다. 이론상 이 흐름이 충분히 오래 이러진다면, 스톡홀름에 사는 인류 집단은 시카고나 라고스에 사는 집단과 유전적으로 똑같아질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전반적으로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유전형들이 더 많이 생성되고 있다. 인류의 진화사에서 그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이 변화는 전 세계 다양한 집단들에서 유전형을 엄청나게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으며, 그러면서 외모와 예술적 및 지적 재능도 새롭게 만들어 낼 수 있다.
지리적 한계를 뛰어넘는 호모 사피엔스의 유전적 균질화는 막을 수 없는 듯이 보이지만, 때가 되면 또 다른 힘, 아마도 진화의 최종 힘인 의지 선택volitional selection이 그것을 압도할 것이다. 곧 실험실에서 유전자 치환을 통해 배아를 조작하는 일은 곧 현실이 될 것이고, 그 뒤에는 그 기술이 유전병에 맞서 싸우는 데 쓰이게 될 것이다. 이윽고 그것은 의료 분야에서 일상적으로 쓰이는 치료 절차가 될 것이다. 그 후, 격렬하게 벌어질 것이 확실한 완전히 새로운 수준의 윤리 논쟁이 어떤 식으로 판가름나느냐에 따라, 배아 단계에 있는 정상아의 유전적 개조가 생의학 산업의 주요 분야가 될 수도 있다. (혹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나는 도덕적인 이유에서 이런 식의 우생학적 조작을 인류가 결코 허용하지 않기를 바라며, 그럴 것이라고 믿고 싶다. 왜냐하면 족벌주의와 특권 의식에 사로잡힌 이들은 그러한 우생학적 조작 기술을 이용하려 들 것이고 그것은 결국 사회를 좀먹을 것이기 때문이다. ”
『지구의 정복자 -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pp.122~123,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 지음, 이한음 옮김, 최재천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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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나아가 나는 가까운 미래에 로봇의 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고 대체하게 될 것이라는 널리 퍼진 믿음도 내치고 싶다. 가공되지 않은 기억, 연산, 정보의 종합 같은 영역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 확실하다. 언젠가는 감정 반응과 인간의 의사 결정 과정을 모사하는 알고리듬을 작성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기술이 극단적으로 발달한다고 할지라도, 그 인공물들은 여전히 로봇일 것이다. 과학의 힘으로 끼워 맞춘 인간 조건의 그림에서 무언가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다면, 그것은 선사 시대에 이루어진 진화 과정의 결과 우리 종이 정서와 사유 양쪽으로 극도로 특이한 존재가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특정한 경로를 따라 진화 미로를 헤쳐 나가면서 모든 주요 단계마다 우리 DNA에 자취를 남겼다. 인류는 사실 독특하다. 아마 상상 이상으로 독특한 존재일 것이다. 하지만 이 시대 이 행성에서 우리가 독특하기는 해도, 정신적으로 볼 때 우리는 과거에 출현했을 수도 있는, 혹은 우리가 스스로를 소멸시킨다면 앞으로 수십억 년 안에 생물권에 출현할 수도 있는 인간형 생물humanoid이나 그것보다 수준 높은 수많은 종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과학자들은 감정, 생각,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잠재 의식의 신경 경로와 내분비계 조절 양상을 이제 겨우 탐구하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마음은 이 내면 세계만이 아니라 몸의 모든 부위로 흘러들거나 모든 부위에서 흘러 나가는 감각과 메시지로도 이루어진다. 로봇에서 인간으로서의 발전 사이에는 엄청나게 어려운 기술적 난제가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굳이 그런 시도를 할 이유가 과연 있을까? 우리가 만든 기계가 우리의 정신 능력을 훨씬 초월한 이후라고 해도, 그런 기계는 인간을 닮은 마음 같은 것은 갖고 있지 않을 것이다. 어쨌거나 우리는 그런 로봇이 필요하지 않으며, 원하지도 않을 것이다. 생물학적 인간의 마음은 우리의 영토이다. 그 모든 기벽, 비합리성, 위험한 산출물, 온갖 갈등과 비효율성을 지닌 생물학적 마음은 인간 조건의 본질이자 의미 자체이다. ”
『지구의 정복자 -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pp.123~124,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 지음, 이한음 옮김, 최재천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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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일찍이 생명체조차도 자유롭게 개작한 거대 산업 문명은, 불의 7일 간이라고 불려졌던 세계대전으로 붕괴했다. 1,000년 후 산업폐기물의 녹과 세라믹 조각에 뒤덮힌 대지에 퍼져있는 것은 광대한 숲 부해腐海. 그 안에는 유해한 독기를 갖고 있는 포자를 날리는 식물과 헤비케라, 얀마, 우시아부라고 하는 커다란 곤충들이 새로운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부해는 인간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들어가면 5분도 안 되서 폐가 썩어 죽어버리게 되는 공간이고, 간신히 살아남은 인류의 거처도 계속해서 잠식해가고 있었다. 사람들은 부해를 태우려고 시도해보지만, 그 때마다 부해의 주인인 왕충王蟲, 즉 오무의 무리가 대지를 모두 메워 모든 것을 파괴하며 몰려온다. 모든 것을 파괴하고 끝없이 폭주한 왕충들은 이윽고 기아飢餓로 생명이 다하고, 그 시체에서는 포자가 자라서 다시 부해가 만들어지게 된다.
그런 무서운 시기에, 바다로부터 불어오는 바람 덕분에 간신히 유독한 공기로부터 지켜지고 있는 바람계곡이라고 하는 인구 500명도 채 되지 않는 평화로운 농업공동체가 있었다. 풍차로 지하수를 퍼올려 논밭에 공급하고 있는 바람계곡.
그 족장의 딸로 커다란 풍차가 있는 거대한 성에 사는 바람을 다루는 나우시카. 그녀는 방독 마스크를 쓰고, 소형 엔진을 1개 탑재한 12kg짜리 경량의 애용기 메베Mehve를 써핑 보드나 스키처럼 몰며 부해를 여행한다. ”
『미야자키 하야오論』 pp.21~22, 키리도시 리사쿠 지음, 남도현 옮김, 송락현 감수

미야자키 하야오論문화평론가로 활동해온 지은이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인터뷰를 중간중간 삽입해가며, 그의 작품세계를 세세히 관찰한다. 책의 구성은 시대순으로 배열되어 있지 않는데, 먼저 스튜디오 지브리 시절의 작품들을 하나하나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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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16살이지만 소녀이면서도 소년과 같은 냉정함을 지닌 나우시카는 계곡 사람들로부터 추앙 받고 있었다. 그녀는 부해의 독에 오염되어 신체가 돌처럼 굳어지기 시작하여 성에서 추방된 노인들의 손을 근면한 사람의 아름다운 손이라고 하며 불쌍히 여기고, 부해의 곤충들에 대해서도 겁내기는 커녕 친구처럼 생각한다.
어느 날 밤, 검은 구름 속에서 무수한 곤충이 들러붙어 새집 같은 모습이 된 거대한 운송함이 추락한다. 나우시카는 그것을 부해의 밖까지 유도하고, 포로가 되어 운송함에 수용되어 있던 페지테국의 라스텔공주는 그녀에게 간호를 받다가 죽고 만다. 그 운송함의 소유자인 군사국가 토르메키아의 황녀 크샤나가 거느린 군대는 그 즉시 계곡에 침공하고, 아버지 질의 죽음에 분노한 나우시카는 토르메키아 병사를 죽인다. 하지만 그녀의 스승인 전사 유파가 중재에 나서서 나우시카는 마을사람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항복을 한다.
크샤나가 집착했던 것은 일찍이 유전자공학과 기계공학의 융합에 의해 탄생된, 불의 7일간으로 구세계를 멸망시켰던 최종병기 거신병巨神兵, 트로메키아가 거신병의 알(태아)이 발굴된 페지테를 습격해 탈취한 것이 두 나라 간 전쟁의 발단이었다.
거신병이 병기로 사용되어지는 것을 저지하려고 하는 공방도시국가房都市國家 페지테와, 강대한 힘을 타국이 가지게 되는 것을 겁내 거신병을 사용해서 열강을 지배하려고 하는 제국주의국가 토르메키아. 그러나 페지테도 거신병을 탈환해서 부해를 모조리 태워버리고 인간중심의 세계를 회복하려고 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나우시카 입장에서 보면 양쪽 모두 구세계의 최종병기에 의지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
『미야자키 하야오論』 p.22, 키리도시 리사쿠 지음, 남도현 옮김, 송락현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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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우시카는 부해의 밑바닥에는 청정한 호수가 있어서 언젠가 그것이 지상을 정화해 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깨끗한 물과 땅에서는 부해의 나무들도 독을 뿜어내지 않는다. 더럽혀져 있는 것은 사실 땅이었던 것이다. 부해의 나무들은 이 세계를 깨끗하게 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다. 대지의 독을 신체에 빨아들여 깨끗한 결정체로 만든 후 죽어서 모래가 되고, 곤충들은 그 숲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이윽고 페지테는 토르메이카를 무너뜨리기 위해, 유충에게 상처를 입혀서 화가 난 왕충의 무리를 유도해 바람계곡을 습격하도록 한다. 이에 대항하는 크샤나는 거신병을 소생시킨다. 그러나 너무 빨리 부화된 거신병은 몸이 용해되고, 곧 죽어버리고 만다.
왕충의 유충을 구한 나우시카는 바람계곡 쪽을 향해 폭주해 가는 왕충의 무리 앞을 가로막아 서고, 그들에게 부딪혀 공중으로 튀어 오른다. 모두들 그녀가 죽었다고 생각한 순간, 기적이 일어난다. 무수한 왕충에게서 뻗어나온 촉수가 나우시카의 몸을 들어올리고 소생시킨 것이다. 그녀가 페지테에게 붙잡힌 후 탈출할 때 입었던 붉은 옷은 왕충 유충의 체액으로 푸르게 물들여져 있다. 촉수는 아침의 태양빛에 의해 금빛으로 빛나고, 그 위에 선 푸른 옷의 나우시카는 마치 황금색 초원을 걷고 있는 듯 보인다.
”
『미야자키 하야오論』 p.23, 키리도시 리사쿠 지음, 남도현 옮김, 송락현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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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사람, 푸른 옷을 입고 황금의 들판으로 내려 올 것이다’라고 하는 전설은 나우시카에 의해 현실이 된 것이다.
며칠 후 크샤나는 병사를 철수시킨다. 바람계곡엔 평화가 되돌아오고, 사람들은 새로운 우물을 파고 새 묘목을 심는다. 그리고 부해의 밑바닥에는 이전에 나우시카가 쓰던 헬멧이 떨어져 있다. 그 옆에는 나무의 싹이 자라고 있고 모든 생물의 재생을 암시하는 듯이 영화는 매듭 되어진다. ”
『미야자키 하야오論』 p.23, 키리도시 리사쿠 지음, 남도현 옮김, 송락현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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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에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찍어놓은 이미지입니다. 2월부터 지구에 대한 책을 읽어 와서인지.. 지구환경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면서 최근 집에 있는 <미야자기 하야오論>을 들추었어요.
투명한 돔 형태의 뚜껑이 오무가 탈피한 후 남긴 허물에서 눈 부분을 덮고 있던 껍데기였죠. 이걸 비행선 조종석의 캐노피로 만드는 설정이 재미있었어요. 오무의 눈 껍데기를 유리처럼 사용하다니.. 석영으로 이루어져 있었나봅니다.



밥심
그렇네요.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은 자연과의 공존을 키워드로 제시하는 경우가 많았죠.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도 그렇고 원령공주라는 제목으로소개되었던 <모노노케 히메>도 그런 성향이 매우 강한 작품이죠. 그의 대부분 작품들이 다 좋지만 중년 남자인 저에게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역시 <붉은 돼지>입니다. 그 허세와 쓸쓸함이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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