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 4회차

D-29
막막한 문제를 대하는 법을 생각해 봤을 때, 아래 문장들이 떠올랐어요. 저도 이 말을 기억하며 살아가려고 노력하거든요. 아무것도 아닌 것 처럼 보여도, 누군가는 영향을 받을 거고.. 퍼져나갈 수 있다는.. 그런 희망이요 ㅎㅎ "시도는 할 수 있잖아요. 물레도 한 사람의 머리에서 나온 거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것도 한 사람이었어요. 이 세상에 일어나는 일들은 모두 작게나마 영향력을 갖고 있게 마련이죠. 연못에 돌 하나를 던져도 이 우주는 돌을 던지기 전의 우주와 똑같다고 할 수 없습니다. (...) 제가 나름의 계획을 세우고 그대로 삶을 이끌어 나간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죠. 물론 영향이라고 해 봐야 연못에 돌을 던졌을 때 작은 물결이 이는 것처럼 아무 미미할 겁니다. 하지만 하나의 물결은 또 다른 물결을 일으키고, 그것은 그다음 물결로 이어지죠. 그렇게 되면 몇몇 사람들이나마 제 생활 방식이 행복과 평화를 준다는 점을 깨닫고 자신이 배운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쳐 줄 수도 있잖아요." _면도날_ p.464-465_
면도날<인간의 굴레에서> <달과 6펜스>와 함께 서머싯 몸의 대표적인 장편소설로, 1930년대 유럽을 배경으로 꿋꿋이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한 젊은이의 구도적 여정을 그린다. 날카로운 면도날을 넘어서는 것처럼 고되고 험난한 구도의 길을 선택한 한 젊은이를 통해 삶이 무엇인지에 대한 본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몸의 『면도날』 반갑네요! 저는 이 책을 십대 때 아주 우연히 읽었었습니다. 아주 인상깊고도 재밌었던 인물 한 사람이 잊히질 않는데요. 죽어가면서 자신을 파티에 초대하지 않은 '할망구'를 저주하는, 사교계가 자신의 인생 전부인 사람이었습니다. ^^;;; 돌을 던지기 전과 돌을 던진 후는 같지 않다! 감사합니다. 깊이 새겨두겠습니다!
앨리엇 ㅋㅋ
오~ 서평도 별로 없었고, 전 읽으면서 좀 이해하기 힘들었던 책인데 Kiara 님은 이렇게 좋은 문장도 남겨 주셨네요. ^^
래리가 한 말인가요? 요즘 면도날 읽고 있는데 아직 인용해주신 부분까지 읽지 않아서요. 그치만 면도날 읽을 수록 너무 좋은 책 같아요.
* 1주차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이나 인물은 누구였나요? 저는 천카이종이 인상 깊었어요. 가짜 외국인이란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천씨 집안 가문이면서도 실리콘 섬에서 벗어나 타지에서 살다가 다시 실리콘 섬으로 온 외국인. 그의 이중성이 앞으로의 갈등을 풀어나가는 게 중요한 요소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 '쓰레기 인간'이라는 표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게 실제로 그들을 부르는 방식이라면, 언어가 차별을 만들어내는 방식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쓰레기 인간'이라는 게 지칭하는 게 무엇인가 이해하는 데 한참 걸린 것 같아요. 쓰레기 처리하는 인간들이란 뜻과, 쓰레기만도 못한 인간들이라는 이중적 의미를 지닌 것 같고요. 언어로 그 의미를 제한함으로써 다른 가능성을 차단하는 방식의 차별이 생기는 게 아닐까요. * 만약 내가 스콧 혹은 천카이종이었다면, 실리콘섬에 처음 도착해서 그 풍경을 봤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Unbelievable!! 이렇게 얘기했을 것 같아요 ㅎㅎ * 미미가 토박이 아이들에게 헬멧 장난을 당하는 장면을 보면서 어떤 감정이 들었나요? (자신도 모르게 위험할 텐데… 라고 생각하셨나요?) 헬멧 장난 당할 때, 그리고 원형이 뤄씨 가문 아들에게 헬멧을 씌울 때까지도 왜 그러는지 잘 몰랐어요. ^^;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중요한 사건이 될 줄이야. (체호프의 총이 생각나네요, 총이 나왔다면 반드시 쏴져야 한다는..)
모두가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모두를 적으로 여기는 강박적 환경에서 착한 개는 착한 사람처럼 공평한 대우를 받지 못할 운명이었다.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99쪽,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옛날 같았으면 카이종은 벌써 적자생존에 관해 한바탕 연설을 시작해 발전소의 존재가 해파리 개체군의 전반적인 진화를 촉진한 덕분에 후손들이 환경에 더 민첩하게 적응하고 반응하여 번식력을 높였다는 결론을 내렸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카이종은 침묵했다. 그의 앞에 있는 어린 여자가 바로 이런 생각의 희생자였다. 그녀들은 '경제 발전'이라는 미명하에 공해와 독극물, 현지 토박이들의 편견과 착취에 시달리고 심지어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타향에서 객사할 수도 있었다. 설령 그것이 사실이라 해도 이 모든 게 당신과 자녀들의 행복을 위해서라고는 차마 말할 수 없었다.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104쪽,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긴 인류 역사에 거듭 회자되는 사상이 하나 있다. 우주의 숨은 질서에 대한 헌신, 그리고 세상의 자연적 평형에 대한 맹목적 믿음이다. 신은 그의 자녀들에게 공평하고 하늘의 원칙은 남아도는 것을 빼앗아 부족한 곳을 채운다.* 운명은 스스로 정한 바가 있다. 사람들은 현실에서 불공평한 부분을 발견하면 가능한 한 모든 증거를 찾아내 스스로를 위로하려 했다. 하늘이 그들에게 지위, 부, 미모, 재능, 건강을 주었다면 분명 다른 무언가를 대가로서 취했을 것 같았다. 그런 증거들을 도저히 찾을 수 없을 때 사람들은 '윤회'라는 이론을 발명하여 완벽한 등가를 이루는 시간 단위를 무한대로 늘렸다. 카이종은 과거에 이런 운명의 보존법칙을 비웃곤 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그러한 이론이 필요한 건, 그것이 사실이어서가 아니라 그들의 제한된 삶에 위안을 주어서일 것이다. * 기원전 6세기 철학자 노자의 『도덕경』 제77장 천도天道에 나오는 내용이다.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109쪽,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지금 8장 읽고 있는데 몰입+이해가 안돼서 두번째 읽는 중입니다 ㅠㅠ
8장이 아니라 7장이네요^^;;ㅎㅎ
7장과 8장에서 미미에게 일어나는 일은 해당 장만 읽어서는 이해가 안되는게 당연한 것 같습니다. 전 9장까지 읽었는데 아직도 7장과 8장에서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이 안 나오네요. 헬멧을 통해 감염된 바이러스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 정도만 드는데 뒷장들을 더 읽어봐야 할 것 같아요.
아니... 9장까지 가셨어요?! 저는 너무 느리네요. ^^;; 매일 너무 조금씩 읽어가지고... 헬멧을 통해서 감염된 바이러스 때문입니다. 그 바이러스도 뒷역사가 있는데 나중에 내막을 알려줍니다.
ㅎㅎ 벌써 7장이십니까?! @.@ 저도 두 번째 읽는 건데 속도가 느려요.
오촌 형이 집으로 돌아간 후, 뤄진청은 긴 편지를 발견했다. 오촌 형이 차마 직접 말로 할 수 없었던 내용을 쓴 손편지였다. 그는 감정을 통제하지 못할까 두렵기도 하고 뤄진청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말 대신 글을 택했다고 썼다. 뤄진청은 이 구절을 읽고 오촌 형에 대해 품었던 생각에 죄책감을 느꼈다. 모든 것은 필리핀에 미국 회사가 들어오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들은 마닐라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주고 친환경 고무 재활용 처리장의 투자 및 건설을 승인받았다. 기존 고무 처리 공장은 강제로 문을 닫았다. 뤄진청의 오촌 형과 아버지 소유였던 고무 공장은 폐쇄되었고 그들의 자산은 동결되었다. 그들의 기계는 압수당했고 노동자들은 내쫓겼다. 법인 대표였던 오촌 형 의 아버지는 체포되어 감옥에 갇혔으며 가족들은 장기적인 환경 오염'이라는 죄목으로 천문학적인 벌금을 맞았다. 현지 주민들 중 일부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현지에 오랫동안 존재했던 반중국 세력에 합세했다. 그들은 중국인 소유의 상점을 부수고 불태우고 약탈했으며 중국인 가족들을 폭력으로 위협했다. 그들은 이 근면한 외부인들이 오랜 시간 축적한 부를 노려 왔다. 이제 '법'과 '환경보호'라는 가치를 내세워 강탈과 폭력을 아무렇지 않게 자행할 명분을 얻었다. 오촌 형은 정부에 몸값을 지불하고 아버지를 감옥에서 빼내기 위해 뤄진청에게 돈을 구걸하러 왔던 것이다. 그러고 나면 온 가족이 언제 지옥이 될지 모르는 그 땅에서 탈출할 계획이라 고 했다. 오촌 형은 편지 말미에 이렇게 썼다. 세상은 넓지만, 정말 안전한 땅이란 곳이 존재할까? 그 마지막 물음표가 뤄진청에게 너 무나 슬프고 적막하게 다가왔다.
웨이스트 타이드 Waste Tide p.116-117, 천추판 지음, 이기원 옮김
뤄진청은 사전학습이 돼있군요. 오촌 형이 이미 정부와 외국자본에 어떻게 이용당했는지 잘 알고 있는 뤄진청으로서는 재활용센터 건립에 동의도 협력도 하기 어렵겠습니다.
이 소설에서 나오는 과학 기술들이 대부분 현존하는 기술들입니다. 예를 들면 바이러스 강화 배터리(135쪽), 도청용 레이저(131쪽) 같은 것들 그리고 각종 희토류의 용도(몇 쪽에 나왔었는지 못찾겠네요) 등이 그렇습니다. Su-35 전투기(163쪽)도 실제 러시아에서 개발한 최신예 전투기입니다. 수호이-35는 특히 코브라 기동이라고 비행기 머리를 들며 급제동하여 뒤에서 따라오던 비행기를 앞으로 보내고 뒤에서 공격하는 자세를 자유롭게 잡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동영상 한 번 보시죠. https://youtube.com/shorts/hTNYPCwM7-w?si=RbPdkuYpJW7qEwMM 로봇 메카 제조업체로 나오는 록히드 마틴(165쪽)도 실제 있는 미국의 방위산업업체입니다. F-35, F-22 같은 최신 전투기를 판매하고 우리나라의 T-50 고등훈련기와 KF-21 전투기 개발협력업체일 정도로 세계 최강의 전투기 제조 업체인데 요즘은 소설에 나오는 로봇 메카 같은 외골격 로봇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렇게 현실성 있는 기술들이 나오다가 7장, 8장에서 갑자기 비현실적인 기술(?)이 나오니 약간 당황스럽고 이해가 안 되는 면이 있었던 것 같아요. 뒤에 다 설명된다고 하니 차분히 읽어나가야 겠습니다.
바이러스강화 배터리가 현재 있는기술이었군요!!! 놀랍습니다. 맞아요. 이게 다 작가의 의도인지 우리가 확실히 아는 기술, 있음직한 기술이 나오다가 어느 순간 확 고차원의 기술이 나오기도하고... 근미래라고는 하는데 가늠이 잘 안되요. ;)
와... 보여주신 영상, 엄청나네요... ㅠㅠ 저는 이 소설에 나오는 어려운 기술들이 그럴듯하게 만들어낸 건 줄 알았습니다. 그게 다 실현된 기술이라니 놀랍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네요. 바이러스 배터리도 정말 놀랍네요. 바이러스 유전자를 조작해서 금속 이온이 달라붙게 한다니... 그런데 뒤에 설명된다고 말씀드린 것은 바이러스와 관련되는 숨겨진 이야기, 개발 배경 정도입니다. 특히 미미와 관련해서 제가 이해를 못해서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말씀하신 대로 비현실적인 영역으로 들어가기는 합니다. <아키라>와 <공각기동대> 느낌도 조금 나고요.
아.. 아키라! 예상이 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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