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중 속에서 두려움에 가득 찬 한 사람의 얼굴이 그의 시선을 끌었다. 평화롭고 사려 깊은 군중의 표정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었다. 이목구비는 갸름하고 젊어 보였는데 헤어스타일과 옷차림으로 성별을 구분하기란 불가능했다. 그 사람은 기도하는 분위기에 묻어가려 했지만 끊임없이 뒤를 돌아보는 겁에 질린 눈빛은, 잔잔한 호수에 던진 돌멩이가 흐릿한 배경 속 파문의 중심이 되듯이, 그의 얼굴을 더욱 선명하게 부각시켰다.
실리콘섬 토박이는 분명 아니었다. 그 혹은 그녀가 아무리 열심히 토박이처럼 꾸몄더라도 얼굴 특징이나 세밀한 차림새에서 티가 났다.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카이종은 일종의 동병상련을 느꼈다. 낯익은 듯한, 이 이상한 느낌을 어찌 설명할 길이 없었다. 마치 그 얼굴의 지형적 특징이 뇌의 우측 방추형 뇌이랑에서 패턴 인식 모듈을 활성화하여 심장박동수를 높이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는 것 같았다. ”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p.66-67,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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