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는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서 노는 일이 많아서 그런지.. 공벌레를 많이 보았는데.. 크면서는 볼 일이 없었어요. 그런데 최근에 이렇게라도 보게 되니 반가웠어요. ^^
[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3부
D-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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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정말 몇 안되는 귀한 존재입니다. ^^ 온몸으로 지구를 지켜주고 있어요.

SooHey
저희 집 화단과 마당에 다수 서식하고 있습니다. 공식 명칭은 쥐며느리가 아니던가요? 근데 왜 쥐며느리라고 했을까요? 굼실굼실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체념한 듯한 느낌도 들고, 약간 미련해보이기도 한데.. 그런 느낌을 참을 인 자 새기는 며느리의 이미지에 투영한 것일까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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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벌레Pillbug와 쥐며느리Sowbug는 엄연히 다른 생물이라고 합니다. ^^ 공벌레는 몸을 동그랗게 말 수 있는데 쥐며느리는 건드리면 납작하게 엎드리거나 죽은 척 .. 혹은 틈새로 도망친다고 해요. 어릴 때 공벌레가 몸을 마는 걸 정말 신기하게 봤었어요. 쥐며느리는 꽁무니 끝에 꼬리가 뾰족하게 튀어나와 있고요.
쥐며느리는 '쥐'가 좋아하는 하수구 주변에 숨어 지낸다고 해요. 그리고 며느리가 시어머니 앞에서 움츠러드는 그 행동 때문에 이름이 그렇게 지어진 게 맞아요. 위에서 건드리면 납작하게 엎드린다고 한 그 .. 바들바들 떠는 방어 자세를 이름과 연결시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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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예전 전통 사회에서 시집살이와 고부간의 갈등을 반영한 식물의 이름들이 좀 있어요.
가시가 촘촘히 박혀 있는 풀을 '며느리밑씻개'라고 하고.. 꽃며느리밥풀은 며느리가 밥을 짓고 난 후 다 익었나 확인하려고 밥알을 두 알 먹었다가 매를 맞아 죽었다는.. 데서 유래했고요. 며느리 무덤가에 붉은 꽃이 피어났는데 한가운데 밥알 두 개를 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요.
꽃며느리밥풀
https://ko.wikipedia.org/wiki/%EA%BD%83%EB%A9%B0%EB%8A%90%EB%A6%AC%EB%B0%A5%ED%92%80


SooHey
아하! 그렇군요!! 꿀정보에 감사드립미다:)

ifrain
@SooHey 님이 들어오신 기념으로 오늘 찍은 꽃 사진을 선물로 드립니다. ^^ 무더운 여름 탈 없이 잘 나시길..



SooHey
환영만으로도 감사한데 어여쁜 꽃까지 선물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코스모스인가요? 정말 예쁘네요~~+_+
저도 답례로 저희집 마당 장미를 보냅니다~♡


ifrain
공벌레가 가득한 그 화단에 핀 꽃이라 그런지 더욱 아름답네요 ^^ 꽃잎에 은은한 색 변화가 있어요.
중금속까지 다 가져가주는 공벌레 화이팅 !!

SooHey
예리하십니다! 제가 심은 게 아니라 어떤 품종인지는 모르겠으나 좀 신기한 장미이긴 합니다. 처음에는 노란색 꽃망울이 달리는데 피면서 꽃잎 바깥쪽은 분홍색, 꽃잎 전체는 주황이 되었다가 점점 흰빛으로 바뀌면서 시듭니다. 아마 인위적으로으로 유전자 조작을 한 것이 아닐까 싶긴 한데... 그래도 물 주고 거름 주면 예쁜 꽃을 피워주는 마이 플레저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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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려주신 장미에 대해 찾아봤어요. 유전자 조작을 하지 않고 자연 교배를 통해 육종된 품종 중에 색 변화를 보여주는 장미가 있다고 합니다. 리오 삼바Rio Samba, 조셉스 코트Joseph's Coat, 피스Peace 중 하나 일 것 같네요. 리오 삼바가 가장 유력해 보여요. 꽃이 피어 있는 동안 받은 햇빛의 양과 시간의 흐름을 꽃잎 위에 '기록'하는 낭만적인 장미라고 할 수 있죠.
장미 꽃잎 안에 노란색, 오렌지색을 내는 카로티노이드Carotenoid 성분과 분홍색, 붉은색을 내는 안토시아닌Anthocyanin이라는 식물성 색소가 들어 있어요. 꽃이 처음 필 때는 카로티노이드가 먼저 발현되어 노랗거나 귤색이 됩니다. 꽃잎이 열리면서 자외선에 노출되면 안토니아닌 색소가 합성되면서 자외선을 강하게 받은 바깥쪽 테두리부터 분홍색과 같은 붉은 빛이 감돌게 됩니다. 시간이 흐르면 이제 너무 많은 빛과 열에 노출된 꽃잎 속의 색소들이 파괴되어 연한 크림이나 흰빛으로 시들게 되는 거고요.
"시간의 흐름을 기록하는" 장미라니.. <지구의 짧은 역사> 방과도 어울리네요. ㅎㅎ

SooHey
와!! 쥔장보다 훌륭하십니다!!! 우리 장미에게 이 소식을 전해야겠어요. 분명 기뻐할 듯합니다!.
리오 삼바라니... 쌈바!!!!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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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프레셔스..' 말씀하시려던 거 아닌가요..? ㅎㅎ

SooHey
오! 그것도 말이 되네요ㅎㅎ
근데 제가 그리 애착이나 소유욕이 있는 사람이 못되어 프레셔스라고 하기에는 너무 막키우는 경향이 없잖아 많네요.. 물도 뜨문뜨문 주고, 품종도 모르고, 고춧대 묶는 바인더로 아무렇게나 묶어주고 ㅋㅋㅋ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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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는 40도가 넘나드는 폭염이 열흘 넘게 지속되고 있다고 하네요.
6월 23일 프랑스는 기온이 44도까지 올라갔다고 합니다. 장례식장도 너무 바쁘고 화장장 예약도 밀리고요.
사망자수가 평년보다 천 명 이상 늘어났어요. 대부분 65세 이상 고령이고요. 나이가 들수록 체온조절기능이 떨어져
더위에 취약한 것이죠.
물부족, 산불 등 2차 재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어요.
https://www.youtube.com/live/xRLs0L2mZZ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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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해, 파리의 여름
예전에는 파리의 여름도 시애틀과 비슷했었다. 기온은 21℃대를 맴돌았고 비도 때때로 잘 내렸다. 습도도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니었다. 파리는 수백 년간 그런 식으로 여름을 보냈다. 최근까지 파리의 시민 중에 에어컨을 가진 이가 거의 없었던 것도 그래서다. 에어컨을 왜 굳이 들여야 하나 싶었던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프랑스는 8월(보통 이달이 제일 무섭다) 한 달은 사람들이 다들 휴가를 내고 일을 쉬는 게 오랜 전통이기도 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고 사람들은 브르타뉴의 해안이나 알프스산을 찾아 더위를 식히며 느긋하게 쉰다. 어떻게 보면 더위에 대한 옛날 방식의 적응인 셈이다.
”
『폭염 살인 - 폭주하는 더위는 어떻게 우리 삶을 파괴하는가』 p.387, 제프 구델 지음, 왕수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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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에도 파리에 계속 눌러앉아 있는 이들은 대체로 노령에 접어든 사람들, 아니면 파리를 찾는 수천 명의 관광객을 위해 도시의 기능을 유지·관리하는 필수 인력들뿐이다. 그런데 2003년 여름 도시에 남아 있던 파리 시민들은 금시초문이던 무언가에 호되게 당하게 된다. 과거에도 파리가 며칠 무더웠던 적은 있지만 절대 이번더위 같지는 않았었다. 그해 8월 9일에는 낮 기온이 35℃를 넘어섰고, 때로는 40℃ 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 비극적 사태의 전모가 낱낱이 드러나기까지는 며칠이 걸렸다. 우선 경찰서와 소방서로 걸려오는 전화가 점점 늘어났고 병원의 응급실도 하나둘 만원을 이뤘다. 폭염이 닥치고 일주일쯤 지나자 이제는 시체를 보관할 곳조차 점점 바닥났다. 보건복지부에서는 도심 근처의 공공 스케이트장에 시신들을 보관하려 했지만, 이들 시설은 8월에는 개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얼음을 다시 얼리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궁여지책으로 당국자들은 곳곳의 정원에 냉장 설비가 마련된 텐트를 설치했다. 하지만 시체는 아직 너무 많았다. 하루 24시간을 꼬박 쉬지 않고 운영해도 장례식장과 화장장이 사망자 수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파리시는 사망에서 장례까지의 시간을 최장 6일에서 15일로 연장했지만, 한 기사의 표현처럼 "시신 안치소가 시체로 넘쳐나는 상황"만 초래했을 뿐이었다. 급기야 시 당국은 식품 창고까지 강제 징발했다. 그것도 모자라 냉장 설비를 갖춘 식품 트럭을 빌리거나 구입하기도 했다. 한 작가에 따르면 "시 당국에서 사들인 트럭에는 이전 주인이던 도축업자의 이름을 떼어낸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
『폭염 살인 - 폭주하는 더위는 어떻게 우리 삶을 파괴하는가』 pp.387~388, 제프 구델 지음, 왕수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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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 2주도 안 되는 기간 동안 프랑스에서 폭염의 직접적 결과로 사망한 사람만 1만 5,000명이었다. 그중 파리 도심에서 살았던 사람들만 거의 1,000명에 달했다. 혼자 살거나 맨 꼭대기층의 다락방, 즉 다락방식 아파트에 살던 사람들이 희생된 경우가 많았다. 이런 집들에서는 함석지붕 아래에 열기가 쌓이면서 마치 오븐에라도 들어간 것처럼 사람을 말 그대로 통째로 익히기 때문이다. 폭염에 희생당한 시신을 전부 발견하기까지는 몇 주가 걸렸다. 시신이 발견된 아파트는 구석구석에 배인 시체 냄새를 빼느라 한동안은 전체를 비워야 했다.
폭염 중에 도시를 떠났다가 돌아온 파리 시민 중에는 섬뜩한 광경을 마주친 이들도 많았다. 스무 살의 한 여성은 위층에 살던 이웃이 폭염에 죽었다는 경고를 이미 들은 터였다. 그런데도 그녀는 현관문을 열었을 때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바닥에 "바싹 말라붙은 피 웅덩이, 시체에서 떨어진 피, 그야말로 온갖 것들… 소변과 피를 비롯한 온갖 것들"이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사체는 그녀 아파트 위층에 최소 일주일 이상 방치되어 있다가 발견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부패액이 아파트의 벽면과 천장의 패널 사이로 줄줄 흘러내렸다. 심지어 부엌의 꽃병들에까지 부패액이 가득한 광경을 보고 그녀는 공포에 질릴 수밖에 없었다.
"구토를 안 할 수가 없었어요." 그 여성이 말했다. "속에서 욕지기가 났어요. 그날 오후는 거의 내내 샤워기를 틀고 계속 내 몸을 씻어냈죠. 하지만 아파트 안에서는 냄새가 여전히 너무 심했어요. 심지어 몇 달이 지나도 냄새는 전혀 가시질 않았어요. 소파, 침대, 집 안 구석구석 어디에나 잔뜩 배어 있었어요. 몇 달 동안은 아파트에 들어설 때마다 헛구역질을 했죠."
”
『폭염 살인 - 폭주하는 더위는 어떻게 우리 삶을 파괴하는가』 pp.388~389, 제프 구델 지음, 왕수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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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체는 그녀 아파트 위층에 최소 일주일 이상 방치되어 있다가 발견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부패액이 아파트의 벽면과 천장의 패널 사이로 줄줄 흘러내렸다. 심지어 부엌의 꽃병들에까지 부패액이 가득한 광경을 보고 그녀는 공포에 질릴 수밖에 없었다."
소설 속의 한 장면을 보는 것처럼 끔찍한 광경입니다. 시체의 부패액이 아파트 를 벽면을 타고 흘러내릴 수 있는 거군요. 냄새는 더욱 오래 지워지지 않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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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2015년 12월 나는 유엔의 기후정상회의인 COP21을 취재하기 위해 파리에 갔다. 나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파리5구의 다락방식 아파트를 숙소로 구했다. 6층에 자리한 작고 아늑한 아파트는 천장이 낮은 데다 커다란 들보도 있었다. 마치 중세의 건물 같았다. 창밖으로는 18세기 건물들 위에 얹힌, 파리의 명물인 파란 함석지붕이 바다처럼 펼쳐졌다. 특히 밤에는 정말 멋진 풍경이었다. 《뉴요커》의 필자 알렉산드라 슈워츠가 그 모습을 완벽하게 포착했다. "방금 해가 졌지만 길거리에는 아직 빛줄기가 나은 그 어스름의 시간에 지붕들의 색깔이 파랗게 변한다. 때로는 지붕 아래의 밋밋한 벽들이 파란색을 더욱 강화하고 반사해서 마치 도시가 심해로 조용히 가라앉은 것처럼 너무나 파랬다. 시내가 온통 파란 물결에 푹 잠긴 느낌이었다."
2015년 당시 나는 기후위기를 10년째 취재했는데도 2003년의 폭염은 금시초문이었다. 함석지붕을 이고 있는 이런 오래된 건물에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으리라곤 추호도 생각지 못했다. 파리의 풍광이 더없이 아름답고 독특하게 하는 명물인 함석지붕이 그토록 치명적인 더위를 만들어내는 요인이라니 .
2015년 파리에는 진보와 승리의 분위기가 배어났다. 기후정상회의의 마지막 날, 195개국 정상들이 지구온난화를 산업화 이전보다 2℃ 이상(이 기준을 넘어서면 기후변화의 영향이 위험 수위에 다다르는 것으로 여겨졌고, 지금도 이 기준이 통용되고 있다) 높아지지 않게 하자는 것에 합의했다. 로랑 파비위스Laurent Fabius가 합의가 되었다면서 연단에서 의장의 망치를 두드리자 갈채가 터져 나왔다. 나도 함께 환호했다. 드디어 인류가 하나가 되어 기후변화의 절박한 위기에 대응하기로 한 것처럼 느껴졌다. ”
『폭염 살인 - 폭주하는 더위는 어떻게 우리 삶을 파괴하는가』 pp.389~390, 제프 구델 지음, 왕수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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