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3부

D-29
저자가 중국에 대해 너무 장밋빛 미래만 펼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앞으로는 세상이 이런 방향으로 전개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인해전술: 데이터의 바다 2018년 글로벌 R&D 비중에서 미국은 28퍼센트, 중국은 26퍼센트를 차지했다. 훗날 역사가들은 미국이 연구개발과 혁신을 주도했던 마지막 해로 기록할지도 모른다. 2019년에 미·중 간 역전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세계 R&D의 선도국으로 중국이 등장한 것이다. 아편전쟁 이래 200년, 21세기의 대반전과 대격변을 예고하는 선행 지표라고 하겠다. 바로 이듬해에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한다. 그리고 한·중 수교 33년을 맞이하는 2025년까지 5년 가까이 양국 사이에 인적 교류가 거의 없다시피 한 예외적인 경험을 하고 있다. 그 왕래의 부재 속에서 R&D 선진국 중국은 전속력으로 초가속적으로 디지털 대전환을 이루어냈다. 포스트-코로나, 뉴 노멀을 가장 먼저, 가장 널리 달성한 나라로 환골탈태한 것이다. 그러나 정작 한국에서는 중국을 두고 딴소리나 흰소리가 부쩍 더 심해졌다. 현장감의 부재와 현실 감각의 상실 속에서 중국의 변화 속도를 좀처럼 따라가지 못하는, 인식의 지체 현상이 만연한 것이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대한 소식은 들어보았어도, 그 제재 3년 동안의 절치부심 끝에 독자적인 반도체 생태계를 만들어낸 화웨이의 재기에 대해서는 익숙하지 못하다.
이병한의 테크노-차이나 탐문 pp.211~212, 이병한 지음
지난 30여 년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변화를 경험한 나라였고, 이웃 나라인 한국은 그 수혜를 가장 많이 받은 나라 가운데 하나였다.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와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도 공식적인 선진국으로 인정받은 2021년까지 탈냉전기 한국의 성장과 발전의 주요 엔진이 중국 시장에 있었음은 누구도 부인하기 힘들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30년 중국의 변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고, 변화의 폭 또한 더더욱 넓고 깊어질 것이다. 데이터야말로 미래의 변화를 추동하는 핵심 자원이기 때문이다. 14억 인구의 중국이 3억 5000의 미국보다 월등히 앞서는 데이터를 확보하게 된다. 그래서 미·중 간의 기술패권 경쟁에서 미국이야말로 해외 시장에서 승부를 걸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미국이 서둘러 고색창연한 냉전기의 서방 진영을 재규합하는 일에 안달하는 속사정이라고 하겠다. 하지만 유럽과 일본, 한국, 호주, 뉴질랜드를 합해도 중국 한 나라의 인구에도 비할 바가 못 된다. 나아가 더욱 의미심장한 것은, 앞으로 인구가 증가하게 될 미래 시장일수록 중국이 선점을 넘어 독점에 가까운 지위를 이미 누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병한의 테크노-차이나 탐문 pp.212~213, 이병한 지음
2025년 현재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는 인도다. 2023년에 중국을 추월해 거의 15억에 육박한다. 그리고 앞으로 인구가 가장 많을 종교는 이슬람으로, 약 20억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또 앞으로 인구가 많이 증가할 대륙으로는 아프리카가 꼽힌다. 즉 아시아부터 아프리카까지 구대륙과 구세계에서 빅데이터의 바다가 활짝 열리는 것이다. 제2의 대항해 시대, 디지털 대항해 시대가 개막되고 있다고 하갰다. 2030년이 되면 그동안 '선진국'으로 이야기되었던 글로벌 북반구와 '제3세계'라고 불렸던 글로벌 남반구 간의 총 경제 규모마저도 역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구조의 터닝 포인트, 세계 질서의 민주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후에도 격차가 벌어지는 속도는 갈수록 가팔라질 것이다. 데이터 테크놀로지야말로 '스케일 업'이 중요한바, 데이터를 생산하는 인구 규모가 압도적이고 그 인구의 연결망 또한 촘촘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산업혁명이 야기한 대분기 이래 동/서 대반전, 남/북 대반전, 중심/주변의 대반전이 기술혁명과 더불어 증폭된다. 이제먀말로 몇몇 강대국(옛 제국주의 국가들, G7)이 주도하는 힘의 논리가 아니라 다수국의 다수결 논리가 적용되는, 빅데이터의 결정권이 커지는 '지구적 민주주의' 시대로 이행하는 것이다.
이병한의 테크노-차이나 탐문 pp.213~214, 이병한 지음
즉 미래가 만들어지고 있는 땅은 비非서방이다. 그리고 그 비서구에서 형성되고 있는 새로운 인프라, 미래의 디지털 신경망의 상당수가 중국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 미래학자 에이미 웹Amy Webb은 저서 《빅 나인》(The Big Nine)에서, 2069년이 되면 150개 국가 이상 네트워크의 주심에 중국이 자리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통신, 무역, 금융 등 세계의 모든 길이 (다시) 중국으로 통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나 또한 동의하는 바이지만, 시점을 너무 늦게 잡았다고 여긴다.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1949년, 한·중 수교 60주년이 되는 2052년이면 이미 세계 연결망의 허브로 테크노-차이나의 굴기가 일단락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때가 되면 우리가 지난 200년 동안 학습했던 자본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 민주주의 등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새로운 문명 세계가 펼쳐질 가능성 또한 적지 않다. 공산주의의 몰락과 자본주의의 실패 이후 도래할 불가피한 미래가 예견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 인류를 여기까지 오게 했던 바로 그 위대한 근대적 사상과 철학을 포기해야만 할 것이다. 익숙한 것들과의 급진적인 작별 속에서만미래가 비로소 어렴풋이 열릴 것이기 때문이다. 테크노-차이나의 굴기가 의미심장한 것은 농업 문명과 산업문명 이후의 새로운 문명이 가장 먼저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 있다. 자연진화의 에콜로지와 인공진화의 테크놀로지가 창조적으로 결합하는 디지털-생태 문명, 테크노-생명 문명의 탄생을 예감케 되는 것이다.
이병한의 테크노-차이나 탐문 pp.214~215, 이병한 지음
앤디류 놀 박사님은 서구 선진국에서 지구 환경 위기에 대해 선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하고 있고 중국은 중국대로 칼을 갈고 있습니다. 세계 무대의 중심추가 어디로 이동하게 될까요?
'현장감의 부재와 현실 감각의 상실 속에서 중국의 변화 속도를 좀처럼 따라가지 못하는, 인식의 지체 현상이 만연한 것이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대한 소식은 들어보았어도, 그 제재 3년 동안의 절치부심 끝에 독자적인 반도체 생태계를 만들어낸 화웨이에 재기에 대해서는 익숙하지 못하다.'
우리는 40억년에 걸친 물리적 및 생물학적 유산 위에 서 있다. 우리는 삼엽충이 고대 해저를 기어 다녔던 곳, 공룡이 은행나무가 빽빽했던 언덕을 쿵쿵거리며 다녔던 곳, 매머드가 얼어붙은 평원을 돌아다녔던 곳을 걷고 있다. 예전에는 그들의 세계였지만, 지금은 우리의 세계다. 물론 우리와 공룡의 차이는 우리가 과거를 이해하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물려받은 세계는 우리의 것임과 동시에 우리가 책임져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다음에 어떻게 될지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267 - 268,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책 한 권을 다 읽는 마지막 순간에 묵직한 책임을 다시금 느끼게 되네요. 긴 지구의 역사를 인간의 손으로 끝장내버리면 안되겠지요. 종종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는 후손들로부터 빌려온 미래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그 후손에는 우리의 자손 뿐 아니라 이 지구를 살게 될 수많은 생명들과 지금은 알 수 없지만 어쩌면 지구를 대표하게 될 또다른 어떤 생명체들을 위해 지구의 환경을 잘 가꿔서 물려줘야할 의무가 있다 생각됩니다. 우리가 지금 현재를 사는 댓가가 될 수도 있겠어요.
주제는 지구과학이지만 딱딱하고 이성적인 단어와 문장들로만 만들어진 책이 아니라 감성적인 표현들도 적절하게 많아서 좋았던 책이었습니다.
네.. 저도 그래요. 문학적인 비유가 적절히 섞여 있고 45억 년 방대한 지구의 역사를 축약해서 핵심 내용만 뽑아서 전달하는 능력이 탁월하신 것 같아요. 그래서 책 한 권이 한 편의 대서사시처럼 느껴집니다.
저는 사실 최근까지만 해도 지구 환경에 대해 인류가 대처하고 있는 방식에 대해서 회의적이었어요. 과학 관련 책을 읽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연구 사례들을 찾아보면서 긍정적인 부분을 접하게 되면서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 물론 개개인의 역할도 중요하고요. 책을 읽고 나누는 과정도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40억년에 걸쳐서 천천히 만들어진 것들을 부수고 사용하는 데에는 상대적으로 너무나 짧은 시간이 든다는 생각에 새삼 놀라기도 합니다. 허무함에 시달리고 싶지 않아 곧 다른 것으로 주의를 돌리려고 노력하지만요 ㅎㅎ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것들의 가치를 알게 되고.. 주변에 존재하는 것들의 역사를 이해할 수록 받은 만큼 보답하려는 마음과 그것을 실천하려는 자세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요.
마그리트 그림은 언제봐도 묘합니다. 그림의 아이디어가 참 독특해요.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그림이에요. 학생 때보다 지금 보니 더 좋습니다. ^^
한 세대 전에 미국과 동맹국들은 엄청난 재능과 자원을 폭탄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우리는 손주 세대에게 더 나은 세계를 물려주기 위해서도 동일한 수단들을 동원할 수 있지 않을까?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267,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A generation ago, the United States and it allies focused extraordinary talent and resources on building a bomn; perhaps we can muster the same resolve to provide a better world for our grandchildren.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230,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예전에는 그들의 세계였지만, 지금은 우리의 세계다. 물론 우리와 공룡의 차이는 우리가 과거를 이해하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268,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Once it was their world, and now it is yours. The differnce between you and the dinosaurs, of course, is that you can comprehend the past and envision the future.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230,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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