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돼지'라는 것의 의미
『붉은 돼재』공개 전년에는 걸프 전쟁이 일어나고, 일본은 자금은 지원했지만 군대는 지원하지 않아 미국으로부터 비난을 받는다.
"이 1, 2년의 정치변동이라든가 역사의 흐름은 저에게는 커다란 보디블로였어요. 굉장히 컸죠. 정말로요. 한동안 어떻게 해야 좋을지 알 수 없을 정도의 느낌이었으니까요. 지금 사실 이 영화를 만들면서 나 나름대로의 사회 복귀 훈련을 했다고 해야 할까, 재개방했다고 해야 할까(웃음)."
『쿠로사와 아키라 ‧ 미야자키 하야오‧키타노 타케시: 일본의 3인의 연출가』수록 인터뷰에서
은행에서 애국채권을 사서 국가에 공헌하도록 권장받지만 '그런 것은 말야, 인간끼리 하라고' 말하는 매정한 포르코. 고매(장물인줄 알면서 구입함) 무기상에서 일하는 소년으로부터 소이탄과 철갑탄을 권유받아도 '전쟁을 하는 게 아니라니까'라며 사용하지 않고, 공군 시절의 동료가 옛날로 돌아오라고 말해도 '파시스트가 되느니 돼지가 되는 쪽이 더 나아' 라고 대답해버린다. 국가나 민족을 등에 업어야만 하늘을 날 수 있는 시대로부터, 돼지가 됨으로써 일부러 물러나 버린 남자가 포르코였다. 그러나 그는 물러났음에도 파시스트 비밀 경찰로부터 쫓긴다. 돼지란 존재 자체가 파렴치한 위험사상의 증거였다. 포르코 롯소는 실제로 이탈리아에서 '야비하고 외설스러움', '음란'이라는 욕설로 사용되고 있다. 미야자키는 이탈리아에서는 공산주의자를 포르코 롯소라고 불렀던 시기도 있지 않을까 추측한다.
그런 포르코를 빌어 표현하고자 한 미야자키의 생각은 작품제작의 자세에서도 그대로 반영된다. 종래의 효과음으로는 비행정 소리가 전쟁 소리처럼 들릴 뿐이었으므로, 그는 일본항공을 통해서 알게 된 프랑스의 옛날 비행기 마니아가 사는 곳에 녹음 감독을 파견해서, 단지 이 작품만을 위한 효과음을 녹음해 온다.
”
『미야자키 하야오論』 pp.82~83, 키리도시 리사쿠 지음, 남도현 옮김, 송락현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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