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록용_제자리에 있다는 것

D-29
제자리는 얼마나 많은 상징성을 내포하는지 하나하나 뜯어보는 책입니다. 안그래도 조르주 페렉의 <공간의 종류들>과 비슷한 결이라고 생각했는데, 프랑스책에다가 실제로 인용도 되더라고요. 공간에 대해서 다룬다는 점에서 <공간과 장소>와도 연결될 거구요, 정주와 이동-뿌리뽑힘과 디아스포라도 얘기되는 듯해 기대가 됩니다.
공간의 종류들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 조르주 페렉 선집 6권. 1974년에 페렉이 ‘생전에’ 출간한 유일한 에세이로, ‘공간’에 관한 진진한 질문과 명상이 담긴 책이다. 평생 여러 공간을 떠돌며 사는 우리에게 이 책은 우리를 둘러싼 여러 겹의 공간을 목록화하고 마비된 일상의 사유에 새로운 질문들로 지각의 문을 연다.
공간과 장소 - 공간에 우리의 경험과 삶, 애착이 녹아들 때 그곳은 장소가 된다1930년 중국 톈진 태생의 중국계 미국인 지리학자이자 세계적으로 인문지리학의 대가로 인정받으며 국제지리학연합으로부터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한 지리학자 이-푸 투안의 대표작이다. 1977년에 처음 출간된 이후로 40년 가까이 독자들이 끊임없이 찾는 인문지리학의 고전이다.
제3의 장소 - 작은 카페, 서점, 동네 술집까지 삶을 떠받치는 어울림의 장소를 복원하기제1의 장소인 가정, 제2의 장소인 일터 혹은 학교에 이어, 목적 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리는 제3의 장소의 중요성을 사회학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왜 제자리에 대해 생각해야 할까?
제자리에 있다는 것 p.10, 클레르 마랭 지음, 황은주 옮김
이처럼 자리를 바꾸는 데에는 항상 상징적 폭력과 떼어냄의 형식이 존재한다. 그러나 거기에는 해방의 환희, 해방이 야기하는 소란에 서린 즐거움, 다른 자리 잡음의 실험이 불러일으키는 흥분도 존재할 것이다.
제자리에 있다는 것 p.13, 클레르 마랭 지음, 황은주 옮김
우리는 스스로 하나의 자리, 쉼터, 피난처, 안전기지가 되고자 한다.
제자리에 있다는 것 p.16, 클레르 마랭 지음, 황은주 옮김
사람, 장소, 환대현대의 지성 시리즈. 이 책의 키워드는 사람, 장소, 그리고 환대이다. 이 세 개념은 맞물려서 서로를 지탱한다. 사람임은 일종의 자격이며, 타인의 인정을 필요로 한다. 우리는 환대에 의해 사회 안에 들어가며 사람이 된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자리/장소를 갖는다는 것이다.
공간과 맺는 관계는 정체성에 관한 철학적 문제이기도 하다.
제자리에 있다는 것 p.19, 클레르 마랭 지음, 황은주 옮김
일반적으로 '집'은 안전한 보금자리이지만, 물리적으로 불안하고 심리적으로 안정되지 않은 '집'도 분명 존재한다. 한로로의 <ㅈㅣㅂ> 추천추천
왜냐하면 자리는 자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사물의 자리든 사람의 자리든 마찬가지다.
제자리에 있다는 것 p.27, 클레르 마랭 지음, 황은주 옮김
세상을 감당하기 위해 질서를 세우고 부분적으로 파악하는 일. 단지 책상을 정리 정돈하는 일에서부터.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집착에 가까울 만큼 자연계에 질서를 부여하려 했던 19세기 어느 과학자의 삶을 흥미롭게 좇아가는 이 책은 어느 순간 독자들을 혼돈의 한복판으로 데려가서 우리가 믿고 있던 삶의 질서에 관해 한 가지 의문을 제기한다.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엄연한 하나의 사실이다.
죽음의 부정 - 복간본퓰리처상 수상, 인간 실존에 관한 답을 제시한 죽음학 분야의 고전, 국내 초판 출간 12년 만의 복간. 죽음을 향한 호기심과 두려움 사이를 오가는 인간의 심리를 탁월하게 분석해낸 책이다.
제자리에 있으라는 것은 침묵하라는 의미며, 우리가 이해해서는 안되는 것, "보아서는" 안 되는 것에 대해 말하지 말라는 의미다.
제자리에 있다는 것 p.29, 클레르 마랭 지음, 황은주 옮김
규정지은 세계에서 벗어나기-알을 깨다 <데미안> 유토피아의 상황성에 대한 이야기는 <판타지는 현실에 어떻게 바꾸는가> 목록에서 벗어나기 <설국열차>
데미안문예출판 세계문학선 네 번째 저서. 카프카의 재능을 가장 먼저 인정한 비평가이며 동서양 문화와 사상에 정통한 해세는 치밀한 내면 관찰을 통해 격렬한 세계사의 흐름을 짚어내 전세게 독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판타지는 어떻게 현실을 바꾸는가‘판타지가 어떻게 의미 있을 수 있는가’, ‘판타지는 어떤 역할을 하는가’라는 두 가지 질문을 던지며, 우리를 판타지 문학의 세계로 초대한다. 진실성, 사실주의와의 관계, 장르에 따른 결말의 특징, 작품에 흥미를 더하는 메타포, 신인 작가들이 기존의 세계관을 전복하는 방식 등 아홉 가지 관점으로 판타지 문학의 의미와 역할을 밝혀나간다.
여기서 우리는 자리가 지속적인 헌신, 소속의 동의어임을 알 수 있다. 자리는 장소만큼이나 시간과 관계를 맺는다.
제자리에 있다는 것 p.43, 클레르 마랭 지음, 황은주 옮김
때때로 출발은 뿌리 뽑히기와 뿌리 내리기를 함께 수행하는 이중 논리로 이루어진다.
제자리에 있다는 것 p.49, 클레르 마랭 지음, 황은주 옮김
새로운 자리 잡기라고 했을 때 민들레 홀씨가 퍼져나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지금 한창 보고 있는 네이버 웹툰 <오사카 환상선>도 떠오르고.
우리는 사회적 게임의 체스판 위 한 칸에서 옴짝달싹 하지 못하며, 가격 인하 스티커가 붙은 상자 안에서 처럼 하나의 정체성 안에 갇힌 자신을 발견한다.
제자리에 있다는 것 p.54, 클레르 마랭 지음, 황은주 옮김
가격 인하 스티커가 붙은 상자라는 표현에서 <가난의 명세서>가 떠올랐다. 금전적인 결핍이 선택을 제한하고 '가난'의 꼬리표를 내면화하게 하는 것 또한 달리 말하면 가난의 자리일 테니.
가난의 명세서 - 자아에 가격 매기기10년의 지출 내역으로 가난의 정체성을 탐구한 『가난의 명세서』. 청년 빈곤의 일상과 감정, 가족과 세대의 서사를 통해 가난이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가난은 단순한 결핍이 아닌 ‘존엄’의 문제임을 드러낸다.
공공장소, 공용 공간이나 공유 공간은 중립적이지 않다.
제자리에 있다는 것 p.61, 클레르 마랭 지음, 황은주 옮김
앞에 꽂아뒀던 <사람, 장소, 환대>에 더해 <선량한 차별주의자>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한 바 있다.
선량한 차별주의자평범한 우리 모두가 ‘선량한 차별주의자’일 수 있다고 말하는 도발적인 책이다. 현장과 밀착한 인권·혐오문제 연구를 진행해온 연구자답게 이번 책에서 쉽고 재미있는 대중적 글쓰기를 선보인다.
따라서 어떤 것도 자신의 치수에 맞춰지지 않은 공공장소에서 제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가 있다면, 그 책임은 사회에 있다고 해야 한다.
제자리에 있다는 것 p.62, 클레르 마랭 지음, 황은주 옮김
딱 맞는 책은 아니지만, 당사자 연구를 소개하면서 시대에 따라 달라진 장애 인식에 대한 접근 변화를 알 수 있어서 책꽂기.
책임의 생성 : 중동태와 당사자연구 - 심문과 자책의 언어에서 인책과 책임의 언어로간과하기 쉬운 일상의 질문에 철학적 도전을 부단히 이어온 고쿠분 고이치로와, 뇌성마비 장애인이자 전직 소아과 의사, 현재는 장애 당사자연구 분야에서 주목받는 연구자인 구마가야 신이치로의 공동연구를 대중 강연 통해 풀어내고 책으로 엮은 첫 작업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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