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3부

D-29
개인 기록을 보니 2013년 가을에 이 애니메이션을 보았네요. 예전에 적어 놓은 기록을 다시 꺼내봅니다. ------------------------------------------ 2013. 9. 16 소중한 날의 꿈 한국 애니. 배경에 신경을 많이 쓴.. 일본 애니는 퇴색된 아련한 느낌을 전달하는데 강점이 있는 반면.. '소중한 날의 꿈'은 70년대 배경 속으로 들어가 실시간으로 체험하는 것처럼.. 혹은 그 당시보다 더욱 선명하고 산뜻한 느낌의 색감이 특징적이다. "꿈"이라는 주제 때문일까.. 총천연색으로 펼쳐보는 꿈처럼.. 어떤 색으로 펼쳐질지 알 수 없는 각자의 꿈을 위해 오늘도 한 걸음씩.. -------------------------------------------------------- 이렇게 적어 놓은 것을 보니 일본 애니메이션에 비해 조금 더 알록달록하고 색감이 튄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와, 11년 동안 10만자믜 그림을 그리다니! 이제 그렇게 작업하는 일은 없겠죠? AI가 다하는데. 그때만해도 이런 세상이 올 줄 몰랐으니까 그렇게 그렸겠죠?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10만장을...
이전까지 최고 작화 매수를 기록한 작품은 1988년『아키라』의 13만장으로 『모노노케 공주』는 이 기록을 10년 만에 1만장 초과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 기록은 2001년작 린타로 감독의 『메트로폴리스』가 15만장의 동화를 투여함으로 해서 경신된 상황이며, 2003년 개봉 예정인 오오토모 카쯔히로 감독의 『스팀보이』가 17만장 가량의 동화 매수가 예상되고 있어 역대 기록이 다시 바뀔 것으로 보인다(참고적으로 제작 방식의 특수성으로 공인되고 있지는 못하지만, 타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1999년작 『이웃의 야마다군』은 17만 3천장의 동화가 사용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論 p.89, 키리도시 리사쿠 지음, 남도현 옮김, 송락현 감수
보통 90~120분 짜리 웰메이드 극장판이 3~5만 장 선에서 제작된다고 해요. 10만 장이면 어마어마한 숫자죠.. 지브리 스튜디오쪽도 대단하네요. 그런데 <소중한 날의 꿈>은 10만 장으로 완성하는데 11년이 걸린 반면.. <모노노케 히메>는 3년 안에 14만 4,000장으로 완성했다고 하네요. 원한에 휩싸여 꿈틀거리는 맷돼지 신의 촉수를 그리는 데만 1년 7개월이 걸렸다고 합니다.
예전과 달라진 점은 종이에서 디지털로 넘어온 것이네요. AI로 중간 과정이 많이 단축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세밀한 부분의 수정은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하고요.그런데.. 지브리는 여전히 종이와 연필을 사용하는 아날로그 수작업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고 해요. 본받을 만한 고집인 것 같습니다.
와, 정말요? 그런 사람이나 기업이 있다는 게 존경스럽네요. 근데 사실은 제가 AI로 그림을 그린다는 게 어떤 건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본적이 없어서. 인간이 명령만하면 알아서 그려지는 건가? 짐작만하고 있어요. ㅋ 근데 AI가 그렸다는 그림들 보면 감탄할 때가 많아요. 이러면 인간이 개입할 여지는 없는 건가? 회의스럽기도 하더라고요.
제미나이에 '이런이런 그림을 그려주세요' 라고만 입력해도 그림을 만들어내잖아요. 그런 걸 AI로 그린다고 하는 거 아닐까요? 다양한 방법이 있을 텐데요. 본인이 그린 그림을 넣어서 더 다듬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고요. 검색 기능을 사람들마다 모두 다르게 이용하듯이 그림도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챗지피티에 사진을 넣어서 지브리 스타일로 만들어달라고 해서 한때 광풍이 불었잖아요. ^^ 그때 너도나도 지브리 스타일의 그림을 카톡 프로필에 넣었었죠.
얼핏 들어 본 것 같습니다. 언제고 한 번 도전해 봐야겠습니다. 제가 그림은 볼 줄만 알지 그리는 영 젬병이라서요...ㅋ
네 ^^ 시작하겠다는 마음만으로도 반은 성공하신 거죠.
뭔가 일본의 장인정신이 느껴지네요. 속도와 효율적 작업방식 때문에 디지털로 전환한 이유가 클텐데 그럼에도 수작업이라니.. 그래서 더 차별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네요. 근데 저는 지브리 그림체를 볼때마다 AI 특유의 매끌매끌한 느낌이 들어서 아날로그로 바꾼다고 해도 그 차이점을 어쩌면 사람들이 잘 못알아 볼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알아보든 알아보지 못하든 작업자 입장에서는 그것에 의미를 두지 않으니 수작업이 지속되겠지만요.) 이것과 좀 다른 이야기이긴한데 저는 개인적으로 AI 스타일의 그림을 볼때마다 답답하게 느껴져요. 드디어 그림의 영역에도 AI가 활용된다고 했을때 의견이 분분했던 뉴스기사들이 떠오르는데 최소한 아직까지는 인간의 손맛을 AI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아 어떤 안도감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할까요? 아무리 고흐의 그림체를 따라 그린다고해도 흉내일 뿐인거니까요. 저는 제발(?) 끝까지 AI가 예술적 영역을 장악하지 못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ㅎㅎㅎ 한 사람의 고뇌와 심혈의 붓자국에 묻어있는 특별함이 사라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AI 그림은 확실이 손으로 그린 것과 다른데.. 그걸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앞으로는 그런 디테일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경쟁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AI그림이 평평하다고 느껴져요.
디테일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지 생각해 봅니다. 느리게 읽기Slow Reading 처럼 하나의 문장을 오래 들여다 보는 것을 예로 들 수 있겠죠. 그림을 오래 들여다보는 것. 길을 지나가다가 작은 꽃을 유심히 관찰하는 것. 개인적으로는 아주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가 멀리 떨어져서 보았다가 두 가지 시야를 오고 가는 것을 선호합니다. 그림을 그릴 때 아주 작은 디테일한 부분에 공을 들이게 됩니다. 그림이라는 것은 점을 찍는 순간부터 시작하죠. 그리고 화면으로 뻗어나갑니다. 선이 되고 면이 되면서 차지하는 공간을 확장합니다. 화면 안에 다양한 존재가 드러납니다. 왼쪽 구석에 놓인 꽃을 그릴 때는 꽃에 집중을 하고 오른쪽 상단에 있는 구름을 그릴 때는 구름에 집중을 해야 하죠.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는 시야도 놓치지 않아야 그림을 완성한 뒤 균형이 어그러지지 않은 화면을 만날 수 있습니다. 왼쪽 구석의 꽃의 크기와 색상이 화면 안에서 이 정도면 적당한가? 오른쪽 상단의 구름은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는가? 이런 것들은 전체 안에서 보아야 파악할 수 있는 것들이죠.
스토리텔링과 타인의 마음 물리학자들끼리 이야기를 나눌 때에는 외계인어를 방불케 하는 전문 용어와 방정식이 난무하곤 한다. 캠핑장에서 모닥불 주변에 모인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꺼냈다간 별종으로 찍히기 십상이다. 그러나 전문 용어와 방정식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그들의 이야기에 깊은 감명을 받을 수도 있다. 1915년 11월 아인슈타인은 일반상대성이론을 거의 완성한 상태에서 방정식을 이리저리 갖고 놀다가 수성의 궤도가 뉴턴 역학의 예상치에서 미세하게 벗어난 이유를 알아내고 가슴이 터질 듯한 흥분을 만끽했다. 거의 10년 동안 수학의 풍랑을 헤쳐 온 끝에, 드디어 육지에 도달한 것이다. 훗날 영국의 수학자 알프레드 노스 화이트헤드Alfred North Whitehead는 "아인슈타인의 탐사선이 온갖 역경을 딛고 드디어 이해의 해안에 안전하게 도착했다."고 평가했다.
엔드 오브 타임 - 브라이언 그린이 말하는 세상의 시작과 진화, 그리고 끝 p.254,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엔드 오브 타임 - 브라이언 그린이 말하는 세상의 시작과 진화, 그리고 끝《엘러건트 유니버스》《우주의 구조》등 수 년 마다 명저를 집필하며, 칼 세이건 이후 최고의 ‘대중 과학 전도사’로 불린 브라이언 그린의 신작. 과거 저서들과 비교하면, 이번 책은 독백에 가깝다. 물리학자로서 연구와 탐구를 넘어선, 지난 10여 년간의 철학적 성찰이 느껴진다.
나는 그 정도로 기념비적인 발견을 한 적이 없다. 이런 발견을 한 사람은 과학사를 통틀어 몇 명밖에 안 된다. 그러나 평범한 발견도 극도의 성취감을 자아낼 수 있다. 바로 이런 순간에 우주와 내가 깊은 곳에서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 추상적인 수학과 전문 용어로 쓰인 이야기는 우주 만물의 탄생과 변화 과정을 자세히 설명해 주고, 듣는 사람은 (물론 내용을 이해한다면) 우주의 경이로움에 흠뻑 빠져들 수 있다. 이것은 우주를 경험하는 아주 독특한 방법으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실험과 관측으로 입증된 수학을 통해 낯설고 경이로운 우주와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엔드 오브 타임 - 브라이언 그린이 말하는 세상의 시작과 진화, 그리고 끝 pp.254~255,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우리가 수천 년 동안 자연어로 말해 온 이야기들도 이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이야기를 듣는 동안은 일상적인 관점을 탈피하여 잠시나마 다른 세상으로 진입하게 된다. 우리는 스토리텔러(화자,話者)의 눈과 상상력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경험할 수 있다. 이야기로 진행되는 비행 시뮬레이터는 우리 마음 근처의 독특한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다. 미국의 작가 조이스 캐럴 오츠Joyce Craol Oates는 "독서는 우리가 부지불식간에, 또는 어쩔 수 없이 타인의 피부와 목소리, 그리고 타인의 영혼으로 빠져드는 유일한 방법이다…우리는 책을 통해 이전에 알지 못했던 의식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면서 이야기가 없다면 다른 사람의 마음은 '양자역학 없는 미시 세계'처럼 모호할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이 독특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진화적으로 유리한 결과를 낳았을까? 학자들은 그렇다고 생각해 왔다. 인간이 진화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던 것은 사회성이 어떤 동물보다 강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함께 일하면서 무리를 지어 살아간다. 완벽한 조화는 아니더라도, 협동 정신을 충분히 발휘하면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무리의 안전뿐만 아니라 혁신과 참여, 위임, 그리고 공동의 목적이 협력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리고 성공적인 집단이 되려면 이야기를 통해 들은 다양한 경험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 심리학자 제롬 브루너Jerome Bruner는 "우리는 주로 이야기를 통해 경험과 기억을 체계화한다."고 지적하면서 "인간에게 이야기를 통해 소통하고 간접 경험하는 능력이 없었다면 집단생활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했다.
엔드 오브 타임 - 브라이언 그린이 말하는 세상의 시작과 진화, 그리고 끝 pp.255~256,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게다가 바다가 방대하다고 해서 오염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 1분마다 쓰레기차 1대 분량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든다고 추정된다. 세계 여러 해역의 동물들에게는 치명적이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251,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Nor does the vastness of the oceans shield them from pollution. It is estimated that about one garbage truck worth of plastic enters the oceans every minute, with a mounting toll on animal populations in many parts of the sea.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215,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또 우리는 식량이나 거래를 위해 동식물을 선택적으로 이용함으로써, 종을 본래의 서식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옮김으로써 생물 다양성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250,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인간은 동식물뿐만 아니라 자연현상까지 옮길 수 있죠... 인공강우에 대해 처음들었을 때 굉장히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그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인공강우를 사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아요
인공강우로 미세먼지 없애기는 현대판 기우제다 2019년 1월 기상청이 인공강우가 미세먼지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분석하기 위한 실험을 서해상에서 한다고 발표했다. 청와대에서는 "고농도 미세먼지로 국민들의 어려움이 크고 인공강우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달라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있어, 기상청의 인공강우 실험에 미세먼지의 저감 실험 포함 가능 여부를 검토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진격로'만 응시한 채 '디딤판'을 살펴보지 않은 행동이다. 1940년대부터 과학자들은 구름 안에 요오드화은이나 드라이아이스 같은 '구름 씨앗'을 뿌려서 구름방울을 키워 빗방울이나 얼음 결정으로 만드는 과정을 항공 실험해왔다. 이를 '구름씨뿌리기'라 하며 이러한 방법을 통해 비나 눈이 내리도록 하는 것을 '인공강우'라 한다. 한편 빗방울이 떨어지면서 그 표면에 수십에서 수백 개의 미세먼지(에어로졸) 입자가 모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미세먼지가 제거되어 공기를 맑게 할 수 있다. 실험실에서는 명백한 이론이지만 실제 자연에서는 그 효과가 대부분의 경우 불확실하다.
파란하늘 빨간지구 - 기후변화와 인류세, 지구시스템에 관한 통합적 논의 pp.182~183, 조천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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