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3부

D-29
Fire, hurricanes, water shortages, fisheries collapse, refugee issues - however challenging these seem today, they will become worse as the century proceeds.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228,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미래의 기후와 그 결과를 예측하는 일에는 당연히 불확실성이 있다. 위대한 물리학자 닐스 보어Niels Bohr는 "예측, 특히 미래 예측은 하기가 어렵다"라고 재담을 했다는데, 실제로 보어가 했든 딴 사람이 했든 간에, 그 말이 진실임은 부정할 수 없다. 21세기 기후 변화에 관한 이전의 예측들을 들어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지만, 대부분은 변화의 속도를 과소평가했기 때문이었다. 과학자들은 본래 보수적이며, 우리는 지금까지 간과했던 피드백feedback(되먹임)들 때문에 지구 온난화 속도가 더 빨라지고 더욱 심각한 결과가 빚어진다는 사실을 계속 깨닫고 있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266,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To be sure, there are uncertainties associated with predictions about future climate and its consequences. The great physicist Niels Bohr is said to have quipped that "it's difficult to make predictions, especially about the future," and whether it was Bohr or someone else who actually said it, the statement is undeniably true. In the past, scientific predictions about twenty-first-century climate change have sometimes been off the mark, but mostly, it turns out, because they have underestimated the pace of change. Scientists are inherently conservative, and we continue to learn about hitherto unappreciated feedbacks that quicken global warming and exacerbate its consequences.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p.228~229,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가문Family, 家門에 비유하자면 해조류Seaweeds는 조류Algae의 자손입니다. 조류는 광합성을 하는 수생 생물 전체를 아우르는 개념이에요. 뿌리, 줄기, 잎이 명확하게 구별되지 않은 원시적인 구조를 갖고 있어요. 단세포 생물부터 수십 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식물까지 모두 포함합니다. 조류는 바다뿐만 아니라 민물, 온천, 심지어는 눅눅한 토양이나 나무 표면, 눈雪 위에서도 살아간다고 해요. 조류에는 미세조류와 대형조류가 있고요. 해조류는 조류 중에서도 바다海에 살면서 눈으로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큰 다세포 조류를 말합니다. 대형조류에 속합니다. 우리가 식탁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김, 미역, 다시마, 톳, 우뭇가사리 등이 여기에 해당되죠. 환경에 맞추어 몸을 고정시키는 뿌리처럼 보이는 부착기를 가지고 있어요. 사진은 줄리아 로스먼이 글 쓰고 그림을 그린, <바다해부도감> pp.96~99에 있는 예쁜 일러스트입니다.
해조류 해조류는 1만 종이 넘는 수생 대형조류에 붙여진 일반적인 명칭이다. 해조류는 암초가 많고 수심이 얕은 해안가라면 어디서든 잘 자란다. 흔히 해조류는 엽록소가 들어 있고 햇빛으로부터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광합성 작용을 한다는 이유로 식물이라는 오해를 받는다. 하지만 해조류에는 잎, 줄기, 뿌리 같은 식물 구조가 없다. 해조류는 붉은색, 갈색, 초록색의 색깔로 분류한다. 이 세 종류의 해조류는 먼 친척 관계다. 해조류의 생김새 불켈프 엽편blade은 해수면 근처에서 햇빛을 끌어모은다. 공기가 들어 있는 기포는 엽편이 물에 떠 있게 해준다. 줄기처럼 생긴 자루는 기포와 부착기를 연결한다. 부착기는 해조류가 해저의 암초에 뿌리를 내릴 수 있게 해준다.
바다해부도감 - 바다 위아래의 세상에 관한 거의 모든 지식 p.96, 줄리아 로스먼 지음, 이경아 옮김, 김웅서 감수
가시파래 진두발 모자반 미역 뜸부기 자이언트켈프 팔마리아 다시마 갈파래
바다해부도감 - 바다 위아래의 세상에 관한 거의 모든 지식 p.97, 줄리아 로스먼 지음, 이경아 옮김, 김웅서 감수
이렇게 보니.. 영화 엔딩 크레딧에서 영화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이 올라가는 것처럼.. 느껴지네요. 바다 생태계를 이루어 온 있는 역군들.. ^^
다시마숲 해조류는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해조류는 수천 종의 바다 생명체에 먹이와 은신처를 제공한다. 차가운 바닷물에서 수많은 종의 어류는 다시마숲에서 알을 낳고 새끼가 자랄 안전한 공간을 마련한다. 다시마는 하루에 약 30센티미터 이상 자랄 수 있어서 대식가로 악명 높은 성게에게 엄청난 양의 먹이를 제공한다. 꾀가 많은 해달은 성게를 잡으로 물속으로 들어갈 때 다시마 잎으로 새끼를 붙들어 매어 둔다. 농어, 게, 해파리, 볼락은 물론 귀신고래까지도 안전한 다시마숲을 보금자리로 삼아 살아간다. 가마우지, 갈매기, 제비갈매기, 왜가리 역시 이곳에 사는 풍부한 먹이를 잡아먹는다. 다시마숲이 제공하는 풍요는 상어, 물범, 바다사자 같은 포식자를 끌어들인다. 녀석들은 먹이를 사냥할 때 우거진 다시마숲에 몸을 숨긴다. 성게는 2000년을 살 수 있다! 볼락 태평양 원양해파리 표범상어 해달 뿔물맞이게 대왕농어 성게 캘리포니아놀래기
바다해부도감 - 바다 위아래의 세상에 관한 거의 모든 지식 pp.98~99, 줄리아 로스먼 지음, 이경아 옮김, 김웅서 감수
항저우에서 시작한 시티브레인은 쑤저우, 상하이, 마카오 등 중국 곳곳으로 확산해갔다. 일대일로를 따라 처음으로 나라 밖에 적용된 곳이 알리바바의 데이터센터가 들어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다. AI와 빅데이터를 통한 도시 경영과 디지털 정부의 효율성 증대 및 혁신을 위해 시티브레인 도입을 결정한 것이다. 실시간 데이터 분석으로 향상된 예측 능력과 효율적인 의사결정에 공헌할 것을 기대한다. 현재 쿠알라룸푸르에서 시티브레인은 교통은 물론이요 기업과 스타트업, 대학, 연구소 등이 협력하는 말레이시아의 혁신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 시티브레인의 OS가 적용되면 일대일로에 자리한 다양한 도시가 스마트시디로 진화해갈 수 있을 것이다. 그 스마트시티들 사이의 연결망이 촘촘해지면 진화의 속도 또한 더더욱 빨라질 것이다. 초가속적 기술 생태계가 전 지구적으로 형성될 수도 있다.
이병한의 테크노-차이나 탐문 p.198, 이병한 지음
알리바바가 기존의 도시 거버넌스를 향상시키는 소프트웨어를 구축했다면, 라이벌인 텐센트는 아예 하드웨어까지 통으로 장착한 미래 도시 자체를 만들어내기로 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긴밀하게 통합된 유기적 도시 생태계를 직접 설계해보겠다는 것이다. 알리바바가 항저우를 상징한다면, 텐센트는 선전의 대표주자다. 텐센트는 본사를 아예 미래 도시로 건설함으로써 선전의 초지능화에 일조하기로 결정했다. 텐센트가 만드는 8만 명 규모의 미래 도시가 바로 넷시티Net City다. 뉴욕 맨해튼의 미드타운 정도로 모나코와 비슷한 크기다. 그러나 작지만 아름답다. 작지만 스마트하다. 그래서 작음에도 스트롱하다. 그래야 작아도 지속가능하다. 1000만 대도시 선전의 경쟁력에 못지않은 미래형 강소 도시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병한의 테크노-차이나 탐문 pp.198~199, 이병한 지음
핵심 개념은 자동차 없는 도시다. 자율교통과 자전거·보행자 중심으로 설계한다. 사람과 환경이 중심이 되는 기술로 만든 생태 도시다. 테크놀로지를 통해 에콜로지를 달성하는 것이다. 응당 주거 지역, 상업 지역, 업무 지역 등이 구역화되지 않는다. 상점도 학교도 병원도 공연장도, 이 넷시티에 만들어질 모든 건물과 사물과 사람도 위챗으로 연결될 것인바, 만인과 만물과 만사가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미래의 도시다. 사회적 생산력이 생태적 생명력으로 승화하는 공간으로 디자인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가 자랑하는 '15분 도시'로도 족하지 못하다. 넷시티는 단 2분으로 모든 것을 연결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넷시티 어느 곳에서도 2분만 걸으면 모든 교통망과 연결되게 설계한다. 그리고 2분만 걸으면 자연과도 연결되게 만들어진다. 그리고 2분만 걸으면 낯선 동료와의 우연한 만남이 가능해지면서 창의성이 창발하도록 공간을 디자인하고 있다. 출근과 퇴근, 일과 놀이의 경계가 흐려지며 삶의 다양한 부분이 창조적으로 연결되도록 고안하고 있는 것이다.
이병한의 테크노-차이나 탐문 pp.199~200, 이병한 지음
산업 문명처럼 인간의 생산력과 자연의 생명력이 상충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과 생산이 상호 진화하도록 설계된 넷시티의 모든 건물 루프탑에는 태양광 패널과 빗물 저장소와 재활용 시설이 장착된다. 건물 하나하나가 지속 가능한 설계와 순환경제를 달성함으로써 도시 전체의 생명력을 제고하는 것이다. 20세기의 건물에 내진 설계가 들어간 것처럼, 넷시티에 들어설 건물에는 해수면 상승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설계도 장착된다. 넷시티 전체가 기후변화에 적응하며 진화해갈 수 있는 유사 유기체적 도시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넷시티의 '넷'의 의미는 실로 다층적이다. 일과 놀이를, 사람과 사람을, 사람과 자연을, 사람과 사물을 생생하고 활활하게 연결해낸다. 가장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통해 가장 오래된 에콜로지를 구현한다. 넷시티의 설계에 영감을 주고 있는 생태계가 바로 맹그로브 숲이기 때문이다.
이병한의 테크노-차이나 탐문 p.200, 이병한 지음
맹그로브 숲은 열대에서 아열대 지역의 습지에 형성되는 삼림의 일종이다. 동남아시아, 남태평양, 호주, 인도 근해, 아프리카, 아메리카 등 대륙과 대양이, 바다와 육지가, 물과 뭍이 만나는 간석지에 형성된다. 간석지는 하천 상류나 바다에서 흘러 들어온 유기물이 모여 분해되는 생산력=생명력이 매우 큰 환경으로, 다양한 생물의 보금자리가 되어준다. 맹그로브에서 밀생하는 수목은 매우 인상적인 호흡뿌리를 발달시킴으로써 표면 구조가 복잡하게 되어 많은 동물에게 숨을 곳을 제공하고, 그 줄기에는 이끼나 지의류가 번식하게 된다. 그래서 갑각류, 조개류, 어류는 물론이요 포유류나 조류, 곤충류도 서식할 수 있는 독자적인 환경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텐센트의 넷시티가 지향하는 바가 테크놀로지로 구축된 맹그로브-시티다. 디지털 맹그로브 숲에서 만인과 만물이 공생하며, 생산력과 생활력과 생명력이 공진화하는 미래형 강소 도시를 실험하는 것이다. '숲은 생각한다'고 한다. 앞으로는 디지털 포레스트, 도시도 생각하게 된다.
이병한의 테크노-차이나 탐문 pp.200~201, 이병한 지음
알리바바의 시티브레인과 텐센트의 넷시티가 합류하는 곳도 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물론이요, 중국의 3대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이 동참하는 곳이기도 하다. 세계 최초로 오로지 5G로만 작동하는 도시이자,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으로 운영되는 도시이며, 세계 최초로 재생 에너지로만 가동되는 도시이기도 하다. 이렇듯 세계 최고의 스마트-그린 시티를 표방하며 만들어지고 있는 미래 신도시가 바로 슝안신구雄安新區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을 상징하는 도시가 선전이었다면, 슝안은 시진핑 시대를 대표하는 미래 도시가 될 것이다. 시진핑 주석이 주창하고 있는 양대 미래 문명이 바로 이 도시에서 합류하기 때문이다. 첫째가 생태 문명이요 둘째가 디지털 문명인바, 이 둘이 조화를 이루어 만개하는 미래 문명의 정수를 슝안에서 구현해내는 것이다. 도시의 70퍼센트가 녹지로 구성되며, 30퍼센트의 주거지는 디지털 문명의 총아로 운영된다.
이병한의 테크노-차이나 탐문 pp.201~202, 이병한 지음
뉴욕이 상징하는 대도시가 21세기에도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오늘날 40억 인구가 도시에서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 100억 인구의 3분의 2가 도시에서 살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즉 앞으로 30억 이상이 살아갈 새로운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20세기 산업 문명에 최적화된 도시 모델을 더는 적용할 수 없는 것이다. 교통, 에너지, 쓰레기 등 인류가 경험하고 있는 온갖 사회적 문제의 근원에 도시화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후재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왔고, 앞으로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산업 문명 이후의 새로운 미래 도시를 창안해야 한다. 그 미래의 신문명 도시를 가장 먼저 창조하는 나라가 21세기를 손에 쥐게 될 것이다. 세계 두 번째의 인구대국으로서 도시화의 압박이 가장 큰 나라가 중국이다. 그만큼 사활적으로 미래형 스마트시티 건설에 국가의 명운을 걸고 있다. 데이터 공유 기술, 사물인터넷, AI 거버넌스 등 가용할 수 있는 모든 디지털 인프라와 스마트 그리드를 총동원해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고,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며, 인민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 즉 우리는 농업 문명 도시와 산업 문명 도시를 지나, 새롭게 도래하는 미래 문명 도시의 여명기를 살고 있다. 디지털 문명의 결정판도 결국 도시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스마트폰과 스마트카는 전반전이었을 뿐이다. 스마트홈과 스마트시티로 만들어지는 스마트 스테이트가 등장할 것이며, 그 스마트한 국가가 주도하여 스마트한 뉴 월드, 스마트월드를 이끌고 갈 것이다.
이병한의 테크노-차이나 탐문 pp.204~205, 이병한 지음
'신문명 도시를 가장 먼저 창조하는 나라가 21세기를 손에 쥐게 될 것이다.' '스마트폰과 스마트카는 전반전이었을 뿐이다.' 계속해서 인구가 늘어나기 때문에 늘어나는 인구에 발맞추어 도시를 새롭게 디자인해야 한다는 생각을 못했네요.
중국이 표방하는 2035년 미래 도시의 핵심 개념은 셋이다. 첫째가 그린Green이요, 둘째가 인텔리전트Intelligent이며, 셋째가 라이어블Liable이다. 지능적이고 생태적이어야 만인의 삶을 책임질 수 있다. 디지털 문명과 생태 문명이 결합되어야 살아갈 만한 도시, 살림-도시가 된다는 것이다. 즉 미래 도시는 더 이상 도로와 수로 등 뼈대와 혈관으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뇌와 척수와 신경망으로 연결된 신체에 가까워질 것이다. 지구 위 인류의 문명이 비로소 생명체에 유사해지는 것이다. 자연을 거스르며 출발한 인류의 문명이 끝내 자연에 근접하는 새로운 단계로 접어드는 것이다. 그때의 '신자연'이란 기왕의 무위자연이 아닐 것이다. 지질권과 생물권과 인간권과 기술권이 통합된, 지구사의 새로운 생태계로 진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 인공 생태계는 실물 세계와는 별개의 가상 세계마저 거울상으로 확보하게 될 것이다. 두 개의 새로운 세상이 0과 1의 조합으로 창조되는 것이다. 우리는 말 그대로 '세계2.0', 빅뱅 이후의 딥뱅, 디지털 창세기를 경험하고 있다. 그리고 이 디지털 창세기의 터전이 될 미래 도시 또한 단지 살기 좋은 도시라기보다는 '살아 있는 도시'에 가까울 것이다. 도시 자체가 대지와 대기와 대양의 흐름에 실시간으로 반응하고 대응하고 적응해가는 또 하나의 생명체가 되어가는 것이다.
이병한의 테크노-차이나 탐문 pp.205~206, 이병한 지음
이 살아 있는 미래 도시는 중국이 구축하고 있는 일대일로를 따라 전 지구로 확산해갈 것이다. 마침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스마트 인프라는 신흥 시장에 집중되어 있다. 앞으로 25년, 2050년까지 인구 성장의 절반 이상이 아프리카에서 일어날 것이다. 그 아프리카에 깔려 있는 4G 네트워크의 70퍼센트 이상이 화웨이다. 5G는 거의 100퍼센트 화웨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지어진 아프리카연합AU 본부 건물도 중국이 투자하고 건설한 것이다. 정보와 통신 인프라까지 온라인-오프라인 테크놀로지가 결합된 완성체를 공급한 것이다. 아프리카의 스마트 통합을 중국이 후견하는 셈이다. 즉 아프리카의 동서남북으로 흘러 다니는 정보와 지식과 데이터가 중국이 깔아준 길 위에서 오고 간다. 말과 말이 오고 가는 커뮤니케이션에서 돈과 돈을 주고받는 파이낸스까지, 중국의 길 위에서 작동하게 되는 것이다. 동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와 동유럽의 벨라루스가 중국의 인공위성으로 연결되고, 중국이 만든 파키스탄-지부티 해저 케이블을 통해 아시아와 아프리카가 디지털 세계에서 접속한다.
이병한의 테크노-차이나 탐문 p.206, 이병한 지음
즉 중국의 디지털 일대일로는 새로운 제국의 탄생으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그러나 19세기 영국처럼 세계의 절반을 식민지로 만들지도 않는다. 20세기 미국처럼 세계 도처에 군사 기지를 건설해 경영하지도 않는다. 스마트 인프라를 보급하고 스마트시티를 공급하면서, 무력 행사와 군사력 투입 없이도 지능적으로, 노회하게 미래의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전 지구에 눈과 귀를 장착한 네트워크를 장악하면서 탈영토화된 미래형 제국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병한의 테크노-차이나 탐문 pp.206~207, 이병한 지음
스마트 시티로드의 금융과 에너지 등 모든 정보는 빅어스데이터Big Earth Data로 수합되고 융합될 것이다. 남아메리카 아마존에서 작동하는 트랙터의 에너지 소비까지 실시간으로 파악될 것이다. 이처럼 모든 곳과 모든 것의 데이터가 추적되고 축적되면 미래를 예측Deep Earth Decision할 수 있게 된다. 다가오는 재난에 조기 경보를 알리고 초기 대응 체계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즉 미리 보고 앞서 행동하는 선견지명先見之明이 테크놀로지를 통해 획득되는 것이다. 미래를 가장 앞서 파악하고 미래를 장악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미래 세계에서 갑작스러움과 놀라움은 과거의 일이 될 것이다. 예측 밖의 사태 또한 사라져갈 것이다. 말 그래도 스스로 그러한, '자연'스러운 세상이 될 것이다. 20세기의 자동화와 21세기의 자율화의 궁극적 도달점이 새로운 자연 세계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은 비로소 자유로워질 것이다. 이 새로운 테크노-네이처로 작동하는 새로운 행성에서는 새로운 계획경제도 가동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20세기의 계획경제가 실패한 것은 일국 단위로 쪼개진 데다가 그 한 나라 안의 정보와 데이터 또한 온전히 파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손'과의 경쟁에서 무참하게 패배했던 것이다. 그러나 21세기에는 전 지구적으로 모든 이와 모든 것과 모든 곳의 모든 때를 투명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된다. 홀 어스와 홀 이코노미, 전 지구적 한살림의 가능성이 무궁하게 열리고 있다. 그 살아 움직이는 '디지털 플래닛', 빅데이터로 맥동이 뛰는 '가이아2.0'의 허브이자 심장으로 테크노-차이나가 진화하고 있다. 오늘날 중국의 역설이 바로 여기에 있다. 오래된 새 길을 따라와 보니 전혀 새로운 모습의 옛 세계가 울울하게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2049년의 멋진 신세계, 스마트월드에 당도하신 걸 환영한다.
이병한의 테크노-차이나 탐문 pp.207~208, 이병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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