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까지의 내용은 주로 개도국이나 민족/종교적 파벌이 뚜렷했던 국가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어 한국과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도 파벌화의 위험이 없지는 않은데, 요즘은 부동산/성별이 그 트리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읽기모임합니다.
D-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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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믿을 수가 없었죠. 지금도 전쟁이 일어난 게 믿기지 않아요. 다리스의 말이다. 하지만 외부 관찰자들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유고슬라비아 붕괴의 위험 신호를 알아챘다. 1990년 10월, 미국 중앙 정보국은 유고슬라비아가 2년 내에 해체될 것이며 내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런 예상을 하게 된 한 가지 이유는 시민들이 각기 다른 종족 파벌로 꾸준히 뭉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중앙 정보국의 예상은 적중했다. 1년 반 뒤에 대규모 전쟁이 발발했다.
중앙 정보국의 다른 예상도 적중했다. 세르비아인들이 선동자가 된다는 것이었다. 이 보고서는 밀로셰비치와 세르비아 극단주의자들이 폭력 사태의 지휘자가 되며 민족주의를 활용해서 세르비아인들을 결집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일반 시민들은 내전을 예상하거나 누가 내전을 시작할지 알지 못한다. 실제로 종족 사업가들이 자신들에게서 관심을 돌리기 위해 다른 집단을 비난할 때 대개 보통 시민들은 잘못된 방향을 내다본다. 하지만 내전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어디를 보아야 할지를 안다. 사람들이 가장 의심하는 집단이 아닌 경우가 많다. ”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 아노크라시, 민주주의 국가의 위기』 바버라 F. 월터 지음, 유강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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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부터 상황이 악화되었다. 무슬림들은 정부가 기독교도들의 폭력을 부추긴다고 비난하면서 자체 무장 집단을 결성했다. 고전적인 〈안보 딜레마〉 상황이었다. 폭력 사태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자위를 위해 무장을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적들에게 전쟁을 원한다는 확신을 심어 주는 것이다. ”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 아노크라시, 민주주의 국가의 위기』 바버라 F. 월터 지음, 유강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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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다나오 무슬림들이 반란을 일으킨 이유는 무엇일까? 필리핀이 점점 더 아노크라시로 변모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 이유 중 하나였다. 마르코스가 집권한 1965년, 그는 민주주의에 가까운 정치 체제(정치체 점수 +5점)를 물려받았다. 그는 4년 만에 이 체제를 잠식해서 확실한 아노크라시 구간(+2점)이자 내전이 벌어지는 티핑 포인트에 가까운 지점까지 몰아갔다. 개인과 소수 집단의 권리를 약화하고, 정부 권력을 확대하고, 법치를 잠식하고, 사법부의 독립성을 축소하고, 대통령 권력에 대한 수많은 견제를 제거한 결과였다. 파벌화도 극심해졌다. 제2차 세계 대전 종전 이래 필리핀 정치는 지역의 정치 집단 ─ 북부의 가톨릭과 남부의 무슬림 ─ 이 마닐라의 후원을 놓고 경쟁하는 구도가 지배했다. ”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 아노크라시, 민주주의 국가의 위기』 바버라 F. 월터 지음, 유강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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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파벌화된 아노크라시에 불만을 품은 채 살아가는 종족 집단은 어디에나 많으며, 대부분은 반란을 일으키지 않는다. 예를 들어, 에티오피아에는 80개가 넘는 종족 집단이 있고 주요 종교만 최소 5개에 이른다. 하지만 오직 소수만이 조직을 이루어 정부를 공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역시 세계에서 종족적으로 가장 다양한 나라로 손꼽힌다. 360개가 넘는 부족과 종족-언어 집단이 있지만, 지금까지 4개 집단 ─ 암본인, 동티모르인, 아체인, 파푸아인 ─ 만이 무기를 들었다. 일부 집단이 나서서 싸우게 만드는 요인은 무엇일까? ”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 아노크라시, 민주주의 국가의 위기』 바버라 F. 월터 지음, 유강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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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0여 년간 학자들은 1백 년 가까운 내전의 역사에 관한 방대한 데이터 모음 몇 가지를 활용해서 하나의 답에 초점을 맞추었다. 학자들이 처음 발견한 한 가지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사실인데, 폭력적으로 바뀐 집단들이 대체로 정치 과정에서 배제되었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이런 집단은 투표권이 제한되고 정부 공직에 거의 전혀 들어가지 못한다. 정치권력에서 체계적으로 배제된다. 하지만 학자들이 발견한 폭력의 가장 유력한 결정 요인은 한 집단의 정치적 지위의 궤적이다. 일단 권력을 잡았다가 손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볼 때 사람들이 특히 싸움에 나설 가능성이 높았다. 정치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지위 격하downgrading〉라고 지칭한다. 이 주제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변이가 많지만, 내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나라에서 누가 폭력을 개시할지를 예측하는 신뢰할 만한 방법이다. ”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 아노크라시, 민주주의 국가의 위기』 바버라 F. 월터 지음, 유강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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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위 격하는 정치적, 인구학적 사실인 만큼이나 심리적 현실이기도 하다. 부유하든 가난하든, 기독교도든 무슬림이든, 백인이든 흑인이든 지위가 격하된 파벌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집단의 성원들이 자신들이 마땅히 누려야 하는 지위가 상실됨을 느끼고 그 결과로 원한을 품는다는 사실이다. 여러 사례에서 원한과 분노가 파벌을 전쟁으로 몰아가 는 듯 보인다. ”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 아노크라시, 민주주의 국가의 위기』 바버라 F. 월터 지음, 유강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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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가장 위험한 파벌은 한때 지배적이었으나 쇠퇴에 직면한 집단이다.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 아노크라시, 민주주의 국가의 위기』 바버라 F. 월터 지음, 유강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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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젊은 남성층의 보수화가 최근 자주 언급되고 있는데, 이 또한 같은 원리로 설명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객관적인 사실로 보면 한국 남성이 여성보다 차별받고 있다고 보기 어렵지만 (임금만 봐도 남성 쪽이 훨씬 높습니다), 과거와 상대적으로 비교해 자신이 온당하게 받을 것보다 못받고 있다고 생각되면 그 백래시가 강렬하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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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들은 압하지야인 같은 집단을 〈토박이sons of the soil〉라고 부른다. 전쟁을 벌이는, 지위가 격하된 많은 종족 집단이 이 유형에 해당한다.〈토박이〉는 한 지역의 원주민이거나 그 역사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들은 스스로 자신들이 태어난 땅의 정당한 상속자로서 특별한 혜택과 특권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집단이 지배적인 것은 그들이 다수 지위를 차지하거나 처음에 그 영토에 거주하거나 정복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이 〈토착민〉이라고 여기며, 나중에 그 땅에 정착하거나 지역의 주요 언어를 모어로 사용하지 않는 이들은 모두 〈외부자〉라고 규정한다. 1800년 이래 벌어진 내전을 다룬 한 연구에 따르면, 〈토박이〉 범주에 해당하는 종족 집단이 반란을 일으키는 비율은 약 60퍼센트로, 다른 범주 ─ 28퍼센트 ─ 에 비해 두 배 정도 높았다. 이런 집단이 위험한 이유는 저항 운동을 조직하는 역량이 강하고 불만을 느끼는 정도가 압도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둘 다 내전을 촉발하는 주체를 결정하는 데 주요한 요인이다. ”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 아노크라시, 민주주의 국가의 위기』 바버라 F. 월터 지음, 유강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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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리는 현재 미국의 MAGA와 이민반대흐름을 만드는 결정적인 감성으로 생각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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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21일(일)까지 3-4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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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자들은 대체로 어디서 내전이 발발하고 누가 내전을 시작하는지를 안다. 종족 파벌들이 지배하는 아노크라시 사회에서 지위가 격하된 이들이다. 그런데 무엇이 내전을 촉발하는 것일까? 무엇 때문에 한 나라가 결국 충돌로 치달을까? 시민들은 많은 고통을 흡수할 수 있다. 오랜 차별과 가난을 조용히 받아들이면서 서서히 몰락하는 고통을 견딘다. 참을 수 없는 것은 희망이 사라지는 현실이다. 한 집단이 미래를 내다보는데 계속 고통만 받을 뿐 아무 희망도 보이지 않을 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유일한 길로 폭력에 주목하기 시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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