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생물학에 대해 무지하지만 ^^;; DNA와 카라마조프라니 어떻게 전개될지 신기합니다.
@히어로 님께서는 생물학을 오랫동안 연구하셨는데 힘들지는 않으셨는지? 어떤 점들이 좋으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카라마조프의 피
D-29

거북별85

히어로
솔직히 말하면 생물학을 무진장 사랑해서라기보다는 그게 저에게 잘 맞았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예전처럼 생물학에 열정이나 흥미를 많이 느끼지 못하고 있답니다. 문학이 더 좋아요^^ 그러나 밥벌이로 할 줄 아는 게 생물학이라 아직은... 생물학은 과학 중에서도 인문학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수학과 가장 먼 학문이라고 말할 수도 있고요. 요즘엔 수학이 많이 접목되어 좀 위상이 달라졌지만요. 생물의 신비라는 게 언제나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밝혀진 부분보다 많고, 그것들을 발견하면서 얻는 희열은 무생물의 신비를 발견하는 것보다 저에겐 더 크게 다가왔었답니다. 연구가 힘들었지만, 모든 직업이 힘들다고 보는 저로서는 제가 더 힘들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거북별85
맞아요~~~^^ 저도 첨에는 아이들 과탐 과목 중 물리 화학 지구과학 생물 중 아무거나 선택하면 되지 않나~^^;; 하는 무지한 생각을 했는데 인문학에 관심이 있다면 생물학이 이 중 인문학과 가장 가깝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인물이나 어떤 존재를 분석할 때는 지구과학이나 물리학보다는 훨씬 도움이 되는거 같아요
@히어로 님은 생물학에 뛰어난 능력을 가지셔서 오랫동안 이 분야에서 일하신거 같은데 잘하는 것과는 별개로 열정이나 흥미가 덜해지시는게 약간 안타깝고 신기합니다
전 아직 탁월하게 잘하는데 흥미가 떨어진 적이 없어서^^;;
화제로 지정된 대화

히어로
6월 17일 오늘은 1부 '나는 누굴 닮았을까?' 중 2장 '반반일까?'를 함께 읽고 나눕니다. 이 장에서는 우리에게 익숙한 용어인 DNA에 대한 기본 지식을 전달합니다. DNA, 유전자, 유전체, 게놈, 염색체 등등 알 듯 모를 듯한 개념들을 정리하는 기회로 삼아 보아요. 자손에게 전달되는 건 염색체 상태로 되는 거라는 사실도 숙지하시면 좋겠습니다. '카라마조프적'인 그 무엇을 생물학적으로 접근해가는 내용이라 그 부분에 착안하셔서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이번 장에서는 문학적인 부분이 적어서 죄송한 마음이지만, 네 아들의 각기 다른 캐릭터가 과연 아버지 표도르의 DNA에 의해서만 가능할지에 대해서도 한 번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이 내용 말고도 도스토옙스키나 카라마조프나 기타 관련 질문들, 잡담들도 환 영합니다^^

소리없이
“ 우리도 조금 뒤에 자세히 살펴보긴 하겠지만, DNA는 RNA를 합성하고 RNA는 단백질을 합성해내는 템플릿이 된다. 센트럴 도그마라고 부르는 이러한 과정에서 최종 결과물이 단백질이기 때문에 DNA는 오로지 단백질 합성에 필요한 물질일 뿐이었다. 그러나 과학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생물학자들은 단백질 말고도 DNA에서 최종적으로 생성되는 다른 물질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가령, 중간 생성물에 불과하다고 여겼던 RNA가 그 자체로서 기능을 한다는 사실과 애초부터 단백질 합성을 위한 템플릿으로 사용되지 않을 DNA에서 마 이크로 RNA가 만들어져서 여러 단백질을 조절하고 있다는 사실 등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약 십여 년 전부터는 마이크로 RNA의 연구가 활발해졌고 어떤 특정 마이크로 RNA의 돌연변이나 비정상적인 발현이 질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도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다. 단백질이 아닌 RNA가 유전 형질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
『닮은 듯 다른 우리 - 유전자, 센트럴 도그마, 인간다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김영웅 지음
문장모음 보기

소리없이
덕분에 여러 모로 유익한 책을 무척 재밌게 읽 어 나가고 있습니다. 아직 많이 읽지는 못해서 뒷 부분에 언급이 되는지는 모르겠느나 이러한 DNA와 단백질합성, DNA 복제 및 유전형질의 발현 등은 인간 및 포유류만 그러한지, 아니면 지구 상의 모든 동식물, 박테리아 등에서도 정확히 같은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는지, 이와 같은 방식도 일종의 진화의 산물인지, 지구에 생명체 출현 시부터 같은 방식으로 이어져 오는 것인지도 궁금합니다.

히어로
DNA에서 RNA가 생성되고, RNA에서 단백질(Protein)이 생성됩니다. 이 과정을 센트럴 도그마라고 부르고요. 이것은 DNA를 유전정보 그릇으로 이용하는 모든 생명체에서 동일하게 작동하는 우주적인 메커니즘입니다. 진화의 산물이라는 표현보다 태곳적부터 간직되고 유지되어온 생명체의 근원적인 작동원리라는 표현이 정확합니다. 아직 과학계에서는 생명의 기원에 대한 정답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떤 생명체가 가장 먼저 지구상에 나타났는지는 추측만 하고 있어요. 그러나 그것이 단세포 생명체일 것이라는 가정은 설득력이 높습니다. 그 단세포 생명체 역시 센트럴 도그마를 이용했을 게 틀림없답니다.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방법은 한 가지 밖에 보고된 바가 없거든요. DNA의 유전정보를 그대로 단백질의 언어로 번역해서 나타내야 하니까요. 신기하죠?^^

소리없이
이해가 너무나 잘 되도록 자세하게 말씀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DNA를 유전정보 그릇으로 이용하는 모든 생명체가 태곳적부터 그 오랜 시간을 같은 방식으로 유전정보를 단백질의 언어 로 번역해서 나타내어 오고 있다'니 정말 신기합니다. 이렇게 즐겁게 생명과학에 관한 책을 읽어본 적이 있었나 싶기도 합니다^^ 책을 알게 된 이후로 관심있을 법한 지인들에게 몇번 소개도 했습니다^^
서이음
와~~ 짧은 분량이지만 기초지식이 전무한 저는 AI의 도움을 받아가며 한참 걸려 읽고 근근히 '대략적인 이해'에 도달하였습니다. 간신히 DNA와 염색체의 개념에 대해 이해했는데, RNA가 나오고 또 마이크로 RNA까지 나오자 책을 한번 집어던질 뻔했네요... 그래도 생물학적 지식이 조금씩이나마 쌓이는 듯하여 뿌듯합니다. ^^(벌써?ㅎㅎ)
그나저나 AI를 쓴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젠 AI없이 어떻게 살았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네요.

히어로
ㅋㅋㅋ 수고하십니다. 언제 이런 공부를 해보겠나 하는 생각으로 즐겨주시면 좋겠습니다. DNA-RNA-Protein 이 순서, 센트럴 도그마만 간단히 이해하면 됩니다^^

히어로
ㅋㅋ 집어던지지 않아주셔서 영광입니다^^ 즐겁게 생물학을 접하신다니 저로서는 정말 기쁜 일입니다. 소개까지 해주시고 참 고맙습니다. 이 책이 잘 알려지지 않아 제 마음 한 편엔 아쉬움이 늘 있답니다 ㅜㅜ
서이음
앗, 지인들에게 소개했다고 하신 분은 @소리없이 님이셨는데요,
좌우지간 감사인사를 먼저 받은 셈이 되었으니 저도 부지런히 주변에 소개하겠습니다, 작가님!

소리없이
좀 다른 얘기지만요, 책표지가 너무 귀엽고 예쁩니다~

히어로
표지 저도 참 좋아요. 그런데 도스토옙스키를 너무 가린 게 아닌가 싶어 아쉬운 면도 있답니다.

로마나
도스토옙스키의 장편 소설 추천도서
1번 도스토옙스키 모르는 사람은? 「죄와 벌」
2번 도스토옙스키가 누군지 아는데 읽기 겁이 나는 사람은? 「매핑 도스토옙스키」
3번 도스토옙스키 읽기 중도 포기한 사람은? (스.....?)
4번 도스토옙스키 더 깊게 읽고 싶은 사람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3번을 못 들어서 궁금했는데 「스쩨빤치꼬프 마을 사람들」인 거죠? 재미있다고 하시니 중도포기한 사람도 읽을만큼이면....정말 궁금해집니다. 저도 얼렁 읽어봐야 겠어요!^^
문학적 수사인 ‘피’는 생물학적으로는 ‘유전’을 의미하고, 분자생물학적으로는 ‘DNA’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p24
‘카라마조프적’이라는 표현의 의미를 카라마조프가에 흐르는 그 무엇, 소위‘유전’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카라마조프가에서 대를 이으며 전해지는 DNA 일 것이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라는 소설의 맥락에서 이 DNA는 곧 아버지 표도르의 정자 안에 있는 DNA이다. 생물학적으로 볼 때 그 DNA만이 아버지로부터 네 아들들에게 공통적으로 전달된 유일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장차 네 아들이 될 수정란의 탄생에는 표도르의 DNA만 존재했던 게 아니라 그의 세 아내의 DNA와 세포질 전부, 즉 핵만 제공한 정자와는 달리 난자의 경우는 세표 전체가 사용되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과연 우린 ‘카라마조프적’이라는 표현을 표도르의 DNA 만으로 해석하는 입장을 고집할 수 있을까? p33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 등장하는 네 아들은 제각기 다른 특징을 지닌 인물로 묘사된다. 그러나 이들도 사람이자 하나의 생명체이기에 피할 수 없는 생물학적 공통점을 가진다. 바로 아버지 표도르다. 이 공통점은 문학적으로 표현하자면 ‘카르마조프가의 피’라고 할 수 있고, 세포 생물학적으로 표현하자면 ‘표도르의 정자’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며, 분자생물학적으로 표현하자면 ‘표도르의 DNA’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p35
전문 생물학 용어로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합니다, ^^;;
유전자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유전 형질을 나타내는 원이 되는 인자” p44
불과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유전자는 ‘단백질을 만들어 내는 DNA조각’정도로 이해되고 있었다.
그러나 과학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생물학자들은 단백질 말고 DNA에서 최종적으로 생성되는 다른 물질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p45
세포 자체만으로 판단할 땐 정자보다 난자가 수정란에 기여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수정이 되어 둘이 하나로 합쳐진다는 생물학적인 의미는 세포융합이 안 핵융합, 즉 정자의 핵과 난자의 핵이 하나로 합쳐지는 사건이었다. p48
DNA 복제가 중요한 이유는 유전형질을 자손에게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함이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이유도 정확한 DNA 복제로 인한 유전 형질의 전달로 설명할 수 있다. 자녀가 엄마와 아빠를 닮는 이유 역시 마찬가지로 정확도 높은 DNA 복제를 설명하지 않고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카라마조프적’이라는 표현에서 ‘표도르의 DNA’가 아닌 ‘표도르의 유전자’라는 조금 더 구체적인 해석을 할 수 있게 되었다. DNA의 모든 부분이 아닌, 전체의 약 1%에 해당하는 유전자 부분만이 가계에 흐르는 무언가를, 즉 유전형질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p49~50
소설 제목을 ‘표도르의 유전자’라고 한다고 책을 읽고 싶지 않을 거 같네요.^^;;
앞장에도 많은 생물 용어가 나와서 어려워 보이지만^^;; 소설에 대입시켜 생물지식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알게 된 거 같아 뿌듯합니다. 게다가 어릴 때 읽고 다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반정도 읽고 있어서 좀 더 흥미진진합니다.

히어로
쓰쩨빤치코보 마을 사람들 맞습니다^^ 가독성이 좋고 그리 길지 않아 후딱 읽으실 수 있을 거예요.
’닮은 듯 다른 우리‘를 좋은 시선으로 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모임의 목적은 생물학 지식 전달에 있기보다는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조금 더 풍성하게 이해하기 위해서이니 너무 생물학 공부에 스트레스 안 받으시면 좋겠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히어로
6월 18일 오늘은 제1부 '나는 누굴 닮았을까?' 중 제3장 '반반이 아닐까?'를 함께 읽고 나눕니다. 1,2장과 달리 3장에서는 아버지 표도르의 DNA를 문학적으로 분석합니다. 돈, 광대, 호색, 무정으로 저는 해석해 보았답니다. 물론 이런 DNA가 있을 리는 없겠지만 상상의 나래를 펴본 것이지요.
1,2장에서 우리는 모든 인간이 엄마와 아빠로부터 DNA를 절반씩 물려받는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러나 그건 수정란이 탄생할 때의 이야기에 불과합니다. 왜냐하면 DNA는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조금씩 돌연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세포가 37조개의 세포로 분열하고 분화하는 동안 DNA는 어마어마하게 많은 돌연변이를 일으키게 되겠지요. 그러므로 모든 염기서열은 엄마와 아빠로부터 받은 DNA 염기서열과 달라지게 됩니다. 책에서는 돌연변이가 어떻게 일어나고, 또 그 오류를 수정하는지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동반됩니다. 생물학적인 내용이지요.
그러나 우리는 생물학적인 내용에 천착할 필요 없이 카라마조프적인 그 무엇이 네 아들에게 전달이 되기 위해서는, 카라마조프 DNA는 적어도 돌연변이가 일어나지 않아야 된다는 문장을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혹은 반대로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겠네요. 네 아들이 다른 이유는 그 카라마조프 DNA가 조금씩 돌연변이가 생겨서 나타난 결과일지도 모른다고요. 이렇게 여러 가지로 생물학과 문학을 짬뽕시켜 상상의 나래를 펴보는 것도 나름 이 책을 읽는 재미 중 하나이리라 생각합니다.^^

거북별85
“ 그러나 확률은 확률일 뿐 무작위적인 오류는 1%에서 발생할 수도 있다. 암이 발생하는 원인은 주로 두 가지를 일컫는다. 유전과 환경이다. 그런데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암의 발생 원인은 부모로부터 물려 받은 유전력이나 건강에 나쁜 환경에 노출되는 이유보다는 무작위로 발생하는 DNA복제 오류로 인한 돌연변이가 더 주요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
『닮은 듯 다른 우리 - 유전자, 센트럴 도그마, 인간다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김영웅 지음
문장모음 보기

거북별85
보통 암은 유전이나 환경때문에 생긴다고 생각했는데 무작위로 발생하는 DNA 복제 오류로 인한 돌연변이 때문이라면 예방의 개념이 좀 막막할 거 같기는 합니다.
표도르 카라마조프를 돈DNA+ 광대 DNA + 호색 DNA + 무정 DNA로 요약한 내용이 재미있었습니다. 그나저나 이런 식이면 표도르의 DNA 중에 좋은 DNA는 있는걸까요??^^;;

히어로
맞습니다. 암도 일종의 우연 혹은 운으로 걸릴 수 있죠. 선천성 증후군, 예를 들어 다운증후군도 마찬가지랍니다. 다운증후군 아이의 부모는 다운증후군이 아니잖아요. 유전이 아닌 거죠. 수정란이 만들어질 때 정자나 난자로부터 염색체 하나가 더 있는 채로 수정되기 때문이랍니다. 우연 혹은 운이라고 할 수 있겠죠. 예방은 할 수 없겠고요. 그래서 실질적으로 암의 예방은 환경으로 인한 부분을 조심하는 것밖엔 없다고 볼 수 있어요.
표도르의 DNA 중 좋은 DNA를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모든 게 표도르의 DNA 때문이라면 (당연히 아니겠지만) 드미트리의 순박하고 명예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격, 이반의 명철한 부분, 알료샤의 선한 부분 등도 물려받은 거라고 해석해야겠죠. 유전에 선악이 없으니까요.
작성
게시판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