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축해진 뼈’의 신체 비평 Somatic Criticism
스타벅스의 공포는 단순히 정신적인 것이 아니에요. 멜빌은 이를 "뼈가 안쪽에서부터 살을 적신다"라는 신체적 은유로 표현해요.
외적 조건, 바다, 폭풍 이 아니라, 에이해브의 광기에 전염되어 내면에서부터 영혼과 육체가 썩어 들어가고 있음을 표현한거죠.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과 도덕적 패러독스
스타벅스는 선량하고 이성적인 기독교인입니다. 그런 그가 맞이한 종교적·윤리적 모순은 합법적인 권력, 선장의 명령 에 순종하는 행위가, 어떻게 가장 거대한 악, 신을 거역하는 것이 되는가?입니다.
맹목적인 순종과 시스템에 대한 순응이 어떻게 인간을 영적 파멸로 이끄는지 보여줘요.
모비딕 마지막 항해
D-29

서설

kontentree
스타벅스는 에이해브를 쏠 수 있는 기회가 123장 머스킷총 에서 있었음에도 법과 질서라는 도덕적 관습 때문에 총을 내려놓았어요.
그러나 그가 깨달은 진실은, 악당의 명령에 복종하는 방관자 역시 신의 뜻을 거역하는 공범일 뿐이라는 회한이죠.
잔해
에이해브의 내가 추격당하고 있다 는 자각과 스타벅스의 명령에 따르는 것이 죄악 이라는 고백은 정확히 맞물려 있습니다.
피쿼드호라는 사회 시스템 전체가 가짜 주체인 에이해브의 광기에 속아 파멸로 가고 있었아요.
특히 스타벅스의 '축축해진 뼈'는 부당한 권력을 알면서도 저항하지 못하고 시스템의 노예로 남은 지식인의 정신적 부패를 보여주는 징표죠. 그는 도덕적 나침반이 있었음에도 방관함으로써 에이해브보다 더 큰 죄로도 볼 수 있을 듯 해요.
여섯모서리
조금 정형화일 수도요. 에이해브가 고래에게 추격당하고 있음을 깨달았을 때의 그 우주적 전율을 보세요. 그는 자신이 사냥감으로 전락했음을 직감하면서도 항해를 멈추지 않아요. 이것이 바로 비극적 초인의 면모입니다. 또한 스타벅스의 공포는 나약함의 증거가 아니라, 에이해브라는 거대한 블랙홀 같은 의지, Willpower 앞에 선 평범한 인간이 느낄 수밖에 없는 정신적으로 흔들리는 중입니다. 두 사람 모두 운명에 걸린 실존들이라 생각합니다.
renee
에이해브는 자신이 추격자라는 마지막 이성적 착각마저 빼앗긴 채 운명으로 들어가고 있고, 스타벅스는 선량한 복종이 도리어 자신을 안에서부터 무너뜨리는 중이었음을 깨닫네요. 멜빌은 결전을 앞두고 이 두 사람의 내면을 완전히 벗김으로써,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깊은 고독과 도덕적 마비를 같이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요.
영혼의너그러움
아가리, 저 아가리! 절절한 가슴으로 올린 모든 기도의 결과가 이것이란 말인가?
『모비 딕 - 하』 135. 추격 - 셋째 날,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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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너그러움
정든 아내 메리와 아들의 모습이 "창백한 후광으로 희미해지는" 것은, 시스템의 광기에 동조한 인간이 도덕적 나침반을 상실해가는 해체 과정이라고 밖에..
그 스타벅스가 고래의 아가리( 입이죠.ㅋㅋㅋ본문에 충실하다 보니, 죄송합니다) 앞에서 "평생을 충실하게 살아왔건만 기도의 결과가 이것인가."
이 때, 멜빌은 기독교적 신정론, Theodicy의 파산을 말해요. 신실하게 법과 질서를 지킨 자가 왜 이 부조리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가?
욥기가 던졌던 해답 없는 질문이 20세기의 실존적 허무주의보다 한 세기 앞서 바다 위에서 재현됩니다.

kontentree
저만 가까스로 살아남아서 이렇게 말씀드리러 왔습니다.
- 욥기
『모비 딕 - 하』 에필로그,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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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ntentree
맞아요. 사실 모비딕 자체가 '욥기'의 오마주이죠.
멜빌이 그냥 욥기를 가져다 쓴 게 아닙니다. 소설 곳곳에 힌트를 심어두긴 했어요.
고래 '모비 딕'의 정체도 욥기 41장에는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괴물 '리바이어던(Leviathan, 악어 혹은 거대 해양 괴수)'이 등장하고 멜빌은 소설 속에서 모비 딕을 이 리바이어던과 동일시했쟎아요. 인간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는 압도적인 자연 또는 신의 권능을 뜻하죠.
이슈마엘의 생존도 그렇구요. 소설의 유일한 생존자인 이슈마엘이 살아남아 이 비극을 전할 때, 멜빌은 욥기 1장 15절의 구절을 그대로 인용한 것도 에필로그에서 보시다시피요.
착한 사람은 복을 받는다 는 기독교적 믿음, 신정론이 깨진 것이며, 과거 욥기가 던졌던 신은 왜 의인에게 고통을 주는가?라는 질문을 현대적인 허무주의로 풀어낸 것이란 영혼의 너그러움님 말씀 잘 들었어요.
여섯모서리
영혼의 배가 항해를 시작하네. 어떤 자는 썰물에, 어떤 자는 얕은 물에서, 어떤 자는 만조에 죽지. 나는 늙었어. 가장 높은 물마루로 일어선 파도 같은 심정일세. 자, 악수를 하세
『모비 딕 - 하』 135. 추격 - 셋째 날,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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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모서리
에이해브는 자신의 실존이 '가장 높은 물마루로 일어선 파도' 같다고 말해요. 파도는 가장 높이 솟구친 바로 그 다음 순간에 흔적도 없이 부서져 내립니다. 에이해브는 종말이 임박했음을 직감하면서도, 그 파멸의 정점이야말로 자기 인생의 가장 찬란한 순간임을 받아들이네요.
여섯모서리
그들은 손을 맞잡고 서로의 눈을 응시했다. 스타벅의 눈물은 두 사람의 시선을 붙여 놓는 아교였다.
『모비 딕 - 하』 135. 추격 - 셋째 날,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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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모서리
파멸 속에서 빛나는 마지막 인간성.
멜빌이 이 항해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은 '인간적인 온기'인가요.
여섯모서리
제 몸을 꿰뚫고, 침착하며, 기대에 차게 만드는, 전율의 정점에 못 박히는 것은 뭔가? 미래는 텅 빈 윤곽과 골격만으로 앞에서 헤엄치고, 과거는 어찌된 일인지 전부 희미해지는구나.
『모비 딕 - 하』 135. 추격 - 셋째 날,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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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모서리
시간성의 상실과 도덕적 마비
스타벅스의 내면 고백이에요. 에이해브의 의지에 몰입된 스타벅스는 과거, 정든 아내 메리와 아 들도, 미래, 귀향의 희망도 모두 잃어버립니다. 뇌가 얼어붙고 시간의 축이 무너지면서 오직 '파멸할 현재'라는 전율의 정점에 못 박힌거죠. 부당한 권력에 저항하지 못하고 끝내 동조해 버린 지식인이 맞이하는 정신적 마비 상태를 심리학적으로 표현해요.
잔해
어제 새로 찔려 몸속에서 녹슬어 가는 작살들 때문에 괴로운 모비 딕은 하늘에서 떨어진 타락한 천사들에게 사로잡힌 것 같았다.
『모비 딕 - 하』 135. 추격 - 셋째 날,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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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해
신화적 존재로서의 고래
멜빌은 모비 딕을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밀턴의 실락원에 나오는 '타락한 천사 Fallen Angel '로 묘사합니다.
인간들이 꽂아 넣은 작살들이 몸속에서 녹슬어 가며 괴로워하는 고래의 모습은, 인간의 악의와 증오를 온몸으로 짊어진 우주적 존재의 장엄함.
고래는 악당이 아니라, 인간의 추악한 도전을 받아내고 있는 신화적 그림이라 생각해요.
잔해
그럴 수 없을 땐 죽는 건 에이해브만으로 충분하다... 보트에서 제일 먼저 뛰어내리는 자가 있다면, 그자에게 작살을 던지겠다. 너희들은 별개의 존재가 아니라 내 팔이며 내 다리다.
『모비 딕 - 하』 135. 추격 - 셋째 날. ,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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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해
그는 선원들을 도망치지 못하게 위협하며 생명과 영혼을 지워버리고, 오직 자신의 복수를 수행할 도구로 여기는 한나 아렌트가 말한 전체주의적 지배의 문학적 은유입니다.
영혼의너그러움
이를 드러내고 웃는 고래야, 나도 웃어 주마!
그래 봐야 곰팡내 진동하고 소금에 잔뜩 절여진 죽음이겠지만.
오, 플래스크, 죽기 전에 빨간 버찌를 한 알만 먹고 죽었으면!
『모비 딕 - 하』 135. 추격 - 셋째 날.,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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