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가 그런 감이 좀 있는 것 같은데, 그러나 특히 젊은 여자들이 하는 말이 외국인 들으면 그 한국어가 듣기 좋고 귀엽고 아름답다고 한다. 특히 한글 중 동그라미가 그렇게 예술처럼 보기도 좋다고 한다.
백지 앞에서
D-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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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를 무조건 적으로 돌리면 살기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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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인간 안에는 파괴, 폭력이라는 본능이 내재해 있다. 이런 원래가 세상엔 엄청나게 많다. 그걸 우선 파악하는 게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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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친일파를 속히 처단하고 한국은 민주주의가 발달해 다 장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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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전쟁은 막는다고 해도, 후회해도 바로 다시 전쟁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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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모 레비는 그 순간을 기억하며 이렇게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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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모 레비는 그 순간을 기억하며 이렇게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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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은 고통스럽게 죽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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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역사와 환경, 문화의 영향을 받는다. 거기서 자유롭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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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써야 확실히 그게 자신의 것이 되고, 남에게 그것에 대해 말할 때 확신에 차서 말하게 된다. 자기 것이 되어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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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자기 딸 김주애를 4대 차기 지도자로 정하고 결국 통일이 되면 이게 다 박살 나는 것을 알고 한반도 통일도 자기 이익 앞에선 무릎을 꿇게 한 것이다. 하여간 한 개인이 민족 전체를 나락으로 밀어 넣고 있다. 절대 그냥 두면 안 된다. 트럼프가 암살하게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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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피곤한 것도 없는 야간이었는데 헬스 러닝하면서 두 번 이나 어지러웠다. 이러다 언젠가는 분명히 쓰러진다. 다 각오하고 있어야 한다. 날씨가 더운 게 몸에 안 좋아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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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안 읽으면 그렇게 하기 어렵다
책 안 읽는 중생(衆生)을 믿으면 큰일 난다.
기대를 하면 실망이 크기 때문이다.
그들은 절대 책에 빠진 내가 바라는 대로 안 된다.
그건 책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책을 읽어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을 무시해서 그런 게 아니라 원래
그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책 안 읽는 평범한 인간은 다 그렇다.
할 수 없는 일이다.
기대할 수가 없다.
의심해야지 전적으로 믿기만 하면 정말 위험하다.
거기에 다 걸면 반드시 실망하고 후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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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가 발달하니까 방송과 신문도 망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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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절대 의식하지 말고 자기 기질에 맞게 사는 게 가장 잘 사는 비결이다. 기질이 강하면 주류에 낄 필요가 절대 없다. 그냥 내 기질 실현하며 끝까지 버티는 게 이기는 것이다. 이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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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서 뭘 바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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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잠을 1시간 반만 자고 근무하니까 별로 컨디션이 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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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대가리들이 지나가는 말로 한 말이나 자꾸 하는 말을 눈치가 빠른 출세에 눈이 먼 인간은 그것만 집중적으로 한다. 이래서 조직에 오래 있으면 머리가 썩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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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편안했던 순간들
어릴 적 편안했던 기억은 좋은 추억으로 거의 윤색(潤色)된다고
하지만 지금 생각해도 가장 편안했던 순간이 가끔 떠오를 때면
저절로 다시 지금 편안함 속으로 스르르 빠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몸과 마음이 다 이완(弛緩)되니 아주 편안한 상태가 된다.
어릴 적 편안한 기억은 지금의 편안함을 부른다.
거꾸로 지금 편안하면 편안한 기억을 부르기도 한다.
서로 상부상조(相扶相助)하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의 편안함을 위해
편안했던 옛 기억을 소환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오줌을 아주 늦게까지 쌌다.
이웃집으로 키를 머리에 쓰고 왕소금을 받으러 간
적도 여러 번이다.
원래 오줌 누는 게 이렇게 시원했었나 하는데,
아버지가 요가 축축해 놀라서 나를 깨운다.
부모도 빨리 해치우고 잠을 더 자야 해서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혼내는 대신
윗도리까지 다 젖은 속옷과 요와 이불을 걷어내고
-어쩐지 너무 시원하더라니-
방바닥까지 점령한 오줌을 닦은 후
다른 뽀송한 것으로 얼른 갈아준다.
나는 다시 세상 편안하고 달콤한 잠에 빠진다.
축축함에서 뽀송함으로의 신속한 전환,
바로 이게 아기들이 맛보는, 기저귀 갈 때의
그 시원함과 상쾌함일까.
내가 늦게까지 오줌을 싸지 않았다면
이런 기분과 편안한 추억을 여태 간직할 수 있었을까.
한겨울 새벽 방바닥이 차가워 잠이 깰 때면,
아버지는 벌써 일어나 사랑방 아궁이에 쇠죽을 쑨다.
타닥타닥 장작 타는 소리와 함께 서서히 방바닥이
따뜻해지기 시작한다.
나는 그 편안함 속에서,
노곤함이 유지되어 다시 편안한 잠에 빠진다.
예전엔 식구들이 다 같이 한방에서 잤으니까,
나는 아버지가 동네 이장(里長)을 보면서 밤늦게까지 안
들어오면 울면서 잠을 못 잔 적도 있으니까
자신 때문에 울었던 큰아들의 달콤한 새벽잠을 위해
아버지의 그 쇠죽 끓이기, 든든하고 따뜻했던
그 편안함이 내게 다시 올 수 있을까.
오늘은 5일장 보러 가는 날이다.
발걸음이 가볍지 않을 수 없다.
무탈하게 돌아오라고, 먼저 간 사람들이
던진 돌무더기로 할머니가 돌을 던지면 나도 따라
돌을 던진다.
돌은 점점 무사함과 함께 수북하게 쌓여간다.
“신령님, 무사히 돌아오게 해 주세요.”
장터 다리 밑, 거지들이 진을 친 가운데
고깃국물이 코를 자극하는 장터국밥이 펄펄 끓는
큰 가마솥이 땅을 파낸 붉은 구덩이에 걸쳐져 있다.
임시 천막 식당에서,
할머니와 나는 뜨거운 국물을, 후후 불어가며
목으로 넘긴다.
몸도 마음도 뜨끈해지면서 편안해진다.
할머니와 난, 기다리는 가족들 앞에 펼쳐놓을
장 보따리를 하나씩 등에 지고 머리에 이고 무탈을
기원하며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그런데 실은, 힘겹게 물 건너 산 넘어
지금까진 무사했지만,
사람을 홀려 간만 빼 먹는다는
여기 구미호(九尾狐) 고개만 넘으면 다 온 것인데.
어질어질한 겨울 적막 속의 여우 고개와
칼바람이 쌩쌩 할퀴고 지나가는 무녀(巫女) 집,
초상(初喪) 때 쓰는 각종 제물(祭物)을 두는 곳집이
뒤에서 우리 등을 잡는 듯하여 뒤를 돌아볼 수가 없다.
걸음이 점점 빨라진다.
아, 우릴 반기는 편안한 집에 지금 도착해 있다면.
눈이 소복하게 쌓인 깊은 겨울밤,
땅을 파 쟁여놓은 무를 가져와 엄마가 큼지막하게 썰어
우리들 입에 넣어준다.
달콤하면서 입이 개운하다.
옆에선 고구마 통가리에서 가져온 익어가는 고구마가
화로 안에서 구수한 냄새를 풍기며 겨울밤을 지킨다.
마실 온 왕태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이야기에
우린 귀를 쫑긋, 눈을 말똥거리며 듣는다.
지금 내 머리에 그려지는 어릴 적 이 방 풍경,
그게 편안함이 아닐까.
내일은 추석이다.
하교부터 따라온 한길가의 코스모스, 고추잠자리와 같이
집에 당도하니, 아니 집 근처에 들어설 때부터, 아니
마을 어귀부터 집집마다 기름떡 지지는 냄새가
코를 찌른다. 내일은 추석,
우리 마음은 풍요로움과 설렘으로
푸르른 가을하늘에 뭉게구름처럼 둥둥 떠다닌다.
동네 개들도 우리 마음을 아는지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난리다.
초여름 저녁녘,
소가 좋아하는 칡덩굴, 쇠비름을 실컷 뜯기고 이랴이랴,
조조, 와와 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서녘 하늘은 황홀하게 붉은 노을빛으로 물들고
야호 하는 메아리는 ‘메산’에 부딪혀 다시 돌아온다.
써레질 해놓은 논에 비치는 저녁놀과 함께 소와 내
모습의 그림자는 그야말로 한 폭의 명화(名畫)가 따로 없다.
깊어 가는 겨울밤,
우린 큰 마당에서 숨바꼭질에 열심이다.
사방은 흰 눈으로 뒤덮여 있고 북녘 하늘에서
무수히 쏟아지는 숨 막힐 듯한 별과 별똥별이
지상의 눈 위로 내리꽂히는 그곳은 정말이지 대낮보다 더
환해 우리 놀이에 즐거움과 편안함을 선사한다.
편안한 마음의 고향이 여기 아니고 어디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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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질/바느질
여기서 ‘바느질’이 맞는 표현이다.
바느질에서 ‘-질’은 도구를 나타내는 명사 뒤에 붙어서
‘그 도 구를 가지고 하는 일’이라는 뜻을 더하는 말이다.
칼을 가지고 하는 일인 ‘칼질’과 가위를 가지고 하는 일인
‘가위질’처럼 말이다.
그런데, 바늘을 가지고 하는 일은 왜 ‘바늘질’이 아니라
‘바느질’이냐고?
바늘과 질을 연이어 발음하기 어려워, ‘ㄹ’을 탈락시키고
‘바느질’로 쓰고 발음하기로 정했기 때문이다.
시월(십+월), 소나무(솔+나무)도 같은 예다.
아들이 집에 돌아온 것도 모른 채 어머니는 바느질에
여념이 없었다.
경선은 호박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칼질을 하고 있었다.
지나치게 선정적이어서 국내 개봉 여부까지 논란이
되었던 그 영화는 가위질이 너무 심하게 되어서
줄거리를 파악하기도 힘이 들었다.
그날은 가을이 한창인 시월 하순 네 번째 토요일이었다.
그 마을에는 오백 년이 넘은 소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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