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 주제를 미리 정해 그것에 대해 쓰려고 하지 마라. 더 안 써진다.
백지 앞에서
D-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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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햇볕
‘햇빛’과 ‘햇볕’은 ‘해’와 관련된 말이지만 의미가
서로 다르다.
‘햇빛’은 말 그대로 해의 빛이라는 뜻으로 밝기와
관련이 있고, ‘햇볕’은 해에서 내리쬐는 뜨거운 기운으로
온도와 관련이 있다.
그러니까 뜨겁게 내리쬐는 건 햇볕이고,
눈부시게 빛나는 건 햇빛이다.
빨래는 햇빛이 잘 들고 통풍도 잘되는 곳에 너는 것이 좋다.
햇볕은 쨍쨍 내리쬐고 실바람 한 점 없는 무더운
어느 여름날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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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녁/해질녘
‘해질녘’이 맞춤법에 맞는 말이다.
국어사전에서 ‘녘’을 찾아보면, ‘방향을 가리키는 말’
또는 ‘어떤 때의 무렵’이라고 나온다.
그러니 ‘해질녘’은 말 그대로 ‘해가 질 무렵’을 의미한다.
‘녘’이 들어가는 다른 말로,
날이 밝아올 무렵을 가리키는 ‘새벽녘’이 있다.
나는 어린 시절 해질녘에는 항상 대문 앞에서
엄마가 일을 끝내고 돌아오시기를 기다렸다.
나는 불면증 때문에 새벽녘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북녘의 동포들도 함께 이 노래를 부르는 날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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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타고난 미인이 자존감도 있고 예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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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상대적 불행이니까 전에 통신이 안 발달한 곳에서 사는 게 행복할 수도 있다. 남과 비교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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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예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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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는 또 뼈말라를 추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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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 읽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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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 칭찬 또한 외모 평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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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글 잘 쓰는 게 최고
장류진 작가가 얼굴이 예쁘긴 하다.
그런데 탤런트가 얼굴이 뛰어나면 연기가 파묻혀
연기파가 되기 어려운 것처럼 작가도 얼굴이 곱상하면
글을 상대적으로 못 쓰는 것처럼 생각된다.
대신 책은 더 잘 팔린다.
그러니 뭐든 다 장단점이 있는 것이다.
연기자는 무엇보다 연기 잘하는 게 최고이고,
작가는 글 잘 쓰는 게 최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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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솔직히 남자는 여자가 예쁘면 다 용서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나빠서 그런 게 아니라 본능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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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 년 동안 외모에 대한 강박을 나름대로 내려놓았다고 생각했는데 얼굴을 드러내놓고 일하는 직업을 갖다보니 그런 것도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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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외모를 가꾸는 게 뭐가 나쁜가. 칭찬 받으려고 화장 하는 거 아닌가. 그러면 솔직히 기분도 좋고. 자기 만족도 되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화장 하면서 행복을 느끼고 설레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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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만족이건 남에게 좋게 보이려고 하건 자기를 꾸미고 연출하는 건 나쁜 게 아니다. 남에 대한 예의일 수도 있는 것이다. 남 만나러 가는데 거지꼴을 하고 가면 그 상대방 기분이 어떤가. 꼭 자기를 무시하는 것 같은 불쾌한 기분을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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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에 맞는 관심사가 다를 뿐이다. 늙을수록 생활의 지지고볶음에서 나와 인생, 삶에 대해 떨어져서 좀 생각해 봐야 한다. 인간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은 솔직히 다 부질없는 짓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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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고작 고런 걸로 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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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 좀 떨어져야
심각하다면 심각한 것이고, 대수롭지 않으면 대수롭지
않은 것이다.
그때그때 다르다.
홍상수 영화처럼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인 것이다.
가능하면 그 안에서 나오는 게 좋다.
그대로 있으면 그 문제에서 놓여나기 어렵다.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중요한 결정을 하면 안 된다.
이상한 놈만 만나고 사기만 당할 수 있다.
시간이 약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자기 자식이 내 맘대로 안 되고 남의 자식처럼 객관적으로
보기 어려운 것하고 같다.
좀 떨어져서 보면 덜 진지하고 덜 심각해진다.
그걸 내 것이 아닌 것처럼 글로 옮겨라.
아니, 글로 옮기면 더 그렇게 되기 쉽다.
야밤엔 감성에 젖고 낮엔 이성(理性)이 작용해 낮 기준으로
그 글을, 자꾸 퇴고(推敲)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땐 그렇게 중요하던 것이 나중에 나이 지긋해
그것에 대해 가만 생각하면 “그땐 내가 왜 그랬을까?” 하고
웃음만 나올 뿐이다.
감정에 빠진 게 평상(平常)으로 돌아온 것이다.
거기서 나오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유행이니까 줄까지 서서 맛집을 찾아다닌다.
그런데 지금은 자기가 좋아하는 한식만 먹는다.
그게 다 부질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남 따라 하는 유행이 아니라 자기 실속만 차린다.
최은영 작가의 <백지 앞에서>처럼,
“타인이 원하는 것을 내가 원해 얻는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나의 기쁨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이렇게.
실은 이렇게 된 것은 좀 살다 보니 인정할 건 인정하고,
포기할 건 포기하고 내가 할 수 없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잘
구별하고 그래서 할 게 점점 단순해져서 그렇게 된 것이다.
할 수 없는 건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전엔 이런 것에도 소득 없이 기웃거렸지만.
그러니까 어느 정도 나이를 먹어야 한다.
젊을 땐 쉽게 포기가 안 되기 때문이고 그땐 그것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에서 쉽게 놓여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손에서 놓기 어려웠다.
내 것이 아니면 탁 놔버려야 하는데도.
그땐 내 것인지 확신이 안 선 것이다.
이젠 쓸데없는 건 많이 놓아버려 손바닥엔,
중요한 것만 남아
삶이 좀 더 단순해졌기 때문이다.
생긴 대로 사는 게 상책임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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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도 인간은 자기 위주로 생각한다. 힘들면 남을 생각하기 더 힘들고 심지어 상처를 준다. 그러니 평소에 자기를 건강하게 다스려 남에게 연민을 갖고 조금이라도 자기를 먼저 건강하게 유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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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선생들은 자기들처럼 성실하고 교칙을 잘 지키는 공부 잘하는 아이들만 좋아한 것도 사실이다. 나는 성생들에게 칭찬을 들은 기억이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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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 부모가 가난해서 이런 동네에 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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